‘저 멍청이 형부, 말을 못 하면 차라리 가만히 있던지. 내가 꼭 세화 언니와 이혼시켜 버릴 거야!’ 장현소는 원래 동혁이 자신을 도와주려고 말하는 줄 알고 너무 감격했다. 그런데 동혁이 술 한 잔에 200억을 요구하며 자신을 돈 버는 도구로 여기는 말을 들었다. 그녀는 마음속에서 실망을 느꼈고 동혁이 미웠다. 그런데 노무식이 눈살을 찌푸렸다. ‘이 목소리가 왜 이렇게 귀에 익지?’ 그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그의 부하 깡패가 먼저 움직였다. “젠장, 잡놈 하나가 아직 구석에 숨어 있었네. 너 귀먹었냐? 아까 남자들은 다 나가라는 소리 못 들었어?” 아까 접이식 칼을 가지고 놀던 깡패였다. 욕설을 퍼부으면서 동혁이 있는 어두운 구석으로 들어갔다. 퍽퍽퍽!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단지 처절한 비명 소리만 들리더니, 그 깡패가 소리를 지르며 날아왔다. 그는 벽에 있는 액정 스크린을 산산조각 내고는 흐물거리며 바닥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이미 피투성이가 된 몸에는 상처가 여러 개 더 있었다. “접이식 칼? 이런 건 너처럼 다루는 게 아니야.”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탁! 깡패가 줄곧 가지고 있던 접이식 칼이 그대로 바닥에 던져져 버려졌다. 룸 안은 잠시 정적이 흘렀다. 바로 이어 노무식 밑에 있던 깡패들이 모두 화가 나 소란을 떨기 시작했다. “잡놈이, 감히 우리 형님에게 손을 대? 동생들아 저놈 죽여버려!” “닥쳐!” 노무식이 갑자기 큰소리로 깡패들에게 멈추라고 소리쳤고, 의아해하며 어두운 구석을 바라보았다. “혹시 우리가 아는 사이였나?” “아는지 모르는지는 네가 가까이 와서 보면 알 수 있잖아.” 동혁은 어두운 구석에 앉아 일어날 기색이 없었다. “저 미X놈이, 어딜 건방지게. 무식 형님, 다른 말 할거 없이 그냥 저놈 죽여버려요.” 깡패들이 동혁의 말을 듣고 건방지다며 또다시 소란을 피웠다. 노무식은 손을 내저으며 묵묵히 동혁이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곧 그는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됐다. 내가 네 목숨을 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 내 형제의 기일에나 와서 잘 모시기나 해라.” 동혁의 말을 들은 노무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때 동혁이 다시 말했다. “하지만 나에게도 규칙이라는 게 있어. 날 건드리면 항상 뭔가 대가를 남겨야 해.” “전에 김대이도 지금 너와 같은 상황이었지. 재산을 탕진하고 또 날 건드려서 내가 직접 그놈 앞니 두 개를 뽑게 했지.” 동혁이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니 너도 뭐 좀 대가를 치르긴 해야겠지?” 노무식은 잠시 생각하더니, 즉시 기어서 동혁이 아까 바닥에 버린 접이식 칼을 주워 이를 악물고 두말없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라버렸다. “으아!” 비명과 함께 두 개의 피범벅이 된 손가락이 땅에 떨어졌다. “이 선생님, 팔은 기일 당일 백 선생의 관을 들어 드려야 하니, 지금은 이 손가락 두 개로 그 대가를 치르겠습니다.” 노무식은 심한 고통을 참으며 말했다. 룸 안에서는 떨어진 손가락을 본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났다. 동혁은 표정을 전혀 바꾸지도 않고 손을 흔들었다. “꺼져.” 노무식은 부하들을 데리고 풀이 죽어 조용히 사라졌다. 룸 안은 한참 동안 잠잠했고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참지 못한 장현소가 말했다. “형부, 정말 대단해요. 노무식이 형부를 이렇게 무서워할 줄은 몰랐어요.” “형부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오늘 밤 제가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당했을 거예요.” 방금 일어난 일을 생각하니 장현소는 순간 겁이 났다. 동시에 그녀는 아까 전에 동혁을 오해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알고 보니 형부가 정말 나를 보호하려고 다 그런 거였어.’ “고마워요, 동혁 형부. 정말 대단해요.” “노무식까지 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암흑가에서 힘이 대단하신가 봐요.” 룸 안의 다른 남녀들도 동혁에게 아부하며 말했다. 동혁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의 경멸은 사라지고 호기심과 감탄으로 변했다. 동혁은 사람들의 질문에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았다
다이너스티 호텔에 도착했다. 건물 전체에는 이미 왕조희의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었고 입구에는 엄격한 경호원이 서 있었다. “형부, 우리 여기 줄 서서 표 사요.” 장현소는 동혁을 끌고 줄 맨뒤에 섰다. “현소야, 형부랑 집에 안 갔어?” 바로 그때 함께 놀던 팬클럽 남녀회원들도 도착했다. 그 안엔 좌영석도 있었다. 그는 이미 옷을 갈아입었는데 장현소를 발견했을 때, 약간 난감해하며 시선을 피했다. 동혁을 볼 때는 그의 눈에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약간의 질투심이 있었다. ‘오늘 밤 저 이동혁이 나를 망신시켰고 내 계획도 모두 망쳤어.’ ‘현소의 그 쓸모없는 형부가 그렇게 힘이 있을 줄 누가 알았어?’ ‘손을 조금 썼다고 노무식의 부하가 쓰러지고 노무식이 놀라 무릎을 꿇다니.’ 좌연석은 동혁의 처음 보는 모습에 크게 놀랐다. 그러나 다시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동혁은 그저 싸움을 조금 하는 것일 뿐, 그 외에는 별 대단한 건 없으니까.’ “어, 형부한테 팬미팅에 가자고 했더니, 이렇게 함께 와줬어.” 장현소는 다소 거만하게 말했다. 말하는 사이에 앞에 줄지어 있는 팬들은 이미 표를 사서 입장했다. “안녕하세요. 표 두 장을 살게요. 여기 제 신분증이요. 아참, 형부, 신분증 좀 주세요.” 장현소는 직원 권정연에게 예의 바르게 말했다. 오늘 밤의 팬미팅은 규모가 작은 특별 행사였다. 입장하는 팬들은 돈을 내고 표를 사는 것 외에도 보안을 위해 신분증을 제시해 검사를 받아야 했다. 모두 현장을 안전에 하게 지키기 위한 조처이다. 동혁은 별다른 이의 없이 신분증을 꺼내 건넸다. 권정연이 등록을 마친 뒤 말했다. “확인했습니다. 입장 티켓은 한 장에 400만 원이에요. 카드 결제인가요? 아님 카카오페이인가요?” “한 장에 400만 원요?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장현소와 팬클럽 회원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변했다.왕조희는 최근 2년 동안 인기가 급상승한 대스타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늘 팬미팅의 티켓 가격이 매우
밴 한 대가 보였다. 정장을 입은 한 무리의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차는 천천히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차 안에 앉아 있는 것은 분명 왕조희 본인이 틀림없었다. 한 무리의 어린 남녀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때 한 팬이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 왕조희 언니에게 주최 측에서 입장 티켓 가격을 사사로이 인상한 것을 알려요. 언니는 팬들에게 제일 잘해줬으니 당연히 이번에도 우리를 도와줄 거예요.” “그래요, 우리 왕조희 언니에게 말해봐요.” 다른 사람들도 잇달아 찬성했다. 그래서 밴이 멈추어 서고 왕조희가 차에서 내리자 어린 남녀들이 소리를 질렀다. “조희 언니, 주최 측이 제멋대로 티켓 값을 너무 올렸어요.” “합리적인 티켓 가격을 받게 좀 도와주세요. 우리도 언니의 팬미팅에 참석하고 싶어요.” 표를 파는 직원은 놀라 표정이 금세 변했지만, 이미 감정이 북받친 어린 남녀의 무리를 멈출 수는 없었다. 권정연은 그저 빨리 자신의 상사에게 전화해 이 상황을 알렸다. “미수 언니, 이게 무슨 일이죠?” 선글라스를 낀 왕조희는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옆에 있는 매니저 동미수에게 물었다. 동미수는 방금 연락을 받고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티켓값이 400만 원으로 올라서 팬들이 불만인가 봐. 조희 넌 먼저 들어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400만 원짜리 표도 사기 싫으면서 내 팬이라니, 흥!” 왕조희는 콧방귀를 뀌고는 곧바로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로 들어갔다. “어? 조희 언니 어딜 가요? 저희 안 도와줘요?” 팬들이 실망하고 있을 때 동미수가 성큼성큼 앞으로 나왔다. “팬 여러분, 조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와서 좀 피곤해요. 행사 전에 잠깐 쉬어야 해서요. 제가 매니저이니 할 말 있으면 저에게 해주세요.” 동미수의 말을 듣고 팬들은 안심했다. ‘역시 조희 언니는 여전히 우리 팬들에게 잘해, 이렇게 매니저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다니.’ “예,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오늘 행사의 주
“여기 계신 모두는 우리 조희의 진정한 팬이실 겁니다.” “우리 조희의 활동은 이제 막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조희를 좋아하신다면 더 잘 될 수 있도록 성원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크게 활동할 수 있어요.” “자, 제 말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조희의 활동을 성원해 주실 팬 여러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성원하고 싶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대신 빨리 여기서 나가주세요. 만약 질서에 방해가 된다면 경찰에 신고해 처리하겠습니다.” 말을 마치자 동미수는 망설임 없이 돌아섰다. 모여있던 한 무리의 팬들이 멍해졌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자신들의 뜻과 다르게 흘러갔다. 결국 그들은 항의를 계속할 수 없었다. 일부는 직접 400만 원을 내고 표를 샀고 다른 팬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호텔로 들어갔다. “저기, 여러분, 다들 왕조희 팬미팅에 들어가고 싶어요?” 그때 갑자기 좌영석이 웃으며 말했다. “영석 씨, 무슨 당연할 소리를 해요.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많은 돈이 없어요. 여기 주최 측은 돈에 눈이 먼 사람들뿐이에요, 정말 인정 없는 사람들.” “돈은 문제가 아닙니다.” 좌영석은 갑자기 은행 카드를 꺼내 권정연에게 건네며 호기롭게 말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의 표는 제가 계산하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표를 다 내시겠다고요?” 표를 파는 직원들이 모두 어리둥절해했다. ‘지금 여기에 거의 20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한 번에 몇천만 원을 계산한다고? 이 젊은 사람 너무 돈이 많은 거 아니야?’ “왜, 당신이 아까 전까지 우리 모두를 궁색하다고 욕했잖아요?”좌영석은 곁눈질로 권정연을 째려보았다. “당신의 그 바보 같은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이 도련님은 돈이 많으니까!”당황한 권정연의 안색이 계속 변했다.‘젊은 사람이 이렇게 오만 떠는 걸 보니, 아마 어디 돈 좀 있는 집안 도련님인가 보네.’ 즉시 권정연은 웃는 얼굴하고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죄송합니다, 제가 방금 한 말에 대해 도련님께 사과드려요.”
“조희 언니 매니저와 주최 측이 짜고 바가지를 씌우는 거지, 조희 언니와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조희 언니가 얼마나 우리 팬들한테 잘해주고, 얼마나 착한데요. 언니가 만약 이런 걸 알면 분명 화를 낼 거예요.” 장현소는 분명 슬퍼하면서도 왕조희의 편을 들며 두둔했다. 동혁은 고개를 저었다. 연예계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고 있는 그조차도 소위 스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모두 가식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이 대중 앞에서 보이는 모습은 모두 대중이 보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스타들이 사석에서 진짜 모습이 어떤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닌가?’ ‘그런데 어떻게 현소 이 얘는 그런 건 생각하지 않는 거지?’ ‘아주 스타에 빠진 게 중증이 고만.’ 동혁이 갑자기 말했다. “현소야, 네가 정말 이 팬미팅에 참석하고 싶다면 내가 너를 데리고 들어가 줄게.” “정말이요, 형부. 표를 살 돈이 있어요?” 장현소가 흥분해서 물었다. 동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는 티켓을 사지 않아도 돼. 사람들 틈에 섞여 왕조희를 만나는 건 재미없잖아. 네가 왕조희와 단독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줄게. 내가 직접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마.” 동혁은 앞으로 집에서 누가 매일 자신의 형제인 항남을 죽인 여자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 “단둘이 만난다고요?” 장현소는 어리둥절해졌고 동혁의 말뜻을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흥, 티켓도 못 사는 궁색한 너희 둘이 왕조희와 단독으로 만난다니, 너무 미쳐서 헛소리가 나오나 보지?” 그때 갑자기 코웃음이 들려왔다. 표를 팔던 직원 권정연이 동혁의 말을 듣고 깔보며 말했다. “아직 거기 서서 뭐 해? 아까 영석 도련님 말 못 들었어? 빨리 여기서 꺼져, 빨리!” 동혁은 상대방을 흘끗 쳐다보고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직접 휴대폰을 꺼내 선우설리에게 전화했다. “선우 사장, 내가 왕조희 팬미팅이 열리는 호텔에 왔는데, 왕조희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개인적으로 200억
[회장님, 왕조희 매니저 쪽에 이미 알렸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도중에 동혁은 선우설리의 전화를 받았다. “응, 빨리 오라고 해, 난 기다리는 거 싫어하니까.” 동혁이 전화를 끊자 장현소가 자신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왜?” “형부, 정말 조희 언니에게 직접 오라고 한 거예요?” 장현소는 동혁의 말이 사실인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방금 그녀는 동혁이 전화하는 것을 들었는데 200억을 써서 왕조희에게 자신들을 단독으로 만나게 하겠다고 했다. 원래는 동혁이 또 습관적으로 허풍을 떨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다이너스티호텔의 총지배인이 성실히 옆에서 함께 하고 있었다. 장현소는 더 이상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었다. “형부를 만나러 오라고 했잖아요. 형부도 원래 조희 언니를 만나보고 싶었어요?” 동혁은 웃으며 말했다. “난 그냥 잠깐 얘기할 일이 좀 있을 뿐이야.” “이 선생님, 현소 씨, 엠퍼러 홀에 도착했습니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귓가에 유태현의 친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 장현소는 들어서자마자 자연스럽게 작은 입이 크게 벌어졌다. 그녀는 엠퍼러 홀의 호화로운 장식에 놀랐다. ... 아래층 어느 공연장. 왕조희의 팬미팅이 진행 중이다. 현장은 사람들의 열기로 달아올랐고 팬들의 함성은 사람들의 고막을 끊임없이 자극했다. 이런 팬덤만 보아도 왕조희의 인기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른바 팬미팅. 스타 본인이 무대 위에 앉아 있으면 아래 팬들이 줄을 서서 돌아가며 스타에게 사인을 받거나 사진을 함께 찍는 활동을 가리킨다. 이런 행사는 연예계에서 비교적 유행하는 것으로 아이돌과 팬 간의 교류를 증진시키는 데 사용되었다.그러나 지금은 왕조희와 그녀의 팀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변했다. “다음분들 올라오셔서 우리 왕조희 씨와 사진을 찍을게요.” 무대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맡은 사회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와아아!” 무대 아래 있던
왕조희 같은 대스타에게 좌영석은 감히 어떤 무리한 부탁을 할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단지 현장에 있는 많은 여자 팬들 앞에서 잘난 척하고 싶을 뿐이다. “물론이죠.” 왕조희가 웃으며 동의하자 현장에서 다시 부러움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좌영석, 너 정말 대단해. 네가 오늘 밤 유일하게 조희 언니와 포옹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야!” “아이고, 현소는 표를 살 돈이 없어서 들어오지도 못했는데,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더 부러워할까?” “흥, 감히 누가 400만 원도 못쓰는 그 현소의 쓸모없는 형부와 저 대단한 좌영석을 비교할 수 있겠어?” “좌영석 말이 맞아. 싸움만 잘하면 뭐 해? 돈이 있어야 갑이야!” 팬클럽 회원들은 동혁을 깎아내리고 좌영석에게 아첨을 하면서 그를 따라갔다. 그들은 흥분한 채 잠시 후 왕조희와의 다정한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좌영석은 더욱 득의양양하게 왕조희와 포옹할 준비를 했다. “조희야.” 바로 그때 갑자기 매니저인 동미수가 무대에 올라 사회자에게 손짓을 하며 왕조희에게 다가왔다. “언니, 무슨 일이에요?” 동미수가 왕조희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말했다. “다이너스티호텔에 방금 거물이 왔는데 그분도 네 팬인가 봐. 200억을 주고 너와 단둘이 만나고 싶데.” “200억? 진짜야?” 왕조희는 놀라서 작은 입이 크게 벌어졌다. 인기 스타가 된 그녀에게 200억은 더 이상 큰돈이 아니었다. 얼마 전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출연료만 400억이었다. 환산해 보면 그녀의 하루 수입은 약 4억이다. 그러나 그 출연료에서 소속사에게 큰 몫을 나누어 주어야 했다. ‘만약 내가 이 거물을 개인적으로 만난다면 200억의 가외의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소속사도 그 돈은 손댈 수 없고.’ 왕조희는 갑자기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청순한 두 눈에 감출 수 없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 올랐다. “정말이야.” 동미수는 이 만남이 성사되면 자신도 적지 않는 커미션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거물이 다이너스티호텔
이 강 대표는 당연히 이전에 H시에 와서 세화를 만났던 강경영이다.거의 바닥에 엎드릴 듯한 자세의 우대평을 힐끗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나는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자격으로 H시상공회의소에 왔어. H시상공회의소를 재편성하고 분회로 만드는 문제를 토론하기 위해서 말이야.”말을 하던 강경영이 소윤석 등을 힐끗 보고 무심한 듯이 물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모두 H시상공회의소의 회원이야? 거 참 공교롭네. 한 명씩 통지할 필요는 없는데.”강경영의 말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마치 H시상공회의소가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되는 문제는 이미 결정되었기에, 다른 사람의 의견에 전혀 아랑곳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눈알을 굴리던 우대평은 소윤석 등에게 망신을 주기로 했다.곧바로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공교롭게도 강 대표님이 오시기 전에, 이 100명이 넘는 회원들이 마침 이 세 가주의 인솔 하에 단체로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했습니다.”“지금의 H시상공회의소는 사령관인 저 우대평 한 사람만 남았습니다!”우대평은 체면이 깎이는 것도 마다 않고 거침없이 나불거렸다.세 가주에게 망신을 주기 위해서, 사해상공회의소의 전권대표 앞에서 자신의 무능함을 드러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그러나 우대평은 소윤석 등이 갑자기 회원들과 함께 집단적으로 탈퇴했다는 사실을 강경영이 알게 하려는 것이다.‘사해상공회의소가 곧 H시상공회의소를 합병하려는 마당에 말이야,’‘그럼 고의로 사해상공회의소에 대항하는 행위라고 생각하겠지.’우대평의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재주가 뛰어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이 능청스러운 말을 듣자, 강경영은 곧바로 표정이 무거워지면서 냉소했다.“허허, 재미있네, 재미있어.”“누군가 일부러 우리 사해상공회의소와 손을 잡지 못하게 하겠다는 거야?”“우 회장, 방금 누가 앞장섰다고 했지?”원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세 사람을 쓸어본 우대평이 흥분을 억누르며 말했다.“H시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입니다. 소윤석, 오종천...”“됐어, 됐어
그 말을 듣고도 우대평이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정말 나이를 헛먹은 것이다.‘소씨, 오씨, 정씨 이 세 일류 가문의 가주들이 결국 이동혁만 신뢰하고 그 말을 따른다는 거야!’지금 우대평은 이미 진상을 알았지만, 왜 그런 지는 때려 죽여도 알 수가 없었다.“나는 불복해! 받아들일 수 없어!” “너는 새파란 양아치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네 말을 따르는 거야?”비통한 표정으로 일어선 우대평이 동혁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이 개자식, 세 가문이 네가 시키는 대로 한다고 대단한 거야?” “나 우대평의 머리 위에 올라타고 사람을 마구 업신여기겠다고?”“웃기지 마!”“그리고 소윤석, 오종천 이 개X끼들, 나 우대평이 늙어서 쓸모가 없다고 멋대로 내 얼굴을 때렸지?”“너희들은 나를 너무 얕본 거야!“내가 전력을 다해 추진해서, H시상공회의소가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분회가 될 거라는 사실을 알기나 해?” “나는 앞으로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돼!”“이 신분이 있는데, 무슨 일류 가문이나 투자개발회사 모두 쥐뿔도 아니야!”“이동혁 저 개자식하고 나를 때린 이 개X끼들, 모두 대가를 치러야 해!”우대평은 미친 듯이 모두를 향해 고함을 쳤다.먼저 이동혁이라는 한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미친 듯이 따귀를 맞았다. 게다가 자신이 직접 부른 회원들에게 따귀를 맞았기에, 우대평은 이미 완전히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났다.그러나 우대평의 이 말은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었다.사해상공회의소라는 이 말을 듣자, 세 가주를 포함해서 그 자리에 있던 회원들 모두 표정이 갑자기 변했다.‘사해상공회의소, 그건 재계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거두야.’‘N도 재계 전체에 공포스러운 영향력과 통치력을 가지고 있지!’일부 S시 명문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도 모두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다. 예를 들어 S시 사씨 가문의 가주 사세충처럼.이런 거대 단체는 H시처럼 작은 곳에서는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존재다.지금 우대평이 자신이 곧 사해상공회의소의 이사가 될 거라
연이어 뺨을 네 대나 맞자, 우대평은 완전히 멍해졌다.뒤에 있던 백 명 가까운 회원들도 어리둥절한 모습이었다.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세 가문의 가주와 류진광을 보았다.이어서 눈빛은 홀 뒤편의 소파로 향했다.찻잔에서 조용히 김이 올라오고 차의 향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모습은, 마치 같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짝!한 회원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와서 우대평의 따귀를 때렸다.“나는 H시상공회의소를 탈퇴합니다!”“나도 탈퇴합니다!”“탈퇴합니다...”한 마디씩 울릴 때마다 한 대씩 뺨을 맞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다시 10여 차례나 뺨을 맞은 우대평은, 끝내 버티지 못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넋을 잃은 모습이었다.그의 늙은 얼굴은 이미 맞아서 흐물흐물해질 정도였다.‘다른 회원들이 계속 앞으로 나오는데, 이대로 가면 우대평은 정말 산 채로 맞아 죽을 거야.’자기도 모르게 우대평을 동정한 소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여러분도 한 사람만 때리지 마세요.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지 않습니까?”‘뭐, 두 사람?’우시연과 나건성이 설마 하면서 주저하는 사이에 한 사람이 앞으로 다가왔다.짝!손바닥 소리가 나면서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이어서 여기저기서 낭랑한 따귀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렸다.매를 맞은 두 사람이 울면서 용서를 빌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따귀를 때리는 건 계속되었다.모든 회원들이 한 명씩 앞으로 나가서 뺨을 때리고 H시상공회의소에서 탈퇴한다고 선포했다.우시연과 나건성 두 사람은 죽은 개처럼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얼굴에는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이!‘이건 진짜 맞아서 흐물흐물해진 거야!’비록 두 사람을 나눠 때리느라 한 사람이 50대도 안 되게 따귀를 맞았다 해도, 이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지금 두 사람은 마치 영혼이 가출한 듯 절망하면서 허공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우대평도 멍하니 앉아 있었다.“우 회장, 이게 바로
거의 100명에 달하는 회원들은 모두 H시 각 업계의 선두주자들이다.소씨, 오씨, 정씨의 3대 가문 가주의 인솔하에 일제히 H시상공회의소 본부로 몰려들었다.H시상공회의소가 설립되었을 때에도 이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이런 장관인 장면을 보자, 늙은 우대평의 마음은 큰 위안을 받았다. 흥분해서 피에 묻은 수염이 마구 떨릴 정도로!거들먹거리는 우시연과 나건성도 오늘처럼 의기양양했던 적이 없었다.우대평이 눈짓하자 나건성이 앞으로 나섰다.“회원 여러분, 오늘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덕망 높으신 회장님이 뜻밖에도 자신의 근거지인 H시상공회의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맞았기 때문입니다!”“여러분, 회장님의 얼굴을 보세요. 모두 저 새끼가 때린 겁니다.” “연세도 많은 회장님인데, 저놈은 노인에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손을 댄 겁니다!”“여러분 중에 우리 회장님과 연세가 비슷한 분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오늘 만약 저놈이 참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게 한다면, 앞으로 저놈은 점점 더 심하게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서 여러분을 업신여기지 않겠습니까!”“저런 흉악하고 악랄한 극악무도한 흉악범은 바로 눌러서 일벌백계해야 합니다!”나건성은 더없이 슬프고 분개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선동했다.단 몇 마디 말로 동혁을 극악무도한 흉악범으로 만든 것이다.“맞아요, 바로 눌러버려야 해요!”우시연도 튀어나와서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저희 큰아버지는 H시의 1세대 기업가입니다. 1세대 갑부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서, H시 재계의 발전을 위해서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을 이루었습니다.”“저 이동혁이 저희 큰아버지에게 불경한 짓을 한 건 바로 H시상공회의소를 도발한 겁니다.”“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 회원들을 도발하는 겁니다. 절대 쉽게 용서할 수 없습니다!”“큰아버지가 여러분이 한 사람씩 이동혁의 뺨을 때리라고 하셨어요. 얼굴이 문들어질 때까지!”“소씨, 오씨, 정씨 세 가문의 가주들께서 먼저 모범이 되어 주시기를 바랍니다!”우시연은 선두에 선 소
다행히 차는 한 모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시연의 얼굴은 망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큰아버지, 저 개자식이 감히 끓는 물을 나한테 끼얹었어요. 저 자식을 죽여요! 죽여버려요!”우시연은 감히 더 이상 동혁에게 소란을 피우지 못한 채, 멀찌감치 숨어서 우대평의 팔을 잡아당기며 소리를 질렀다.우대평은 냉혹한 눈빛으로 동혁을 바라보며 말했다.“시연아, 걱정 마라. 회원들이 도착하면 바로 저 나쁜 놈은 죽어!”“우리 H시상공회의소는 H시 최고의 기업가들을 망라하고 있지. 저놈은 그게 얼마나 공포스러운 힘인지 전혀 몰라!”우시연을 달래면서 동시에 동혁을 협박하는 것이다.그러나 동혁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단지 여유롭게 앉아서 진득하게 세화에게 차를 끓여 주었다.“회장님, 전화 다 했습니다!”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건성이 핸드폰을 들고 달려왔다.우대평은 동혁을 일끗 보고는 일부러 침착하게 물었다.“오고 싶지 않다는 회원이 있으면 바로 노트북에 기록해 둬.” “저 이가 놈 양아치를 해치운 뒤에, 내가 바로 그자들과 결판을 내겠어. 몽땅 다 H시상공회의소에서 쫓아낼 거야!”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그 역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지 알고 싶었다.이는 자신의 체면과 관계된 중대한 일이기에.“회장님, 노트북에 기록할 필요도 없어요!”나건성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말했다.“제가 일단 몇몇 일류 가문의 가주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동혁이 H시상공회의소에서 또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가주들 모두 두말없이 즉시 달려오겠다고 했습니다.”“H시에 있는 다른 회원들도 모두 두말하지 않고 곧바로 출발했습니다.”“가까운 곳에 있던 회원들은 아마 벌써 도착했을 겁니다!”“하하하...”나건성의 말에 우대평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거들먹거리면서 동혁을 노려보던 우대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나쁜 자식, 들었지! 이게 바로 나 우대평의 체면이야! 이게 바로 H시상공회의소 회장인 내 권위야!”“
“어? 이 늙은이가, 이제는 체면도 내팽개쳤네. 아예 필요 없다는 거야?”동혁은 오히려 이전과 다름없이 침착했고 심지어 웃기도 했다.“다행히 나는 진작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었어. 네 뺨을 때리면, 이 일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지.”“개X끼, 이제 보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었어!”손으로 입가의 혈흔을 닦아낸 우대평이 이를 갈면서 동혁을 노려보았다.“방금 나를 때린 행동이 네게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지 알려주겠어!”지금 우대평은 이미 동혁을 평생 가장 증오하는 사람으로 여겼다.만약 동혁의 무서움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우대평 자신의 손으로 동혁의 가죽을 벗기고, 동혁의 살을 씹어 먹고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였다!“재앙? 이번 100년 만의 엄청난 폭우와 비교할 수 있겠어?”갑자기 앞으로 나간 동혁이 우대평을 집어서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그리고 몸을 돌려 세화에게 손을 흔들었다.“여보, 이리 와.”“왜?”동혁의 속내를 알 수 없었지만, 세화는 그래도 동혁에게 다가왔다.“우대평 저 늙은이는 기본적인 예의도 몰라. 당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서 있는데도, 자리도 마련하지 않고 말이야.”“이제 이 자리가 당신 자리야, 앉아!”동혁은 다짜고짜 세화를 우대평이 앉았던 소파에 앉게 했다.이 자리는 바로 H시상공회의소의 우대평 회장 자리다.“목마르지, 내가 차를 끓여 줄게.”동혁은 옆의 쟁반에 있던 주전자를 들고 찻잔을 데운 뒤에 차를 추가했다. 곧 우롱차 한 주전자를 끓여서 두 사람의 잔에 따랐다.우대평 일행은 모든 과정을 빤히 지켜보았다. 두 눈에서는 불을 뿜었지만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동혁의 발이 우대평의 가슴을 계속 밟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들 모두는 동혁이 조심하지 않아서 우대평을 산 채로 밟아 죽일까 봐 두려웠다!그제서야 동혁은 우대평의 가슴에서 발을 뗀 뒤에 찻잔을 쥐고 세화의 옆에 앉았다.“이 차는 괜찮네.”동혁은 천천히 한 모금 음미한 뒤 고개를 들고 우대평을 힐끗 보았다.“내게 재난
우대평은 이미 동혁에게 맞아서 정신이 혼미했다.소파에 멍하니 앉은 채 동혁의 손바닥이 매번 뺨을 때려도 그저 가만히 있었다.“이동혁, 그만해! 또 때리면, 회장님은 너한테 산 채로 맞아서 죽을 거야!”나건성의 두려움과 공포가 섞인 고함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 쓰레기는 자기 은사가 맞고 있는데도, 감히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멀리 숨어 있네.’ 방금 동혁에게 뺨을 맞았기에, 나건성은 동혁의 손이 얼마나 매운지 깨달았다.‘이미 60세가 다 된 우대평이 얼마나 맞고 견딜 수 있을까?’동혁은 당연히 자신의 힘을 당연히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었다. 비록 우대평의 얼굴이 아릴 정도로 아팠지만, 그렇다고 맞아 죽을 정도는 아니었다.그러나 우대평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리는 데다가, 이제는 동혁도 화가 많이 풀렸기에 때리던 손을 멈췄다.털썩!동혁이 손을 멈추자 우대평은 곧장 바닥으로 쓰러졌다.원래 동혁이 백핸드로 끊임없이 때리면서 우대평의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우대평은 일찌감치 쓰러졌을 것이다.동혁이 더는 손을 대지 않는 걸 본 뒤에야 우시연과 나건성이 허둥지둥 달려왔다. 그리고 땅바닥에 엎어진 채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우대평을 일으켜 세웠다.“큰아버지, 괜찮으세요? 제발 죽지 마세요, 흑흑...”“회장님 제발 버티세요. 제가 바로 구급차를 부를게요!”우시연과 나건성은 우대평의 늙은 몸을 끊임없이 흔들었다.한쪽에 서서 냉담하게 방관하던 동혁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담담하게 말했다.“이 뻔뻔한 늙은이, 너도 사람을 볼 면목이 없을 때가 있어?”“또 죽은 척하면서 나한테 누명을 덮어씌우려는 거지? 내가 두 대만 더 때려봐야겠어!”“어?”우시연과 나건성은 그 말을 듣고 멍해졌다.‘무슨 소리야, 우대평이 진짜 죽어가는 게 아니라 죽은 척하는 거야?’그런데 영혼이 없는 산송장처럼 보였던 눈꺼풀이 떨리더니, 우대평이 갑자기 눈을 떴다.우대평은 감히 더 이상 엄살을 부리지 못했다.“아아! 이 개자
동혁의 말을 듣고 우대평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우대평!H시에서 가장 오래 된 기업가이자 1세대 갑부! H시의 많은 기업가들의 존경을 받는 H시상공회의소 회장!‘동혁 씨가 아무리 간이 배밖에 나왔다 해도, 우대평에게 손을 대겠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다니!’“동혁 씨, 하지 마...”세화가 동혁을 막으려고 무의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동혁이 정말 그렇게 한다면, 틀림없이 큰 파문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기에.‘지금 여론이 이미 동혁 씨한테 온통 욕설을 퍼붓고 있는데, 또 일을 저지르면 큰일이야!’“괜찮아, 여보, 그저 아무 능력도 없는데, 늙은 티를 내며 거만하게 행세하는 걸 좋아하는 늙은이일 뿐이야. 때리면 때리는 거지.”동혁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은 채 세화를 안심시키면서, 우대평을 향해 계속 다가갔다.그때 갑자기 나건성이 달려들어 우대평의 앞을 가로막았다.“이동혁, 네 주제를 똑똑히 파악해! 네가 뭔데 감히 회장님에게 손을 대겠다는 거야!”“네가 회장님에게 폭언을 하고 불경한 짓을 한다면, 너는 더 이상 H시에서 설 곳이 없어!”나건성은 동혁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성난 목소리로 질책했다.“말 다 했어? 말 다 했으면 꺼져.”동혁은 나건성을 힐끗 보고는 손을 들어 따귀를 때렸다.‘내가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 나건성은 줄곧 성가시게 굴었지.’동혁은 줄곧 상대하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또 앞으로 달려 나와서 난리를 치자, 동혁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아...”피를 토하며 날아간 나건성이 땅바닥에 떨어졌다.이제 동혁은 아무 장애물도 없이 우대평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우대평은 무의식 중에 손에 든 찻잔을 움켜쥐었다.그러나 동혁의 앞에서 비겁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에, 여전히 그대로 앉아 있었다.우뚝 솟은 산처럼 굳건한 모습은 그래도 꽤나 기백이 있어 보였다.심지어 동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고개를 숙인 채 천천히 찻잔을 들고서, 우대평이 무심코 말했다.“어린 놈이 감히 내게 손
“이동혁, 어서 무릎을 꿇고 시연 양에게 사과하고, 회장님에게 사과해. 어쩌면 회장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이 말을 들은 세화가 바로 나건성을 노려보았다.‘나도 맞았는데 왜 동혁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거야?’동혁은 나건성을 보지도 않고 담담하게 물었다.“우 회장, 이것도 당신의 뜻이야?”“당연하지.”동혁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자, 우대평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옆에 있던 찻잔을 들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일을 잘못했는데, 또 다른 사람의 용서를 얻으려면 당연히 대가를 치러야 해.”“하지만 무릎을 꿇고 시연이에게 사과하는 건 네가 방금 뺨을 때린 것에 대한 대가일 뿐이야.”“내가 너를 용서할지 말지는 너의 후속 태도와 표현에 달려 있지.”짧디짧은 2분 간의 접촉에서 우대평은 동혁이 오만불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그래서 이 기회를 빌어서 동혁의 성질을 고치고 길들일 생각이었다.‘그러면 나중에는 내가 시킨 대로 성실하게 리성투자회사와 천용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겠지.’‘그러면 오한민이 내게 신세를 지게 되는 거야.’“잘못했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동혁이 냉담하게 말했다.“우 회장, 당신 수하가 당신은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고 하던데, 그럼 내가 오히려 우 회장에게 묻고 싶은데.”“내 아내가 우시연에게 뺨을 맞았을 때 당신은 뭘 하고 있었지?”“이 H시 상공회의소의 당당한 회장이 나와서 막을 수 있었을 텐데?”“그리고 저 우시연은 스타공익재단의 책임자지만, 내 아내는 두 그룹의 회장이야.” “나는 저 여자가 무슨 백이 있길래 내 아내의 뺨을 때렸는지 모르겠어. 도대체 누구의 힘을 믿는 거야!”“우시연이 맞으니까, 그제서야 튀어나와서 신분과 경력으로 사람을 억누르겠다고?”“그게 바로 정직하고 덕망이 높다는 거야?”동혁은 냉혹하고 매서운 말투로 연거푸 질문했다.동혁이 결국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자, 우시연이 갑자기 불쾌한 듯이 욕설을 퍼부었다.“개X 끼, 내가 네 마누라를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