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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군신이 돌아왔다
죽은 줄 알았던 군신이 돌아왔다
Penulis: 해월

1화

Penulis: 해월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0-23 03:25:00

폭우가 쏟아지는 부두에서는 사람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강도윤은 컨테이너 사이에 멈춰 서서 머리 위의 크레인을 올려다보았다. 바닷바람에 실린 빗물이 얼굴을 때렸고, 높은 조명탑에서 흘러내린 빛은 물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번졌다. 야간 하역을 마치려던 작업자들은 서둘러 장비를 정리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머리 위에서는 이미 위험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삼십 미터 높이에 매달린 컨테이너가 바람과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작은 진동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른쪽 와이어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크레인 붐이 조금씩 비틀렸고, 그 아래로 연결된 철제 구조물에서는 간헐적으로 거친 마찰음이 새어 나왔다.

도윤은 무심코 오른손을 들어 눈앞의 빗물을 닦으려다가 손목을 내렸다.

손가락 세 개가 뜻대로 펴지지 않았다.

차가운 빗물이 옷 속까지 스며들자 오래된 신경통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손바닥에서 팔꿈치까지 저릿한 통증이 번졌고, 왼쪽 무릎 아래에서도 익숙한 감각 저하가 느껴졌다. 그는 왼손으로 오른쪽 손목을 감싸 쥐었다가, 다시 크레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자신의 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었다.

크레인 아래쪽에서는 작업자들이 동쪽 통로로 모여들고 있었다. 작업이 중단되자 현장 책임자가 대피를 지시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향하는 곳은 크레인 붐이 무너질 경우 가장 먼저 충격을 받게 될 위치였다.

도윤은 주변을 살피다가 무전기를 들고 있는 작업자에게 다가갔다.

“하역반장과 바로 연결됩니까?”

노란 안전모를 쓴 사내가 그를 돌아보았다. 젖은 우의 아래로 빗물이 줄줄 흘러내렸고, 피로에 찌든 얼굴에는 낯선 사람을 향한 경계심이 먼저 떠올랐다.

“누구십니까? 외부인이면 빨리 나가세요. 지금 장비 상태가 안 좋습니다.”

“동쪽 통로를 막아야 합니다.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고 있어요.”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압니까?”

도윤은 크레인 상부를 가리켰다.

“오른쪽 와이어 장력이 무너졌습니다. 저 상태에서 붐이 기울면 동쪽 통로가 붕괴 범위에 들어갑니다.”

사내는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크레인에서 날카로운 금속음이 터졌다. 팽팽하게 당겨진 와이어가 구조물을 긁으며 흔들렸고, 아래쪽에 있던 작업자 한 명이 놀라 뒤로 물러났다.

사내는 황급히 무전기를 입으로 가져갔다.

“반장님! 3번 크레인 오른쪽 와이어가 이상합니다. 지금 소리까지 나고 있어요!”

무전기 너머에서 거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미 알고 있어! 장비 정지시켰으니까 사람들부터 빼!”

도윤은 대피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확인하며 물었다.

“어느 쪽으로 보내고 있습니까?”

“동쪽 출입구랍니다.”

“그쪽은 안 됩니다. 서쪽 계류장으로 돌려야 합니다.”

사내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현장에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말을 믿고 대피 방향을 바꿔도 되는지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도윤은 그를 재촉하는 대신, 동쪽 통로 위로 뻗어 있는 크레인 붐과 아래쪽 컨테이너의 위치를 차례로 짚었다.

“와이어가 끊어지면 붐이 먼저 기울고, 매달린 컨테이너가 옆에 쌓인 화물을 밀어 버릴 겁니다. 저 통로는 출구가 아니라 막다른 길이 됩니다.”

사내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는 곧바로 무전기에 대고 외쳤다.

“반장님! 동쪽 통로가 위험하답니다. 서쪽으로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누가 그래?”

“여기 어떤 사람이 크레인 붐이 동쪽으로 넘어진다고…….”

“지금 그걸 어떻게 믿어!”

도윤은 무전기를 빼앗지 않았다.

대신 사내가 전달해야 할 내용을 정확하게 정리했다. 서쪽 통로에 장애물이 없는지 먼저 확인하고, 현장 책임자의 지휘 아래 대피 방향을 변경해야 한다는 점, 이미 위험 구역으로 들어간 사람을 확인하되 무리하게 구조 인력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까지 차례로 설명했다.

그때 크레인 상부에서 첫 번째 와이어가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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