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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ผู้เขียน: 금붕어
전화를 끊고 돌아서려는 순간 박하린이 뜨끈한 찻잔을 들고 재빠르게 다가와 그녀 앞을 막아섰다.

“아까부터 여기서 한참 서 있던데 혹시 민혁 오빠 찾으러 오신 거예요?”

박하린이 찻잔을 내밀며 웃었다.

“이거 좀 마시면서 해요. 이렇게 더운 날에 더위 먹으면 안 되잖아요.”

최수빈은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뜨거운 차를 내려다봤다.

‘이걸 마시면 입천장이 홀랑 데이겠네. 일부러 이러는 건가?’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박하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저희 이렇게까지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요? 굳이 볼 때마다 일부러 인사 건네지 않아도 돼요. 불편하니까.”

말을 마치자마자 돌아서려 했지만 박하린이 입을 열었다.

“요즘 집에 잘 안 들어가져? 제가 계속 시후를 보고 있어요. 시후는 최수빈 씨가 해준 새우 요리를 먹고 싶다고 하던데 그거 만드는 방법 좀 알려줄래요?”

그 말에 최수빈의 발걸음이 순간 멈췄다.

그제야 그녀는 박하린의 의도를 알아챘다.

‘결국 또 같은 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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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따뜻한 안부 물음에 강지안의 심장가가 미미하게 덥혀졌다.강지안은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선배, 미안하지만 전 선배가 기억나지 않아요. 병 때문에 많은 걸 잊었거든요. 최근에 상황이 좀 복잡해져서 꼭 기억을 찾고 싶은데, 연락처에 있는 의사들을 다 찾아봐도 이쪽 분야는 선배가 최고더라고요. 염치없지만 절 좀 도와줬으면 해요.”그녀의 말에 진경윤은 이런저런 질문들을 쏟아냈고 강지안은 하나도 빼놓지 않고 차분히 대답했다.진경윤은 잠시 침묵하더니 묵직한 어조로 말했다.“좋아, 지금 어디야? 내가 최대한 빨리 일정을 잡을 테니까, 와서 종합 검진부터 받자. 그러고 나서 치료 계획을 세우자고.”“저는 제 개인 진료에 있어요.”“그럼 사람을 시켜 검진 장비와 기초 의료팀을 그쪽으로 보낼게. 네 쪽으로 가면 네 업무에 지장도 없고 프라이버시도 철저히 보장될 테니까.”진경윤은 아주 세심하게 배려했다.“오늘 오전 열 시 어때, 괜찮겠어?”“네. 부탁드릴게요. 선배.”“별소리 다 하네. 그때 너도... 됐어. 그 얘기는 나중에 하자. 바로 준비할 테니 이따 봐.”통화가 끊어졌다.강지안은 휴대폰을 쥔 채 창가에 서서 동이 트는 하늘을 말없이 바라보았다.기억을 되찾는 과정은 어쩌면 뼛속까지 아프거나 멘탈이 무너질 수도 있고,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추잡한 상처를 헤집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녀는 반드시 이 길을 걸어야만 했다.모든 기억을 온전히 떠올려야만 비로소 온전한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으니까.오전 10시 정각.진경윤은 팀을 이끌고 약속대로 강지안의 상담센터에 도착했다.아직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이라 건물 전체가 쥐죽은 듯 조용하면서도 은밀했다.검사는 차례차례 물 흐르듯 진행됐다.뇌 MRI, 신경전도 검사, 인지 능력 평가, 심리적 트라우마 심층 진단까지 강지안은 일말의 불안한 기색도 없이 모든 프로토콜에 묵묵히 협조했다.진경윤은 필름을 꼼꼼히 살피며 각종 수치를 대조해 보았고 이내 미간을 찌푸린 채 굳은 표정을 지었다.맞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66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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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658화

    짙은 어둠이 오래된 골목을 숨 막히게 에워싼 가운데, 차가운 바람이 스칠 때마다 비릿한 피 냄새가 콧속 깊숙이 파고들었다.강지안을 등지고 선 장성훈의 옆구리에선 끊임없이 선혈이 솟구치고 있었으며 짙은 색 옷감은 이미 뜨거운 액체에 흠뻑 젖어 무겁고 축축하게 피부에 들러붙어 있었다.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생살이 뜯겨 나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억지로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한 발 한 발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자신이 안고 있는 이 시궁창 같은 어둠을 그녀에게 묻힐 수는 없었다.원체 맷집이 좋았으니 이깟 칼에 찔린 상처로는 당장 죽지 않을 테고, 제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버텨서 지혈과 봉합을 거쳐 흔적을 지우면 그만이었다. 그는 그녀의 알량한 동정심 따위는 필요 없었고, 의사랍시고 이렇게 비참하게 망가진 자신을 구하려 드는 꼴은 더더욱 사양이었다.강지안은 제자리에 선 채, 발걸음은 걷잡을 수 없이 휘청이고 얼굴은 투명할 만큼 새하얗게 질려 있으면서도 기어이 밤 속으로 홀로 사라지려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심장을 사정없이 움켜쥐기라도 한 듯 뻐근한 통증이 밀려왔다. 그 숱한 원망도, 뼈저린 미움도, 굴욕스러웠던 기억의 파편들마저 선혈이 낭자한 바닥과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그의 실루엣 앞에서는 일순간 가장 깊은 곳으로 가라앉아 버렸다.그녀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달려가 그의 팔을 다시금 단단히 틀어쥐었다.팽팽하게 날이 서고 불덩이처럼 뜨거운 그의 팔에서는 피비린내와 옅은 화약 냄새, 그리고 상처로부터 전해지는 아찔하고도 뜨거운 습기가 배어 나왔다.“난 안 가요.”강지안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비정상적일 만큼 차분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홱 돌아보는 그를 똑바로 마주 보며 또박또박 입을 열었다.“난 의사고, 사람을 살리는 건 내 천직이에요. 내 도움을 거절하는 건 당신 자유지만, 그런 치명적인 자상을 입은 채 한밤중의 거리를 헤매게 내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657화

    강지안이었다.장성훈의 전신이 일순간 굳어버렸다. 온몸을 돌던 피마저 이 순간 그대로 멎어 버린 듯했다.이렇게 처절하고 피비린내 나고 끔찍하게 어두운 순간에, 폭발과 추격전을 겪고 온몸에 상처와 살기를 두른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강지안과 마주치게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었다.강지안 역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저 밤잠이 안 와서 뭐라도 좀 살 겸 지름길인 이 골목을 지나려던 것뿐인데, 여기서 장성훈과 마주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남자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에는 혈색이 하나도 없었다. 한 손으로 옆구리를 꽉 움켜쥐고 있었지만, 손가락 틈새로 쿨럭이는 뜨거운 피는 손바닥을 붉게 물들이며 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가로등 불빛 아래 비친 그 선혈은 유난히도 시렸다.그의 몸에서는 여전히 화약과 피가 엉긴 냄새가 짙게 풍겼다. 꼴은 엉망이고 위태로웠지만, 그럼에도 뼛속까지 박힌 차갑고 묵직한 기운만큼은 감출 수 없었다.비록 낮에 보았던 그 냉혹하고 범접할 수 없던 장성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지만 말이다.제자리에 선 강지안의 동공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그녀는 넋이 나간 듯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찰나의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선 그를 향한 원망도, 낮에 있었던 따귀의 기억도, 그 모든 굴욕감과 절망의 기억마저 아스라이 흩어졌다.오롯이 남은 것은 눈앞의 존재,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채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우면서도 집요하게 자신을 응시하는 한 남자뿐이었다.짙은 밤의 장막이 내려앉은 고요한 골목 안, 검붉은 피가 한 방울씩 차가운 지면 위로 떨어져 내렸다.툭, 툭...그 소리는 두 사람의 심장 한가운데를 파고드는 듯했다.그의 옆구리에 난 상처에서는 쉴 새 없이 핏물이 번져 나왔고 축축하게 옷감을 적신 뜨거운 액체는 손끝을 타고 흘러내렸다.눈앞에 선 사람이 강지안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 장성훈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단 하나뿐이었다.그녀를 이 일에 끌어들여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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