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심종연이 무너졌다고 해서 뭐가 달라진다는 거지? 내가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주상 그룹을 충분히 흔들 수 있는데.’에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그러고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정보원’이라고 저장된 번호를 찾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 얼마 후,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녀는 날카롭게 내뱉었다.“지금 당장 조사해!”“에라 씨, 뭘 조사하라는 겁니까?”휴대폰 너머에서 낮고 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천공연구원 밑바닥까지 전부 말이야.”에라는 이를 악문 채 한 글자씩 끊어 말했다.“재무 흐름, 협력 업체 배경, 개인적으로 오가는 거래까지... 전부 탈탈 털어. 겉으로 드러난 거든, 뒤에서 벌어지는 거든 상관없어. 하나도 빠짐없이 다 가져와.”상대가 잠시 망설이는 듯했다.“천공연구원은 지금 한창 잘 나가고 있고 육민성이 내부 단속을 꽤 철저하게 하고 있어서... 파고들기가 쉽지 않을 텐데요...”“그건 내가 알 바 아니야!”에라가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까 결과만 가져와. 사흘. 길어도 사흘 안에 전부 내 앞에 갖다 놔.”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그리고... 최수빈도 집중적으로 파. 가족, 주변 사람, 과거 이력, 약점, 취향...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심지어 몇 시에 집을 나가고 몇 시에 들어오는지까지 모조리 파악해 와.”“최수빈이요?”상대가 약간 놀란 듯 되물었다.“그 사람은 주상 그룹 쪽 인물 아닌가요?”“쓸데없는 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해. 흔적 남기지 말고 깔끔하게 처리하라고. 주민혁이나 육민성한테 들키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상대는 몇 초간 침묵하다가 결국 짧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 바로 움직이겠습니다.”그렇게 에라는 전화를 거칠게 끊고 흐트러진 앞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그녀는 주민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가 가장 아끼는 건 결국 최수빈과 딸, 이 약점은 이미 다 드러나 있었고 누구나 알 만큼 뻔했다. 그렇기에 마음만 먹으면
“그리고... 대표님만 따로 보자고 했습니다.”최수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주민혁을 바라보며 걱정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분명 좋은 의도로 온 거 아니에요. 가지 마요.”주민혁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안심시키듯 미소 지었다. 눈빛에는 날카로운 기색이 스쳤다.“무슨 수를 쓰는지 한 번 보지, 뭐.”그런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재킷을 정리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잠깐 다녀올게. 여기서 기다려.”최수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해요.”주민혁은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비서를 따라 사무실을 나섰다.아래층 접견실.에라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불꽃처럼 강렬한 붉은 원피스 차림에 화장은 정교하게 되어 있어 한눈에 봐도 사람을 홀릴 듯한 분위기였다.주민혁이 들어오자 그녀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요염한 미소를 띠며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주 대표님, 오랜만이네요.”에라의 목소리는 일부러 꾸민 듯 나긋하고 유혹적이었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녀는 자연스럽게 주민혁의 품으로 파고들 듯 다가왔다.그러자 주민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몸을 살짝 비틀어 그녀의 손길을 가볍게 피했다.그 바람에 헛손질한 에라는 순간 표정이 굳었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다시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손을 들어 귀 옆의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주 대표님, 깔끔한 걸 너무 좋아하시는 거 아니에요? 외국에서 이 정도는 그냥 인사인데.”주민혁은 소파로 가 앉았다. 다리를 자연스럽게 꼬고 앉은 모습이 여유로워 보였으나 눈빛만큼은 얼음처럼 차가웠다.그는 에라를 바라보며 무심하게 말했다.“여긴 해외가 아니잖아요. 그런 형식적인 인사는 됐습니다.”에라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주민혁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시선은 탐욕스럽게 그의 얼굴을 훑었고 눈동자 깊은 곳에서는 야심이 번뜩였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에라가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주 대표님, 대표님이 얼마나 뛰어난 분인지 알아요. 심종연 같은 인간이랑은
손에 들고 있던 업무를 마무리한 주민혁은 고개를 들었다가 넋이 나간 듯한 최수빈의 모습을 발견했다.그는 만년필을 내려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최수빈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런 다음 허리를 살짝 굽히고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무슨 생각 해? 아침부터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 먹었잖아.”최수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그를 올려다봤다. 눈빛에는 걱정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아, 미연이 생각하고 있었어요. 걔 오늘 민성 선배랑 동사무소에 갔대요. 이혼 합의서도 썼고... 이제 30일 숙려기간에 들어간다더라고요.”주민혁은 잠시 손을 멈칫하더니 이내 최수빈의 옆에 앉았다. 그러고는 팔을 뻗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살며시 얹으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쩌면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어.”순간 멍해진 최수빈이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주민혁을 올려다봤다.“그 두 사람의 결혼은 애초에 가짜였잖아. 수많은 이해관계와 어쩔 수 없는 사정도 많았고.”사람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 주민혁의 시선은 깊고 또렷했다.“타이밍도 틀렸고 시작점도 잘못됐어. 억지로 이어간다고 해도 결국 서로만 힘들어질 뿐이야. 지금처럼 정리하는 게... 오히려 둘한테는 나을 수도 있어.”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이혼을 해야 다시 시작할 수 있잖아. 어떤 감정은 그런 틀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제대로 보이거든.”최수빈은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가슴 한구석을 짓누르던 답답함이 조금은 풀리는 듯했다.이윽고 그녀는 주민혁의 품에 기대었다. 코끝에 스며드는 은은한 시더우드 향에 마음이 한층 차분해졌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녀가 문득 입을 열었다. 말투에는 어딘가 씁쓸한 기색이 담겨 있었다.“우리도... 결혼 타이밍은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당시 최수빈과 주민혁의 결혼 역시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거래 같은 것이었다.그녀는 전남편의 집착에서 벗어나야 했고 그는 회사 상황을 안정시켜야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뜻이
육민성은 거의 반사적으로 송미연을 따라나섰다.조금 전 서명할 때, 펜 끝은 종이 위에서 한참을 맴돌았다. 너무 오래 망설인 탓에 직원이 힐끗 그를 올려다볼 정도였다. 그는 송미연이 한 획 한 획 자신의 이름을 적어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유난히 힘이 들어간 글씨체, 마치 모든 감정을 부서뜨려 그 안에 꾹꾹 눌러 담아 넣는 것 같아 육민성은 가슴이 미어졌다.“미연 씨!”몇 걸음 만에 송미연을 따라잡은 육민성은 손을 뻗어 그녀의 팔을 붙잡으려 했다. 그러나 손끝이 막 옷소매에 닿으려는 순간, 송미연은 아무렇지 않은 듯 몸을 비켜 피했다.걸음은 멈췄으나 끝내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곧게 펴진 그녀의 등이 유난히 단단해 보였다.“집까지 데려다줄게.”조심스럽게 부탁하듯, 육민성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송미연의 가냘픈 뒷모습을 바라보자 가슴 어딘가가 꽉 막힌 듯 답답해지는 기분이었다.그저 집까지 바래다주고 싶었다. 그리고 몇 마디라도 더 나누고 싶었다. 아무 의미 없는 안부 인사라도 괜찮았다.송미연은 천천히 주먹을 말아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자 가느다란 통증이 퍼져 나갔다.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최대한 목소리를 담담하게 유지하려 애썼지만, 미묘하게 갈라진 기색을 숨길 수는 없었다.“괜찮아요.”가볍게 흘러나온 단 네 글자였지만 무딘 칼날처럼 육민성의 가슴을 몇 번이고 베어냈다.그는 송미연의 등을 바라본 채, 목이 막힌 사람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은 수없이 많았으나 끝내 입 밖으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그제서야 송미연이 천천히 몸을 돌려세우며 육민성의 얼굴에 시선을 두었다.고요한 눈동자, 마치 아무 파문도 일지 않는 물처럼 예전의 설레하고 기뻐하던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그렇게 송미연은 육민성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충혈된 눈과 미간에 드리운 피로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문득 마음이 편해졌다.‘어이없게 시작됐던 이 가짜 결혼이... 결국 여기서 끝이 나는구나.’“대표님.”송미연이 조용히 입을 열었
놓아야 할 것은 결국 놓아야 했다.“미연아...”최수빈의 목소리에는 짙은 안쓰러움이 배어 있었다.“괜찮은 척하지 마. 마음이 힘들면 울어. 억지로 참지 말고.”코끝이 시큰해지자 송미연은 숨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애써 버티며 말했다.“나 정말 괜찮아. 수빈아, 나 이제 그 꿈에서 깼어. 앞으로는 잘 지낼 거야.”그때, 길목 쪽에서 날카로운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왔다.송미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동사무소 방향으로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바로 육민성의 차였다.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그녀가 차를 지그시 바라보았다.점점 가까워지고, 또 가까워지던 차는 마침내 동사무소 계단 아래 멈춰 섰다.이윽고 차 문이 열리자 육민성이 차에서 내렸다.그는 곧장 그녀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검은색 정장 차림의 육민성은 머리가 조금 흐트러져 있었고 눈가에는 핏발이 가득했다.창백한 얼굴에 입술은 말라 갈라져 있는 것이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걸음마저 살짝 휘청거렸지만 그는 여전히 그녀를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송미연의 심장이 엇박자로 뛰기 시작했다.점점 가까워지는 육민성의 모습, 눈가에 선 붉은 핏발, 얼굴에 짙게 내려앉은 피로...그 모든 것을 보고 있자니 겨우 눌러놓았던 마음 한구석이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왔네. 결국 왔어.’휴대폰 너머의 최수빈도 이쪽의 소란을 들은 듯 다급하게 물었다.“혹시 선배 왔어?”휴대폰을 쥔 송미연의 손이 작게 떨렸다.“응. 왔어.”“그럼 너...”최수빈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미연은 육민성이 이미 자신의 앞에 도착한 것을 보았다.그의 시선은 송미연의 얼굴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섞여 있었는데 미안함도, 애틋함도 있었다.송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휴대폰 너머의 최수빈에게 조용히 말했다.“수빈아, 나 먼저 끊을게.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그녀는 최수빈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전화를 끊은 뒤
송미연 역시 더는 허황된 기대를 품을 필요가 없었다. 더는 육민성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친구인 척 애쓸 필요도 없었다.그렇게 생각하자 송미연의 마음속에 뜻밖에도 희미한 후련함이 번졌다.길고 긴 꿈에서 마침내 깨어난 것처럼 말이다.8시 30분, 육민성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자 송미연은 휴대폰을 꺼냈다.손끝이 통화 버튼 위에 머문 채 한참을 망설였다.전화를 걸어 묻고 싶었다. 혹시 잊은 건지, 아니면 애초에 올 생각이 없는 건지.하지만 손가락이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그녀는 곧바로 손을 거두었다.‘내가 무슨 자격으로 물어. 이혼하자고 먼저 말한 건 난데.’송미연은 씁쓸하게 웃고는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그리고 다시 길목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이번에는 그녀의 눈빛에서 기대가 조금 줄어 있었고 대신 담담함이 조금 더해져 있었다.어쩌면 육민성은 이 이별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몰랐다.그것도 괜찮았다. 이렇게 되면 마지막 ‘안녕’이라는 말조차 하지 않아도 되니까.송미연은 동사무소 안으로 들어가 기다리려 몸을 돌렸다.그런데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최수빈에게서 온 전화였다.송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며 전화를 받았다.“미연아, 너 괜찮아? 어제 육씨 가문 본가에서 있었던 일, 비서한테 들었어. 너 별일 없는 거 맞지?”최수빈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그 따뜻한 목소리가 순식간에 송미연의 마음속으로 스며들었다.송미연은 동사무소 유리문에 몸을 기댄 채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문밖에 오가는 차들을 바라보았다.“나 괜찮아. 걱정하지 마.”“괜찮다니 다행이다.”최수빈은 안도의 숨을 내쉬더니 다시 물었다.“지금 어디야? 몸도 이제 겨우 나아졌으면서 막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서 쉬어야지.”송미연은 손에 들린 이혼 합의서를 내려다보다가 몇 초간 침묵하고는 조용히 말했다.“나 지금 동사무소야.”휴대폰 너머가 순간 조용해졌다.한참 뒤에야 최수빈은 겨우 상황을 이해한 듯 물었다.“
숲속, 이곳은 지질과 기후가 모두 특이한 지역이었다.최수빈은 장비 옆에 쪼그려 앉아 기록판을 들고 무인기가 전송해 오는 온도와 습도 데이터를 하나하나 꼼꼼히 적고 있었다.곁에서는 육강민이 기상 관측 장비를 조정하며 수치를 맞추고 있었고 두 사람은 간간이 수치와 설정값을 확인하며 자연스럽게 호흡을 맞췄다.“마지막 데이터까지 다 받았어요. 이제 마무리해도 되겠네요.”육강민이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웃었다.“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움직였더니 해도 거의 지고 있어요. 먼저 텐트부터 치죠. 어두워지면 더 힘들어져요.”최수빈은 고개를
“주 회장님, 정말 다시 한번 생각 안 해보시겠습니까? 그 프로젝트들 잠재력이 엄청납니다. 이번 기회 놓치면 다음에는 이런 조건 다시 오기 힘들 거예요.”“괜찮습니다.”주민혁이 가볍게 웃었다.“관심 있으시면 심 대표님께서 직접 맡으세요. 주상 그룹은 끼지 않겠습니다.”말을 마치고 나서 주민혁은 돌아서려 했다.그런데 심종연이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시 불렀다.“주 회장님, 정말 후회하지 않으시겠습니까? 지금 주상 그룹은 주선웅 씨의 사건 직후라 내부가 완전히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죠. 이 기회까지 놓치면 회사의 기반 자체가
너무도 갑작스러운 그의 사과에 최수빈은 잠시 멈칫했다. 목이 무언가에 꽉 막힌 듯 숨이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그러다 그녀는 주민혁의 눈을 바라봤다. 깊고 짙은 그 눈빛 속에서 복잡한 감정들이 겹겹이 뒤엉켜 요동치고 있었다.우울증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병이 아니고 심지어 강지원 같은 전문의가 봐도 ‘상당히 심각한 상태’라고 말할 정도였다.최수빈은 입술을 살짝 움직이다가 깊게 숨을 들이켰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요. 그때 민혁 씨가 어떤 선택을 했든 출발점은 항상 나랑 예린이를 위한 거였잖아요. 민혁 씨는 민혁 씨가 할 수
아무래도 아이의 마음은 단순해서 사람을 대할 때 복잡하게 재지 않으니 말이다....오후 다섯 시, 해온시 항공우주 연구원의 사무동은 점점 조용해지고 있었다.최수빈은 컴퓨터 화면에 띄운 무인기 설계도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손가락은 한동안 키보드 위에 멈춰 있었다.화면 오른쪽 아래의 시간이 계속 바뀌며 이제 주예린을 데리러 가야 할 때라는 걸 조용히 재촉하고 있었다.그러다 문득 최수빈은 전날 밤 주민혁의 얼굴을 떠올리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몇 초간 망설이다가 결국 휴대폰을 집어 들고 익숙한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