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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Penulis: 금붕어
주시후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모든 걸 알아차린 듯한 얼굴을 했다.

“엄마, 하린 이모 질투하지 마요. 사실 엄마도 하린 이모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어요. 우리 다 하린 이모랑 사이좋은데 엄마만 나쁘잖아요. 그럼 엄마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죠.”

최수빈은 알아서 무시하며 주시후를 차갑게 쳐다보았다.

“같은 말 두세번 하기 싫어. 내려.”

주시후는 최수빈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다가 곧 가벼운 웃음을 터뜨리며 곧장 차에서 뛰어내렸다.

“엄마, 날 이렇게 대한 걸 후회하지 마요. 앞으로 엄마 차 타라고 해도 절대 안 타요!”

최수빈은 주시후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주예린을 안아서 차에 태운 뒤 운전석으로 돌아가 이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주예린은 백미러를 통해 주시후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엄마, 정말 오빠를 버려요?”

“엄마한텐 너 하나밖에 없어.”

아직 어린 주예린은 최수빈의 말 속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마음속으로 이번에는 엄마가 정말로 주시후 때문에 화가 났다고 생각했다.

...

최수빈은 호텔로 돌아간 후 계속해서 대회 준비를 이어갔다.

이 대회는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었다.

똑똑한 주예린은 어린이집에서 숙제를 내주어도 그녀가 도와줄 필요가 없었다.

놀라울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아이는 뭐든 설령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한번 보면 다 기억했다.

그래서 주예린은 늘 그녀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주시후는 매번 신경을 쓰며 일일이 따라다니면서 숙제를 도와줘야 했고 편식하는 아이 때문에 새로운 음식도 많이 배워야 했다.

그런데 5년간 퍼부은 진심의 대가가 고작 이런 것이라니.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최수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 송미연이 그녀의 품에 뛰어들었다.

“자기, 보고 싶었어!”

최수빈은 웃으며 그녀를 밀어냈다.

“여긴 어떻게 왔어?”

“주민혁과 이혼한다길래 축하하러 왔지.”

송미연은 문 앞에 놓인 술 상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 밤 취하기 전엔 집에 안 가.”

그러다 문득 목소리를 낮추고 머리를 내밀었다.

“우리 예린이는 자? 괜히 애 깨겠다.”

“잠들었어.”

송미연은 술을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진승우 카톡 봤어? 오늘 주민혁이 목숨 걸고 박하린이랑 경기장에서 레이싱했어. 다들 천생연분이라고 아주 난리야.”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마찬가지로 재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 송미연은 상류층 인사들 연락처는 거의 다 알고 있었다.

말하며 그녀가 콧방귀를 뀌었다.

“끼리끼리 아주 잘 어울려.”

송미연은 사진을 꺼내 최수빈에게 보여주었다.

사진 속 박하린은 깔끔한 레이싱 슈트를 입은 채 뒤에는 노란색 레이싱 카가 있었는데 그냥 봐도 개조한 것 같았다. 옆에 있는 주민혁도 레이싱 슈트를 입고 훤칠한 체격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고하고 절제된 모습 아래 숨겨진 또 다른 면모였다.

최수빈은 사진을 응시하며 속으로 비웃었다.

결혼한 지 6년 동안 최수빈은 그의 이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시간이 없어서 주시후를 데리러 가지 못한다더니 사실은 박하린과 함께 레이싱하느라 바빴던 것이었다.

송미연은 사진 속 두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쓰레기 남녀 둘이 뭐 볼 게 있다고? 네가 가면 이 둘은 바로 하찮은 존재로 전락할 텐데.”

최수빈도 주민혁과 결혼하기 전에는 프로 레이싱에서 경기하며 ‘속도의 신’이라고 불렸다.

다만 한재준의 제자로 된 후 점차 그곳으로 관심을 옮겨가며 레이싱에 발길이 뜸해졌다.

최수빈은 웃으며 말했다.

“굳이 저 사람들과 승부를 봐야 해?”

“그럴 필요는 없지. 사람이랑 개가 같은 트랙에서 달리진 못하니까.”

송미연은 은근슬쩍 사람을 깎아내리는 데는 말재주가 타고났다.

기분이 좋아진 최수빈이 말했다.

“술 마시겠다며? 같이 마시자.”

...

주시후가 어린이집에서 밤 9시까지 기다려서야 주민혁과 박하린이 차를 타고 데리러 왔다.

최수빈이 정말로 매정하게 아이를 홀로 남겨둘 줄은 몰랐다. 선생님이 전화로 재촉하지 않았다면 주시후가 배도 곯은 채 학교에 있다는 걸 몰랐을 거다.

“언니 너무하는 거 아니야?”

박하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아이한테 화풀이하면 안 되지. 고작 4, 5살짜리 아이가 뭘 안다고?”

주시후는 서러운 표정으로 박하린을 안았다.

“하린 이모밖에 없어요. 저 대신 화내주세요.”

주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최수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가 울린 지 몇 초 만에 상대방이 전화를 끊어버렸다.

최수빈은 굳이 생각지 않아도 전화를 건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왜 주시후를 데리러 오지 않았는지 따지겠지.’

전화가 끊기자 주민혁의 표정이 더 차가워졌다.

별장으로 돌아온 후 주민혁은 박하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음 주가 대회인데 다른 사람 일로 신경 쓰지 마.”

그 ‘다른 사람'이 누구를 말하는지 박하린은 당연히 알아들었다.

“알고 있어. 난 그냥 시후가 걱정돼서...”

“시간 내서 제대로 얘기할게.”

...

그동안 최수빈은 주민혁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 메시지도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국제 우주 정착 설계 대회는 예선, 지역 예선, 화국 지역 결승전, 글로벌 준결승전, 글로벌 결승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선전은 12인 팀을 구성해야 했다.

최수빈은 한동안 대회 준비로 바쁘게 지내며 과거 팀원들과도 연락을 취했다.

그들의 협력은 여전히 완벽했다.

순식간에 국제 우주 정착 설계 대회가 다가오고 대회 현장에는 매우 열띤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들에게 예선전은 아주 쉬웠다.

다만 대문 앞에서 하필 주민혁, 박하린 일행과 마주쳤고 진승우는 최수빈을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보기 드문 손님이네. 집에서 밥하고 설거지하던 사람이 이젠 매일 우리 앞에 나타나 존재감을 과시하는 건가? 이런 대회에서 그쪽이 할 수 있는 게 뭔데요?”

최수빈은 팀의 주력 멤버로 가장 먼저 도착해 경기장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그들을 만나게 되었다.

주민혁은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랑 같이 들어가. 이런 장소에서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 괜히 주씨 가문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최수빈은 기가 막혔다.

“나랑 주씨 가문이 무슨 상관인데?”

그녀는 차갑게 웃으며 돌아서서 바로 들어갔다.

“미친 거야? 갑자기 왜 저래?”

진승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듣기론 집 나간 지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현장에 사람이 많으니까 알바가 필요할 텐데 알바해서 돈 벌러 왔나 보네. 우릴 보고 민망해서 서둘러 떠난 거야.”

박하린은 주민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니가 아무리 선 넘는 행동을 했어도 카드까지 정지할 필요는 없잖아.”

그녀는 웃으며 주민혁을 바라보았다.

“향기롭고 말랑한 게 아주 마음에 드는데 오빠가 싫다면 내가 데려갈까?”

주민혁이 덤덤한 표정으로 말했다.

“맘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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