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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Author: 금붕어
현장 백스테이지 대기실에 육민성과 송미연이 차례로 도착했다.

송미연은 들어오자마자 얼굴에 경멸 섞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방금 밖에서 또 그 망할 녀석들을 만났어. 왜 저것들은 어디에나 있는 거지? 듣기론 박하린도 대회에 참가한대. 미친 것 아니야? 거만한 태도가 얼마나 눈에 거슬리던지.”

최수빈은 미소를 지었다.

“왜 그렇게 화를 내?”

“고작 남자한테 빌붙어 출세해 놓고 거들먹거리는 게 보기 싫어서 그러지. 511 연구원에 들어갈 자격도 없어서 네 남편이 인맥 동원해서 낙하산으로 들어갔잖아.”

송미연은 화가 나서 콧김마저 씩씩거렸다.

“주민혁이 너랑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됐는데도 너한테 해준 게 뭐야? 박하린한테는 그렇게 퍼부으면서.”

최수빈은 입술을 달싹였다.

결혼한 지 6년 동안 주민혁은 매년 주시후를 데리고 해외로 가서 박하린을 만났다.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만나러 가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은 아무리 열정적으로 굴어도 그의 차가움을 이길 수는 없었다.

6년 동안 그녀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딸과 자신의 생명만 헛되이 바쳤다.

최수빈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

방에 있으니 답답함이 밀려왔다. 가슴에 무언가가 빼곡히 들어찬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녀는 혼자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경기장의 뒤 정원으로 걸어갔다.

봄이 다녀간 정원에는 매화가 심어져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꽃은 풍성하게 피어났고 아리따운 자태를 자랑했다.

그녀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려고 걸음을 옮기다가 모퉁이에서 뚝 멈춰 섰다.

나무 아래에서 주민혁과 박하린의 매우 다정한 모습이 보였다. 박하린이 남자의 목을 감싼 채 마치 키스를 하는 듯했다.

최수빈의 심장이 철렁하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뒤돌아 가려고 했다.

“언니?”

박하린이 갑자기 그녀를 불렀다.

“왜 여기 있어요?”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지만 주민혁의 표정은 차가웠다.

좋은 일을 방해받은 듯한 불쾌한 표정이었다.

최수빈은 입술을 비틀며 말했다.

“내가 방해했네요. 계속해요.”

“그러면 재밌어?”

주민혁의 어두운 눈동자가 최수빈을 무심하게 응시했다.

“일부러 이러는 거야?”

‘뭘 일부러 그런다는 걸까. 그들을 방해한 것?’

“그게 무슨 말이야.”

박하린이 웃었다.

“언니, 오해하지 마요. 저랑 민혁 오빠는 형제예요. 어릴 때부터 볼 것 다 본 사이인데 뭔 일 있었으면 진작 있었죠. 방금 문 앞에서 물어보고 싶었는데...”

박하린이 말을 꺼냈다.

“언니는 집에만 있어서 친구도 별로 없잖아요. 제 경기 응원하러 특별히 와준 거죠? 이런데 관심 있다고 진작 말했으면 민혁 오빠한테 말해서 나랑 같이 다녔을 텐데. 내 비서가 되어주면 내가 월급 줄게요. 지금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알다시피 난 꼭 성공할 거예요. 지금도 많은 회사들이 나를 원해서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예요.”

그녀는 최수빈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부럽다는 눈빛으로 최수빈을 바라보았다.

“가끔은 집안일만 하는 언니가 부러워요. 나는 공부와 일 때문에 많은 걸 포기했거든요. 하지만 이따가 내 모습 보면 내가 왜 결혼과 육아를 포기했는지 알게 될 거예요. 혼자 해외에서 힘들었는데 다행히 언니가 너그럽게 봐줘서 민혁 오빠가 자주 와줬어요. 거의 주말이면 왔거든요.”

최수빈의 숨이 턱 멎으며 저도 모르게 주민혁을 힐끗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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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goodnovel comment avatar
허진애
어휴 진짜!!!! 홧병 생기겠네 아니 이걸 흐름을 대충 알고 보는데도 왜이렇게 답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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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homejoa
저런놈하고 왜 사냐? 하여튼 중국에 별일 다 있네. 친딸보고 아저씨라 부르라해? 남의 아들한테 아빠노릇 해주고? 미친놈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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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parks57
멈출 수가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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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다! 빨리 쫓아!”눈보라를 뚫고 날아온 강한 서치라이트가 차 뒤 유리를 정통으로 비췄다. 그와 동시에 몇 발의 총성이 터졌고 쨍그랑하는 날카로운 파열음과 함께 뒷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눈가루와 유리 파편이 한꺼번에 차 안으로 들이쳤다.주민혁은 반사적으로 최수빈을 안쪽으로 끌어당기며 낮게 말했다.“꽉 잡아요!”최수빈은 이를 악문 채 핸들을 힘껏 움켜쥐었다.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젖은 눈길은 꽤나 미끄러웠다. 바퀴가 쌓인 눈을 밟을 때마다 계속 헛돌았고 차체는 크게 흔들렸다. 심지어 몇 번이나 길가에 솟아오른 얼음 능선에 부딪힐 뻔했다.그런데도 핸들을 잡은 그녀의 손만큼은 소름 끼칠 정도로 침착했다. 차가 미끄러질 때마다 순식간에 균형을 되찾으며 다시 제자리에 바로잡은 것이다.“손잡이 꽉 잡아요!”최수빈의 목소리가 매서운 바람 소리에 휩쓸려 퍼졌다.뒤쫓아오는 놈들은 조금도 거리를 내주지 않았다.총알이 쉴 새 없이 차체를 때리며 퍽퍽 둔탁한 소리를 냈고 차에는 순식간에 총탄 자국이 수두룩하게 박혔다.“왼쪽으로 꺾어. 삼백 미터 앞에 빙하 틈이 있어. 그 안으로 들어가면 놈들의 시야를 한동안 끊을 수 있어.”주민혁이 갑자기 입을 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창밖을 응시했다. 거센 눈보라에 시야가 흐릿한데도 방향만큼은 정확히 짚어냈다.겉으로는 병실에 갇혀 있던 것처럼 보어도,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일대 지형을 머릿속에 모조리 그려 넣고 있었다.어디에 빙하 틈이 있는지, 어디에 몸을 숨길만 한 설동이 있는지, 어디에 지형을 이용할 수 있는지 전부 외워 둔 상태였다. 거의 살아 있는 지도나 다름없었다.최수빈은 망설이지 않고 핸들을 세게 꺾었다.빙하 틈 안쪽은 좁고 비좁았다. 양옆으로는 가파른 얼음 벽이 솟아 있었고 추격자들이 비추던 불빛도 그 벽에 가로막혀 잠시 목표를 놓쳤다.“빙하 틈 따라서 쭉 가. 끝까지 가면 갈림길이 나올 거야. 오른쪽 샛길로 들어서면 보급소 뒤편으로 빠질 수 있어.”주민혁의 목소리는 섬뜩할 만큼 차분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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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4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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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4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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