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네 병상 곁에서 밤새 한숨도 못 자고 지킨 건 또 뭔데? 선배는 아직 자기 마음을 제대로 모르는 것뿐이야.”머릿속에 엉망으로 뒤엉켜 송미연은 말이 없어졌다.그러다 육민성이 자신을 안고 수영장에서 나왔을 때의 다급한 눈빛이 떠올랐다.심폐소생술을 하던 그의 떨리던 손끝도, 병상 곁을 지키던 피곤하지만 다정했던 옆모습도 떠올랐다.그 장면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자 송미연의 마음도 저도 모르게 약해졌다.하지만 그래도 선뜻 믿을 수는 없었다.그녀와 육민성은 터무니없는 가짜 결혼에서 시작된 사이였으니 말이다.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가 괜히 지금의 균형 잡힌 사이가 깨져 버릴까 봐, 끝내 친구로도 남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웠다.“그만 생각하자.”송미연은 머리를 문지르며 말했다.“나와서 한잔할래? 나 답답해 죽겠어. 민성 오빠는 회사 일 처리하러 가서 지금 집에 없거든.”최수빈은 잠시 망설였다.송미연은 이제 막 퇴원한 데다 몸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술은 아무래도 좋지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송미연이 마음속에 이렇게 많은 걸 쌓아 두고 있는 이상, 한 번쯤은 털어놓게 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했다.결국 최수빈은 그 제안에 수락하며 당부했다.“그럼 조금만 마셔. 내가 너한테 갈게.”두 사람은 블루문에서 만나기로 했다.분위기는 차분했고 조명은 은은했으며 잔잔한 음악이 낮게 흐르고 있었다.먼저 도착한 송미연의 앞에는 도수가 높지 않은 과실주 한 잔이 놓여 있었다.최수빈은 다가가 자리에 앉고 그녀와 같은 술을 주문했다.“갑자기 왜 술이 마시고 싶어졌어?”최수빈이 그녀를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그러자 송미연은 씁쓸한 기색이 어린 눈빛을 보이며 술을 한 모금 마셨다.“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아서. 나 진짜 한심하지? 좋아하면서도 말 한마디 못 꺼내고.”최수빈은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여주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한심한 게 아니야. 너무 소중해서 그래. 말해 버리면, 지금 이 관계
최수빈은 옆에 서서 차분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는 주민혁의 모습을 지켜보았다.가슴속에 따뜻한 감정이 겹겹이 차올랐다.조금 전까지 남아 있던 꿈같은 아득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대신 단단한 행복감이 채워 졌다.하나하나 메모하던 서문영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주 대표님, 신부보다 더 신경을 쓰시는 것 같네요.”주민혁은 한없이 다정한 눈빛으로 곁에 선 최수빈을 바라보았다.“수빈이는 최고의 것만 받아야 하니까요.”금재에서 나왔을 때는 이미 오후였다.최수빈은 조수석에 앉아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주민혁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다.차가 천천히 도로 위 차량 흐름 속으로 들어섰을 때, 주민혁이 문득 입을 열었다.“결혼식장은 교외에 있는 로즈 가든으로 봐 뒀어. 너 거기 장미꽃밭 좋아했잖아. 결혼식 할 때쯤이면 아마 딱 개화 시기일 거야.”최수빈의 눈빛이 단번에 반짝였다.“로즈 가든?”예전에 최수빈은 주민혁에게 딱 한 번, 로즈 가든의 장미꽃밭이 너무 예쁘다며 저런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참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그때 두 사람의 사이는 아직 많이 어색하고 냉랭한 상태였다.그녀 역시 그저 스치듯 꺼낸 말이었는지라 주민혁이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응.”주민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사람을 보내서 이야기해 보라고 했으니까 네가 좋다고만 하면 바로 확정할 수 있어. 그리고 미연 씨, 우리랑 같이 결혼식 올리고 싶다고 했다며... 나도 괜찮다고 생각해. 겹경사니까 더 떠들썩하고 좋잖아.”최수빈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속은 기쁨으로 가득 차올랐다.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저녁 무렵이었다.최수빈이 다 씻고 나서 편안한 홈웨어로 갈아입은 뒤 막 소파에 앉으려던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송미연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최수빈은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얼른 전화를 받았다.“미연아, 어때? 몸은 좀 괜찮아졌어?”송미연의 목소리는 조금 나른했지만 제법 기운이 돌아온 듯했다.“많이 괜찮
최수빈은 발끝을 살짝 들고 주민혁의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아주 짧고도 가벼운 입맞춤이었지만 그 안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 있었다.주민혁의 몸이 순간 굳었다. 그러나 이내 그는 주도권을 빼앗듯 고개를 숙여 그 입맞춤을 더 깊게 이어갔다.문밖에 서 있던 서문영은 생각했다.겹경사가 된 이번 결혼식은, 분명 이 도시에서 가장 감동적인 축제가 될 거라고.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최수빈은 그제야 주민혁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주민혁은 그런 최수빈을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다정하게 입을 맞췄다.“자, 이제 됐다.”그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서 선생님께 치수 재달라고 하자. 난 벌써부터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내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보고 싶어 못 견디겠어.”최수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한때, 지난 세월의 오해와 치열했던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상처들에 가로막혀 다시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그렇게 허무하게 끝나 버린 결혼 생활이 두 사람 인연의 마지막이라고 믿었다.웨딩드레스와 결혼식에 대한 설렘 같은 건 이미 세월 속에 닳고 닳아 감히 꺼내 볼 수도 없는 꿈이 되어 버렸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주민혁은 바로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고 목소리는 더없이 진지했다.그는 최수빈과 결혼하고 싶은 것은 물론 그녀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최수빈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그러자 주민혁이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와 차갑게 식은 손끝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여주었다.“너무 빠르다고 느껴져?”최수빈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직도 눈빛에는 꿈에서 덜 깬 듯한 어렴풋한 기색이 남아 있었다.그녀는 가볍게 고개를 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에 주민혁은 낮게 웃으며 손을 들어 그녀의 이마에 흘러내린 잔머리를 정리해 주었다.손끝의 온기가 피부에 닿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놓였다.“괜찮아. 네가 빠르다고 느끼면 난 기다릴 거야. 네 마음이 완전히 정해지는 날, 그
주민혁은 최수빈을 감싸고 있던 팔을 풀었다. 그리고 살짝 몸을 숙여 그녀와 눈높이를 맞췄다.진심이 가득한 눈빛에는 조금 긴장한 기색도 엿보였다.“맞아. 아직 대답은 안 했지.”그가 잠시 말을 멈췄다.그러나 이내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말했다.“너랑 결혼하고 싶다는 건 나 혼자 바라고 있는 일이야. 너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선물하고 싶어. 모두가 알게 하고 싶거든. 네가 나 주민혁의 아내라는 걸.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들을, 전부 네 앞에 가져다주고 싶어.”최수빈은 그를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눈가와 입가에는 행복해 보이는 기색이 가득했다.그녀는 손을 뻗어 주민혁의 손가락에 살며시 걸었다.손끝이 닿은 순간, 주민혁은 몸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으나 곧 최수빈과 손을 마주 잡았다.부드럽지만 힘 있는 동작이었다.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자 공기 속에는 달콤한 기운이 은은하게 번져 갔다.서문영은 옆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눈치 있게 조용히 물러나 두 사람만 남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최수빈은 주민혁의 품에 기대어 다시 웨딩드레스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아, 맞다. 아까 병실에서 미연이가 그랬는데...”주민혁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뭘?”“우리랑 같이 결혼식 올리고 싶대요. 그렇게 하면 더 떠들썩하고 좋을 것 같다고요. 우리는 제일 친한 친구니까, 같이 결혼식을 올리면 겹경사가 아니냐고 했어요.”주민혁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피식 웃으며 최수빈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눈빛에는 애정이 가득했다.“난 또 뭐라고. 안 될 게 뭐 있어?”그의 입가에 떠 있는 미소가 더욱 환해졌다.“육 대표님도 속으로는 간절히 바라고 있을 거야. 그 사람이 미연 씨를 얼마나 아끼는지 우린 다 알고 있잖아. 그럼 미연 씨네도 같이 결혼식 올리는 거로 하자.”최수빈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역시 동의
엘리베이터가 지하 주차장에 도착하자 주민혁은 최수빈의 손을 잡고 익숙한 검은색 벤틀리 쪽으로 걸어갔다.그런 다음 조수석 문을 열어 그녀가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운전석으로 돌아가 차에 올랐다.차는 천천히 병원 주차장을 빠져나와 아침 출근길 차량들 사이로 스며들었다.최수빈은 창가에 기대어 빠르게 뒤로 밀려나는 거리 풍경을 바라보았다. 마음속 의문은 점점 더 짙어졌다.그녀는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주민혁을 슬쩍 바라보았다. 옆모습이 차가우면서도 단정했다.그는 늘 그렇듯 말없이 모든 걸 준비해 놓고, 아무렇지 않은 듯 최수빈의 마음에 생긴 주름까지 정확히 펴 주었다.차는 삼십 분 남짓 달린 끝에, 짙은 녹음 속에 숨어 있는 한 단독 별장 앞에 멈춰 섰다.별장의 외벽에는 푸른 담쟁이덩굴이 가득 타고 올라가 있었는데 입구에는 오래된 느낌의 나무 간판 하나가 세워져 있었다.위에는 단아한 글씨체로 두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금재]최수빈의 눈이 살짝 커졌다. 그녀도 이곳을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금재’의 디자이너 서문영은 국내 최정상급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였다. 그녀의 디자인은 독특하면서도 부드럽고 동시에 품격 있는 분위기를 지녀 명문가의 딸들이 결혼할 때면 일부러 이곳을 찾아와 웨딩드레스를 맞출 정도였다.하지만 서문영은 워낙 조용하고 까다로운 성격으로 유명했다. 대량 주문은 받지 않았고 웨딩드레스를 부탁하려면 오래전부터 예약해야 할 뿐 아니라 그마저도 인연이 닿아야 가능했다.“왜 나를 여기로 데려온 거예요?”최수빈의 목소리에는 놀랍다는 기색이 가득했다.그러자 주민혁은 시동을 끄고 다정한 미소가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들어가 보면 알아.”먼저 차에서 내린 그는 조수석으로 돌아와 최수빈을 위해 문을 열어 주었다.그렇게 최수빈은 주민혁을 따라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치자꽃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거실은 간결하면서도 우아했다.원목 가구들이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고 벽에는 서문영의 디자인 스케
자신이 이대로 죽는구나 싶던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구해 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 사람의 품은 따뜻했으며 익숙한 향이 났다.바로 육민성이었다.송미연은 그를 깨우려는 듯, 손가락을 아주 살짝 움직였다.얕은 잠을 자고 있던 터라 육민성은 그 순간 번쩍 눈을 떴다.고개를 들고 송미연과 눈이 마주친 순간, 육민성의 눈동자가 환하게 밝아졌다. 마치 밤하늘 가득 별빛이 켜진 것처럼 말이다.“미연 씨! 깼어? 몸은 어때? 어디 불편한 데 없어? 목은 아직 아파? 물 마실래?”송미연은 입을 열어 무언가 말하려 했다.하지만 목 안이 여전히 따끔거려 겨우 희미한 목소리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나... 괜찮아요. 오빠는... 안 잤어요?”“나 안 졸려.”육민성은 애써 웃어 보였다.그러고는 서둘러 따뜻한 물을 한 컵 따른 뒤, 면봉에 물을 살짝 묻혀 조심스럽게 그녀의 입술을 적셔 주었다.“의사 선생님이 방금 깨어났을 땐 물 많이 마시면 안 된다고 했어. 일단 입술부터 적시자.”송미연은 그가 한없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이런 육민성의 모습은 처음이었다.평소의 그는 늘 어딘가 여유롭고 장난기 섞인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말도 안 될 만큼 다정했다.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최수빈과 주민혁이 아침 식사를 들고 들어왔다.송미연이 깨어난 것을 본 순간, 최수빈의 눈가가 단숨에 붉어졌다.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침대 곁으로 다가와 송미연의 다른 한 손을 꼭 붙잡았다.“미연아, 드디어 깨어났구나! 괜찮아? 어디 불편한 데 없어? 나 정말 깜짝 놀랐잖아!”“나 괜찮아.”송미연은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대답했다.주민혁은 한쪽에 서서 정신을 차린 송미연을 바라보았다. 밤새 굳어 있던 그의 표정도 그제야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이윽고 그가 육민성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CCTV 확인했어요. 에라가 미연 씨를 민 게 맞습니다. 증거는 이미 경찰에 넘겼고 지금 체포하러 갔어요. 도망 못 갈 거예요.”육민성은
다음 날 아침.최수빈은 바삐 움직이며 주예린을 등원시켰다.두 사람이 어린이집 대문 앞에 막 도착한 그때 주시후도 마이바흐 차량에서 내렸다.아이의 손에는 RC 비행기가 들려있었다. 지난번에 병원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모델이었다.장난감을 사준 사람은 다름 아닌 박하린으로 아이의 요구에 맞춰 미사일 발사도 되는 전투기로 사주었다.지난번에 가지고 놀았던 것도 어린이집 아이들에게 반응이 매우 좋았기에 주시후는 지금 잔뜩 들떠있었다.주시후는 주예린과 최수빈을 보더니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씩 웃었다.“이런 건 처음 보죠?”
송미연이 코웃음을 쳤다.“박하린이면 그 위장 여사친?”육민성이 고개를 갸웃하며 비서를 바라보았다.“따로 약속을 한 기억은 없는데?”“어제 운상 쪽 대표님이 연락을 드렸잖습니까. 협력 건 때문에 오늘 사람을 보내겠다고.”최수빈은 운상이라는 말에 눈을 깜빡였다. 운상은 주상 그룹의 계열사로 항공우주 산업을 담당하고 있다.‘주민혁은 보통 본사로만 출근하고 운상 일에는 크게 간섭하지 않는데?’육민성은 그제야 뭔가 기억이 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맞은편 복도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 얘기를 나누며 다가왔다.“왜 형은 이런
최수빈이 다시 돌아온 것을 본 진승우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그녀를 도발했다.“왜, 또 물을 뿌리시게?”사실 최수빈은 그간 꽤 많이 그를 봐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조금도 참고 싶지 않았다.“말 가려서 해. 미친 망아지라는 소리를 들어놓고도 아직도 그 입을 놀리고 싶어?”최수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선배랑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했지? 그럼 어디 증거를 대봐.”진승우가 코웃음을 치며 답했다.“어떤 사이인지 안 봐도 뻔한데 증거가 왜 필요해?”“그 말은 증거가 없다는 소리네?”진승우의 얼굴이 확 어두워졌다
최수빈은 잠시 멈칫했다. “네.”주민혁은 당연히 학부모회에 참석할 시간이 없을 테고 그녀도 갈지 말지 불필요하게 묻지 않을 것이다....학부모회의 당일 최수빈은 일찍부터 준비를 마치고 어린이집에 도착했다.어린이집에는 부모들이 모두 나란히 참석해 있었다.주예린은 엄마가 온 걸 보고 기쁨에 겨워 달려 나가 그녀를 안았다. “엄마.”최수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주예린이 최수빈의 뒤를 바라보았지만 아빠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최수빈도 딸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몸을 굽혀 말했다. “엄마 혼자 학부모회에 왔는데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