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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Author: 금붕어
주선웅은 손에 들고 있던 옥패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웃었다.

“왜? 민혁아, 형이 돌아온 게 그렇게 반갑지 않아? 나도 다 주씨 가문을 위해서 하는 일이야. 이렇게 어린아이를 밖에 내버려 둬서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손가락질하게 둘 순 없잖아.”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일부러 도발하듯 덧붙였다.

“게다가 이 아이에게는 주씨 가문의 피가 흐르잖아. 아빠라는 사람이 언제까지 모른 척할 생각이야?”

“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

주민혁이 비웃듯 말했다.

“이미 보낸 애를 왜 다시 데려와?”

주시후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주기훈이 책상을 세게 치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주시후를 가리키더니 이렇게 소리쳤다.

“네가 인정하든 말든, 세상 사람들은 저 아이를 네 자식으로 알고 있어! 네 형이 직접 데려왔으니까, 이제 넌 애 책임지고 키워야 해! 안 그러면 주씨 가문 이미지는 끝장이야. 회사 주가도 흔들릴 텐데 네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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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5화

    “우리는 그저 네가 아이를 받아들이고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마련해 주길 바랐을 뿐이야. 굳이 이렇게까지 일을 키울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회사 자원은 주씨 가문의 정통 후계자를 위해 쓰는 거지, 아무렇게나 나눌 수 있는 게 아니야.”“정통 후계자?”주민혁이 비웃듯 웃었다.“형 말은, 내가 주씨 가문의 후계자인데도 자원 배분을 결정할 자격조차 없다는 뜻이야?”주선웅은 고개를 저었다.“그런 뜻이 아니야. 다만 이 일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자는 거지.”“신중하게?”주민혁이 한 걸음씩 다가섰다.“아이를 데려올 때는 신중했어? 그때는 아무 생각도 안 하다가 이제 와서 점잖은 소리 하네.”두 사람의 분위기가 날카로워지자 주기훈이 급히 끼어들었다.“그만들 해! 그냥 보통 아이처럼 키우면 되지, 무슨 후계자 타령이야?”주씨 가문 저택 거실에는 숨 막히는 정적이 내려앉았다.주선웅은 여론과 가문의 압박 앞에서 주민혁이 결국 물러날 거라 확신하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주민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아이를 데려온 사람이 책임지는 걸로 하죠.”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제 조건은 하나예요. 전 저 아이 인정 못 합니다.”“이 자식이 감히!”주기훈이 책상을 치고 벌떡 일어나더니 손가락으로 주민혁을 가리키며 온몸을 떨었다.“밖에서 주씨 가문에 대해 뭐라고 떠드는지 알아? 네가 아이를 부정하면 가문 전체가 손가락질을 당해! 이렇게 가문의 체면에 대해 신경 안 쓸 거면 당장 지분 내놓고 가문에서 나가!”“여보, 안 돼요!”진서령이 다급히 일어나 주기훈의 팔을 붙잡았다.“민혁이는 주씨 가문의 중심이에요. 회사도 저 아이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씀을 하세요!”주민혁은 분노로 일그러진 아버지의 얼굴을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제가 이 가문을 위해 몇 년을 바쳐 일했는지 아세요? 사업을 따오고 위기도 막아냈는데... 결국 제가 한 모든 노력이 가문을 위한다는 형의 말 한마디보다 못한 겁니까? 결국 이유는 하나죠. 형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4화

    주선웅은 손에 들고 있던 옥패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며 웃었다.“왜? 민혁아, 형이 돌아온 게 그렇게 반갑지 않아? 나도 다 주씨 가문을 위해서 하는 일이야. 이렇게 어린아이를 밖에 내버려 둬서 사람들이 우리 가문을 손가락질하게 둘 순 없잖아.”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일부러 도발하듯 덧붙였다.“게다가 이 아이에게는 주씨 가문의 피가 흐르잖아. 아빠라는 사람이 언제까지 모른 척할 생각이야?”“그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야.”주민혁이 비웃듯 말했다.“이미 보낸 애를 왜 다시 데려와?”주시후는 그 말을 듣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주기훈이 책상을 세게 치며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주시후를 가리키더니 이렇게 소리쳤다.“네가 인정하든 말든, 세상 사람들은 저 아이를 네 자식으로 알고 있어! 네 형이 직접 데려왔으니까, 이제 넌 애 책임지고 키워야 해! 안 그러면 주씨 가문 이미지는 끝장이야. 회사 주가도 흔들릴 텐데 네가 책임질 수 있겠어?”진서령이 급히 다가와 주민혁의 팔을 붙잡더니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민혁아, 아버지 말 좀 들어. 저 아이 너무 불쌍하잖니. 집에 두고 우리가 함께 돌보면 밖에서 고생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주나연도 한숨을 쉬며 거들었다.“그래, 민혁아. 지금은 감정을 내세울 때가 아니야. 일단 아이를 집에 두고 소문부터 잠재우자.”주민혁은 눈앞에 선 가족들을 바라보며 속으로 피식 냉소했다.주기훈이 신경 쓰는 건 언제나 주시후의 삶이 아니라 가문의 체면이었다.주선웅 역시 가문을 위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그에게 주시후를 떠안기고 이미지를 망가뜨리려는 속셈이었다.친아들을 버린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히면 주씨 가문을 이끌 자격이 없다는 공격을 퍼붓기 쉬워지니 말이다.“아들로 칠 수 있습니다.”잠시 침묵하던 주민혁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는 주기훈과 주선웅을 날카롭게 바라보았다.“대신 후계자의 신분으로 키워줘요. 최고의 가정교사를 붙이고 최고의 학교에 보내고 주씨 가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3화

    려운은 주선웅이 주시후를 데려갔다고 했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주선웅은 원래 계산 없이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한 수, 두 수 앞을 내다보는 인물이었다. 확신이 없으면 절대 행동하지 않는 성격이기도 했다.그가 주시후를 데려가면 주민혁이 즉각 움직일 건 뻔했다.경계할 뿐 아니라 분노할 수 있다는 것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왜 이렇게 성급하게 판을 드러낸 걸까?단순히 아이를 협상 카드로 쓰려는 목적이었다면 훨씬 조용하고 은밀하게 처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굳이 이렇게 빠르게 존재를 노출할 필요는 없었다.최수빈은 깊게 미간을 찌푸렸다.그 순간, 머릿속에 하나의 생각이 스쳤다.바로 주선웅의 진짜 목표는 주시후로 주민혁을 협박하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오히려 이 일을 미끼로 삼아 주민혁을 주씨 가문 저택으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일 가능성이 컸다.저택은 주기훈의 영역이자 주선웅이 수년간 세력을 쌓아온 곳이었다.때문에 주민혁이 그곳으로 돌아가는 건, 그들 부자가 짜 놓은 덫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었다.이 정도는 최수빈조차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인데 주민혁이라면 당연히 모를 리 없었다.그런데도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해졌다.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최수빈이 곧바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주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신호음 하나하나가 심장을 두드리는 것처럼 답답하게 느껴졌다.“여보세요?”마침내 주민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동하느라 쉰 기색이었고 그와 함께 차가 달리는 소리도 섞여 있었다.“지금 어디예요?”“교외로 가는 중이야. 그 사람들이 저택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려 비서가 말했거든.”그의 목소리는 침착했다.“왜?”최수빈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이거 함정일 수도 있어요. 선웅 씨가 일부러 민혁 씨를 저택으로 유인하려는 걸지도 모른다고요. 그 사람이 정말 거기에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휴대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최수빈은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떠올릴 수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2화

    최수빈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이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주민혁을 노리고 벌인 일이었다.어제 주시후의 등장은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 언쟁이 일어나길 유도하고 그 장면을 찍어 이슈로 키우기 위해서 누군가 일부러 레스토랑에 나타나게 한 게 분명했다.최수빈은 미간을 세게 찌푸린 채 기사 화면을 캡처해 저장하고 주민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뉴스 봤어요. 잘 처리할 수 있겠어요?]잠시 후 답장이 왔다.[신경 쓰지 마. 내가 처리할게.]그 짧은 문장을 보고 나서야 최수빈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날 오후, 주민혁은 은산시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긴급회의를 열고 홍보팀에 이번 여론 사태를 전담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그는 주기훈이 말한 것처럼 연기를 하며 주시후를 데려오지 않았다.대신 이러한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주시후는 그의 친자가 아니며 박하린의 아이라는 점, 당시 박하린이 양육이 어려워 최수빈과 함께 잠시 돌봤을 뿐이라는 점, 이후 박하린이 귀국하면서 아이를 다시 데려가 직접 키우게 됐다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아이가 보육원에 들어가게 된 이유 역시 박하린이 수감되면서 보호자가 사라졌기 때문이며 이는 정상적인 사회적 보호 조치일 뿐 유기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설명했다.해명문이 공개되자 온라인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지기 시작했다.여전히 의심을 거두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주민혁이 친자 관계가 아님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시하자 대다수는 이 사안을 차분히 바라보기 시작했다.주기훈은 입장문을 보고 분노해 휴대폰을 집어 던질 뻔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체면은 상하지 않았지만 모든 공격의 틈을 완전히 막아버린 대응이었다.그가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식이었다....퇴근하던 길, 최수빈은 려운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설명할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와 그녀는 급히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에요? 민혁 씨 쪽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거예요?”“수빈 씨, 대표님 문제가 아니라... 주선웅 씨 쪽에서 움직임이 있습니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1화

    “6개월 정도 됐을 때부터.”최수빈은 잠시 말을 멈췄다.“그렇게 빨리요?”애초에 박하린을 잘 돌봐 달라고 했던 송지훈의 유언이 있었다.주민혁은 이를 당연히 받아들였었으나 나중에 일의 진상을 깨닫고 나서는 바로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다.하지만 그때는 이미 최수빈이 아이와 정이 든 탓에 차마 떼어놓을 수가 없었던 것이었다.그리고 마침 1년쯤 지나 주변 상황도 급격히 불안해졌다.여러 일들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그렇게 굳어졌다.게다가 욕심이 많은 박하린은 결과적으로 최수빈과 주예린을 지켜주는 방패 역할까지 하게 됐다.주민혁은 세상을 다 품을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었다.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최수빈과 주예린의 안전뿐이었다.최수빈은 그가 지난 세월 얼마나 힘들게 버텨왔는지, 어떤 사정들을 품고 살아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그래서 시선을 내리깔고 더는 묻지 않았다.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에게 더 캐물어 봐야 소용없으니 말이다.어차피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었다....다음 날 새벽, 날이 채 밝기도 전에 주민혁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주기훈이었다.“지금 당장 뉴스 봐! 빨리!”전화를 받자마자 분노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인터넷이 난리야! 주씨 가문을 웃음거리로 만들 작정이냐? 위에서도 이미 연락 왔다! 당장 처리해!”상황을 알아차린 주민혁인 고개를 숙여 뉴스 앱을 열었다.실시간 검색어 상단에는 ‘주씨 가문, 아이를 유기하다’ 라는 제목의 뉴스가 올라와 있었다.어제 레스토랑에서 주시후가 울부짖던 장면이 그대로 사진으로 실려 있었고 기사 내용은 자극적으로 살이 붙어 있었다.[주상 그룹 후계자 주민혁, 친아들을 냉정하게 보육원으로 보내...]댓글 창은 그와 주씨 가문을 향한 비난으로 가득했고 심지어 과거의 각종 소문들까지 끌어와 파헤치고 있었다.왜곡된 기사들을 바라보며 주민혁은 헛웃음을 흘렸다.“이제 와서 조급해지신 거예요? 그때 시후를 데려갈 때는 왜 아무 말도 안 하셨죠? 그동안 가문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90화

    주시후는 애초부터 박하린이 주민혁에게 접근해 주씨 가문의 안주인이 되기 위해 내세운 명분에 불과했다.그리고 지금 와서 보니 주시후는 애초에 송지훈의 아이도 아니었다.그렇지 않았다면 주민혁이 이토록 냉정할 리가 없었다.주시후가 울면서 달려들어 잘못을 빌던 모습은 예전에 사고를 쳤을 때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하지만 최수빈은 알고 있었다. 그건 진심에서 나온 반성이 아니라 더는 갈 곳이 없어서 택한 임시방편이라는 것을.보육원에서 힘든 생활을 하다 보면 한때 자신에게 ‘잘해 주던’ 사람을 다시 보았을 때, 그를 붙잡고 싶어지는 게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그 연민에 마음이 흔들려 다시 주시후를 곁에 두는 건 스스로 위험을 끌어들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박하린이 이미 아이의 가치관을 완전히 비틀어 놓은 뒤였다.지금의 주시후는 자기 이익만을 먼저 보는 아이가 되어 있었고 언제든 질투심 때문에 주예린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었다.그래서 최수빈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마음속으로 수없이 갈등하고 있었다.그때 식당 입구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려운이 서둘러 안으로 들어왔다.주민혁에게서 메시지를 받자마자 달려온 것이었다.그는 최수빈의 다리를 붙잡고 울고 있는 주시후를 보자 망설임 없이 다가가 아이를 번쩍 안아 들었다.“두 분, 늦어서 죄송합니다.”려운은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뒤, 품 안에서 버둥거리는 주시후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가자. 보육원 원장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계셔.”“안 가요! 다시는 안 가요!”주시후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손발을 휘두르고 려운의 품에서 뛰어내리려 안간힘을 썼다.그러다 옆에 서 있는 주예린을 발견하자 마치 분노를 쏟아낼 대상을 찾은 듯 눈빛이 돌변했다.아이는 손가락으로 주예린을 가리키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쳤다.“다 너 때문이야, 진짜 못됐어! 네가 있어서 아빠랑 엄마가 나를 싫어하게 된 거라고! 네가 우리 아빠랑 엄마를 다 빼앗았어! 난 네가 싫어! 넌 죽어야 해!”그 말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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