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해는 공손하게 핸드폰 속에서 사진을 찾아 TV에 띄우고 설명하기 시작했다.“최씨 가문의 아들은 네 명이고, 둘째와 셋째는 쓰레기들이라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첫째 최산하와 넷째 최산호는 꽤 이름이 있습니다. 이 둘은 본인 능력도 괜찮고 기본적으로 부산 용문당 원로들의 지지를 받습니다. 최산하는 이전 부회장인 인재윤과 동맹관계이고 최산호는 부회장 우충식과 한 편입니다. 이 둘 부회장들은 부산 용문당에서 실세라고 불리는 큰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두 최씨 형제를 그냥 돕는 게 아닙니다. 양측 모두 약속한 게 있는데, 그건 바로 최씨 가문에서의 지위가 올라가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되게끔 뒤에서 돕는 것입니다. 최씨 가문이 부산 용문당에서 영향력을 큰 것은 분명합니다. 지위를 높이는데 최씨 가문의 지지가 없으면 힘듭니다.”공진해는 또 다른 사진을 찾아 계속 말했다.“그리고 이 사람은 부회장 세 명 중 유일하게 중립을 지키고 있는 주학진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아 아직 목적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외지인이 보기에 이들은 부산 용문당 회장 일을 묻지도 또 알아보지도 않는 거 같습니다.”김예훈은 책상을 툭툭 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흥미롭군요. 간단하게 말하면 첫째, 최씨 가문의 최산하와 최산호 두 사람은 지위를 높일 기회가 있고, 둘째, 부산 용문당 두 부회장인 우충식과 주학진은 각자 목적이 다르다는 거죠? 이렇게 보면 지금까지 최산호와 우충식의 동맹이 가장 끈끈한 거 같네요?”공진해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추가했다.“김 대표님, 인재윤을 까먹으신 거 같습니다!”감예훈은 대답하지 않고 오히려 오정범이 담담하게 말했다.“인재윤은 이제 없는 사람이야.”말이 끝나자 공진해는 부들부들 떨었다.이전에 인씨 가문 사람들이 기세등등하게 성남시에 갔다고 들었는데, 지금 그 결말이 어떻게 됐는지 알게 됐다.이 소름 돋는 소식을 빠르게 인지하고 공진해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김 대표님, 그렇게 보면 최씨 가문 중에 최산호가 지위를 높
공진해와 도적구자는 부산에 와서 많은 것들을 준비해 놓아서 지금 김예훈이 행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김예훈이 행동한다면 정말로 일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생각을 마친 김예훈이 말했다.“지금 먼저 손을 쓰면 감내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그들이 우리를 공격하게 만들어요! 개 같은 자들을 다 때려눕히고 사태를 수습해요. 심씨 가문 소식은 있나요?”김예훈이 화제를 돌렸다.“심씨 가문...”공진해가 난처한 표정으로 잠시 뒤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김 대표님, 제가 무능한 탓입니다. 요 며칠 이미 각종 루트로 심씨 가문 소식을 알아내려 했지만, 이 일만 알아보려 하면 사람들이 하나씩 사라집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 저희를 감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능력 좋은 사람들을 몇 명 잃고 나서 저도 더 이상 알아보기를 멈췄습니다.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지는 김 대표님이 시키시는 대로 하겠습니다.”김예훈은 이상하게 여겼다.“공진해 씨가 훈련한 정보통들도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하고 사라진 거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건가요?”공진해가 끄덕였다.“조금 흥미롭네요. 심씨 가문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한 거 같아요. 우선 공진해 씨 사람들을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못하게 하세요. 제가 직접 나섭니다.”공진해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성남시 쪽은 상황이 어떤가요?”김예훈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아번엔 오정범이 직접 말했다.“제가 오늘 아침에 박인철과 연락을 했는데, 형수님 쪽은 아무 문제 없다고 합니다.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아마 일주일이면 경기도 정씨 가문 전체가 부산으로 이사 올 거 같습니다.”“일주일이라.”김예훈이 눈을 가늘게 떴다.“그렇다면 일주일 안에 모든 일들을 끝냅시다.”김예훈은 정민아가 위험한 곳에 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정민아가 부산에 도착하기 전에 위험 요소들은 전부 없애 버리는 것이다.그러나 부산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용문당, 심씨 가문, 일본 등 여러 일들이
“쓰레기 같은 게! 네가 아직도 부산 용문당의 수석 제자인 줄 알아? 최도련님이 음식을 대접한 건 네 체면을 차려 준 거야! 그런데, 중간에 자리를 나와? 정말로 죽고 싶구나? 시원하게 최도련님 의견을 따르고 주식을 가져오면 부귀영화를 누리고 평생 돈방석에 앉아서 살 수 있다니까! 그런데 네가 그걸 안 했는데 누굴 탓해! 얘들아, 이 여자 끌고 가서 최도련님 앞에 다시 앉혀!”말하면서 맨 앞에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그대로 진윤하의 뺨을 몇 번 내리쳐 진윤하가 의식을 잃을 뻔했다.그러나 진윤하는 정신을 붙잡고 김예훈 등 사람들이 있는 곳을 보고 희미하게 말했다.“살려주세요...”팍맨 앞에 있던 남자가 또 뺨을 때리며 차갑게 말했다.“살려주세요? 누가 널 살려주겠어? 누가 우리 최도련님과 맞서겠어!”말이 끝나자, 그는 김예훈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잘 들어! 너희는 지금 아무것도 못 본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거라고! 안 그러면 목숨 내놓을 준비 하는 게 좋을 거야!”말일 끝나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우르르 달려와 진윤하를 데리고 나갔다.“내가 나가도 된다고 말했나?”김예훈은 아무렇지 않게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남아서 부신 물건들 배상하면 살려는 줄게.”말하며 김예훈은 진윤하를 한번 쳐다봤다.진윤하는 최종호가 죽고 김예훈에게 복수한다고 떠들어댄 유일한 사람이다.인재윤 같은 사람들과 비교하면 훨씬 고상해서 김예훈은 진윤하의 그런 점들을 높게 산다.안 마주쳤으면 몰라도 오늘 마주쳤으니 이 일을 김예훈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중요한 건 김예훈은 갑자기 진윤하가 부산 용문당 일에 쓰기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일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전임 회장의 수석 제자가 있으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주학진을 끌어내리기 쉬워질 것이다.짧은 순간이었지만 김예훈은 많은 생각을 했다.“남으라고? 배상하라고? 살려는 주겠다고?”맨 앞에 있던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친구야. 지금 너랑 말하고
최산하를 보자 김예훈은 이전에 인재윤이 왜 최산하와 동맹을 맺으려 했는지 이해가 갔다.최산하는 딱 봐도 부잣집 도련님 같아서 이런 사람이 가주가 되는 일을 도와주면 무조건 따 놓은 당상이 되기 때문이다.심지어 인재윤은 최산하을 이용해 오산그룹을 장악하고 심지어 최씨 가문 전체를 손에 넣을 수 있다.인재윤의 계획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려서 지금은 황천길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다.“인규야, 쓰레기 좀 잡아 오랬더니 뭘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앞으로 걸어 온 최산하는 곧바로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의 얼굴을 내리쳤다.“우리 최씨 가문은 일 처리를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을 가문의 법으로 처리하는 거, 알아 몰라? 내가 지금 바지를 이미 반 이상 벗었는데 아직도 데리고 오지 못하면 어떡하니. 지금 나랑 장난해?”놀라 얼굴이 창백해진 김인규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최 도련님, 잘못했습니다. 도련님의 흥이 깨진 건 전부 제 잘못입니다. 그러나 제 탓만 있지 않습니다. 저 외지인들이 자신들이 나라를 세운 것처럼 여자 한 명 구해서 영웅 놀이 하려고 했습니다. 저보고 진윤하를 넘기라는 것도 모자라 20억을 내놓으랍니다.”“뭐라고? 아직도 이렇게 주제도 모르는 애들이 있다는 말이야? 분명 우리 용문당이 이미 다 밟아 죽였던 걸로 기억하는데?”화가 잔뜩 나 살벌한 표정의 최산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친구야. 내 사람을 데려가고 싶어? 내 돈을 달라고? 네가 뭔데? 너희 외지인들은 돈만 조금 있으면 우리 부산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게다가 여자를 구해서 영웅 한 번 돼보겠다고? 네 주제도 모르는 거야?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 우리가 죽인 너희 같은 쓰레기들은 매년 백 명, 아니 천 명은 될 거야. 부산은 우리 지역이야! 내가 곧 법이라고! 그 누가 와도 우리한테는 비빌 수 없어! 근데 네가 도대체 뭔데?”지금 최산하는 물고 있던 시가를 김예
스윽오정범은 긴말하지 않고 그대로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들을 들이박고는 진윤하를 낚아채 공진해에게 넘겼다.도적구자도 앞으로 나와 조용히 진윤하를 자신의 뒤에 있게 했다.“개자식! 지금 우리 앞에서 감히 손을 써?”화가 난 김인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총기를 꺼내 오정범에게 겨눴다.“내가 오늘, 네 목 딴다!”김인규가 총기를 발사하기도 전에 오정범은 차갑게 웃으며 그대로 달려갔다. 그 누구도 정신을 못 차릴 만큼 눈 깜짝할 사이에 김인규 앞까지 달려가 손으로 한번 내리치더니 손에 있던 총구가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이런 작은 인물들은 김예훈이 나설 필요가 없다.오정범 한 명만 나서도 아무도 못 이긴다.“내 목을 따?”오정범이 차갑게 말했다.“내가 조직에서 뒹굴 때 넌 길거리에서 흙이나 만지면서 놀았어!”말이 끝나자,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의 머리를 잡고 그대로 대리석 바닥에 내리쳤다.팍소리가 울려 퍼지고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는 바닥에 쓰러진 채로 몸이 축 처졌다.최산하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놀라 당황하며 몸이 굳었다. 이들은 김예훈 옆에 있는 경호원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힘이 셀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이곳은 그들의 지역이다!지금 이들 지역에서 최산하 밑에 있는 최고의 보디가드가 이렇게 쓰러졌다.어디서 온 힘인지?어디서 온 배짱인가?최산하는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곧이어 최산하 옆에 있던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가 한둘씩 허리춤에서 총기를 꺼내 김예훈과 오정범을 향해 겨눴다!“모두 무릎 꿇어! 안 그러면 쏜다!”최산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양복 입은 덩치 큰 남자는 모두 총을 장전했다.현장은 긴장감이 흐르며 일촉즉발의 상황이다.“범이 형님, 솜씨가 서툴러요.”소파에 앉아 있던 김예훈이 드디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그 순간 수많은 총구가 김예훈의 머리를 겨눴다.김예훈은 이런 사람들에게 방아쇠를 당길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김예훈은 몸을 움직여 그대로 앞으로 달렸다. 빛의 속도로 달려가 최산하가 정신을 차
양복을 입은 덩치 큰 남자들은 모두 표정이 일그러지며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쩔 줄 모르고 있다.그리고 최산하는 손바닥 자국이 선명하도록 얼굴을 맞아 빨갛게 퉁퉁 부었고, 눈가는 떨리고 있었다.“개자식, 내가 똑똑히 말해주겠는데, 네가 누구든, 네가 어디서 온 녀석이든, 네가 누굴 믿든! 오늘 나를 못 죽이면 내일 내가 너희 가족을 전부 죽일 거야! 나 최산하는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아!”김예훈은 귀찮다는 듯 입을 쭉 내밀며 총기로 최산하의 턱을 누르고 뺨을 날렸다.퍽.“내가 너 못 죽일 거 같아?”퍽.“지금 네까짓 게 감히 우리 가족을 죽인다고 말해?”퍽.“내가 너무 착하게 말했지?”퍽.“누가 너한테 센 척 해도 된다고 말했어?”하도 맞아 어지러운 최산하가 소리쳤다.“나는 한 말은 지켜!”김예훈은 한숨을 쉬더니 온화한 웃음을 짓고 말했다.“지금 보니까 내가 너한테 너무 인자했어.”말을 마치고 김예훈은 최산하의 머리를 잡고 대리석 테이블에 그대로 내리쳤다.빠직.소리가 나더니 테이블에 균열이 일어났다. 퉁퉁 부은 최산하는 이제 머리에 피가 나기 시작했다.김예훈을 멍청이로 봤던 같이 온 여자들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하고 표정이 일그러진 채로 놀라 뒷걸음질 쳤다.김인규 등 사람들은 모두 이를 바득바득 갈았지만 앞으로 나서려 할 때 오정범이 잽싸게 막아섰다.최산하는 아마 이 나이 먹고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맞은 것이다. 지금 머리는 피로 흠뻑 젖었고 어지러워 곧 쓰러지기 직전이었다.얼굴이 피범벅이 된 최산하가 소리쳤다.“나쁜 놈. 감히 내 머리를 때려? 넌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섭지도 않아?”퍽.김예훈은 총기를 들고 그대로 최산하의 얼굴을 내리쳤다. 순간 잔인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김인규 등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 김예훈 손에 있는 총기는 장전한 상태로, 만약 방아쇠가 당겨지기라도 했다면 최산하는 이미 죽었다.자리에 있던 여자들은 모두 자기 입에서 어떤 소리도 새어 나가지 않게 막았다.지금 김예훈의
“날 죽이려는 사람이 만 명은 안 됐지만 팔천 명 정도는 됐거든?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최산하 넌 정말 급이 안 돼.”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그런데, 오늘은 네 그 목숨을 어떻게 부지할지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말을 하며 김예훈은 최산하의 시가를 그대로 뺏어서 최산하의 입에 욱여넣고 입을 막았다.“웁.”최산하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그리고 밀려오는 고통에 온몸을 떨며 욕조차 내뱉을 수 없었다.개량 한복을 입은 여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들은 김예훈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고 매우 건방지다고 생각했다.작은 부산으로 온 멍청한 외지인 몇몇이 감히 최도련님에게 도전장을 내민다?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외지에서 온 촌뜨기가 무슨 자격으로 최도련님을 건드려?“친구야. 너 이렇게 최 도련님을 대하면 너는 내가 직접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최산하가 만신창이가 된 모습을 본 김인규는 다음에는 자기가 어떻게 될지 눈에 훤히 보였다.“내가 오늘 여기서 맹세하는데, 난 절대로 널 그냥 보내지 않을 거야!”현장은 난리 통이었다.빠직.김예훈은 최산하의 왼손을 잡고 그대로 부러뜨렸다.최산하는 끝내 돼지 멱따는 울음 같은 비명을 질렀다.김예훈은 실실 웃으며 김인규를 쳐다봤다.“방금 뭐라고 했어? 내가 잘 못 들어서 그러는데 다시 한번 말해줄래?”김인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개자식. 감히 최도련님의 손을 부러뜨려? 내가 똑똑히 말하는데...”빠직.김예훈이 발길질을 한번 하더니 최산하의 왼발도 그대로 부러졌다.“뭘 말해줄 건데? 큰 소리로 또박또박 말해봐!”왼손과 왼발이 부러진 모습을 보자 최산하는 고통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자 김인규 등 사람들 얼굴에 있던 분노는 공포로 바뀌었다.이들은 촌뜨기 같아 보이는 이 몇 녀석이 모두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 누구도 이런 거물을 감히 건드릴 수 없었다.“할 말 없어? 그럼, 이제 내가 말해도 되는 차롄가?”김예훈은 벽에
오 분 뒤.번호판이 없는 토요타 프라도가 클럽 문 앞에 멈춰 섰다.오정범 등 사람들은 진윤하를 데리고 차에 먼저 타 시동을 걸었다.그 뒤로 김예훈은 한 손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최산하를 질질 끌고 차 쪽까지 걸어 왔다.그러고는 최산하를 트렁크에 던지고 뒤를 돌며 차갑게 말했다.“우리가 나가는 건 최 도련님이 배웅하면 되니까 나머지는 여기서 두 시간 기다려. 두 시간 뒤 너희 최 도련님이 다시 돌아올 거야. 만약 누구라도 먼저 여기를 떠나기만 해봐. 한 명이 떠나면 손이고 두 명은 발이고 세 명은... 미안, 목밖에 안 남았네...”말을 끝내고 김예훈은 조수석에 앉아 창문을 내리고 손을 흔들며 떠났다.야심한 밤. 김인규 등 사람들은 이를 바득바득 갈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감히 나설 수 없었다.만약 그들이 알게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외지에서 온 촌뜨기들은 한다면 하는 사람들이다!...두 시간 뒤 부산 바닷가 근처에 있는 한 민박집에서, 공진해는 한 발로 대문을 열어버렸다.이곳은 그들이 이전에 아지트로 이미 인수한 곳이다.민박의 로비에 들어서자, 도적구자는 진윤하를 소파 위에 던져 놓았고, 오정범은 최산하를 구석에 던져 놨다.“형님들, 저는 이미 당신들을 안전하게 밖으로 모셔 왔으니 이제 가도 될까요?”최산하의 눈이 바들바들 떨렸다.“다들 허겁지겁 나왔잖아. 원래는 오늘 만나서 얘기 나누고 친목도 다지려 했는데, 정말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했어. 이제 앞으로 순조롭지만은 않을 거야. 계속 쓸데없는 말을 하면 너부터 가만 안 둬.”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하자 최산하는 순간 숨을 들이쉬며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김예훈은 소파 근처로 걸어가 진윤하의 맥을 한번 짚어보더니 오정범이 진윤하 목에 손을 넣어 토를 유도한 사실을 알아차렸다.얼마 후 진윤하는 헛구역질하더니 속에 있던 어젯밤에 마신 술과 약을 전부 토해냈다.그 후 진윤하는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아직도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진윤
“첫째, 오늘부터 골든 수비대는 김윤후가 책임져. 기존 책임자 김태빈은 안동 김씨 가문 집법부대에서 심문을 받아야 할 거야. 둘째,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별장을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내 명령 없이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해. 내 명령을 어기면 무조건 처형할 거야. 셋째, 용문당 집법부대 당주님이신 김예훈 씨는 지금부터 나의 귀한 손님이며 진주·밀양에서 나랑 동등한 신분을 누리게 될 거야. 김예훈 씨를 모욕하는 자는 곧 나를 모욕하는 것으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김승준은 말하면서 흐뭇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도 김승준을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수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김예훈은 자신이 그동안 진주·밀양에서 해온 일을 그가 안동 김씨 가문 수장으로서 분명히 다 알고 있다고 믿었다.분명 다 알고 있으면서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있으니 이건 사실 그의 태도를 보여주는 거였다.그를 위해 우산을 들어주던 성지우는 이때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잘생긴 것 외에는 별 볼 것 없는 김예훈이 왜 수장님에게 중요한 존재인지 몰랐다.하지만 평소에 명령을 잘 따르는 그녀는 이 순간에도 쓸데없는 말 없이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네.”김태빈은 ‘집법부대’라는 네 글자를 듣자마자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작은아버지, 저는 작은아버지 조카잖아요. 제가 얼마나 충성을 다했는데 저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작은아버지!”김승준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성지유의 손짓하나에 경호팀이 김태빈을 붙잡아 바로 헬리콥터 기내로 데려갔다.김태빈이 몰락하고 김윤후가 부상하면서 안동 김씨 가문에 거대한 파문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이로써 김예훈도 진주·밀양이라는 큰 무대에서 큰 부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의 귀한 손님을 건드리면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했다.한마디로 김예훈은 김승준 덕에 빛나는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할 수 있었다....김승준은 박연서의 방이
“네가 게임을 좋아하는 거라면 내가 함께해주지. 여기 빼낸 총알 다섯 알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다섯 집안을 대표하는 동시에 너의 자존심을 지켜준 거나 다름없어. 마지막 한 알은 한 남자가 반드시 해야 할 책임을 뜻하고. 이제부터 벌어질 일은 네 운명에 달렸어.”김승준은 말을 끝내자마자 총으로 김태빈의 오른쪽 어깨에 겨냥했다.그리고는 태연하게 방아쇠를 당겼다.퍽.굉음과 함께 김태빈은 온몸이 흔들렸고, 거대한 힘에 휩쓸려 그래도 옆으로 날아갔다.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그는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이를 꽉 깨물었다.‘첫 방에 맞다니. 정말 지지리도 운 없는 놈이네.’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김승준을 쳐다보았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이 능력도 있고 기개가 넘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이것도 당연한 것이 만약 이 정도의 능력이 없었다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의 들끓는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것이다.김태빈은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두 손이 모두 망가져서 지렁이처럼 바닥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었다.그의 부하들은 모두 무릎을 꿇고 있었고, 아무도 그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이 순간 김태빈의 눈빛에는 원망이 가득했다.예전에는 무슨 잘못을 저지르든 몇 마디 꾸중만 들었을 뿐이다.어차피 김승준은 자식이 없어서 조카들을 엄청나게 아꼈었다.아무리 화가 났더라도 기껏 해 뺨이나 몇 대 때리고 발길질하는 정도였다.이 정도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후손들에겐 애들 장난에 불과했다.하지만 김태빈은 김승준이 직접 총으로 자기 운명을 결정지을 오른팔을 망가뜨릴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그에게는 인생의 큰 치욕일 뿐만 아니라 앞날의 미래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의미했다.자기가 안동 가문 셋째 집안의 도련님이자 아버지가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 중의 한 명인데 말이다.김태빈은 김승준이 이렇게 하는 건 자기 아버지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
“네가 팀을 이끌고 별장을 포위하고, 수장 패쪽을 망가뜨리고, 제멋대로 행동한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네가 절차대로 나한테 전화라도 했다면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그랬다면 네 행동을 이해했을 거야. 좀 더 문명적으로 이렇게 야만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런데 넌 내가 골든 수비대에 대한 믿음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행동하려 했어. 넌 내가 수년간 골든 수비대를 위해 쌓아온 명예를 짓밟으려는 거라고. 김태빈, 정말 실망이야.”김승준은 한숨을 내쉬면서 김태빈을 쳐다보았다.김태빈은 어두워진 표정으로 망설이고 있었다.하지만 그때, 골든 수비대 정예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무릎을 꿇었다.“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수장님께서 저희를 처벌해주세요.”김태빈은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꺼풀이 떨렸다.그는 김승준 앞에 무릎 꿇으면 평생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때 김태빈은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버지를 무시한 게 아니에요. 제가 여기 온 이유는 거미파 킬러를 잡으려는 거였어요. 다른 킬러가 진주에 숨어있다가 저희 안동 김씨 가문 고위층을 노릴까 봐 두려웠다고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겁나서 급한 마음에 그런 거라고요. 제가 한 행동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진다면 바로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한테도 사과할게요. 작은어머니께서 불편하셨다면 제 뺨을 때려도 좋아요. 절대 피하지 않을게요.”김태빈은 말하면서 일부러 부러진 왼손과 뺨 자국이 나 있는 얼굴을 드러내며 얼마나 억울했는지를 말없이 호소하는 듯했다.그는 일부러 뒤로 한 발짝 물러나는 척했다.김승준이 조금이라도 물러서거나 이 일을 이대로 너머길 기미만 보여도 김태빈은 그 틈을 타서 김예훈을 한 방에 밟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김승준이 왜 결정적인 순간에 돌아왔는지 김예훈은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만약 김태빈이 아직도 예전 방식대로 김승준을 속이려 한다면
골든 수비대든, 별장 경호원이나 하인들이든 이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부터 숙였다.늘 거칠고 포악스럽던 김태빈도 김승준 앞에서는 갑자기 자기가 광대처럼 느껴져 너무나 우스꽝스럽고 무식해 보였다.그의 광기는 이 남자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잠시 후, 거의 모든 사람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며 공손하게 인사했다.“수장님.”오직 김예훈만은 인사하지 않고 오히려 흥미롭게 강렬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이 중년 남성을 바라보았다.김승준이 이번에 돌아온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예훈은 이제는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박연서에게 억울함을 뒤집어씌운 사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김예훈은 이참에 힘을 아낄 수 있어서 좋았다.김예훈이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김태빈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얼굴을 감싼 채 김승준 앞에 다가가 공손하게 인사했다.“작은아버지.”이 순간 김태빈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관계를 이용해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었다.김승준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골든 수비대에 특수 권한을 부여한 건 나야. 사정이 급할 때 권한을 임시로 행사하는 것도,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침입한 것도 이해해. 그리고 내 수장 패쪽을 망가뜨린 것도 난 네 책임을 따지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난 항상 골든 수비대를 늘 지지해왔고, 골든 수비대가 있어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똘똘히 뭉칠 수 있었어. 그런데 나한테 한마디도 없이 별장을 장악하고 규칙을 어기고 함부로 사람을 죽이려 한 건 내 아내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내가 오늘 안 돌아왔으면 너의 작은 어머니도 죽였겠네?”말하는 사이 김승준은 김태빈의 턱을 잡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말했다.“어르신 생신이 지나면 김현민이 바로 수장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해? 그래서 내가 만만해 보였어?”“작은아버지, 그럴 리가요.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어요. 작은아버지를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그냥 오늘 급하게 움직여야
김태빈은 얼굴을 감싸주니 채 표정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김예훈 같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보다 더 잔인한 사람을 마주하자니 정말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심정이었다.김태빈은 마음속으로 이미 겁을 먹었지만 그동안 잘난 척한 것을 생각하면 자존심을 내려놓고 애원할 수 없었다.게다가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면 골든 수비대가 진주·밀양에서 가장 큰 웃음거리가 될 거라는 걸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기회 한번 더 줄게.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사모님께 무릎 꿇고 사과해. 아니면 목숨을 내놔야 할 거야.”김예훈은 태연하게 김태빈의 운명을 선고해버렸다.김태빈이 얼굴이 일그러진 채 오른손을 부러뜨리려 할 때, 하늘에서 갑자기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곧이어 열 대의 검은 물체가 굉음을 내며 접근했다.이것은 무장 헬리콥터로 멀리서부터 바다를 가르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기를 뿜어내면서 다가왔다.사람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 무장 헬리콥터들은 이내 별장 꼭대기에 도착했다.이때 거대한 총이 헬리콥터에서 하나둘씩 튀어나와 현장에 있는 모든 골든 수비대 정예들을 조준했다.곧이어 무심한 듯한 목소리가 공중에서 흘러나왔다.“여기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수장 경호팀. 이곳은 우리가 접수했으니 총 내려놔.”얼굴을 감싸고 있던 김태빈은 이 말을 듣고 표정이 확 변했다.‘이제 끝장이야.’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둘씩 맥이 풀려 손에 들고 있던 총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들은 진주·밀양을 누비고 다니면서 모든 사람을 짓밟고 다녔지만 수장 경호팀 앞에서는 감히 함부로 굴지 못했다.김윤후가 본능적으로 말했다.“수장님께서 돌아오셨어.”김예훈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부대를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승준이라는 사람이 참 재미있네. 천군만마를 이끌고 외국에서 돌아온 거야? 뭐 하러 온 거지?’김예훈이 흥미롭게 지켜보는 가운데 헬리콥터들이 차례로 내려와 별장 한가운데에 멈췄다.총구로 골든 수비대를 겨누고
거침없던 김태빈이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겁먹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김태빈 역시도 자기가 충분히 미친 줄 알았는데 김예훈이 자기보다는 훨씬 더 미친 사람일 줄 몰랐다.엄마를 크게 부르는 김태빈을 보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정신이 혼미해져 도무지 반응할 수 없었다.‘이것이 바로 김태빈의 진짜 얼굴인가?’잠시 멍해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폭탄이 안 터진 것을 깨닫게 되었다.‘왜 안 터진 거지? 총을 쏘면 다 같이 죽는 거 아니었어? 왜 아무 일도 없는 거지?’김태빈은 얼굴이 갑자기 굳어버리더니 이 순간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늘 목숨으로 사람을 협박하던 김태빈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울며불며 엄마를 부를 줄이야...이 순간 김태빈은 차라리 맹승현처럼 겁에 질려 울고 싶었다.장내 한복판.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총을 보면서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총알이 어디 걸렸나? 보니까 다들 운이 좋나 봐요.”말하는 사이, 김예훈은 다시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총을 겨누더니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철컥. 철컥. 철컥.소리만 날 뿐 총알은 튕겨 나오지 않는 걸 보니 정말 어디 걸렸던 거였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김예훈이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이었다.담담한 목소리, 거침없은 행동에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극도로 어두워졌다.그들이 평소에 아무리 거만하고 대단할지라도 생사의 갈림길에서 김태빈이 엄마를 찾은 것으로 이미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골든 수비대는 오늘부터 진주·밀양에서 하나의 큰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재미없어. 총을 바꿔서 계속 놀아볼까?”김예훈은 고장 난 총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손을 툭툭 털면서 김태빈에게 다가갔다.그리고 손을 뻗어 김태빈 허리춤에 있던 총을 빼내려 했다.방금 죽음의 문턱을 넘나든 김태빈은 창백해진 얼굴로 본능적으로 피하려 했다.거의 죽을 뻔한 사람만이 생명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이 순간 김태빈은 진짜 두려워하고 있었다.“왜? 넌 골든 수
철컥.네 번째도 여전히 헛발이었지만 몸에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가 이번에 총을 쏠 때는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다른 골든 수비대 정예들도 하나같이 눈꺼풀이 떨릴 정도였다.앞선 세 발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나머지 세 발은 한 발 한 발 지옥문을 드나드는 것과 같았다.김윤후는 이 순간 얼굴이 창백해져서 골든 수비대 정예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을 빼앗으려다 간신히 참았다.그는 상대가 한순간 흥분해서 방아쇠를 여러 번 당길까 봐 두려웠다.죽음의 먹구름이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뒤덮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이때 김태빈이 피식 웃더니 몸을 비틀며 말했다.“김예훈, 무릎 꿇고 사과 안 하면 다음번엔 다 같이 죽을지도 몰라.”“그래?”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쏜살같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몸에 폭탄을 달고 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은 재빨리 총을 낚아챘다.“이런 제기랄!”김태빈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하지만 김예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총을 폭탄이 묶인 골든 수비대 정예를 향해 겨눴다.그러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태빈, 네가 그렇게 노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계속 놀아주지. 이 총에는 아직 두 번의 기회가 남아있어. 이번에 다 같이 죽을지, 아니면 다음에 다 같이 죽을지 선택권은 내 손에 있어.”김예훈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 알아서 오른손을 부러뜨리고 무릎 꿇고 사모님께 머리 박고 사과해. 아니면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김태빈은 잠깐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난 네가 감히 그럴 용기가 있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 내륙에서 온 놈들은 하나같이 죽기 두려워하는 겁쟁이들이지. 능력 있으면 쏴보든가. 총을 안 쏘면 넌 벌레보다도 못한 놈이야. 너...”철컥.김태빈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김예훈이 아무런 표정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이 순간, 김태빈을 포함한 골든 수비대 정예들의 얼굴이 하나같이 하얗게 질렸다.거만하기만 하던 김태빈은 아예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려
“악!”비록 헛발이었지만 사람들 대부분 놀라 비명을 질렀다.김태빈이 너무 독한 사람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마치 동반 자살하겠다는 사람처럼 오싹함을 자아냈다.누군가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은 다시 흉측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튕겼다.피융.몸에 폭탄이 묶여있는 골든 수비대 정예들은 다시 방아쇠를 당겼다.이번에도 역시 헛발이었지만 별장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모두가 골든 수비대의 광기에 압도되어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자기 행동 때문에 김태빈이 자극받아 다 같이 죽으려할까 봐 겁났다.김윤후가 참지 못하고 분노했다.“도련님! 그만 하세요. 사모님께서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하하하하. 그때가 되면 다 같이 죽는 거지, 뭐. 저승길에서 다 같이 만날 건데 감당은 무슨. 그렇게 대단하면 지옥에 내려가서 나를 한 번 더 죽여보든가.”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태빈은 미친 듯이 웃더니 자기 오른손을 밟고 있는 김예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어디 한번 날 죽여봐. 그럴만한 능력 없으면 날 놓고 무릎이나 꿇어. 아니면 내가 명령하는 순간 쟤가 또 방아쇠를 당길 거니까. 다음번에는 실탄일지 아닐지 아무도 몰라. 다 같이 죽을 수도 있고. 어때? 스릴이 넘치지? 장난 아니지?”김태빈은 배를 끌어안으면서 웃었다.“내 뺨을 때리고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협박까지 해? 내가 맹승현처럼 부실한 놈으로 보였어? 내가 말해주는데 난 피바다에서 살아남은 놈이야. 나한테 협박 같은 건 먹히지 않아. 기껏 해 다 같이 죽으면 되니까.”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김태빈이 다시 한번 손가락을 튕겼다.딱.운 좋게도 역시나 헛방이지만 보디가드들과 하인들은 겁에 질려 온몸이 나른해졌다.앞에 헛방이 많을수록 뒤쪽으로 가면서 실탄일 확률이 더 높았다.운이 좋아서 앞으로 두 발 연속으로 헛방이라 해도 마지막 한 발은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창피한 줄 알아.”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미친 듯이 날뛰는 김태빈을 바
이 순간 살기도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었다.모든 이들은 살기로 가득 차 언제든지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고, 김태빈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애쓰고 있었다.이어 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세자, 집법부대 당주, 대단한데?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내가 봤을 땐 넌 내 손이나 부러뜨릴 용기밖에 없어. 나를 죽이지는 못하겠지. 이게 뭘 설명하는지 알아? 너도 결국엔 겁먹은 거지. 넌 절대 나를 이길 수 없어. 능력 있으면 지금 당장 나를 밟아 죽여봐. 아니면 내가 너를 죽이고 범인을 데려갈 거니까. 어디 한번 해봐. 다른 선택지가 있을지.”김태빈은 말을 마치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왼손이 분명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흥분제를 복용한 듯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예훈은 그런 그를 보면서 능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미친 자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전에도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맹승현도 이런 기질을 타고났으나 김태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안동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을 수년간 굳건히 지켜온 것을 보면 이런 인재가 나타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다음 순간, 김예훈은 왼발로 김태빈의 오른쪽 손목을 짓밟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있는 한 아무도 범인을 데려가지 못해. 그리고 너의 목숨 따위에는 관심도 없지만 오른쪽 손목도 부러뜨릴 거야. 절세 총잡이라면서? 명사수라면서? 손이 부러졌는데 언제까지 잘난 척하는지 지켜볼 거야.”“오른쪽 손목마저 부러뜨리겠다고?”김태빈은 조금도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김예훈, 그렇게 했다간 어떻게 되는지 너도 잘 알 거야. 난 너와 함께 죽을 거거든. 그렇게 대단하면 지금 바로 나를 죽여보든가. 못하겠으면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봐줄지 어떻게 알아. 내가 명령하는 대로 총격전이 벌어지면 너는 물론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목숨을 잃을 거야. 이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 죽겠다는데 손해 보는 장사도 아니지.”김예훈이 어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