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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0화

Author: 낭아감자
허순재의 말투에는 무력감, 처량함, 그리고 어쩔 수 없음이 섞여 있었다.

“저희 허씨 가문은 밀양에서 수년간 밀양의 왕이라 불렸는데 이 나이에 이런 망신을 당하게 될 줄 몰랐네요... 그런데 김 회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부산 팰리스 도박패를 잃더라도 다른 도박패로 반드시 보상해 드릴게요. 어차피 김 회장님께 드려야 하는 거니까요.”

허순재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고, 구원의 몸짓까지 하면서 허씨 가문의 위태로운 명예를 끝까지 지키려는 의지도 보였다.

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곧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 농담은 그만할게요. 솔직히 말해보세요. 도박패를 걸고 내기하려는 사람이 좀 까다롭죠?”

“확실히 까다롭긴 한데 그래도 말은 통하는 수준이에요...”

허순재는 잠시 침묵한 뒤에야 이 말을 꺼냈다.

하지만 한참 동안 김예훈의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확실히 까다롭긴 했어요. 세 번이나 왔는데 매번 3판 2선승제만 하고 갔어요. 연속 4날 동안 저희가 계속 졌고요.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저희가 평범한 사람을 내보내서 져도 이상할 건 없었어요. 그런데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진짜 고수들만 내보냈는데도 계속 졌어요...”

허순재는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도박왕으로 불리는 허씨 가문이 상대에게 네 번이나 연속으로 졌다고?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었다.

사실 이 일은 며칠 사이에 밀양에서 이미 시끄럽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

김예훈은 계속 진주 쪽 일만 신경 쓰고 있어서 밀양이 이미 혼란스러워진 건 몰랐다.

김예훈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차를 한 모금 마시고서야 말했다.

“상대방이 누군지는 일단 묻지 않을게요. 연속으로 사흘 동안 열두 판을 이겼다니. 승률이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전설 속의 도박신도 어려울 텐데요? 혹시 부정 행위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어요?”

김예훈은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운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없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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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기 너머에서 김현민은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잠시 뜸을 들인 뒤 담담하게 말했다.“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넷째 공주님의 조건은 꽤 훌륭하네요.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솔깃할 뻔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공주님이 말한 건 내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아요. 내가 위로 올라가는 데 공주님의 힘은 필요 없거든요. 당주 자리에만 앉으면 누구도 나한테 감히 반항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공주님이 말한 혜택이란 건, 그냥 금상첨화일 뿐이지 절박할 때 건네는 따뜻한 손길은 아니에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어요. 이걸로는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넷째 공주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잠시 후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제가 언니 한 분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보다 계승 순위가 더 높고 확실히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커요. 가장 중요한 건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순결을 지켜온 사람이에요. 언니는 아마도 진주 세력의 안주인으로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어요.”김현민은 꽤 긴 침묵에 빠지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그렇게 하죠.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어디서 구할지는 계획이 정해지면 알려주세요.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할게요. 공주님이 한 말을 잊지 마세요.”이 말을 끝으로 김현민은 전화를 끊었다. 넷째 공주는 가볍게 웃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플랜 B의 속임수를 김현민에게 보내. 김현민 소주님이 정말 내 예상대로 냉혹하고 무자비하길 바라...”두 시간 후, 해 질 무렵 한 통의 계획서가 김현민의 책상 위에 도착했다. 김현민과 김서하는 함께 고개를 맞대고 계획서를 봤다. 잠시 후 김서하는 놀란 듯 말했다.“이재승 이 자식이 태산의 허름한 한산호텔에 감금돼 있네. 그곳은 예전에 유명한 배우가 산 곳인데 인테리어를 반쯤 하다 리카에서 의문의 사고로 사망하며 유령의 집이라고 불렸어. 평소에는 양아치들 외에 얼씬도 안 하는 곳이야. 김예훈 이 자식이 거기에 숨겼다니 진짜 등잔 밑이 어둡네. 넷째 공주의 계획이 뭐야?”김현민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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