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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9화

Auteur: 낭아감자
김현민이 이재승의 귀국을 모의하던 시각, 김예훈은 밀양에서 걸려 온 전화에 낮잠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전화번호를 보며 김예훈은 꽤 의아했다.

도박왕 허순재는 이전부터 부산 팰리스 도박패를 김예훈의 이름으로 넘기겠다고 했지만 아직이었다.

게다가 김예훈이 허씨 가문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모두 같은 편이 된 셈이라 이 일도 흐지부지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허순재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그는 별일 없으면 주동적으로 전화하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예훈은 고민한 끝에 벨 소리가 두 번째로 울릴 때에야 수신 버튼을 눌렀다.

전화 맞은편에서는 한숨 돌리는 듯한 숨소리가 들려왔고, 김예훈이 눈치라도 챌까 봐 그런지 갑자기 숨죽이더니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김 회장님, 왜 이렇게 연락이 없어요? 밀양도 김 회장님 구역이라는 걸 잊을 정도로 진주에서 잘 지내시나 봐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도박왕님, 할 말 있으면 해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요.”

전화 너머 허순재는 입가를 움찔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김 회장님, 사실 별일 아니에요.”

“별일 아니라고요?”

김예훈은 결국 웃음이 나왔다.

“아무 일도 없는데 도박왕님께서 저한테 직접 연락할 일은 없잖아요. 제가 밀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걸 바랄 텐데요?”

허순재는 어색하게 웃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사실 별일은 아니고, 김 회장님께 드리려던 도박패를 다른 손님한테 가게 될 것 같아서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그 까다로운 손님을 어떻게든 해결하라고 시켰으니까요. 어차피 저희는 도박장을 운영하는 곳이라 도박하러 온 사람을 두려워할 거 없잖아요. 안 그래요?”

허순재는 별일 아니라는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김예훈은 해결 못할 문제가 없는 한 그가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예훈이 담담하게 물었다.

“저한테 주려던 도박패요? 이미 잊은 거 아니었어요? 해결 못할 문제가 생기니까 그제야 떠오른 거예요?”

허순재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 회장님, 농담도 참.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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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51화

    김예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상대는 어떤 사람인데요?”허순재는 이미 철저히 조사한 대로 천천히 말했다.“신분이 조금 특별한데 영국 이씨 가문의 자손이자 신전기사단의 기사 대장인 이형돈 씨였어요.”김예훈은 멈칫하고 말았다. 영국 이씨 가문과 신전기사단 같은 명칭은 익숙했지만 이형돈이라는 이름은 정말 처음 듣는 것이었다.“구체적으로 말씀해보세요.”“당시 진주 이씨 가문이었던 영국 이씨 가문 수장은 이재승 씨였어요.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으뜸으로 계략과 수단 모두 최상급으로 알려졌었죠. 그리고 이형돈 씨는 그분이 가장 신임하는 부하이기도 하고요.”“이재승, 이형돈, 진주 이씨 가문이라...”김예훈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다 잠시 후 웃으며 말했다.“한번 다녀와야겠어요. 도착하면 CCTV 영상을 보여주세요.”상대의 출신과 행동 방식이 김예훈에게는 자신을 겨냥하는 느낌을 주었다.다만 이것이 에이스의 복귀인지. 아니면 능력자의 등장인지 알 수 없었다....4시간 후, 날이 어두워지고.김예훈은 부산 팰리스에 도착했다.이곳은 원래 밀양 허씨 가문의 허준서와 부산 팰리스 견씨 가문이 같이 운영하는 필리스였다.하지만 지금은 정민아가 이미 지분을 철회한 상태였다.허씨 가문은 김예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부산 팰리스의 도박패를 김예훈의 명의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다만 최근에 이형돈 사건이 터지면서 모든 일이 순조롭지 못했다.김예훈이 부산 팰리스 VIP룸에 도착했을 때, 허순재는 이미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김예훈을 보자마자 쓸데없는 말 대신 본론으로 들어갔다.“김 회장님, 반 시간 전에 소식을 들었는데 이형돈 씨가 지금 호텔에서 여기로 오고 있대요. 이제 곧 도착할 것 같아요.김예훈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CCTV를 보여주세요. 영국 출신 도박 신이 어떻게 허씨 가문을 완전히 무너뜨렸는지 봐야겠어요.”허순재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어쩔 수 없이 그를 데리고 CCTV 확인하러 갔다.그곳에는 허순재가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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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순재의 말투에는 무력감, 처량함, 그리고 어쩔 수 없음이 섞여 있었다.“저희 허씨 가문은 밀양에서 수년간 밀양의 왕이라 불렸는데 이 나이에 이런 망신을 당하게 될 줄 몰랐네요... 그런데 김 회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부산 팰리스 도박패를 잃더라도 다른 도박패로 반드시 보상해 드릴게요. 어차피 김 회장님께 드려야 하는 거니까요.”허순재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고, 구원의 몸짓까지 하면서 허씨 가문의 위태로운 명예를 끝까지 지키려는 의지도 보였다.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곧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제 농담은 그만할게요. 솔직히 말해보세요. 도박패를 걸고 내기하려는 사람이 좀 까다롭죠?”“확실히 까다롭긴 한데 그래도 말은 통하는 수준이에요...”허순재는 잠시 침묵한 뒤에야 이 말을 꺼냈다.하지만 한참 동안 김예훈의 대답을 기다리지 못하고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확실히 까다롭긴 했어요. 세 번이나 왔는데 매번 3판 2선승제만 하고 갔어요. 연속 4날 동안 저희가 계속 졌고요. 첫째 날과 둘째 날은 저희가 평범한 사람을 내보내서 져도 이상할 건 없었어요. 그런데 셋째 날과 넷째 날에는 진짜 고수들만 내보냈는데도 계속 졌어요...”허순재는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도박왕으로 불리는 허씨 가문이 상대에게 네 번이나 연속으로 졌다고?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었다.사실 이 일은 며칠 사이에 밀양에서 이미 시끄럽게 퍼져 나가고 있었다.김예훈은 계속 진주 쪽 일만 신경 쓰고 있어서 밀양이 이미 혼란스러워진 건 몰랐다.김예훈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면서 차를 한 모금 마시고서야 말했다.“상대방이 누군지는 일단 묻지 않을게요. 연속으로 사흘 동안 열두 판을 이겼다니. 승률이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전설 속의 도박신도 어려울 텐데요? 혹시 부정 행위 같은 건 발견하지 못했어요?”김예훈은 부정행위를 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운 좋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아마 없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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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48화

    김서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태훈을 바라보다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오빠 말뜻은 이번에 손해 본 것이 나랑 현민이 때문이라는 거야? 우리가 정확한 자료를 입수하지 못해서 오빠가 큰 손해를 본 거로 생각해?”김태훈이 차갑게 말했다.“그런 뜻이 아니야. 그냥 정확한 자료가 있었다면 우리가 이번에 지진 않았을 거라는 말이야. 지금 와서 누구를 탓해도 소용없어. 탓하려면 음흉한 김예훈 그 자식을 탓해야지. 그리고 청미 그년도 탓해야 하는 거고. 어떻게 다른 사람과 손잡고 가족을 공격할 생각을 할 수 있어?”‘아버지, 이번에는 제 잘못이에요.”지금까지 계속 침묵하던 김현민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는 김태훈 앞으로 가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제가 김예훈을 너무 과소평가했어요. 청미도 마찬가지고요. 싸움밖에 모르는 여자가 저희 진주 재단에 들어오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현실은 제 예상과 다르더라고요. 김예훈이든 청미든 둘 다 만만치 않은 존재였어요. 아버지가 화난 건 알겠지만 고모랑 지금은 어떤 갈등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국엔 김예훈과 김청미의 잘못이잖아요. 저의 잘못이기도 하고요. 지금 가장 시급한 건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기세등등한 김청미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거예요. 청미의 기세가 계속 올라가게 내버려 뒀다간 어르신 생신날 무슨 변수가 일어날지도 몰라요.”이 말을 듣고 김태훈과 김서하는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그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김현민이 어르신 생신날 정식으로 수장이 되는 것이다.하지만 김청미의 부상이 이미 은연중에 김현민을 위협하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가장 골치 아픈 문제였다.김태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진주·밀양에서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출중한 아들을 바라보며 잠시 후 무겁게 말했다.“현민아, 무슨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한번 말해봐. 어디 실행 가능성이 있는지.”김현민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사실 별거 아닌데 작은 의견일 뿐이에요. 청미가 몇 년 전에 이씨 가문의 도련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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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846화

    김청미가 대리권 계약서에 자신의 이름을 사인하는 순간, 이시카 그룹 건이 일단락되었다.이것은 김청미가 진주 재단, 나아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에서 공식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했다.이시카 유키코 일행이 허둥지둥 도망치는 모습을 바라보던 김예훈은 뒤돌아 맹정남을 바라보았다.맹정남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섰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맹 부장, 어제 우리가 했던 약속 기억나? 내가 오늘 이시카 그룹의 대리권을 따내면 짐 싸서 나갈 거라고 했잖아. 이제 대리권을 따냈는데 언제 꺼질 생각이지?”김예훈의 말에 고위층들은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이 시점에 김예훈이 이 일을 다시 꺼낼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맹정남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했다.“난... 난...”“왜 더듬거려. 약속했으면 지켜야지.”김태훈이 의연한 말투로 말했다.“김 고문이랑 내기에서 졌으니 이만 가봐. 그동안 진주 재단을 위해 고생한 것을 봐서 1년 치 연봉을 퇴직금으로 줄게. 그러니까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마. 빨리 돈 쥐여주고 쫓아내.”김태훈은 맹정남을 내쫓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은밀히 그를 보호하고 있었다.김청미와 김예훈이 이시카 그룹 대리권을 따냈으니 이런 상황에서는 김태훈조차 김청미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이건 모두의 분노를 살 수도 있었다.김태훈 비서가 맹정남을 쫓아내려고 할 때, 김청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김예훈이 앞으로 나서더니 웃으며 말했다.“잠깐만요. 이사장님께서 집사님의 아들을 지키고 싶은 건 알겠지만 약속은 지켜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돈을 주든 말든 그건 이사장님의 일이고. 떠나기 전에 약속대로 손을 잘라야겠어요. 이사장님께서 직접 자르실 거예요? 아니면 제가 할까요?”이때 김예훈의 손짓하나에 누군가 야구 방망이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그러고선 가소로운 표정으로 김태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이 직접 나서면 맹정남의 손은 분명 쓰지 못하게 될 것이고 김태훈이 나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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