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곁에 있던 경호원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펑”하는 소리와 함께 한 발의 탄환이 날아왔다.김현민의 뒤에 서 있던 경호원 한 명이 가슴에 총을 맞고 몸이 날아가 땅에 떨어져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저격수다!”이들은 모두 진주 세력의 정예 요원으로서 김현민의 친위호위였다. 이 순간 빠르게 반응했다. 땅에 엎드린 김현민은 더 이상 공격할 틈이 없었고 본능적으로 벽 근처로 구르며 피했다.“쿵!”김현민 막 누운 자리에는 주먹 크기의 구멍이 생겼고 조금만 느렸어도 몇 번이나 죽었을지 모를 상황이었다.“수장님을 잘 보호해라!”남은 진주 세력의 정예 요원들이 얼굴이 변하며 일제히 김현민을 감쌌다. 지금 이 순간 누구라도 죽을 수 있지만 김현민은 반드시 살아야 했다.“퍽!”또 한 발의 탄환이 날아와 앞줄에 있던 진주 세력의 정예 요원의 머리를 관통했다. 순간 붉은색과 하얀 것이 사방으로 튀었다. 진주 세력의 정예 요원들은 슬픔과 분노에 가득 찼지만 전문 훈련을 받은 자들이기에 죽음의 위협 앞에서도 얼굴은 창백했으나 흩어지지 않고 엄폐할 장소를 찾으며 인간 울타리를 쌓아 김현민을 보호했다.김현민의 얼굴은 찡그렸지만 일어나지 않고 계속 몸을 굴리며 한쪽 하수도로 몸을 숨겼다. 비록 몸이 온통 악취로 가득했지만 다시 두 발의 탄환이 날아올 때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또 두 명의 진주 세력의 정예 요원이 총을 맞고 쓰러져 숨을 거뒀다. 김현민은 이들을 애통해하며 이를 악물었다. 이들은 모두 김현민의 측근들이고 자신이 자리를 잡는 데 밑거름이 된 사람들인데 오늘 큰 손실을 본 것이다. 게다가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피해를 보았다니.이번 암살은 김현민의 인생에서 처음이 아니지만 가장 난처하고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지하실의 대폭발부터 이미 준비된 저격수까지 김현민의 반응 속도가 아주 빠르지 않았다면 벌써 몇 번이고 죽었을 것이다.김현민은 지금 당장이라도 저격수를 찾아내 증거를 확보하고 뒤에 숨어있는 배후를 박살 내고 싶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김현민은 거침없이 문을 걷어차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희미한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젠장!”김현민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경고를 외칠 틈도 없었다. 전장에서 단련된 김현민의 반응 속도가 본능적으로 터져 거의 전광석화처럼 옆 창문을 박차고 튀어 나가 간신히 별장을 빠져나왔다.“쾅!”바로 그 순간 지하실 내부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터졌고 거대한 별장은 삽시간에 무너져 내렸다.“쾅! 쾅! 쾅!”엄청난 속도로 연쇄 폭발이 이어졌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화약이 설치돼 있었는지 알 수조차 없었다. 기세가 웅장하고 심장을 울렸으며 장면은 마치 산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듯했다.김현민의 측근 몇 명은 그대로 튕겨 나가 쓰러졌고 대부분 생사가 불분명했다. 건물 전체는 폐허고 변해 버렸고 김현민이 단 몇 초라도 늦었더라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부순 돌이 사방으로 튀는 현장에서는 김현민도 모든 잔해를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원래부터 부상 입은 상태였기에 지금 속도는 전성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결국, 김현민의 얼굴은 먼지투성이가 되고 온몸 여기저기에 열댓 군데의 상처를 입게 됐다. 몸이 너무 아파 눈가가 씰룩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육체적 고통보다 더욱 화가 난건 바로 자신이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이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고 그토록 공들인 세력 싸움은 그 순간 허사가 될 뻔했다!“수장님!”밖에 있던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10여 명이 이 광경을 보고 모두 고함을 지르며 달려왔다. 무너진 건물을 보며 다들 등골이 서늘해졌고 김현민이 안에서 죽은 줄 알았다.10여 명의 경호원들은 잔해를 뒤지며 급히 김서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그들도 끝장이다!“수장님이 살아 있어!”누군가 먼지 속에서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김현민 발견하고 달려가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나머지 경호원들도 달려가 김현민이 실제로 살아 있는 걸 확인하자 그제야 하나같이 얼굴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소
“쿵!”하늘에는 먹구름이 크게 울렸다. 15분 만에 토요타 랜드 크루저 8대가 태산 기슭의 한 반 폐허 된 별장 입구에 바로 도착했다. 별장 안뜰에는 머리가 염색되어 있고 귀걸이를 한 몸에 문신이 가득한 깡패들이 많았다. 하지만 평소에 잘나가던 이 깡패들은 차 문이 활짝 열리고 20명 넘는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나오는 것을 보자 하나같이 몸을 떨었고 곧바로 구르며 도망쳤다.장난도 아니다.눈앞의 이 검은 옷 사내들은 범접할 수 없는 사람들로서 깡패 중 누가 감히 저항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들은 이미 장전된 총기를 들고 있었다. 3분도 채 되지 않아 현장은 완전히 장악되었다. 이 지역 깡패 두목조차 이들의 신분을 알게 되자 그저 옆에서 웃으며 서 있을 뿐이었다.장난도 아니다.이게 진주 세력의 수장이 왔는데 몇몇 깡패가 감히 뭘 할 수 있겠어?게다가 진주와 밀양 두 도시의 세력은 홍성파 아니면 남양파에 기대고 있었다. 이곳은 바로 홍성파가 감싸고 있는 지역이었다. 현장 통제가 거의 끝나갈 무렵 토요타 3대가 번개처럼 나타났다.“들어가지 마. 나가지 마라!”김현민은 냉담한 표정으로 차에서 내려 옆에 있는 몇몇 측근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이곳을 담당하는 깡패 두목을 끌고 와서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했다. 깡패 두목은 저항할 엄두도 못 내고 열렬한 눈빛으로 김현민을 바라보았다. 깡패들에게 김현민은 하늘의 신과도 같은 존재였다.“짝짝짝—”김현민이 손뼉을 치자 측근 중 한 명이 화려한 지폐 한 상자를 꺼내 작은 산처럼 바닥에 쏟았다. 그리고 측근은 두목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그저께 밤, 여기서 이상한 일이 있었지? 한 글자도 빠뜨리지 말고 솔직하게 말해. 다 말하면 이게 모두 네 것이야. 한 글자라도 빠뜨리면 태워서 너한테 주지.”두목은 몸을 떨다가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수장님, 생각났어요. 그저께 밤 몇 명의 외부인들이 한 사람을 데려왔어요. 진주시에서 막 붙잡아왔다고 하며 우리에게 3일간 지켜주고 3일 뒤에 죽이라고 했어
전화기 너머에서 김현민은 호쾌하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잠시 뜸을 들인 뒤 담담하게 말했다.“인정하지 않을 수 없네요. 넷째 공주님의 조건은 꽤 훌륭하네요.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솔깃할 뻔했어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공주님이 말한 건 내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아요. 내가 위로 올라가는 데 공주님의 힘은 필요 없거든요. 당주 자리에만 앉으면 누구도 나한테 감히 반항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공주님이 말한 혜택이란 건, 그냥 금상첨화일 뿐이지 절박할 때 건네는 따뜻한 손길은 아니에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어요. 이걸로는 내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넷째 공주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잠시 후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제가 언니 한 분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보다 계승 순위가 더 높고 확실히 자리에 오를 가능성도 커요. 가장 중요한 건 아직 결혼하지 않았고, 순결을 지켜온 사람이에요. 언니는 아마도 진주 세력의 안주인으로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도 있어요.”김현민은 꽤 긴 침묵에 빠지더니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그렇게 하죠. 사람을 어떻게 구하고, 어디서 구할지는 계획이 정해지면 알려주세요.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할게요. 공주님이 한 말을 잊지 마세요.”이 말을 끝으로 김현민은 전화를 끊었다. 넷째 공주는 가볍게 웃으며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플랜 B의 속임수를 김현민에게 보내. 김현민 소주님이 정말 내 예상대로 냉혹하고 무자비하길 바라...”두 시간 후, 해 질 무렵 한 통의 계획서가 김현민의 책상 위에 도착했다. 김현민과 김서하는 함께 고개를 맞대고 계획서를 봤다. 잠시 후 김서하는 놀란 듯 말했다.“이재승 이 자식이 태산의 허름한 한산호텔에 감금돼 있네. 그곳은 예전에 유명한 배우가 산 곳인데 인테리어를 반쯤 하다 리카에서 의문의 사고로 사망하며 유령의 집이라고 불렸어. 평소에는 양아치들 외에 얼씬도 안 하는 곳이야. 김예훈 이 자식이 거기에 숨겼다니 진짜 등잔 밑이 어둡네. 넷째 공주의 계획이 뭐야?”김현민은 자료
“그 녀석 진짜 그렇게 말했어? 사람을 풀 생각이 없다고?”넷째 공주는 청화백자 찻잔을 손에 꽉 쥐며 찻잔을 부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있었다.“맞습니다.”남자 비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넷째 공주님, 지금 어떻게 할까요? 각 인원들을 소집해야 하나요? 점심시간도 지났는데 빨리 조치하지 않으면 큰일 날 거예요.”넷째 공주는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침착하게 말했다.“예전에 이재승이 준비했던 플랜 B가 아직 있어?”남자 비서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빠르게 대답했다.“플랜 B는 계속 준비 중이며 필요할 때 언제든 시작할 수 있어요. 다만, 그건 진주와 밀양 두 도시 상류층의 반항자들을 암살하기 위한 건데 지금 쓰면 너무 과한 것 아닌가요?”“네가 뭘 알아?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면 플랜 B고 A고 다 소용없어.”넷째 공주는 다시 깊게 숨을 들이쉬고 휴대폰을 꺼내 천천히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소주님이세요? 한 번 만나서 이재승 구출에 대해 논의하고 싶어요.”전화 건너편의 김현민은 소파에 반쯤 기대며 여유롭게 말했다.“넷째 공주님이시네요. 혹시 부산 팰리스에서 이재승이라는 녀석이 내게 총을 쏴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을 잊으셨어요? 난 아직 그 녀석에게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그 녀석을 구해주길 바란다고요? 장난해요?하지만 말은 그렇게 했어도, 김현민은 재빠르게 손짓을 보냈다. 24시간대기 중인 기술 전문가들이 즉시 움직였고, 넷째 공주의 휴대폰을 도청하며 위치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곧 몇 대의 이동 감시 차량이 은밀하게 넷째 공주의 행궁 근처에 도착했고 소형 무인기가 날아올랐다가 소리 없이 사라졌다. 김현민은 넷째 공주의 연락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던 것이다. 넷째 공주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용히 말했다.“소주님, 소주님도 성인이니 알겠지만 성인에게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고 오직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이에요. 제가 최근에 겪은 일도 알고 있겠지만 전 김예훈때문에 벼랑 끝까지 몰렸어요. 이대로 계속 가면 내일 제
던컨 후작의 뒷모습을 바라더니 화를 내려던 넷째 공주는 침착해졌다. 넷째 공주는 지금 자신에게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로 김현민을 처리하지 않는 한 김예훈은 절대 자신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뿐이었다.그 생각에 넷째 공주는 깊게 한숨을 쉬고 손짓으로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난 남자 비서를 침착하게 불렀다.“이재승 외에는 모두 풀어주라고 김예훈에게 전해라. 그리고 내가 꼭 설명할 것이니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전해라.”밀양, 부산 팰리스.김예훈은 서재에서 탁자 위 한 판의 끝나가는 바둑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그때 김청미가 들어와 미소 지으며 말했다.“방금 넷째 공주 쪽에서 소식이 왔어. 부산 팰리스에 잡혀있는 십여 명의 신전기사와 내 아버지가 잡은 정예기사들을 풀라고 소식이 왔어. 넷째 공주가 일하겠다고 했으니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고 했어.”김예훈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넷째 공주는 이 지경에 와서도 아직 진짜로 포기하지 않고 뭔가 한 수를 남겨두겠다는 거잖아.”김청미는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무슨 뜻이야?”김예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넷째 공주가 진주시에 온 진짜 목적은 이재승을 귀환시키는 거야. 그래야 진주와 밀양 두 도시가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니까. 하지만 이 일은 단지 이재승 한 사람만으로는 불가능해. 누군가는 세상을 차지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그 세상을 지켜야 하니까. 즉 이재승 외에도 진주시에 비밀 요원이 많을 거야. 게다가 대부분은 과거의 명문가 출신이지. 이 중요한 순간에 나한테 협상을 시도한 건 단지 한 수를 남겨두려는 것뿐이야. 게다가 만약 김현민을 암살하는 데 성공하면, 죄를 너와 나에게 뒤집어씌우려 할 거야. 왜냐하면 원래 우리 손에 있던 사람을 손댄 거니까 나중에 아무리 해명해도 오해는 안 풀리지.”김청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넷째 공주는 역시 여자 영웅답게 이런 상황에서도 자기 생각이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녀를 이기기 힘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