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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네,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갑자기 전화 와서…”

송문영은 손으로 휴대폰을 감싸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예훈이 씨익 웃었다. “꺼지라고 해.”

“네!”

여전히 휴대폰을 손을 감싼 송문영이 사무실 밖으로 나가면서 차갑게 내뱉었다.

“저희 대표님께서 꺼지라네요!”

그리고 통화를 끊어버렸다. ‘또라이 같은 새끼!’

한 편, 아주 의기양양하게 전화를 걸던 정지용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 한참 뒤에야 자리에서 팔짝 뛰며 일어났다.

“고작 부장 나부랭이가 지금 나보고 꺼지라고 한 거야? 네가 뭔데 꺼지래?! 우리 가문이 우습다 이거야?”

정씨네 식구들은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

그 부장 나부랭이가 꺼지라고 한 게 아니라 분명 대표가 꺼지라고 한 거 같은데!

“할아버지, 너무 하지 않아요?”

정지용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감히 우리 가문을 꺼지라고, 분명 우습게 보는 거예요. 이거 찾아가서 따…”

“닥쳐!”

어르신이 말을 잘라버렸다. “무의미한 짓은 하지 말거라. 듣자니 20대 초반인 젊은 사람이 신임으로 왔다고 하던데. 그 나이 땐 세상 어떻게 굴러가는지 모르고 건방지게 구는 건 당연한 거야.”

어르신이 잠시 멈추다 말을 이었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그 대표가 예전의 모든 투자를 거절하고 9000억을 늘린 걸 보면 분명 비전 있는 프로젝트만 취급하나 보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 가문을 대표해서 만나고 올 테냐?”

정씨네 식구들 또 서로 쳐다보기만 한다.

어르신이 방금 송 부장이 말한 걸 못 들었나? 그 회사 대표님께서 꺼지라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찾아가는 건 진짜로 면전에서 모욕을 처먹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다.

어르신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당연히 힘든 일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직접 찾아가서 투자금을 요구한다면 냉대를 받고 올 게 뻔하지만 이 기회를 놓친다면 정씨 가문은 부상할 가능성이 없게 된다.

그때 어르신 눈길이 한참 화를 내고 있는 정지용에게 향했다. 그 시선을 느낀 정지용이 일어서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할아버지, 누나를 보내는 게 어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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