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화

Author: 낭아감자
"혹시 김예훈?"

손호남은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다가 이내 냉소를 지으며 주차를 하고 곧장 호텔로 들어갔다.

김예훈이 먼저 아는 체를 했지만 상대는 그를 보는 체도 안 하고 가버렸다.

두 사람은 거리를 두고 룸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에 많은 시선들이 문쪽으로 돌아갔다.

"반장 왔어? 역시 상류사회가 다르긴 다르네, 멋있다!"라며 환호했다. 정장 허리춤에 아우디 차 키까지 차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서.

곧 뒤따라 들어오는 김예훈이 보였고 그의 정장은 몸에 잘 맞지 않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명품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김예훈, 너도 잘 지냈나 보네. 자, 여기에 앉아. 이 두 자리는 너와 반장이 앉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손호남은 김예훈을 바라보고 썩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예훈은 "응." 하고 말하면서 자리에 신경 쓰지 않고 사방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학교의 여신인 송문영은 여전히 예나 다름없이 예뻤다.

오늘 송문영은 오피스룩을 입고 왔다, 육감적인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마치 잘 익은 복숭아처럼 매혹적이었다.

꼿꼿한 성격인 손호남조차 송문영을 눈을 번쩍이더니 무리를 뚫고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여신이네, 오랜만이네, 그동안 왜 나한테 연락도 안 했어, 지금은 뭐하고 있는 거야?”

송문영은 옅게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우디까지 운전하는 반장보다는 잘 지내지 못했어.”

손호남은 눈을 번쩍 뜨며 생각했다, 할부를 받아 차를 사기 잘했다고, 사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송문영 같은 여신의 관심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서 듣고 있던 여자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반장, 우리 문영이가 하는 말에 속지 마, 네가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문영이는 남해시에서 제일 큰 투자회사인 YE 투자회사의 행정실 부장이야. 곧 대표로 승진할 것이라고 들었는데 그러면 권력을 손에 넣은 거지!”

"와~"

장내는 떠들썩해졌다, 남해시에서 YE 투자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얼마나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그들의 투자를 받고 있고, 앞으로 나서지 않지만 그들의 영향은 거대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대표직에 앉는다면 그녀는 손에 큰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송문영과 함께 한다면 단지 아름다운 미녀와 함께 하는 것을 떠나서 그녀의 막강한 힘을 같이 장악하는 것이다.

게다가 송문영은 여배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룸 안의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

그때 노래방 기계 화면에 송문영이 선택한 러브 송이 흘러나왔고 그녀는 마이크를 잡았다.

남자들은 그녀와 함께 듀엣으로 부르고 싶었지만 감히 나서지 못했다.

김예훈은 송문영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녀가 YE 투자회사의 임원이라는 말에 그녀를 몇 번 더 보았다. 게다가 그녀가 선택한 노래는 자신도 부를 줄 아는 노려였다, 그는 별생각 없이 걸어가 다른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려던 송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김예훈을 한 번 위아래로 훑어본 뒤 "김예훈, 마이크 내려줄래?"라고 말했다.

"응? 다른 사람이 부르려고 한 거야?" 김예훈은 일어나며 물었다.

"아니, 하지만 너랑 노래하고 싶지 않아. 난 네가 창피해!"

송문영은 질색하는 얼굴을 하고 있어다.

"네가 입은 정장이 명품은 맞는데 그 신발 너무 격 떨어져! 너 설마 그 옷 어디서 빌려온 거야?”

그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김예훈이 입은 정장에 꽂혔다. 재질은 괜찮지만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멍이 몇 개 뚫린 슬리퍼는 바닥이 닳아 엄지발가락이 바닥에 닿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그 모습은 거지 같았다.

김예훈도 어쩔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신발 한 켤레를 사서 격식을 갖추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하하, 문영아, 역시 네 눈은 못 속인다니까. 다들 옛 동창들이라 굳이 말하지 않으려고 한 건데 몇몇 사람들은 꼭 이렇게 지 주제도 모르고 설치지. 뱁새가 황새를 쫓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인데, 모두에게 진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고 하는 말인데.”

손호남은 뒤쪽에서 걸어 나와 송문영을 향해 웃어 보였다.

"우리의 김예훈이 아까 전기 스쿠터를 타고 오더라고, 처음엔 주차할 장소가 부족해서 타고 온 줄 알았거든, 어쨌든 이렇게 비싼 옷을 걸치고 있으니까, 근데 다른 사람한테 옷을 빌리고, 정작 신발은 그대로 신고 오다니, 내가 더 창피해서…”

손호남은 "김예훈, 너 이 옷 할인한다고 해서 사 온 거 아니지? 그리고 꼴을 보니, 뒤에 택도 안 떼고 온 거 같은데 혹시 동창회 끝나고 옷 환불하러 가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김예훈 이놈이 전기 스쿠터 타고 오는 거 나도 봤어!"

"그리고 이놈이 신은 슬리퍼는 딱 봐도 몇 년 된 거 같은데"

"그러게."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송문영에게 잘 보이고 싶은 애들은 김예훈을 더 까기 시작했다.

김예훈이 막 해명을 하려고 하자 한때 짝꿍이었던 임설희가 나서서 김예훈을 옹호했다.

"너희들 너무한 거 아니야? 친구들끼리 옷차림이 맘에 안 든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임설희는 외모가 수려했고 대학 시절 김예훈은 자주 그녀의 과제를 빌려 썼다. 덕분에 둘은 꽤 친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임설희는 김예훈을 도와주고 있다.

손호남은 또 다른 미녀가 김예훈을 돕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멱살을 잡아채 옷 뒤에 딸린 택을 떼어냈다.

"임설희, 아직도 쟤를 대신해서 말을 해주냐? 봤어? 택도 안 뗐어! 한 벌에 수백만 원인데! 정말 이런 궁상맞은 꼴로 이런 옷을 살 능력이 있는 것 같냐?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김예훈은 이미 3년 전에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 주제에 아르마니의 고급 맞춤 정장을 입었다? 하하하…"

"혹시 가족 중 다른 사람의 옷을 훔쳐서 입고 온 거 아니야? 그게 아니고서야 핏이 이렇게 안 맞을 수 있나."

"김예훈, 네가 데릴사위라는 걸 남해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 우리한테까지 시치미를 뗄 필요 있냐, 친구들끼리, 있는척하지 마!”

김예훈은 손을 들어 손호남의 손을 툭 쳐냈고 차갑게 그를 주시했다.

김예훈의 눈빛에 손호남은 차갑게 웃었다. "네 정체를 폭로했다고 때리려는 건 아니지? 아니면 나한테 이 옷이 네 옷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이 옷이 네 것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내가 무릎을 꿇어줄게!"

김예훈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들자, 모두들 깔깔 웃었다.

언제 적 폴더폰인지, 노인들이 쓴다는 폴더폰을 보고 다들 웃었다.

폴더폰을 사용하는 주제에 아르마니 옷을 걸치고 나와서 허세를 부리다니?

머리는 장식으로 달린 건지, 아니면 데릴 사위 노릇을 하다 바보가 된 건가?

김예훈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내 들려오는 임은숙의 고함소리였다. "김예훈, 너 어디 갔니? 오늘 왜 화장실 청소 안 했니?"

김예훈은 오늘 너무 바빠서 청소하는 것을 까먹었던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창회에 참가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데릴사위는 다르구나! 전화 한 통을 받고 혼이 나서 돌아가야 하다니!"

"장모님이 지금 욕한 거 맞지? 화장실 청소하라고."

"에라이! 남자가 그것까지 하냐, 나 같으면 진작에 머리 박고 죽었을 거야, 내가 돈은 얼마 못 벌어도 데릴사위 짓은 때려죽여도 안 해!”

"사람은 가난하면 무기력해지지.”

반 친구들 모두 의견이 분분했고 임설희조차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예훈이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 사는 걸 알게 된 임설희는 마음이 아팠다, 마침 그녀의 동네에서 경비원을 모집하고 있어 김예훈에게 추천해 주려고 여기에 나온 것이다. 김예훈이 슬리퍼 한 켤레 조차 살 수 없는 처지일 줄은 몰랐다.

"자, 어서 꺼져, 우리 동창회는 너 같은 버러지를 환영하지 않아!"

손호남은 얄미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송문영에게 다가가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저런 놈 때문에 기분 잡치지 마. 여기 이 호텔은 내 사촌 형의 친한 친구가 여기 사장이야, 너도 아마 우리 사촌 형 알고 있을걸, 우리 사촌 형이 바로 너희 회사 박동훈 대표야, 형은 하늘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지, 내가 호텔에 말해서 술을 룸으로 옮겨 술 한잔할까?”라고 말했다.

손호남은 송문영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바로 벨을 눌렀고 곧 웨이터가 왔다.

손호남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 호텔은 서비스가 왜 이래? 오는데 왜 이렇게 느려? 호텔에서 제일 좋은 술 두 개 갖다 줘.”"

웨이터는 곤란한 얼굴로 "선생님, 저희 호텔에서 가장 좋은 술은 조금 비싸요…”라고 말했다.

손호남은 허리에 차고 있던 아우디 키를 탁자에 던졌다. “내가 그까짓 술 하나 못 살 거 같아? 우리 사촌 형이 박동훈인데 그가 누군지 알아? 너희 사장이랑 가장 친한 친구야! 빨리 술 안 갖다 줘?"

말을 마친 손호남은 송문영을 바라보았다, 송문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척했다, 오늘 이렇게 호탕한 모습에 송문영은 자신에게 반했을 거라고 믿었다.

김예훈은 손호남이 박동훈의 사촌 동생일 줄은 몰랐다. 이 형제가 하는 만행들은 오히려 그를 흥미롭게 했다. 그는 손호남이 어떻게 허세를 부리는지 보고 싶었다.

곧 웨이터는 술 두 병을 들고 와 말했다. "선생님, 술 준비해왔습니다."

손호남은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늘 이 밤을 위해 내가 술 한 잔씩 돌리겠다.”

술잔을 손에 든 손호남은 아직 가지 않은 김예훈을 한 번 쳐다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김예훈, 우리가 아무리 동창이라고 해도, 여기서 아무도 널 안 반기는데 술까지 얻어마시려는 건 아니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지존 사위   제2918화

    곧 많아야 스무 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 딜러가 다가왔다. 그녀의 옷차림은 매우 소박했고, 경험이 전혀 없어 보였다.자료에 따르면 그녀는 밀양 관광객 중에서 무작위로 뽑힌 딜러였으면 단 15분 만에 기본 상식과 주의사항 같은 것들에 대해 트레이닝 받았다고 했다.특히 언급해야 할 점은 한번 딜러를 해주는 대가로 2억 원을 받기로 했다.그래서 이 행운의 딜러는 김예훈과 이재승이 각각 고를 수 있도록 떨면서도 규칙대로 정확히 10세트의 새로운 카드를 내놓았다.김예훈과 이재승은 말없이 깔끔하게 각각 한 세트씩 골랐다.딜러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카드를 펼쳐 조커를 꺼낸 뒤 두 세트의 카트를 섞어 두 사람이 임의로 뽑을 수 있도록 했다.그녀의 동작은 매우 서툴렀고, 가끔은 한두 장의 카드를 실수로 오픈하기도 했지만 아무도 그녀를 방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녀 같은 초보자의 행동이야말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증거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김현민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딜러를 바라보았다.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디서 봤는지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카드를 섞은 후, 딜러가 조용히 말했다.“김 도련님, 이 도련님, 두 분 중 어느 분이 딜러를 하시고 어느 분이 플레이어를 하실 건가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저도 엄연히 도박패의 주인인데 딜러는 반드시 제가 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이재승 씨도 문제없다면 지금 바로 카드를 배분하도록 할게. 어차피 난 이재승 씨의 한쪽 손을 잘라버릴 생각이니까.”이재승은 박장대소를 짓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 너처럼 내 앞에서 감히 목숨을 건 사람은 정말 오랜만이야. 하지만 말이지. 목숨을 건 사람이 많을수록 짓밟을 때 더 쾌감이 있거든. 너같은 사람은 내가 한 달에 수도 없이 죽여. 이번 달은 너를 밟아 죽이는 걸로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겠네.”“그래? 그러면 이따가도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길 바랄게. 손 잘릴 때 나한테 애원하지 말고.”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있는 보이차를 한 모금

  • 지존 사위   제2917화

    하지만 화살은 이미 활시위에 올려졌으니 쏠 수밖에 없었다.김예훈이 사인하고 지문까지 찍자 이재승도 어쩔 수 없이 따라 했다.그리고 쌍방은 계약서 하나씩, 나머지 하나는 공정하게 심사할 예정인 재판단에 맡겼다.반짝이는 두 눈으로 이 광경을 지켜보던 김현민은 아무 말 없이 옆으로 물러나 관전하는 태도를 보였다.“그러면 시작하시죠.”김예훈의 손짓과 함께 매끈한 바닥에 원형 무대가 올라왔다.무대 위에는 좁고 긴 도박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사면팔방에는 108개의 감시 카메라가 매달려 있어 모든 각도를 완벽하게 감시하고 있었다.이번 도박왕 쟁탈전의 보디가드는 언제보다도 엄격해서 파리 한 마리도 카메라의 포착을 피할 수 없었다.무작위로 선발된 보디가드는 도박 테이블 양쪽에 줄지어 서서 김예훈과 이재승이 입장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이재승은 콧방귀를 뀌면서 앞으로 나아가 보디가드에게 몸수색을 맡기고는 센터 자리로 갔다.김예훈은 어깨에 걸친 정장을 벗어 던지고 똑같이 도박 테이블 앞으로 걸어가 몸수색을 받았다.두 사람의 동작은 자연스러웠지만 모든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결국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이번 한 판이 도박패가 누구한테 갈지 결정했다.알다시피 밀양 전체에 도박패는 겨우 여섯 개뿐이었고, 도박패 하나는 연간 몇십조 원의 매출과 맞먹었으며 심지어 명문가를 탄생시키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만약 이재승이 이긴다면 완자의 귀환은 깔끔하게 마무리될 것이다.그런데 만약 김예훈이 이긴다면 그는 정식으로 진주·밀양 최상위권에 발을 들이게 된다.간단히 말해서 이 한 판은 단순히 승패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이 앞으로 진주·밀양에서 차지할 지위를 결정하기도 했다.김청미, 동하임, 추하린, 강서연을 비롯한 사람들도 이곳에 모습을 드러냈다.김청미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딸이자 진주·밀양 재단 대표이사였고, 동하임은 진주·밀양 1인자의 딸이자 진주·밀양 경찰서 팀장이었으며 추하린은 밀양 1인자의 딸로서 진주·밀양 용전을 관리하고 있었고, 강서연은

  • 지존 사위   제2916화

    김예훈이 흥미롭게 김현민을 훑어보더니 말했다.“누군가 했더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차기 수장인 김현민 씨였네. 난 원래 이재승 씨 손에 관심이 없었어. 그런데 들어보니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 누가 이재승 씨 한쪽 손을 잘라내면 김현민 도련님이 200억 원의 현상금을 준다는 소문이 돌던데.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이때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상한 눈빛으로 김현민을 쳐다보았다.이재승이 전에 제시한 세 가지 조건은 진주·밀양에서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지금 와서 김현민이 몰래 이재승의 한쪽 손에 현상금을 걸었다고 해도 왠지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의형제라더니 그냥 비즈니스 사이였네.’한 사람은 상대의 수장 자리를 노리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상대의 한쪽 손을 베려 했다.김현민은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있었다.오늘 현장에 나타난 이유 역시 김예훈이 이재승의 한쪽 손을 부러뜨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문제는 이런 속마음을 외부에 들켜서는 안 되었다.‘김예훈 저 자식이 내 속마음을 들춰내다니.’이재승이 자신을 쳐다보자 김현민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었지만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도련님, 저 자식 말을 믿어요? 저희 둘이 한편이 되니까 서로 죽이는 꼴을 보고 싶어서 저러는 거예요. 그래야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 도련님께서 제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이번 판에 제가 참여할까요? 김예훈 저 자식이랑 내기해서 제가 직접 저 자식 손을 잘라버려야겠어요.”이재승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현민을 잠시 바라보다 박장대소를 지으며 말했다.“김 도련님, 저희 둘의 정은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도 깊은데 저 자식이 어떻게 저희 사이를 이간질할 수 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자식 말을 절대 믿지 않을 거니까요.”말은 이렇게 해도 이 순간 김현민을 바라보는 이재승의 눈빛에는 은은한 한기가 스며들어 있었다.비록 처음부터 김현민에게 마음을 다하

  • 지존 사위   제2915화

    이재승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서 차갑게 말했다.“네가 바로 김예훈이야? 그래서 이렇게 거만한 거였구나. 경기도 김 세자인 걸 보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먼 친척일 텐데 게다가 진주·밀양 용전과 진주·밀양 용문당까지 장악했으니 아주 대단한데?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 같은 사람은 결국 평범한 사람에 불과해. 너의 출신은 이미 너의 미래를 결정해버렸어. 내가 돌아와서 청미 씨랑 결혼한다고 하니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데릴사위가 되려던 꿈이 산산조각 난 거야? 그래서 내가 미워서 내 한쪽 손을 원하는 거고? 걱정하지 마. 진주·밀양을 정리한 뒤에 대한민국에 한번 갈 테니까. 너의 재산을 모두 내 명의로 해놓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짓밟아 죽일 거야. 네 조상님 무덤까지 파내서 산산조각 내버릴 거라고.”이재승은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모금 빨더니 연기를 뿜어내면서 차갑게 말했다.“감히 나 이재승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너는 이제 끝이야. 흑아프리카 추장, 중동 왕자, 마오국 장군 같은 사람들도 나한테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다 죽어버렸어. 네까짓 게 내 앞에서 함부로 거들먹거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예전에 일본 야마구치파 검신인 미야다 신노스케도 내 앞에서 이렇게 거들먹거렸지. 결국엔 내가 목을 걷어차 부러뜨렸지만.”“쳇. 지금 나를 미야다 신노스케 그 병신이랑 비교하는 거야? 평생 수련해서 간신히 무신 급에 도달한 그 새끼는 내 앞에서 무릎 꿇을 자격도 없어.”이재승은 듣고도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오히려 비웃는 표정이었다.“게다가 나는 영국 출신이야. 일본 놈들의 주인인 리카 제국도 예전에는 우리 영국의 신하에 불과했어. 지금 그 하찮은 일본인을 나랑 비교하는 거야? 내 뒤에는 영국 왕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부대 군함, 그리고 수많은 화교가 있어... 어디서 감히 나를 그놈이랑 비교하는 거냐고. 솔직히 말해서 정말 너를 죽이고 싶으면 내가 직접 나설 필요도 없어. 한마디 명령이면 수많은 화교가 칼과

  • 지존 사위   제2914화

    “알겠습니다.”이재승의 명령과 함께 바로 누군가 허씨 가문으로 달려갔다.이에 이형돈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말했다.“도련님, 이건 저희 계획이랑 다르잖아요. 리스크가 너무 커요. 만약 실패하면 공주님한테도 할 말이 없잖아요.”쨕,이재승은 이형돈의 뺨을 때리면서 차갑게 말했다.“언제부터 자꾸 내가 하는 일에 가르치려고 하는거야. 내가 말했잖아. 내가 직접 나설 거라고. 최면술도 내가 너한테 가르쳐준 거잖아. 설마 내가 잊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형돈아, 명심해. 내가 너한테 기회를 주면 네가 신전기사단의 기사 대장이 되는 거야. 반대로 내가 너한테 기회를 주지 않으면 넌 아무것도 아닌 거고.”이재승의 말을 들은 이형돈은 얼굴을 감싼 채 극도로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원래 오늘 계획은 이렇지 않았지만 갑자기 나타난 김현민 때문에 모든 것이 바뀌었다.이형돈을 제외한 다른 신전기사들도 하나같이 뜨거운 눈빛으로 이재승을 바라보았다.‘부단장님께서 직접 나서신다고?’‘그러면 무조건 이기는 거 아니야?’이 순간, 이재승과 김현민은 떠받들리면서 부산 팰리스 1호 VIP룸으로 들어갔다.다섯 명의 심판들과 백 명의 관중들은 모두 자리에 앉은 상태였다.이재승이 도도한 표정으로 VIP룸에 들어서는 순간, 방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가 왕자의 귀환인 이재승을 바라보았다.이재승은 이에 매우 만족하며 뒷짐을 쥔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내 말은 전했어? 허씨 가문에서는 뭐래? 모든 도박패를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보자는 말. 허씨 가문에서 감히 도전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못 하겠으면 그냥 문 닫고 꺼지라고 해. 이제부터 밀양에는 더 이상 허씨 가문은 없는 거야.”다른 이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원래 이재승을 등지고 있던 소파가 천천히 뒤돌았다. 김예훈은 손에 든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단판 승부 상관없어요. 그런데 도박패 지분만 거는 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요? 판돈을 더 올려보는 거 어때요? 예를 들어 한쪽 손을 건다든가

  • 지존 사위   제2913화

    이재승이 박장대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김 도련님을 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김 도련님은 무려 무신인데 어떻게 한낱 말썽꾸러기 하나를 무서워할 수 있겠어요. 이런 사람은 그냥 바로 처리해버리면 되잖아요. 왜 지금까지 시간을 끌고 있는 거예요? 김 도련님과 의형제를 맺은 걸 봐서 오늘은 제가 대신 나서서 직접 그 자식을 죽여줄게요. 다만 이 일이 성사되면 진주·밀양 4대 가문에 압박을 가해주세요. 하루빨리 제 조건을 들어달라고요.”김현민이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 도련님께서 말한 세 가지 조건을 다 들었어요. 첫 두 가지 조건은 제가 얼마든지 들어드릴 수 있는데 세 번째 조건은...”이재승이 크게 웃으며 김현민의 어깨를 감싸면서 말했다.“김 도련님, 남들은 저에 대해 몰라도 김 도련님도 저에 대해 모르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말해본 거였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김 도련님 구역인데 제가 어떻게 그 자리를 탐낼 수 있겠어요. 김 도련님께서 수장이 되었을 때 저를 잊지만 않으면 돼요. 저희가 있는 한 앞으로 진주·밀양에서 고개를 쳐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겠어요?”이재승은 크게 웃으며 마치 세상을 휘두르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그의 뒤에 있는 부하들도 모두 의기양양해졌다.이 순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차기 수장인 김현민마저도 이 기세에 눌렸는데 어느 누가 감히 이재승의 상대가 될 수 있겠는가?김현민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지만 얼굴에는 전혀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오늘 저녁 이 도련님이 현장을 휩쓸어버리는 모습을 기대할게요. 진주·밀양을 통일시키기 전에 밀양 허씨 가문부터 해결하시죠.”이재승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 형돈아, 허씨 가문에 전해. 능력 있으면 오늘 모든 도박패를 걸고 단판으로 승부를 보자고. 그렇게 하겠다면 한 판에 끝장내버릴 거야.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해도 겁을 줘야지.”이형돈은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말했다.“도련님, 저희가 원래 계획한 것은 천천히 도박패를 뺏어오는 거잖아요.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