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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Author: 수박빙수
강현우는 아무 말 없이 매서운 눈길로 강호준을 힐끗 바라봤다.

바로 그때, 강호준 발치에서 탕 하고 총성이 울려 퍼졌다. 화가 나서 씩씩거리던 강호준은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몸이 뒤로 확 젖혀졌다가 간신히 옆 장식장에 손을 짚고 겨우 버텼다.

강호준뿐만 아니라, 거실에 있던 모두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이가영도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고 속으로 후회만 가득했다.

‘아, 진작 나갈걸.’

“다들 조용히 하세요.”

강현우 뒤에서 민진혁이 권총을 쥔 채 앞으로 나섰다. 각진 얼굴에 기세등등한 표정, 한 번 화를 내면 아무도 덤빌 수 없을 것 같았다.

“이제부터는 우리 대표님 말씀만 들으세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지금은 꾹 참고 계시는 게 좋을 겁니다.”

민진혁은 오랜 시간 강현우 옆에서 일하며 그의 카리스마와 기세까지 쏙 빼닮았다. 거기에다 손에는 총까지 들고 있으니 방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쉽게 나설 엄두도 못 내고 그저 숨죽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현우는 모두 조용해진 거실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가 소파에 느긋하게 앉았다.

한선아가 그 앞으로 다가오며 걱정 반, 질책 반의 목소리로 말했다.

“현우야, 이렇게 한밤중에 가족들 다 모아놓고 총까지 들이대면 어떡하니? 정말 네가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는 있는 거니?”

하지만 강현우는 대꾸조차 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방 안을 훑기만 했다.

나이는 이들 중 가장 어릴지 몰라도 이 남자가 풍기는 묵직한 기운은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단숨에 제압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아직 한 명 더 남았으니까 그 사람 오면 얘기할 거예요.”

강호준은 아직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고 한선아 역시 얼굴을 찡그렸다.

아까 민진혁이 총을 쏜 뒤로는 방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감히 이의를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혹시라도 잘못 말했다가 다음 총알이 바닥이 아니라 자기 몸을 향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거실은 한순간에 기묘한 정적에 휩싸였다.

삼십 분쯤 지났을까, 느긋하게 들어선 우지원이 슬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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