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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7화

Author: 무가
돌아오는 길에 안세린은 얼굴이 어두컴컴한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하씨 가문 쪽에서 자기 혼인 얘기를 꺼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권세 있는 집안 중에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기타 가문과의 혼인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안씨 가문의 상황을 보면 하씨 가문과 손잡는 게 최선의 선택인 건 맞다.

하지만 안세린은 하경준이 정말 싫었다.

정확히 말하면 혐오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그러니 두 집안의 혼인이 성사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봐야 했다.

“네 할아버지가 분명 반대하실 거야. 하인학의 말 따위 신경 쓰지 마.”

진서준이 조용히 위로했다.

“할아버지는 안 반대하셔도 다른 사람들은 그럴 것 같지 않아.”

안세린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았다.

“예전에 너도 봤잖아. 우리 집안 사람들은 전부 하씨 가문을 적으로 돌리기 싫어하는 눈치였어. 이제 하인학이 전쟁 말고 혼인이라는 해법을 제시했으니 손해 없이 문제 해결된다면야 다들 두 손 들고 찬성하겠지.”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겉으론 하나로 뭉쳐있는 듯 보여도 안씨 가문는 사실 내부가 허술한 모래성과도 같았다.

모두의 이익에 직접적인 해가 되지 않는 이상, 결코 하나로 뭉치지 않는 법이었다.

안씨 가문에 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진서준과 안세린에게 달려들었다.

“하씨 가문 쪽은 뭐래? 전쟁 멈추기로 한 거야?”

“우리가 시신까지 직접 돌려줬는데 설마 또 깽판 치겠어?”

“세린아, 말 좀 해봐. 하씨 가문 반응이 어땠어?”

안진아가 안세린을 재촉했다.

“하씨 가문 쪽에서 두 가지 선택지를 줬어요.”

안세린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천천히 말해 봐.”

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안진천이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하씨 가문에서 제안한 건 제가 하경준에게 시집가는 거였어요. 제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주일 후 전쟁을 일으킨다네요.”

“네가 시집간다고?”

모두가 그 말에 입을 떡 벌렸다.

하인학이 이런 제안을 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제안은 그렇게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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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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