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1사 3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거포 중 한 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다. 그것도,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양크 스타디움은 다시 한번 충격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그들의 영웅들이, 이름 모를 루키 투수의 손바닥 위에서 완벽하게 놀아나고 있었다.
다음 타자는 평범한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리카도는 첫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그를 향해, 동료들은 마치 영웅이라도 맞이하듯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리카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지훈을 바라봤다. 지훈은 그저,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한번 들어 보일 뿐이었다.
경기는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리카도의 투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양크 타자들 역시 서서히 그의 공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그의 슬라이더에 속지 않고, 끈질기게 파울을 만들어내며 투구 수를 늘려갔다.
5회 말, 리
“다음은 어디로 가는 거예요?”세연이 물었다.“텍사스로 갑니다.”지훈은 노트북 화면에 떠 있는 또 다른 선수 프로필을 보여주었다.“다이스가 이번 FA 시장에서 영입해야 할,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만나러 갑니다.”화면 속에는, 덥수룩한 수염에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젊은 일본인 투수의 사진이 있었다. 그의 이름 아래에는, 이런 설명이 적혀 있었다.[선수: 쇼이. 투타 겸업. FA 최대어. 팔꿈치 부상으로 다음 시즌 투수 등판 불투명…?]지훈의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걸렸다.신을 부활시킨 그의 다음 목표는 현존하는 최고의 천재, 그 불가능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시대를 건 도박, 쇼이클레이 커쇼의 완벽한 부활. 그것은 단순한 한 경기의 승리를 넘어, LA 다이스라는 제국 전체에 강지훈이라는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음을 알리는 장엄한 선언이었다.개막전 승리의 열기는 로스앤젤레스 전체를 뒤덮었고, 시즌 전 다이스의 우승 확률을 낮게 점쳤던 모든 전문가들은 앞다투어 자신들의 예상을 수정하기 바빴다. 그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이제 스물아홉의 CPO, 강지훈이 있었다.하지만 정작 역사의 중심에 선 지훈은, 축제의 열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었다. 그의 시선은 이미 다음 전장, 아니, 야구 역사상 가장 거대하고 위험한 도박이 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있었다.드류프리드먼 사장이 건넨 FA 명단. 그 최상단에 자리한 이름.쇼이.현존하는 최고의 야구선수이자,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센세이션을 일으킨 살아있는 신화.하지만 그의 이름 옆에는, 치명적인 주홍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 다음 시즌 투수 등판 불투명. 토미 존 수술 가능성 높음.]애리조나의 K 퍼포먼스 랩. 그곳은 이제 다이스의 비밀 병기 개발 기지이자, 강지훈의 절대적인 성역이 되어 있었다.지훈은 지난 며칠간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최소화한 채, 오직 쇼이라는 거대한 산맥을 분석하는 데만 몰두하
다이스 스타디움의 공기가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 관중석의 팬들도, 덕아웃의 선수들도, 모두 숨을 죽이고 마운드를 바라봤다. 바로 그 장면. 과거의 악몽이 또다시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커쇼의 심장이, 다시 한번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분석실의 모니터 위, 커쇼의 심박수 그래프가 붉은색 위험 구간으로 치솟았다. 교감 신경계 활성도 급증. 편도체 반응 활발. 시스템은 그의 뇌가 과거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었다.“……젠장.”지훈은 낮게 욕설을 내뱉었다. VR 훈련으로 과거의 유령을 몰아냈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의 압박감은 가상현실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마운드 위에서, 커쇼는 잠시 타임을 요청했다. 그는 모자를 벗어 땀을 닦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귓가에, 수년 전 월드시리즈 패배 후 쏟아졌던 비난과 조롱의 목소리들이 환청처럼 들려왔다.‘새가슴’, ‘가을야구만 되면 작아지는 투수’…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바로 그때였다.그의 눈에, 덕아웃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강지훈의 모습이 들어왔다. 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커쇼를 향해 고개를 한번 까딱, 하고는 다시 자신의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그 무심한 듯한 행동 속에, 커쇼는 강력한 메시지를 읽었다.‘나는 당신을 믿는다. 그러니 당신도, 당신 자신을 믿어라.’커쇼는 눈을 감았다. 그는 지훈이 알려준 마지막 처방전, 그 호흡법을 시작했다. 4초간 들이마시고, 6초간 내뱉으며, 모든 의식을 오직 자신의 몸 안으로 집중시켰다. 들썩이던 어깨가 가라앉고, 터질 것 같던 심장이 안정
그의 마지막 워밍업 투구. 포수 스미스의 미트가 경쾌한 파열음을 냈다. 스피드건에는 ‘94mph’가 찍혔다. 그의 부활을 의심했던 몇몇 기자들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덕아웃에서는 그렉 모레슨 수석 투수코치가, 복잡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이제 지훈의 시스템을 전적으로 신뢰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오랜 경험은 ‘인간의 마음’이라는 변수를 걱정하고 있었다.과연 커쇼가, 저 거대한 압박감 속에서 정말로 과거를 떨쳐낼 수 있을 것인가?1회 초, 마침내 경기가 시작되었다.상대 팀 애리조나 다이아의 1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커쇼는 관중들의 함성 속에서, 조용히 첫 번째 공을 던질 준비를 했다.그의 눈빛은 고요했다. 그는 더 이상 타자를 이기려고, 혹은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자신의 몸이 기억하는 가장 완벽한 움직임, 그리고 포수가 요구하는 단 하나의 지점에만 집중했다.그의 팔이 부드럽게 휘둘러졌다. 그의 손끝을 떠난 공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포수 미트의 바깥쪽 낮은 코스에 정확히 꽂혔다. 94마일 패스트볼. 스트라이크.관중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단순한 스트라이크 하나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의 귀환을 알리는 웅장한 서곡의 첫 음표였다.커쇼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다음 공으로, 자신의 상징과도 같았던 커브를 던졌다. 공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타자의 눈앞에서 폭포수처럼 낙하했다. 타자의 배트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스트라이크 투.그리고 마지막 공. 다시 한번 94마일 패스트볼. 이번에는 몸쪽 높은 코스였다. 타자는 알고도 칠 수 없었다. 삼구삼진.
경기는 결국 2:3, 다이스의 아쉬운 역전패로 끝났다.경기 후 인터뷰에서, 카를로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그 루키의 슬라이더? 확실히 인상적이었지. 하지만 결국 경험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고 생각해. 진짜 에이스는, 중요한 순간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니까.”언론 역시 ‘괴물 루키의 충격적인 데뷔, 그러나 영웅은 카를로였다’는 식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리카도의 기적은, 카를로의 홈런 한 방에 가려져 빛이 바랜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그날 밤, 메이저리그의 모든 전력 분석팀 사무실은 불이 꺼지지 않았다. 그들은 리카도가 던진 ‘악마의 슬라이더’의 데이터를 분석하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그들은 직감했다. 오늘 그들이 본 것은, 단순한 루키의 반짝이는 활약이 아니었다. 리그의 판도를 뒤흔들, 새로운 시대의 괴물이 포효하기 시작했다는 것을.애리조나의 저택으로 돌아온 지훈과 세연.세연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지훈에게 물었다.“정말… 괜찮아요? 오늘 경기, 이길 수도 있었는데.”지훈은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괜찮습니다. 전쟁은 승패가 아니라, 결국 누가 마지막에 서 있느냐로 결정되는 법이니까요.”그의 눈은, 이미 다음 전투를 그리고 있었다.리카도는 오늘 패배했지만, 그는 그 패배를 통해 더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카를로는 오늘 승리했지만, 그의 몸 안의 시한폭탄은 여전히 째깍거리고 있었다.“그리고… 오늘 우리는 승리보다 더 중요한 것을 얻었으니
1사 3루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메이저리그 최고의 거포 중 한 명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이다. 그것도, 가장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양크 스타디움은 다시 한번 충격적인 침묵에 휩싸였다. 그들의 영웅들이, 이름 모를 루키 투수의 손바닥 위에서 완벽하게 놀아나고 있었다.다음 타자는 평범한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리카도는 첫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그를 향해, 동료들은 마치 영웅이라도 맞이하듯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리카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지훈을 바라봤다. 지훈은 그저,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한번 들어 보일 뿐이었다.경기는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리카도의 투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지만, 양크 타자들 역시 서서히 그의 공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그의 슬라이더에 속지 않고, 끈질기게 파울을 만들어내며 투구 수를 늘려갔다.5회 말, 리카도의 투구 수가 80개에 육박하자, 지훈의 시스템에 경고 신호가 들어오기 시작했다.[투구 분석: 리카도 리카도]피로도: 75%슬라이더 RPM: 평균 3150 (초반 대비 3% 저하)제구력 정확도: B- (초반 대비 1등급 하락)경고: 급격한 피로 누적 시, 슬라이더 제구 난조 심화 가능성 높음. 교체 고려 필요.지훈은 즉시 감독에게 교체를 건의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아직 괜찮아 보여. 무엇보다, 저 친구 눈빛이 살아있어. 루키에게는 이런 경험이 필요해. 한계 상황에서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배워야 진짜 에이스가 될 수 있는 법이지.”그것은 경험 많은 베테랑 감독의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하지만 지훈은 데이터를 통해, 그 판단이 가져올 위험을 보고 있었다.
리카도 리카도의 충격적인 첫 이닝은 양크 스타디움을 거대한 충격과 침묵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이름 없는 한 투수의, 그것도 고작 90마일짜리 평범한 직구와 정체불명의 마구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린 장면. 그 잔상은 5만 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되었다.하지만 경기는 이제 겨우 시작이었고, 양크는 리그 최강의 팀이었다. 그들의 덕아웃은 초반의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베테랑 타격 코치인 마커스 쏜은 노트북 화면에 떠오른 리카도의 투구 궤적을 분석하며, 날카로운 눈으로 소리쳤다.“저놈의 슬라이더, 움직임은 미쳤지만 제구가 완벽하지 않아!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공은 과감하게 버려! 노림수는 오직 하나, 저 밋밋한 직구뿐이다! 저걸 노려서 담장 밖으로 넘겨버리면, 저 애송이 멘탈은 바로 무너질 거다!”그의 분석은 정확했다. 리카도의 슬라이더는 아직 완벽하게 제어되지 않았고, 스트라이크 존에 꽂히는 확률은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그의 직구는 위력적이지 않았다. 양크의 전략은 명확했다. 괴물 슬라이더를 철저히 버리고, 평범한 직구 실투 하나만을 노려 장타를 만들어내는 것.2회 말, 선두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코치의 지시대로, 철저하게 낮은 코스의 공은 버리고 높은 코스의 직구만을 기다렸다. 리카도는 포수 산토스의 리드에 따라 슬라이더와 직구를 섞어 던졌지만, 타자는 끈질기게 커트해내며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그리고 7구째. 리카도가 던진 직구가, 포수의 요구보다 살짝 높게 제구되었다. 타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풀스윙을 돌렸다.“깡-!”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공은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