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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Author: 오월이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주헌이 다시 대표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대표님, 회장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오늘 저녁은 본가에 들어와 식사하시라고 하셨습니다.”

한씨 가문 부자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었다.

한원랑이 유호에게 직접 전화하는 일은 드물었고, 대개는 중간 사람을 통해 말을 전하곤 했다.

이번에는 유호가 꽤 오랫동안 모습을 감춘 데다, 장모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지나친 일이었다.

아버지인 한원랑 입장에서는 유호를 불러다 한마디 해야 마땅했다.

막 밖으로 나가려던 유호는 주헌의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뒤에 서 있던 희정을 한 번 돌아본 뒤, 다시 주헌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목소리는 차갑고 담담했다.

“오늘 저녁 약속 있다고 전해. 안 들어가.”

주헌은 희정을 깊이 바라보았다.

예전의 유호라면 희정과 단둘이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

유호는 늘 선을 분명히 지키는 사람이었다.

희정은 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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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30화

    저녁 식사 시간이 가까워지자, 주헌이 다시 대표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대표님, 회장님께서 전화하셨습니다. 오늘 저녁은 본가에 들어와 식사하시라고 하셨습니다.”한씨 가문 부자가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더 이상 비밀도 아니었다. 한원랑이 유호에게 직접 전화하는 일은 드물었고, 대개는 중간 사람을 통해 말을 전하곤 했다.이번에는 유호가 꽤 오랫동안 모습을 감춘 데다, 장모의 장례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지나친 일이었다. 아버지인 한원랑 입장에서는 유호를 불러다 한마디 해야 마땅했다.막 밖으로 나가려던 유호는 주헌의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그리고 뒤에 서 있던 희정을 한 번 돌아본 뒤, 다시 주헌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목소리는 차갑고 담담했다.“오늘 저녁 약속 있다고 전해. 안 들어가.”주헌은 희정을 깊이 바라보았다.예전의 유호라면 희정과 단둘이 밖으로 나가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었다. 유호는 늘 선을 분명히 지키는 사람이었다.희정은 주헌을 보며 웃었다. 그 눈빛에는 주헌을 떠보는 듯한 기색까지 섞여 있었다.“왜요? 영화 투자 프로젝트가 하나 있어서 유호랑 얘기 좀 하려는 건데요. 주 비서는 뭔가 걸리는 게 있어요?”업무와 관련된 일이라는 말을 듣자, 주헌은 그제야 납득한 듯했다. 일 때문이라면 말은 됐다. 유호는 원래 일에 관해서만큼은 유난히 철저한 사람이었으니까.지하주차장에 내려온 뒤, 희정은 누군가 옆에 붙어 있는 게 거슬린다는 듯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유호야, 기사님이랑 주 비서는 먼저 퇴근하라고 하는 게 어때? 내가 차 갖고 왔어. 내 차 타고 가면 되잖아.”이건 업무 이야기를 하겠다는 말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주헌과 운전기사를 떼어 놓고, 유호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려는 속셈이었다.유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기사는 먼저 퇴근해도 돼. 주헌은 남고.”희정은 멈칫했다.유호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업무 이야기라며. 그럼 비서를 데려가야지.”그 말을 마친 유호는 차 안으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29화

    말을 하다 만 희정은 유호가 핸드폰을 쥐고 있는 것을 보았다. 눈썹을 살짝 치켜세운 희정의 눈빛에는 경계하는 기색이 서렸다.“누구랑 통화 중이야?”유호의 목소리는 감정을 알 수 없었다.“해인.”그 대답에 희정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희정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유호를 바라보았다.어제 수술이 끝난 뒤부터 지금까지, 유호는 해인에 관한 이야기를 단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희정은 한때 유호가 정말 야마모토 교수의 말처럼 해인을 잊었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유호가 지금도 해인을 너무나 자연스럽게 ‘해인’이라고 부르고 있었다.‘진짜 본능인가?’‘아니면... 사실 유호가 잊은 게 아닌 걸까?’‘칩 업그레이드가 실패한 걸까?’...정원.전화기 너머의 해인도 희정의 목소리를 들었다. 해인은 부드럽지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유호 씨, 갑자기 왜 이렇게 이상해? 차희정 씨랑 관련 있는 거야? 며칠 전에 차희정 씨가 당신 전화를 받았어. 차희정 씨가... 당신이랑 계속 같이 있었다고 했고.”해인은 계속 스스로에게 그 일을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었다.그날 아침, 해인은 유호에게 전화를 걸었고 사실 한 번 연결이 됐다. 유호에게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듣고 싶었다.하지만 유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희정이 갑자기 유호의 핸드폰을 빼앗아 전화를 끊어 버렸다.끊어진 핸드폰 화면을 보며 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해인은 신호 문제인가 싶어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아무도 받지 않았고, 곧 차단을 알리는 ‘삐삐’ 소리만 들려왔다.영지의 번호도 차단된 것 같았다.해인은 미간을 더 깊이 찌푸렸다. 자기 번호가 차단된 것은 유호의 실수가 아닌 듯했다.해인은 핸드폰을 영지에게 돌려주었다.“고마워.”영지는 해인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디 불편하신 거 아니에요?”“아니야. 배가 좀 고파서. 먼저 뭐 좀 먹으러 가자.”해인은 차분하게 말했다.영지는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한 채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28화

    영지는 전에 누군가에게서 해인과 조우 사이에 불편한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아직 어린 영지는, 궁금한 것을 마음속에 오래 감춰 두기 어려운 나이였다.지금 정원에 나오자, 영지는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조우 도련님이 방금 왜 작은 사모님 편을 들어준 거예요?”해인이 대답했다.“내가 조우를 내 편으로 돌렸거든.”영지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네?”“조우가 요즘 농구 좋아하잖아. 그런데 잘 안 된다더라.”해인은 나뭇가지 끝에서 막 피어난 매화 한 송이를 바라보다가 가까이 다가가 향을 맡았다. 마침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해인의 머리카락을 살짝 흔들었다. 해인은 한창 피어난 매화를 조용히 바라보며 말했다.“어제 저녁에 내가 조우 앞에서 한 번 시범을 보여 줬더니, 조우가 나더러 스승이 되어 달라고 하더라고.”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본래 자기보다 강한 사람을 쉽게 동경하는 법이었다. 게다가 해인은 여자였다. 그런 해인이 조우보다 훨씬 능숙하게 공을 던져 넣자, 조우는 완전히 마음을 빼앗긴 듯했다.영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농구도 하실 줄 아세요? 농구는 남자애들이 하는 운동 아니에요?”해인의 시선이 멀어졌다. 오래된 기억을 더듬는 사람처럼 목소리가 낮아졌다.“어릴 때 오빠 둘이 집 마당에서 자주 농구를 했어. 오빠들 농구는 아버지가 직접 가르쳐 주셨고.”“나는 옆에서 그걸 계속 봤지. 그러다 나중에는... 나도 슛을 넣을 줄 알게 됐어.”해인은 딸이지만, 해인의 아버지는 아이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자라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운동은 몸에 좋다며 해인이 공을 잡는 것도 막지 않았다.해인은 드리블 같은 동작은 그다지 잘하지 못했다. 하지만 슛만큼은 꽤 정확했다. 던지면 들어가는 일이 많았고, 조준도 나쁘지 않았다.해인은 아무 생각 없이 공을 던졌을 뿐인데, 공이 깔끔하게 골대로 들어갔다. 어릴 때 몸에 익힌 감각이 아직 남아 있다는 사실에 해인 자신도 조금 놀랐다.지난날을 떠올리자, 해인의 눈가가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27화

    해인은 늘 기억하고 있었다. 최수나의 죽음에는 왕단영과 천하솜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 그 빚은 언젠가 반드시 제대로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분위기가 지나치게 어색해지자, 왕단영은 얼른 말을 이어 갔다.“해인아, 지금 임신 중이고 곁에 의지할 사람도 없잖아. 무슨 일 있으면 꼭 말해. 우리도 한집안 식구인데,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왕단영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아, 맞다. 우리 한 대표는 아직도 너 보러 안 왔니? 듣자 하니 오늘 회사 온라인 회의에는 참석했다던데.” “네 엄마가 돌아가시고 이렇게 큰일이 있었는데, 유호는 마치 없는 사람처럼 굴면서 안부 한마디 없다니. 이건 정말 아니지 않니?”해인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유호 씨가 돌아왔다는 뜻인가?’주여진에게 일이 생긴 뒤 이틀 동안, 해인은 유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유호의 핸드폰은 꺼져 있었다.해인은 어머니의 죽음에 짓눌려 슬퍼하느라 다른 생각을 깊이 할 여유가 없었다.그 뒤 주여진의 장례를 마치고 나서는 심한 감기에 걸렸다. 해인은 정신이 흐릿한 채 이틀 동안 침대에 누워 잠만 잤다.조금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유호와 연락이 끊어진 지 꽤 됐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동안 유호에게서는 어떤 소식도 없었다.다행히 주헌이 돌아왔다. 그리고 F국에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유호가 무슨 비밀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혼자 사라졌다고 말했다.유호에게 사고가 난 것은 아니라는 말을 듣고 해인은 안도했다. 유호가 평소와 다르게 움직인 데에는 분명히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날 아침, 해인이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 전화를 받은 사람은 희정이었다. 희정은 그동안 유호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그래도 두 사람은 부부였다. 가장 기본적인 신뢰만큼은 지켜야 했다.해인은 며칠 동안 책을 읽는 데 집중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 애썼다. 바깥일을 지나치게 묻지도 않았고, 스스로 쓸데없는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 했다.모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26화

    해인은 방 안쪽 베란다의 흔들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경영과 경제에 관한 책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막막했지만, 해인은 이해력이 좋은 편이었다. 몇 달 동안 꾸준히 읽다 보니 이제는 조금씩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기업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도 생각했던 것만큼 불가능한 영역은 아닌 듯했다.감기가 나은 지 이틀째 되던 날, 권영자는 사람을 시켜 꿀생강차를 달여 보내왔다.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한기를 몰아내는 데 좋다는 이유였다.“작은 사모님, 큰 사모님께서 생강차를 다 드시라고 하셨습니다.”젊은 여자가 도자기 찻잔을 받쳐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권영자의 심복인 진주의 친손녀인 임영지는 해인보다 세 살 어렸다.영지는 해마다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때마다 여기에 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었다. 올해는 해인이 본가에 머물고 있었고, 곁에서 도와줄 사람이 마침 부족했다. 그래서 권영자는 진주에게 영지를 해인 곁에 붙여 두라고 지시했다.찻잔을 받아 들고 한 모금 마신 해인은 곧바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생강이 좀 많이 들어간 것 같아. 냄새가 너무 강하네.”영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날이 바뀌면서 점점 추워지잖아요. 생강이 몸을 데워 준다고, 큰 사모님께서 작은 사모님 몸이 약하시니까 일부러 더 넣으라고 하셨어요.”해인은 절반 넘게 마셨지만, 더는 넘기기 힘들었다.금세 알아차린 영지가 찻잔을 받아 들면서 해인에게 한쪽 눈을 살짝 찡긋했다.“이따가 큰 사모님께서 물어보시면, 제가 다 드셨다고 말씀드릴게요.”그쪽에서 영지가 찻잔을 부엌으로 가져다 놓자마자, 누군가 영지를 불러 세웠다.왕단영이 영지에게 손짓했다.“영지야, 방학한 거야?”영지는 천진한 표정으로 물었다.“여사님, 무슨 심부름이라도 시키실 일 있으세요?”왕단영은 영지 손에 들린 빈 찻잔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별건 아니고. 네 엄마 몸은 요즘 좀 어떠니? 한동안 통 못 봤네.”영지의 어머니도 예전에 한씨 가문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한 적이 있어서, 왕단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25화

    유호의 표정이 무거워졌다.“왜 하필 지금 다치신 거예요?”태상은 멋쩍게 코끝을 만졌다.“골절이에요.”“그 정도는 저도 압니다.”유호의 목소리에는 불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저를 여기 며칠씩 놔두고 가더니, 돌아오자마자 손이 골절돼 있다니요. 어쩐지 일부러 그런 것처럼 느껴지는데요.”“그럴 리가 있겠어요?”태상은 부드럽고 해를 끼칠 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어딘가 난처해 보이기까지 했다.“사정이 좀 길어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수술 문제는 이미 방법을 생각해 두었어요.”“수술칼도 못 잡는 손으로 무슨 방법을 생각하셨다는 거예요?”유호는 이 날을 너무도 오래 기다려 왔다.그 때문에 유호는 출장 일정까지 앞당겼다. 머릿속에 박힌 칩을 하루라도 빨리 꺼내고 싶었다.나흘 전, 유호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정수의 추천을 받아 이곳을 찾아왔다.태상은 유호에게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마취까지 했다.유호는 그 뒤로 내내 몽롱하게 잠들어 있다가 이제야 겨우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장비에서 데이터가 나왔다. 유호는 수술 성공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당장 알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집도의의 손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태상도 난처했다. 다만 어떤 사적인 마음 때문인지, 해인이 자신의 손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은 유호에게 말하지 않았다.태상은 컴퓨터 화면을 한 번 바라보았다.“이 수술을 제가 직접 할 수 없지만, 외부 의료진을 부를 수는 있어요. 제 지도교수님 팀과 연락해 두었어요. 교수님 팀이 이미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유호가 미간을 찌푸렸다.“지도교수님 팀이요?”정수는 분명히 말했었다. 태상은 해외의 한 칩 연구소에서 근무했고, 뒤에는 막강한 연구팀이 있다고.그래서 정수는 유호에게 태상을 찾아가 칩 제거를 부탁해 보라고 권했다.다만 태상은 몇 달 전쯤 연구소를 그만두고 귀국한 뒤 가업을 잇기로 했다고 들었다.태상이 말했다.“제가 지도교수님께 직접 배웠어요. 교수님 팀의 기술은 믿으셔도 돼요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5화

    태겸의 목소리는 꽤나 날이 서 있었다.“하예주 씨 올려 보내세요.”안내데스크 직원은 이번에는 눈치빠르게 곧바로 말했다.“네, 고 대표님. 제가 바로 작은 사모님을 모시고 올라가겠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전화기 너머의 태겸은 잠시 말이 막혔다.‘작은 사모님?’직원은 웃으며 덧붙였다.“네, 하예주 씨께서 본인이 고 회장님의 ‘예비 며느리’라고 하셨습니다.”예주는 핸드폰을 움켜쥔 채 긴장된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봤다.‘지금 여기서 부정하면... 창피해지는 건 나야.’다행히도 태겸은 잠시 침묵했을 뿐, 그 말을 바로잡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41화

    어차피 곧 해인이 손봐 놓은 그 집에 예주가 들어와 살게 될 터였다.이미 자신을 불쾌하게 만들었으니, 돈으로 보상하는 것도 충분히 말이 됐다.게다가 이 몇 년 동안 태겸은 YD그룹에서 벌어들인 돈도 적지 않았다.돈은 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그저 에너지 보존 법칙일 뿐이었다.해인은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덧붙였다.“고 대표님, 돈 다 준비되면 연락해. 그때 계약서 쓸 테니까. 최소 육천억이야. 한 푼도 깎을 생각하지 마.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6화

    그때, 예주가 입을 열었다.“부장님, 모두 같은 프로젝트 팀이고요, 책임도 서로 연결돼 있잖아요. 실험도 원래 두 명씩 짝을 이뤄서 진행하고, 강 대리님이랑 민 대리님은 원래 한 조였고요.”예주는 신승빈을 바라보며, 부드럽고 무해한 미소를 지었다.“민 대리님이 급한 일로 자리를 비우셨다면, 강 대리님이 대신 확인하는 것도 책임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그리고 회사에서도 다들 이야기하잖아요. 강 대리님은 곧 과장 승진하신다고요. 부장님도 팀에서 가장 많이 애써 주시는 분이시니까, 다들 그 부분은 마음에 두고 있을 거예요.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5화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러게요. 강 대리님이랑 하 대리님 사이에 예전에 무슨 일 있었던 거예요? 강 대리님이 하 대리님한테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신 게 좀...”예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눈물이 하나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저도 잘 모르겠어요. 해인 선배님은 학교 다닐 때부터 워낙 유명하셨잖아요. 저는 그냥 계속 존경해 왔을 뿐이에요.”예주는 훌쩍이며 말을 이었다.“아마 선배님이 저를 좀 오해하신 것 같아요.”그 말을 듣고 있던 민하슬이 뭔가 떠올린 듯했다. 휴지를 꺼내 예주에게 건네면서 하슬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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