แชร์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ผู้แต่ง: 오월이

제1화

ผู้เขียน: 오월이
달빛이 서늘하게 식어 있었다.

버려진 제약 공장 안, 강해인의 몸은 거칠게 꼬인 밧줄에 묶여 있었다.

차갑고 단단한 콘크리트 벽에 기댄 채, 여자의 가느다란 손목은 높이 들어 올려진 채 벽에 고정돼 있었다.

그리고 뒤에서 다가온 남자가 해인의 허리를 움켜쥐었다.

얇은 여자의 허리가 남자의 손아귀 안에서 움츠러들었고, 남자의 입가에는 음습한 웃음이 걸려 있었다.

“강해인 씨. 아무도 몸값을 들고 안 오면, 그땐 미안하지만 말이야.”

해인의 뒤쪽에서 벨트를 푸는 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차리는 순간, 해인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고태겸한테... 한 번만 더 전화하게 해 줘.”

납치범이 비웃듯 웃었다.

“열 번을 전화해도 안 오는 인간인데 뭐가 달라져? 돈이든 몸이든, 하나는 내가 가져가야 할 거 아냐.”

그 말이 해인을 자극한 듯해서 몸을 비틀며 간신히 저항했다.

“고태겸은 올 거야. 말귀 못 알아들어? 나한테 손만 대 봐. 고태겸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죽여 버릴 거야.”

해인의 눈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이 숨기지 못한 공포를 드러냈다.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납치범은 잠시 고민한 뒤 짜증 섞인 얼굴로 핸드폰을 던졌다.

“진짜 마지막이다.”

이번에는 신호가 이어졌다.

스피커폰으로 연결된 전화에서 해인이 입을 열기도 전에 태겸의 낮은 목소리가 먼저 흘러나왔다.

[해인아, 예주 쪽에 일이 좀 생겼어. 생일은 나중에 다시 챙기자.]

해인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핸드폰 화면의 시간을 훑었다.

밤 10시 반.

한 시간 반만 지나면 생일은 끝이었다.

해인은 하루 종일 정성껏 차려입은 채 레스토랑에서 기다렸다.

기다리던 태겸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레스토랑을 나서는 순간 납치범에게 붙잡혀 차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지금 해인은 울음이 섞일 것 같은 목소리를 억눌러 말했다.

“나 납치당했어. 나 좀 살려줘.”

전화기 너머가 몇 초간 조용해졌다.

이내 태겸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예주가 교통사고를 당했어. 손목이 골절됐어.]

“그래서?”

해인이 전화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나 지금 죽기 직전이야, 고태겸. 말이 그렇게 어려워? 네 아내가 납치범 손에 죽게 생겼다고!”

다시 침묵.

잠시 후, 태겸의 말투가 누그러졌다. 달래듯 낮아진 음성이었다.

[예주는 여기 연고도 없어. 손도 다친 채로 길바닥에 누워 있어. 내가 예주를 놔두면 예주는 어떡해? 해인아, 이런 걸로 농담하지 마.]

해인은 숨이 멎은 듯 굳었다.

‘농담이겠지?’

눈가에 시큰한 감각이 차오르면서, 머리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숨이 막혀 오는 느낌에 가슴이 조여 왔다.

“하예주는 손목이 부러진 거지, 죽은 게 아니야.”

해인의 입꼬리가 힘없이 올라갔다.

목소리에는 비통함이 배어 있었다.

“용호지구에서 북쪽으로 오십 킬로. 버려진 제약 공장이야. 고태겸, 내일 아침에 시신 수습하러 와.”

해인의 마지막 말이 끝나자마자 통화는 끊겼다.

납치범의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이를 악물고 강해인을 내려다봤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잔머리 굴릴 여유가 있나 보네?”

해인은 스스로를 비웃듯 웃었다.

“뭘 걱정해. 고태겸은 안 와.”

...

하예주는 누구인가?

처음 예주를 도왔을 때, 해인은 자신이 그런 존재를 곁에 들였다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예주는 집안 형편이 어려웠지만 성적이 뛰어났다.

해인은 태겸의 이름으로 장학금을 대며 예주를 후원했다.

반년 전, 학업을 마친 예주가 직접 찾아와서 은혜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태겸의 회사 건물 아래에서 기다렸다.

“무슨 일이든 하겠습니다. 말 그대로 소처럼 일해서라도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고씨 가문 같은 최상위 재벌가에게 기부는 체면과 명분을 위한 일일 뿐이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 당연했고, 태겸 역시 깊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예주는 자꾸 태겸의 시야에 모습을 드러냈다.

얌전한 얼굴에 고개를 숙인 태도, 도움을 청하는 눈빛.

아마 그런 모습이 예주만의 무기였을 것이다.

해인이 이상함을 느꼈을 때, 이미 태겸은 예주 때문에 세 번이나 약속을 취소한 뒤였다.

세 번째는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태겸은 오지 않았고, 혼인신고는 무산됐다.

하지만 사흘 뒤, 해인은 결국 결혼을 했다.

주변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태겸이 해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두 사람이 20년 넘게 함께 자라온 사이라는 것을.

예주는 고작 석 달 남짓 나타났을 뿐이었다.

20년과 석 달.

어디를 봐도 강해인이 질 이유는 없어 보였다.

그러나 해인은 자신과 태겸의 관계를 지나치게 믿고 있었다.

지금은 패배했을 뿐 아니라 목숨까지 걸린 상황이었다.

해인의 속눈썹 끝에 눈물이 매달려 있었다.

슬픔과 실망, 체념과 분노가 선명한 얼굴 위에서 뒤섞였다.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위태로움을 품고 있었다.

납치범은 침을 한 번 삼켰다.

망설임 없이 강해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손에 힘이 들어가며 천이 찢어지려는 그때.

쾅!

총성이 차가운 밤공기를 갈랐다.

바깥의 나무에 앉아 있던 새들이 나뭇가지에서 일제히 날아올라 사라졌다.

조금 전까지 거친 말을 내뱉던 납치범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습기 어린 바닥 위에 반듯하게 누운 시신.

머리에 정확히 한 발이 박혀 있었다.

튀어 오른 피가 강해인의 뺨에 묻었다.

본래도 창백하던 얼굴에 더 깊은 파열감이 더해졌다.

두려움을 느낄 틈도 없이, 해인은 본능적으로 총성이 들려온 방향을 바라봤다.

연녹색 군복을 입은 남자가 어둠 속에 똑바로 서 있었다.

남자의 모습은 밤의 어둠과 거의 동화되어 있었고, 달빛 아래에서 어깨의 훈장이 차갑게 빛났다.

역광을 등진 채, 남자는 천천히 강해인 쪽으로 걸어왔다.

마른 낙엽을 밟는 군홧발 소리가 멀리서 가까워졌다.

그러다 발걸음이 멈췄다.

맑고 차가운 나무 향이 공기를 가르며 스며들었다.

코끝에 남아 있던 피 냄새가 흐려졌다.

놀라 고개를 든 해인이 마주친 남자의 눈은 고귀한 기품이 깔려 있었다.

남자는 한미터쯤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압도적인 기세 탓인지, 숨이 막히는 듯한 긴장감이 공간을 채웠다.

손에 들린 총에서는 아직 희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강해인의 얼굴에 남아 있는 공포를 본 남자는 입꼬리를 올렸다.

총을 허리 쪽에 꽂으며 한 발 물러섰다.

시선이 얽힌 채 한유호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머리 위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떨어졌다.

“강해인, 오랜만이네.”

...

해인이 신혼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새벽 한 시였다.

해인은 곧바로 피 냄새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드레스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욕실에 들어가 샤워기를 틀자, 차가운 물줄기가 머리 위에서 그대로 쏟아졌다.

그제야 얼어붙어 있던 몸이 조금씩 제 온도를 되찾았다.

해인은 젖은 얼굴을 한 번 훔쳤다.

‘조금만 어긋났어도, 다시는 못 돌아올 뻔했네.’

열여섯 살 이전의 해인은 가족 손바닥 위에서 자란 공주 같은 아이였다.

하지만 열여섯이 되던 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

아버지와 두 오빠가 동시에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재혼을 선택했다.

연달아 닥친 불행은 한때 완전했던 가정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그때 해인을 진흙탕에서 끌어올린 사람이 태겸이었다.

지금도 그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 시절, 해인을 바라보던 태겸의 눈빛.

아프게 젖어 있던 얼굴.

태겸은 그렇게 말했다.

“해인아, 나랑 같이 집에 갈래?”

그 말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갑자기 켜진 불빛 같았다.

태겸의 가족은 곧 해인의 가족이 됐고, 태겸의 부모는 자연스럽게 엄마와 아빠가 됐다.

그날 이후 해인은 태겸의 집에서 살기 시작했다.

성인이 되는 날, 불안해하는 해인을 위해 태겸은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해인아, 내 여자친구가 돼 줘. 평생 잘할게...”

조명 아래에서 태겸의 눈은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꽃을 좋아하는 해인을 위해서, 태겸은 수천 평의 꽃밭을 통째로 샀다.

오직 해인을 위해 피어나는 꽃들이었다.

명문가 집안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말했다.

두 사람은 타고난 한 쌍이라고.

하지만 현실은 망설임 없이 뺨을 후려쳤다.

결국 증명된 건 하나였다.

남자의 약속이란... 호르몬이 가장 왕성할 때 내뱉는 말에 불과하다는 것.

귀로는 들을 수 있어도, 믿을 가치는 없었다.

이제 태겸의 마음에는 예주라는 다른 여자가 자리하고 있었다.

태겸이 해인에게 질렸을 수도 있고,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떻든, 태겸은 변했다.

마음이 떠난 남자는 변기 닦은 칫솔보다 더 더러운 법이다.

해인은 화장대 앞에 앉아 꼬박 하루 밤낮을 보냈다.

태겸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해인이 포기하는 건 당연히 힘들었다.

고태겸이라는 남자는 강해인의 인생에서 너무 많은 중요한 장면에 함께 있었으니까.

해인이 멍하니 앉아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한 번 본 해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전 고태겸이랑 이혼할 생각이에요.”

전화기 너머가 잠시 조용해졌다.

이내 돌아온 말.

[너희 언제 결혼했어?]

해인은 시선을 떨궜다.

‘숨겼지.’

혼인신고를 하던 날도 그랬다.

태겸은 예주에게서 걸려온 전화 한 통에 자리를 떴고, 그대로 일주일간 출장을 갔다.

어제 해인의 생일이 되어서야 돌아왔다.

결혼식은 없었지만 태겸의 부모와 식사를 했고, 해인은 사실상 고씨 가문의 작은 안주인으로 인정받은 상태였다.

해인의 눈가가 붉어졌다.

“어쨌든... 그 사람이랑 끝낼 거예요.”

목소리에 묻은 억울함을 알아챈 도수희가 조용히 말했다.

[언제 나올 거야? 엄마가 차 보내 줄게.]

길고 짙은 머리카락에 얼굴을 가린 해인이, 희고 매끈한 턱선을 드러낸 채 말했다.

“제 일에 엄마는 관여하지 마세요. 엄마한테 갈 생각도 없어요. 부탁이니까 저랑 좀 거리를 두세요.”

그 말을 들은 도수희의 목소리가 한층 가라앉았다.

[해인아... 그때 엄마도 말이야...]
อ่านหนังสือเล่มนี้ต่อได้ฟรี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ดาวน์โหลดแอป
ความคิดเห็น (1)
goodnovel comment avatar
냐하~♡
.........쯧
ดูความคิดเห็นทั้งหมด

บทล่าสุด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5화

    서진이 집에 돌아왔을 때 희정은 여전히 깊이 잠들어 있었다. 곁에서 움직이는 소리에 희정이 천천히 눈을 떴다.“응? 밖에 나갔다 왔어? 어디 갔었어?”희정의 가슴께에는 조금 전 서진이 남긴 붉은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 있었다.서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잠이 안 와서 좀 걷고 왔어.”희정도 크게 생각하지 않고 나른하게 웃었다. “내가 덜 열심히 했나 봐. 아직 밖에 돌아다닐 힘이 남아 있네.”희정은 서진의 목을 끌어당기면서 먼저 입을 맞췄다.서진의 뜨거운 숨이 희정을 감쌌다. 그때 서진이 갑자기 물었다. “저녁에 읍내 갔었어?”키스에 몰입해 있던 희정은 머리 위로 찬물이 쏟아진 듯 굳어졌다.곧 정신을 차리고 본능적으로 부정했다. “아니. 왜 갑자기 그런 걸 물어?”서진은 태연하게 말했다. “별거 아니야. 여기만 있으면 심심할까 봐. 읍내 가고 싶으면 나한테 말해. 같이 가 줄게.”두 사람 모두 서로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밤은 길었다. 방 안에서는 끊이지 않고 은밀한 소리가 이어졌다. 서진은 전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희정을 안았다. 마치 가슴에 쌓인 모든 감정을 몸으로 쏟아 내고 싶은 사람 같았다.희정 역시 자신의 다정함으로 서진의 뜨거운 감정을 모두 받아 주려고 했다.그날 밤 내내 낡은 침대가 계속 삐걱거렸다....다음 날.서진이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방 안에서 헛구역질 소리가 들렸다.서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모르는 척 손에 든 일을 계속했다.희정은 바깥의 서진이 들을까 봐 소리를 죽이며 몇 번이나 헛구역질을 했다.하지만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며칠째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 이 정도면 임신이 아니라는 게 더 이상했다.그런데 읍내 약국에서는 임신을 중단시키는 약은 처방전 없이 팔지 않았다. 결국 시간을 내 병원에 가서 뱃속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메스꺼움이 조금 가라앉자, 희정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밖으로 나와 서진의 허리를 뒤에서 끌어안았다.“또 나 먹으라고 아침 만드는 거야? 우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4화

    약사는 서진이 조금 전 걸어온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마 저쪽 마을에서 온 것 같던데...”주변에는 여러 작은 마을이 모여 있었고, 오래전부터 서로 혼인과 왕래가 이어져 주민 대부분이 한집만 건너면 서로 아는 사이였다.나이가 많은 한 할머니가 말했다. “저쪽이면 솔안마을 아니야? 내가 알기로 거긴 사람들 대부분 떠나고 읍내에 집 구하기 어려운 노인들이나 몸 불편한 사람들만 남았는데. 젊은 여자가 살았나?”그 할머니는 근방에서 오래 중매를 해 온 사람이라, 결혼할 만한 나이의 처녀는 물론이고 이혼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사람까지 웬만하면 다 알고 있었다.약사가 어깨를 으쓱했다. “누구네 친척이 놀러 왔을 수도 있죠. 누가 알겠어요?”말을 마치고 뒤를 돌아본 약사는 그제야 가게 안에 손님이 들어온 걸 알아챘다.‘언제 들어왔지? 인기척도 못 들었네.’약사는 사람들 틈에서 빠져나와 안으로 들어왔다. “총각, 뭐 찾는 거 있어요?”서진은 대답하지 못했다.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 바깥에서 들은 대화가 계속 맴돌았다.‘솔안마을...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이잖아.’그 마을에는 정말 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젊은 여자는 희정뿐이었다.저녁 무렵 혼자 나갔던 희정이 떠올라 서진은 입술을 다물었다.“좀 전에 말씀하신 그 여자분은 언제 약을 사러 왔습니까?”약사가 대답했다. “오늘 저녁이요. 총각처럼 마스크를 쓰고 왔어요.”서진의 미간이 깊게 패였다.한동안 아무 말이 없자 약사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무슨 약을 찾는데요? 골라 줄까요?”서진이 위장약 진열대 근처에 서 있는 걸 보고 약사는 바로 알아챘다. “속이 안 좋아요?”“어떻게 아픈데요? 신물이 올라와요? 배가 아파요? 아니면...”서진이 약사를 바라보다 갑자기 물었다.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게 위장병 말고 임신 때문일 수도 있습니까?”약사가 웃음을 터뜨렸다.“아내가 임신했나 보네요. 그러면 위장약 함부로 먹이면 안 돼요. 종류에 따라서는 태아에 안 좋을 수도 있으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3화

    약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손님, 규정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정말 필요하시면 읍내 병원에서 먼저 진료받고 처방전을 가져오세요.”희정은 돈을 내밀고도 원하는 걸 살 수 없는 날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이런 외진 곳에서 지내는 생활은 몇 번이나 희정의 상식을 뒤집어 놓았다.‘이런 데 사는 사람들은 돈을 더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왜 이렇게 원칙만 따져?’이곳은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이었다.약을 구하지 못한 희정은 서진이 의심하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예상대로 집에 도착했을 때, 서진은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희정을 찾고 있었다.희정을 발견한 서진이 다급하게 다가왔다. “어디 갔었어? 왜 땀을 이렇게 많이 흘려?”희정은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했다. “집에만 있으니까 답답해서 그냥 동네 좀 걸었어.”서진의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한테 말은 하고 나갔어야지. 여긴 워낙 외진 곳이라 너 혼자 다니면 위험해. 난 네가 혹시...”말을 끝내지 못한 서진은 시선을 내렸다. 표정에 슬픔이 묻어났다.희정이 고개를 들었다. “내가 뭐 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서진이 낮게 말했다. “나랑 사는 게 지겨워져서... 나를 떠난 줄 알았어.”희정은 놀랐다. 서진이 자신 때문에 이렇게 불안해하고 있다는 걸 곧 알아차렸다.누군가에게 깊이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이렇게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자신이 왜 이제야 알았을까?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두 사람이 지금 같은 처지까지 몰리지는 않았을지도 몰랐다.서진의 서툴고 순진한 모습에 희정의 마음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희정은 손을 뻗어 서진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듯 쓰다듬었다. 까치발을 들고 먼저 입을 맞췄다.“서진아, 너 진짜 바보다.”서진은 곧바로 희정의 입맞춤을 받아냈다. 소유욕이 짙어진 남자는 입술을 옮겨 귓불을 가볍게 깨물었다.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 희정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졌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2화

    사랑에 빠지면 상대에게 뭐라도 해 주고 싶은 법이었다. 하지만 서진은 곧바로 희정 곁으로 다가가 주걱을 빼앗았다.“이런 걸 왜 네가 해. 가서 쉬어.”말을 마친 서진이 대신 불 앞에 서서 음식을 볶기 시작했다.서진에게 희정은 여전히 귀하게 자란 공주 같은 사람이었다. 자신과 함께 살게 됐다고 해서 이런 힘든 집안일까지 시킬 생각은 없었다.그 모습을 보던 희정은 뒤에서 서진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넓은 등에 뺨을 붙이며 말했다. “너 정말 나한테 잘해 준다.”서진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 아내한테 잘하지, 그럼 누구한테 잘해?”희정은 이 평온한 기분을 온전히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기름 냄새가 코로 들어오자 속이 울렁거렸다. 희정은 급히 밖으로 나가서 몇 번이나 헛구역질을 했다.요리 하나를 끝내고 나온 서진은 희정이 가슴을 누르고 있는 걸 보고 걱정스럽게 물었다. “왜 그래?”희정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아침을 안 먹어서 그런가 봐. 속이 좀 쓰리고 신물이 올라와.”서진은 다시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따뜻한 물 따라 놓을 테니까 들어와서 마셔.”희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서진이 자리를 비우자 희정은 입술을 깨물며 멍하니 서 있었다.‘아니야. 설마 그럴 리 없겠지?’희정은 넋이 빠진 채 안으로 들어가 유리컵을 양손으로 감싸고 따뜻한 물을 절반 넘게 마셨다. 머릿속으로는 마지막 생리 날짜를 정신없이 계산하고 있었다.‘내가 그놈 아이를 가졌을 리 없어. 절대 아니야!’점심을 다 차린 서진은 희정이 식탁 앞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걸 보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왜 그래? 아까부터 계속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것 같아.”그제야 정신을 차린 희정이 웃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니야. 배고파. 빨리 먹자.”서진은 자극적이지 않은 나물 반찬을 희정의 그릇에 덜어줬다.냄새도 강하지 않은 음식인데 희정은 보기만 해도 속이 다시 뒤집혔다.결국 식탁 앞에서 그대로 헛구역질을 했다.서진은 그제야 단순한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1화

    “여보...”건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진이 말을 끊었다. [야, 너 뭐 하는 짓이야? 희정한테 왜 전화했어?]건훈은 서진이 희정의 전화를 받았다는 걸 알아차리자 갑자기 웃었다.[형, 오늘은 밭에 잡초 뽑으러 안 갔어?]서진은 미간을 찌푸렸다. 건훈의 말에는 분명 비꼬는 기색이 있었다.그런데 자신은 건훈에게 산속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었다. ‘내가 하는 일을... 어떻게 알고 있어?’서진의 마음에 의심이 생겼다.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 희정이한테 왜 전화했냐고.”건훈 쪽에서 사과를 씹는 소리가 들렸다. [며칠 전에 보내 준 고기 맛있었냐고 물어보려고 했지. 형이랑 형수 먹게 좀 더 보내 줄까?]서진의 눈꺼풀이 움찔했다. 머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조각이 비로소 맞춰졌다.“그 음식 네가 보낸 거야?”건훈이 웃었다. [왜? 형수가 말 안 했어?]건훈은 일부러 혀를 차며 말했다. [이야, 둘 사이에 나한테도 말 못 할 비밀이 있나 보네.]그 말투가 서진의 신경을 긁었다.“뭐 보내고 싶으면 나한테 연락해. 앞으로 희정이한테 직접 전화하지 마.”서진은 건훈이 평소 여자를 가볍게 만나는 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희정에게 따로 연락하며 귀찮게 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문득 희정이 건훈이 보낸 거라는 사실을 숨긴 것도, 자신이 걱정할까 봐 그랬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건훈은 곧 서진의 속뜻을 알아채고 웃었다. [형, 뭐가 그렇게 무서워? 형수가 나 따라갈까 봐?]서진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건훈아!”건훈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농담인데 왜 그렇게 흥분해?]통화를 끝내고 방으로 돌아온 서진은 핸드폰을 다시 희정의 베개 옆에 내려놨다.십여 분 뒤에야 희정이 잠에서 깼다. 눈을 뜨자마자 곁에서 자신을 보고 있는 서진을 발견한 희정은 두 팔을 벌려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자기야, 언제 일어났어? 왜 그렇게 보고 있어?”이곳에서 오직 서진만 곁에 남은 뒤 희정은 전보다 훨씬 더 그에게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40화

    건훈의 말은 정확히 희정의 속마음을 찔렀다.조금이라도 위험을 줄이려고 보름 동안 희정과 서진은 근처 장터에도 가지 않았다. 생활은 빠듯했고 고기 한 점 구경하기도 어려웠다.하루 이틀은 괜찮았지만, 비슷한 음식만 계속 먹다 보니 당연히 질릴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희정은 건훈의 말에서 다른 뜻도 알아차렸다.건훈이 나직하게 말했다. [그냥 모든 걸 서진 형한테 넘기면 그 지긋지긋한 곳에서 나올 수 있어. 밤만 되면 앞도 안 보일 만큼 깜깜한 산이 무섭지 않아?][사람 그림자 하나 보기 힘들고. 넌 화려한 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야. 그런 곳은 너랑 안 맞아.]희정은 더 듣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그래도 건훈이 보낸 고기와 생선을 버리지는 못했다.서진이 돌아왔을 때 탁자 위에는 먹을거리가 가득 놓여 있어서 의아하게 물었다. “이건 다 어디서 났어?”희정은 즉석에서 거짓말을 만들었다. “옆집 어르신한테 샀어. 어제 장에 다녀오셨는데, 너무 많이 샀다면서 필요한 거 있냐고 물으셔서 돈 드리고 좀 받은 거야.”서진은 고개만 끄덕일 뿐 더 의심하지 않았다.서진이 웃었다. “좋네. 그럼 오늘 저녁은 제대로 먹자.”...사흘이 지나자 받아 둔 고기와 생선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희정이 유난히 맛있게 먹던 생선이 생각난 서진은 아침 일찍 희정이 자는 사이 옆집을 찾아갔다.구동석이 문을 열었다.서진은 예의 바르게 물었다. “며칠 전에 제 아내가 어르신한테 샀다는 생선이 혹시 더 있습니까? 있으면 한 마리 더 사고 싶어서요. 다음에 장에 가실 때 사다 주셔도 됩니다.”구동석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서진을 봤다. “무슨 생선?”“며칠 전에 장에서 많이 샀다고 하시면서 제 아내한테 주셨다던데요? 돈도 드렸다고 들었습니다.”어르신은 고개를 저었다. “난 그런 적 없는데. 사람 잘못 찾은 거 아니야?”서진의 눈빛에 의문이 스쳤다. 이웃집이라고 할 만한 곳은 여기뿐이었다. 사흘 전 희정도 분명 옆집 어르신에게 샀다고 했다.그렇다면 그 음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7화

    해인은 말문이 막혔다.오늘의 유호는 그날의 단정한 군복 차림과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해인 앞에 있는 유호는 검은 셔츠의 단추를 풀어 헤친 상태였고, 언뜻 드러나는 가슴 근육의 선이 거친 생기를 더했다.해인이 앉은 자리에서는 그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음... 한유호... 몸은 정말 좋네...’유호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별생각 없는 듯 물었다.“손은 왜 다쳤어?”해인은 멈칫했다. 고개를 숙이고서야 언제 그랬는지 모를 새, 유리컵에 베인 손바닥에서 선혈이 번져 나온 것을 알아챘다.입술을 살짝 다문 해인은 손등을 위로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6화

    해인은 뒤로 밀리면서 중심을 잃었다.태겸은 뒤쪽에서 급히 끼어들었고, 그때의 반동으로 깨진 유리컵의 날이 해인의 손바닥을 파고들었다.손끝에서 전해지는 통증이 너무나 선명해서 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예주 앞을 가로막고 선 태겸이 난처한 표정으로 해인을 바라봤다.“이게 뭐 하는 거야? 예주는 내가 부른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그 말을 듣자 해인은 쥐고 있던 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눈가가 젖은 채 태겸을 향해 말했다.“내가 난리야? 고태겸, 하예주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한 번이라도 들어볼 생각은 있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화

    이소정의 안색이 단번에 굳어졌다.“사설탐정? 사설탐정을 써서 태겸이를 조사했다는 거야? 해인아, 그런 건 하면 안 되지. 부부 사이에 상처만 남겨.”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란이 서재 안까지 전해졌다.문이 열리며 고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인을 보자 자연스럽게 음성이 누그러졌다.“해인이, 왔구나.”고민건을 바라보던 해인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우리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지금쯤은 저분처럼 머리가 희끗해졌을까?’그해, 두 회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대형 프로젝트가 있었다. 원래는 고민건이 직접 협력사와 만나기로 되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화

    밖에서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려왔다.해인은 더 말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며 태겸이 들어왔다.실내로 스며든 발소리는 조심스러웠고, 점점 가까워지다가 해인 등 뒤에서 멈췄다.이어 단단한 남자의 팔이 해인 뒤에서 감겨 왔다.해인의 허리가 갑자기 조여 들었다.“여보...”태겸의 입술이 머리칼 위로 내려앉았다.낮고 거친 숨이 섞인 남자의 목소리였다.“여보, 나 진짜 보고 싶었어.”밤공기를 머금은 태겸의 체온이 전해지자 해인의 몸이 본능적으로 움츠러들었다.해인은 그대로 굳은 채 움직이지 않았다.“

บทอื่นๆ
สำรวจและอ่านนวนิยายดีๆ ได้ฟรี
เข้าถึงนวนิยายดีๆ จำนวนมากได้ฟรีบนแอป GoodNovel ดาวน์โหลดหนังสือที่คุณชอบและอ่านได้ทุกที่ทุกเวลา
อ่านหนังสือฟรีบนแอป
สแกนรหัสเพื่ออ่านบนแอป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