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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مؤلف: 오월이
집을 구하는 일은 하루이틀 안에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해인은 당분간은 호텔에서 지내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짐은 많지 않았다.

“승아야, 이만 끊을게. 나 짐 좀 정리해야 돼.”

승아가 서둘러 말했다.

[너 혼자 괜찮아? 아니면 내가 우리 오빠 보내서 도와줄까?]

“괜찮아. 옷 몇 벌밖에 없어. 그리고...”

해인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

“그 새 남편도 자기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오는 거 안 좋아할 것 같아.”

...

30분쯤 뒤, 해인은 커다란 가방 몇 개를 들고 단독주택을 나섰다.

캐리어를 끌고 다니자니 이동이 불편해, 근처 호텔에 방을 하나 잡고 짐부터 풀었다.

모든 걸 정리한 뒤, 해인은 택시를 타고 KH그룹으로 향했다.

KH그룹 본사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었고, B시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유명했다.

꼭대기 층에 서면 도시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자체가 자본의 정점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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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7화

    한바탕 소동 끝에 이기남은 결국 경찰에게 연행됐다.병원 복도는 다시 조용해졌다. 일이 경찰에까지 넘어간 걸 알게 된 병원 직원들이 해인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려고 했다. 큰일로 번지기 전에 적당히 마무리하자는 뜻이었다.이 일이 커지면 병원에는 곧바로 엄청난 추문이 되고, 병원 평판에도 좋을 리 없었다.하지만 해인은 거절했다.“저는 어떤 형태의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일은 끝까지 파헤칠 겁니다. 돈으로 제 입을 막을 생각도 하지 마세요. 저 그런 푼돈 없어도 삽니다.”심지어 해인은 승아에게 직접 부탁해 이 사건을 다룬 기사까지 내보냈다. 그 기사는 해당 병원을 곧장 온라인 이슈의 중심으로 밀어 올렸다.불과 30분 만에 진씨 가문의 주가는 곧바로 하한가를 찍었다.사무실에 앉아 있던 서진은 인터넷에 쏟아지는 거센 의혹과 비난을 보며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홍보팀장이 물었다.“이 사안은 어떻게 처리하는 게 좋겠습니까?”이기남은 병원의 핵심 인물이었다. 병원 설립자 곁에서 오래도록 함께한 오른팔 같은 사람이기도 했다. 의료계의 거물로 불리던 이기남은 제자들이 의료계 곳곳에 퍼져 있었다. 그런 이기남에게 이런 추문이 터졌으니, 의료계 전체가 뒤집힐 만했다.뉴스가 올라가자마자 온갖 사람들이 달려들었다. 이전 환자의 보호자라는 사람까지 나서서, 멀쩡하던 가족이 이기남에게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주장했다.작은 파문이 거센 물결로 번졌다. 누군가 그런 말을 꺼내자, 뒤이어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줄줄이 나타났다.온라인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올랐고, 이기남은 거의 매장당하기 직전이었다.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이기남은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공공의 적이 되어 있었다.서진은 컴퓨터 화면 위로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는 악성 댓글들을 바라보았다. 이 일은 이미 되돌리기 어려워 보였다.서진이 홍보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입장문 내세요. 이번 일은 이기남 개인의 일탈이며, 병원과는 무관하다고 밝히십시오.”홍보팀장이 사무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6화

    그 일은 아주 은밀하게 처리된 것이었다. ‘대체 어떻게 알아차린 걸까?’ 해인은 의학을 아는 사람도 아니었다.‘설마 알아챘다고? 말도 안 돼.’이기남은 잠시 생각하다가 마음을 놓았다. 어쩌면 그저 얻어걸린 말일 수도 있었다.이기남은 예철진을 한 번 바라본 뒤에야 입을 열었다.“보호자분, 함부로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어머니 걱정하시는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의학적 판단은 의사의 진단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중독이라는 말은 그렇게 쉽게 꺼낼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예철진도 곧바로 거들었다.“해인아, 적당히 해라. 어제는 네가 네 어머니를 위험하게 만들 뻔하더니, 오늘도 또 소란을 피울 생각이냐? 여진이가 편히 쉬지 못하게 해야 네 속이 시원하겠어?”“네가 얼마나 대단하다고 이기남 교수님까지 의심해? 의료계에서 이기남 교수님이 얼마나 명망 있는 분인지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어?”두 사람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말을 맞추는 모습을 보며, 해인의 눈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멀쩡하던 주여진이 왜 갑자기 중독이 되었겠는가?예철진이 해인이 엄마를 전원시키려는 것을 온갖 방법으로 막은 이유는 하나였다. 일이 드러나고, 전모가 밝혀질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독을 먹인 사람은 예철진이었다.이기남 역시 예철진이 매수했을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에 매달릴 때가 아니었다.해인이 차갑게 말했다.“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지금 진료 방해를 하시겠다는 겁니까?”뒤에 서 있던 인턴 의사들의 수군거림이 점점 커지자, 이기남은 체면이 완전히 구겨졌다고 느꼈다.이기남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서둘러 해인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했다.“저는 환자를 살리려고 진료하는 의사입니다. 그런데 보호자분이 의사에게 근거 없는 비난을 퍼붓고 계십니다!”“제 명예를 훼손하셨으니, 조만간 변호사 통해 내용증명 받게 되실 겁니다. 고소하겠습니다!” “보안요원 부르세요. 빨리 보안요원 올려 보내세요!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5화

    “예태상!”지안은 태상의 이름을 또렷하게 불렀다.“오빠가 어떻게 강해인한테 마음이 흔들릴 수 있어! 강해인은 주여진 딸이야. 따지고 보면 오빠 동생이나 마찬가지잖아! 오빠 미쳤어?”이미 마음을 들킨 이상, 태상은 더 숨기지 않았다.태상의 눈빛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집이 서려 있었다.“동생이지. 그런데 피는 안 섞였잖아.”지안이 곧바로 받아쳤다.“하지만 강해인은 결혼했어!”“내가 뭘 한 것도 아니잖아.”태상은 그 자리에 선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지안에게 보이는 것은 태상의 뒷모습뿐이었다. 세상과 동떨어진 사람처럼, 외롭고 차가운 기운이 태상에게서 번졌다.“이 일은 모르는 척해. 나도 마음속에 묻어 둘 거니까.”하지만 지안은 태상이 단단히 병이 났다고 생각했다.지안도 사랑 앞에서 이성적이지 못한 편이었지만, 태상은 지안보다 더 심했다.‘오빠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설마 강해인 하나 때문에 평생 아무도 안 만나겠다는 건 아니겠지?’‘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야!’...해인은 병실에서 주여진 곁을 하룻밤 내내 지켰다.해인은 주여진의 손을 잡고 있었다. 엄마의 손바닥은 따뜻했지만, 주여진은 끝내 눈을 뜨지 않았다.“엄마, 대체 왜 이러세요?”주여진에게 일이 생긴 지 이미 48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주여진의 상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이대로 더 끌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전원을 시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오늘 구급차 안에서 주여진의 혈압은 너무 갑작스럽게 떨어졌다. 해인은 아무리 생각해도 주치의가 마지막에 처방한 혈압강하제와 관련이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찾아가 따져 봐야, 상대가 인정할 리 없었다....깊은 밤, 병원 전체가 조용히 가라앉아 있었다. 해인은 한쪽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한참을 통화한 뒤에야 전화를 끊었다.고요한 병실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다.새벽빛이 희미하게 번질 무렵이 되어서야 해인은 눈을 감았다. 병상 옆에 기대어 아주 잠깐 선잠에 빠졌다.해인이 잠에서 깬 것은 의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4화

    정수는 다시 말을 이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 방법은 찾으면 돼. 이쪽으로 아는 사람이 있어. 소개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정수는 말하며 서랍 안을 뒤져 명함 한 장을 꺼냈고, 유호 앞에 내려놓았다.명함을 받아 확인하던 유호의 미간이 곧바로 잔뜩 일그러졌다.돌고 돌아, 결국 또 태상에게 닿은 셈이었다.정수가 물었다.“왜? 아는 사람이야?”“응.”정수가 말했다.“예태상 선배는 내 선배야. 해외 연구소에서 지도교수님이랑 칩 이식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뤘고, 사람도 꽤 괜찮아.”“태상 선배 뒤에는 연구팀 전체가 붙어 있어. 이런 수술은 조금도 허술하면 안 돼.”“태상 선배 팀에는 실력 있는 사람들이 많아. 지도교수님을 직접 모셔서 수술할 수 있다면 성공률도 훨씬 올라갈 거야.”...병원에서 주여진의 응급처치가 끝나 밖으로 나왔을 때, 창밖은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해인은 밖에서 꼬박 하루를 지키고 있었다.예철진은 앞으로 다가가 주여진의 손을 덥석 잡았다.“신이 도왔다! 겨우 살았어! 여진아, 나 말고는 아무도 네 몸을 제대로 생각하지 않아! 내가 다시는 누구도 널 데려가게 두지 않을 거다!”그 말이 누구에게 들으라고 한 말인지, 해인은 모르지 않았다.예철진은 해인의 곁을 지나가며 어깨를 강하게 치고 지나갔다. 미처 대비하지 못했던 해인은 휘청였고,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조심해!”빠르게 손을 뻗은 태상이, 두 팔로 해인을 단단히 붙잡아주었다.해인의 표정에는 차가운 거리감이 어려 있었다. 해인은 몸을 바로 세운 뒤, 태상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였다.“감사합니다.”태상이 말했다.“아버지도 너무 다급하셔서 그래요. 말이 좀 거칠 뿐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해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예씨 집안 사람들과는 본능적으로 가까워질 수가 없었다. 태상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해인은 태상과 필요 이상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태상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여기서 하루 종일 있었잖아요. 배고프지 않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3화

    응급처치실 밖에서 예철진은 분노에 찬 손끝으로 해인을 가리키며 몰아붙였다.“내가 진작 말했잖아. 지금 여진이는 움직이면 안 된다고. 봐라, 이미 안정됐던 상태가 또 이렇게 됐잖아.”예철진은 초조하게 응급처치실 문 앞을 이리저리 오갔다.해인도 이런 상황을 원한 건 아니었다.“엄마가 응급처치실에 들어간 건 혈압이 너무 낮아져서였어요. 그런데 방금 교수님도 엄마한테 혈압강하제를 처방했어요!”“무슨 뜻이냐? 의사가 여진이를 해치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럴 이유가 뭐가 있어?”예철진은 미간을 구겼다.“여진이 몸이 버티질 못하는 거다. 병세가 워낙 들쑥날쑥한 거고. 따지고 보면 네가 기어코 전원시키겠다고 난리 친 탓이 아니냐!”‘정말 내가 전원을 고집해서 엄마가 다시 위험해진 걸까?’해인은 관자놀이를 문지른 뒤, 한쪽으로 물러나 전화를 받았다. 태겸의 사촌언니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해인아, 왜 아직 안 와? 병상은 다 잡아 놨어.]태겸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해인은 태겸의 사촌언니와도 몇 번 얼굴을 본 적이 있었다. 해인은 줄곧 태겸의 사촌언니를 ‘언니’라고 불렀다.해인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우리 이제 막 구급차에 탔는데, 엄마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졌어요. 지금 응급처치실로 들어가셨어요. 언니, 당장은 전원이 어려울 것 같아요.”수화기 너머가 몇 초쯤 조용해졌다.[알았어. 상태가 어떻게 되는지, 내 도움이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연락해. 절대 나한테 미안해하지 말고.]전화를 끊은 뒤, 해인은 의자에 앉았다.일이 막다른 골목에 갇힌 듯했다.해인은 걱정에 잠겨 있느라, 곁에 있던 예철진의 잔뜩 찌푸려진 미간이 마침내 느슨해진 것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옆에서 모든 일을 지켜본 태상은 마음속 의심이 한층 더 굳어졌다.주여진이 병으로 입원한 일은 정말 아버지와 무관하지 않은 듯했다....한편, 유호는 업무를 마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국내 유수의 연구소로 향했다.연구소의 소장은 허정수였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392화

    유호는 사람과 거래하는 것을 싫어했다. 더구나 주도권을 빼앗긴 거래라면 더더욱.그때 해인이 유호의 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먼저 우리 엄마 전원부터 시켜야 해.”해인의 처음 목적은 주여진을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지체되면, 주여진의 병세에는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 있었다.어젯밤 해인은 태겸의 사촌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았다. 주여진의 병은 골든타임이 고작 72시간뿐이었다. 전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유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간병인 두 명이 병실 안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해인이 유호를 이끌고 병실 안으로 들어가자, 예철진의 눈가에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태상이 의아한 듯 물었다.“아버지, 왜 그러세요?”“아무것도 아니다. 의사 좀 만나서 네 어머니 상태를 얘기해 보려고.”예철진은 의사 사무실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태상의 표정에는 생각이 깊게 깔려 있었다.태상의 직감은 말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뭔가를 숨기고 있다고.몇 분 뒤, 태상의 주머니 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지안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코코가 죽었어.”“뭐라고?”코코는 지안이 거의 5년 가까이 키운 강아지였다. 지안의 열여덟 살 생일에 태상이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며 선물한 강아지이기도 했다.어젯밤 지안은 반려동물병원에서 밤새 코코 곁을 지켰다. 그러나 기다린 것은 사랑하던 반려견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지안은 흐느끼며 말했다.“다 그 여자 때문이야. 코코가 우리 대신 죽은 거라고!” “오빠는 아직 모를 수도 있는데, 주여진이 계속 우리 음식에 독을 탔어. 코코가 주여진이 만든 갈비찜을 잘못 먹은 거야!”태상이 미간을 찌푸렸다.“네 말대로라면, 왜 지금 병원에 누워 있는 사람이 어머니지?”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쳤다. 태상은 예철진이 조금 전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태상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설마...’...해인이 어머니의 주치의 사무실로 들어갈 때, 예철진은 마침 밖으로 나오고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22화

    권영자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아가씨가 나를 살려 줬잖아. 은인인데 내가 어떻게 속이겠어? 우리 손자는 다 좋은데, 성격이 좀 차가워. 말도 별로 없고.”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그리고 군대도 거의 10년이나 다녀왔어.”그 말을 듣는 순간, 해인의 머릿속에는 말수 없고 무뚝뚝한 근육질의 남자가 그려졌다.어딘가 어색하고, 왠지 과묵하면서도 지나치게 꾸민 듯한 느낌의 사람.‘사실... 승아랑 이미 얘기만 안 해놨다면, 아주 말이 안 되는 선택은 아닐지도 몰라.’‘이 할머니의 손자와 결혼하면, 뜻밖에 인연으로 새로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17화

    해인은 침대에 기대 앉아 유호를 올려다보며 낮게 말했다.“이번엔 고맙습니다. 그런데 아까 그 말은... 장난이 좀 지나치셨어요.”유호는 의자에 앉은 채 다리를 뻗었다.“내가 YD그룹 인수 얘기 들은 뒤로, 왜 연락 안 했어?”그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명함도 줬잖아.”해인은 속으로 씁쓸하게 웃었다.‘그 이유를 정말 모른다고?’‘갑자기 키스해 놓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굴면서...’‘내가 먼저 연락하면 그게 더 이상하지.’해인이 대답을 고르기도 전에, 유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화면을 확인한 유호의 눈썹이 즉시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14화

    승아는 해인이 새로운 시작하는 걸 기념하겠다며 저녁을 사 주겠다고 했다.장소는 분위기가 꽤 좋은 고급 일식집이었다.테이블 위에는 연어 사시미가 접시마다 수북이 쌓여 있었다.승아는 그걸 보며 혀를 찼다.“이거, 내가 월급 절반 썼어. 어때, 나 진짜 의리 있지?”해인은 입가에 옅은 웃음을 걸었다. 남자는 떠나갔지만, 적어도 친구는 곁에 남아 있었다.그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승아가 물었다.“계속 호텔에서 살 거야? 우리 집이 좀 작지만 괜찮으면 그냥 나한테 와도 되는데.”강씨 가문의 본가 저택은 아직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165화

    공항고속도로는 시내와 제법 떨어져 있었다. 유호는 비즈니스 밴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앞자리에 앉은 기사는 액셀을 끝까지 밟고 당장 엔진에서 연기가 날 것처럼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이번 해외 일정은 아침 일찍부터 잡혀 있던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이제 곧 공항에 도착할 참이었다. 그런데 유호는 전화 한 통을 받은 뒤, 곧바로 기사에게 차를 돌리라고 지시했다.무슨 일이 생긴 건지 기사는 감히 묻지도 못했다. 다만 백미러 너머로 얼핏 비치는 유호 표정을 보며, 지금 유호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는 것만 짐작할 수 있었다.밤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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