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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Autor: 풍월
방주헌은 원래 하고 싶은 대로 밀어붙이는 성격이었지만, 강희진은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겨우 열이 내린 몸으로 무리하는 건, 제정신이 아닌 게 분명했다.

“너무 무거워… 눌려서 아파요.”

강희진의 고통스러운 목소리에 방주헌은 자신만 좋자고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 수는 없었기에 몸을 옆으로 뺐고, 그 순간 재빨리 빠져나간 강희진이 벌떡 일어나며 쏘아붙였다.

“아직 몸도 다 안 나았는데, 그렇게 무리하다가 몸 망가지면 어쩌려고 그래요!”

강희진은 나이는 어리지만, 강씨 가문에서 서열이 높은 편이었기에 각 잡고 훈계할 때면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그 바람에 방주헌도 순간 기가 눌려, 정말 화난 줄 알고 더는 함부로 굴지 못했다.

“배 안 고파요?”

“조금요.”

“내가 뭐 좀 사 올게요.”

그리고 얼마 후, 강희진이 돌아왔다. 조식 가계들이 막 문을 연 참이라, 가장 먼저 나온 따끈한 음식을 사 온 것이다.

방주헌은 죽을 떠먹으면서도 계속 그녀를 바라봤다.

아까 그녀가 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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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73화

    순간 넓은 프라이빗 룸 안이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해졌다.사람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가, 일제히 하채린에게 시선을 돌렸다.하채린의 동공이 불안하게 흔들렸다. 얼굴은 핏기 한 점 없이 눈처럼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때 방주헌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이 사람, 그때 그 사람 아니야?”그는 한참 동안 남자의 이름을 떠올리려 애썼지만 끝내 기억해 내지 못했다. 결국 머릿속에서 떠오른 단어를 그대로 내뱉었다.“빨간 팬티!”룸 안이 폭소로 뒤집혔다.졸지에 ‘빨간 팬티’로 불리게 된 동 대표의 얼굴은 참담하게 굳었다.과거 온유란을 쫓아다닐 때 벌어진 빨간 팬티 사건은 한동안 경성 사교계에 널리 퍼졌었다. 이제는 누구도 꺼내지 않는 오래된 이야기가 되었는데, 방주헌이 기어코 다시 들춰낸 것이다.동 대표는 낯이 뜨거워 견딜 수 없었다.그러나 하채린은 웃을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홱 돌려 허경빈을 매섭게 노려보았다.“처음에는 호텔 직원을 매수해 나를 모함하더니, 이제는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까지 데려와서 누명을 씌우려는 거예요?”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허경빈 씨, 당신이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인 줄은 몰랐어요. 아이를 버리려고 제 인생까지 망가뜨리려 하다니…”하채린이 얼굴을 감싸고 흐느끼자 박윤희는 서둘러 딸을 품에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허경빈을 원수처럼 노려보았다.그 표정이 어찌나 살벌한지, 마치 그가 박윤희 집안의 조상 묘라도 파헤친 사람 같았다.“쓰레기 같은 남자라니? 말 다 했어?”그 표현에 발끈한 동 대표가 무대로 뛰어 올라왔다. 그는 억울하다는 듯 허경빈에게도 따져 물었다.“허경빈 씨, 이게 무슨 말인지 확실히 설명해 주셔야겠습니다.”“자선 경매가 열렸던 날 밤, 우리 함께 카드놀이를 했죠?”허경빈이 차분하게 물었다.“그날 당신이 가져간 게 제 객실 카드키였던 것 아닙니까?”“제가…”동 대표는 몇 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뒤늦게 대답했다.“저는 어떤 게 허경빈 씨 카드키인지 모릅니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72화

    “허경빈, 이 천하의 몹쓸 놈아! 허씨 집안에서는 자식을 이따위로 가르쳤어?”끝내 이성을 잃은 박윤희가 허경빈에게 달려들었다. 손을 높이 치켜들어 그의 뺨을 후려치려는 순간, 경호원이 재빨리 다가와 손목을 붙잡았다.박윤희가 자세히 보니 뜻밖에도 하씨 집안 사람이었다.“이 개 같은 것들아! 눈 똑바로 뜨고 내가 누군지 봐! 감히 내 앞을 막아? 당장 놓지 못해!”그녀는 온 힘을 다해 팔을 비틀었지만 건장한 남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고개를 돌려 멀지 않은 곳에 앉아 있는 하이석을 노려보았다.“하이석, 네가 데려온 사람이 감히 나한테 손을 대?”하이석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뒤 부하에게 놓아주라는 눈짓을 보냈다.박윤희가 한창 온 힘을 다해 몸부림치던 순간이었다. 경호원이 갑자기 손을 놓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그녀는 그대로 균형을 잃고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았다.아래에서 곧바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허경빈도 낮게 웃었다.“허씨 집안이 저를 어떻게 가르쳤는지는 여사님께서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딸에게 한밤중에 남자 방으로 숨어들라고 부추긴 사람이 어머니 자격을 운운합니까?”“이 개자식, 이 천하의 못된 놈이…!”박윤희의 얼굴은 온통 붉게 달아올랐다. 숨마저 제대로 쉬지 못한 채,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허경빈의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은 표정이었다.대체 자신은 왜 저 반듯하고 멀쩡한 얼굴에 속았던 것일까.“엄마, 일단 일어나요.”하채린은 불안한 얼굴로 어머니를 부축했다.“우리 그냥 빨리 나가요.”애초에 모든 일을 꾸민 사람은 박윤희였다. 어머니의 말에 따랐던 하채린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연이어 터지자 완전히 넋을 잃었다.지금은 그저 이곳에서 달아나고 싶을 뿐이었다.“가긴 어딜 가!”박윤희는 허경빈을 악독하게 노려보았다.“내가 일을 크게 만들지 않은 건 너희 허씨 집안의 체면을 생각해 줬기 때문이야.”그녀는 이를 악물었다.“그런데 너희가 이렇게 염치없이 나온다면 나도 더는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71화

    “허경빈,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거야!”박윤희는 자신이 허경빈의 약점을 틀어쥐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니 그가 수많은 사람 앞에서 이 일을 낱낱이 폭로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무대 위에 선 하채린은 환한 조명을 정면으로 받은 채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그녀의 창백한 입술 사이로 떨리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미쳤어… 너, 미쳤구나!”허경빈은 싸늘하게 비웃었다.“저는 그저 궁금한 게 몇 가지 있을 뿐입니다.”그는 마이크를 든 채 하채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첫째, 채린 씨 말로는 자선 경매가 열렸던 날 밤 저와 관계를 맺었고, 그 일로 임신했다고 했죠. 그럼 저희가 어떤 경위로 같은 방에 들어가 관계를 맺게 됐는지 묻고 싶습니다.”허경빈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질문 하나하나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저와 채린 씨는 서로 얼굴만 알 뿐 친분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밤중에 왜 제 방에 들어와 있었죠? 그리고 제 객실 카드키는 어떻게 손에 넣었습니까?”그동안 오간 이야기는 모두 하채린의 임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허경빈이 그날 밤의 구체적인 경위를 캐묻지 않았던 탓에, 하채린은 이런 질문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입술만 달싹일 뿐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모르겠습니까?”허경빈이 더욱 몰아붙였다.“그렇다면 대신 대답해 줄 사람을 모셔 보죠.”그의 말이 끝나자 어느 호텔의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지배인과 함께 프라이빗 룸으로 들어왔다.직원은 무대에 오른 뒤 아래쪽에 서 있는 박윤희를 흘끗 바라보았다.“죄송합니다. 저도 호텔에서 잘리고 싶지는 않아서요.”그는 난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때 여사님께서는 허경빈 씨와 따로 할 말이 있다면서 여분의 카드키를 달라고만 하셨잖아요. 이런 일을 벌이실 줄은 저도 정말 몰랐습니다.”“내가 무슨 일을 벌였다는 거야!”박윤희가 곧장 무대로 달려 올라왔다.“하채린 씨와 허경빈 씨가 관계를 맺게 만들려고 하신 것 아닙니까?”“헛소리하지 마!”격분한 박윤희는 직원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힘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70화

    “새해가 지나면 곧 기말고사잖아. 벌써 두 녀석이 스키 타러 데려가 달라고 난리야.”육강민은 난감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서은주도 머지않아 겨울방학을 맞을 예정이었다. 아이들과 놀러 다니고도 두 사람이 함께 붙어 지낼 시간은 충분했다.*일행이 한창 웃고 떠드는 사이, 허경빈이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그 순간 구석 자리에 앉아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흰 찻잔을 단정하게 받쳐 들고 차를 한 모금씩 천천히 음미하고 있었다. 주변의 떠들썩한 소음만 없다면 고급 찻집에라도 앉아 있는 줄 알 만큼 여유롭고 태연한 모습이었다.허경빈의 시선을 느낀 듯 그녀가 고개를 들었다.두 사람의 눈이 허공에서 맞닿았다.여자는 입꼬리를 살며시 끌어 올렸다. 눈에는 놀림기 어린 웃음이 가득했다.이번에는 허경빈이 먼저 고개를 돌려 피했다.나쁜 짓을 하다가 현장에서 들킨 사람처럼 괜히 뜨끔했다.‘젠장.’그가 속으로 나지막이 욕설을 삼켰다.‘쟤가 왜 여기에 온 거야?’허경빈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왼손의 엄지와 검지 사이를 만졌다.잇자국은 진작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그녀가 이를 세워 힘껏 깨물었던 순간의 통증만큼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정말 지독하게도 물었다.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묘한 눈빛을 하채린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박윤희 쪽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엄마, 저 사람 누구예요? 예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 나요.”“그게 지금 뭐가 중요하니?”박윤희는 딸의 옷매무새를 꼼꼼히 정리해 주며 흐뭇하게 웃었다.“우리 채린이가 오늘 제일 예쁘네.”하채린이 다시 말을 꺼내려던 순간, 허경빈이 마이크를 들고 프라이빗 룸 안에 임시로 마련된 무대 위로 올라갔다.백 명이 넘게 모여 있던 공간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먼저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오늘 모임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오신 분들은 모두 제 친구이자 가까운 지인들입니다.”허경빈은 편안한 캐주얼 차림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69화

    매서운 북풍이 메마른 들판을 휩쓸고 지나갔다. 풀과 나무는 모조리 시들어 앙상한 뼈대를 드러냈고, 한 차례 눈이 쏟아진 뒤 경성은 온통 얼어붙었다.그러나 혹한도 흥미로운 구경거리를 향한 사람들의 열기까지 식히지는 못했다.허경빈이 예약한 회원제 클럽의 프라이빗 룸에는 이른 시간부터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북적였다.정식 초대를 받지 않았더라도 편하게 놀러 오라는 허경빈의 말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이가 모여든 것이다.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카드 게임을 즐겼다. 대부분 경성 사교계에서도 놀기 좋아하기로 소문난 젊은이들이었다. 잔 부딪히는 맑은 소리와 웃음소리가 뒤섞여 넓은 룸 안을 가득 채웠다.그때 직원의 안내를 받은 한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녀는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본 뒤 아무도 없는 구석 자리를 찾아 앉았다.그 순간, 떠들썩하던 룸 안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그러나 정작 당사자는 주변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곁에 선 직원에게 차분히 말했다.“홍차 한 주전자 부탁해요. 진피도 조금 넣어 주시고요. 고마워요.”차가 나오자 그녀는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느긋하게 찻잔을 기울였다. 혼자만 다른 시간 속에 머무는 듯 한가로운 모습은 떠들썩한 주변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사람들은 목소리를 낮춰 속삭이기 시작했다.“저 사람이 여긴 왜 왔지?”“아마 구경하러 왔겠지. 이런 일에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네.”“너희 그거 알아? 나 학창 시절에 저 사람이랑 같은 학교를 다녔거든. 허경빈과 같은 반이었어. 그 일 때문에 두 집안 사이에도 마찰이 좀 있었고.”“무슨 마찰이었는데? 자세히 말해 봐.”“그게…”사람들은 그녀가 나타난 것을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누구 하나 선뜻 다가가 말을 걸지는 못했다.몇 분이 지나자 잠시 얼어붙었던 분위기는 다시 풀렸고, 프라이빗 룸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음과 이야기로 시끌벅적해졌다.*해가 저물 무렵, 허경빈의 차가 박윤희와 하채린이 임시로 머무는 아파트 앞에 멈춰 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068화

    육강민과 하이석을 비롯한 사람들도 모두 참석할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그리고 경성 사교계에는 어느새 그보다 더 자극적인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허경빈이 하채린에게 청혼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하채린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오빠 하이준은 늘 그녀를 어리석고 답답하다며 못마땅해했다. 하지만 자신이 정말 허씨 집안에 시집간다면, 아무리 오빠라도 더는 예전처럼 자신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게다가 이 소식을 들은 하씨 집안의 친척들까지 앞다투어 다가와 비위를 맞추기 시작했다. 온갖 아첨과 듣기 좋은 말이 쉴 새 없이 쏟아지자, 하채린은 그 달콤한 말에 완전히 취해 제대로 된 판단조차 하지 못했다.급기야 그녀는 온유란에게 연락해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예전에는 제가 철이 없어서 그랬어요. 형수님이 너그럽게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요.”하채린은 목소리를 한껏 부드럽게 꾸미며 말을 이었다.“전에 있었던 일은 다른 친척들도 모두 비밀로 해 주겠다고 했어요. 형수님은 워낙 착하니까 당연히 저를 도와주실 거죠?”그녀가 말하는 일은 결혼식 날 벌어진 사건이었다.하채린은 당시 사정을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 적잖은 돈을 건네 입을 막았다. 온유란에게는 무려 억대에 이르는 에르메스 가방까지 선물했다. 거금을 쓰려니 속이 쓰렸지만, 박윤희의 말대로 온유란은 허경빈과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녀가 허경빈에게 쓸데없는 말을 흘리기라도 하면 이번 혼사는 그대로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그 정도 돈으로 입을 막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였다.그런데 뜻밖에도 온유란은 가방을 받아들였다.하채린은 뛸 듯이 기뻐했다. 허씨 집안에 시집갈 날이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듯했다.기세가 오른 그녀는 이런 부탁까지 꺼냈다.“형수님이 제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해 줬으면 좋겠어요.”하지만 온유란은 적당한 이유를 들어 정중히 거절했다.그녀는 하채린이 이렇게까지 순진할 줄은 몰랐다. 허경빈이 정말 자신을 아내로 맞아들이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그 일을 들은 하이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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