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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참 좋은 사람이에요

성연신이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땐 벌써 밤 9시가 다 되었다. 별장 안은 등도 켜지 않은 채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현관에서 슬리퍼로 갈아신고 심지안의 방 앞을 지나가던 그는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문을 두드렸다. 심지안의 갈라진 목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

“잠깐만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문틈 사이로 빛이 어렴풋하게 비쳤다. 잠시 후 심지안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평소 밝던 얼굴이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눈시울도 붉은 걸 보니 한참 동안 운 게 틀림없었다.

성연신은 생기가 없는 심지안의 이런 모습이 싫었다. 마치 폭풍우를 맞은 꽃송이처럼 잔뜩 시들어있었다.

“울었어요?”

심지안은 코를 훌쩍이며 고개를 홱 돌렸다.

“아니요.”

“나 눈 안 멀었어요.”

그와 말씨름할 기분이 아니었던 심지안이 풀이 죽은 얼굴로 말했다.

“무슨 일로 날 불렀어요?”

성연신이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덤덤하게 대답했다.

“별일은 아니고 나 지금 밥 먹으려는데 지안 씨도 먹을래요?”

그녀는 그가 예의상 물어본 줄로 생각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벌써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 이 시간에 아주머니를 부른다고? 자본가의 돈을 벌기 참 쉽지 않네.’

성연신은 아무런 표정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심지안도 방문을 닫고 어릴 적 엄마가 사준 곰 인형을 안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고는 곰 인형에 자신의 그리움을 털어놓다가 저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었다.

얼마 정도 잤을까, 갑자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그녀는 두 눈을 번쩍 떴다. 꼬르륵하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들렸다.

심지안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주방.

성연신은 잠옷 차림으로 잘게 썬 파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위에 뿌렸다. 계단 모퉁이에서 자신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그녀를 본 성연신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심지안은 주걱으로 능숙하게 계란 후라이를 뒤집는 그를 보며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요리할 줄도 알았어? 그냥 국수인 것 같은데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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