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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7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어요

잠시 뒤, 시윤은 도준의 주치의를 만났다.

예순이 다 돼 가는 노정숙은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환자분 가족 되시죠? 임신했다고 들었는데, 축하해요.”

“감사합니다.”

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선생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전에 도준 씨가 뇌사 판정 받을 수 있다고 한 게 무슨 뜻이죠?”

“현재 상태로 봤을 때 민도준 환자분의 대뇌는 정상적인 활력징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반적으로 식물인간이라고 하죠.”

“보통 식물인간은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건데, 민도준 환자분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합니다. 대량의 유독가스를 들이마신 탓에 체내에 아직 독소의 일부분이 남아 대뇌가 계속 무의식 상태거든요. 독소는 점차 대뇌와 신장에 퍼지면서 결국엔 뇌사를 초래할 수 있어요.”

시윤은 들으면 들을수록 믿을 수 없었다.

“그럼 열흘이라고 했던가요?”

“네, 저희가 민도준 환자분의 상태로 유추한 기한입니다. 만약 열흘 뒤에도 의식이 없다면, 뇌사 판정을 내려야 할 거고, 뇌사 상태로 24시간이 지나면 사망 선고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는 건, 더 이상 깨어날 거라는 희망도 가질 수 없다는 뜻이었다.

지금은 그나마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져 체온을 느낄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는데, 만약 도준이 정말 죽어 얼음장 같은 시체가 된다면...

시윤은 생각할수록 눈앞이 아찔했다.

의사로서 수많은 생이별을 본 노정숙은 그저 너무 슬퍼 말라는 위로의 말을 건넬 수밖에 없었다.

“아니요, 그럴 순 없어요.”

시윤은 갑자기 흥분한 듯 노정숙의 팔을 잡았다.

“선생님, 뇌사를 막을 방법은 없어요? 제가 뭘 하면 될까요?”

노정숙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지금 환자분의 진단 결과는 외부에 아무 반응도 없는 거로 나오지만 가끔 의학적으로도 설명하지 못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어요. 죽어가던 사람이 자식의 목소리에 다시 살아나거나, 심장이 멎은 지 십몇 분이 지난 할머니가 손자의 목소리에 다시 심장이 뛰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만약 포기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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