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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6화 생각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있어

여전히 병상에서 미동도 없는 남자를 보자 시윤은 이내 풀이 죽었다.

“하, 됐어요. 도망 안 칠게요. 아들인데 도준 씨를 닮았으면 나 혼자 절대 감당 못 해요. 나만 괴로울 순 없지.”

한참 동안 말하던 그때, 얼굴에 느껴지는 한기에 손을 대보니 저도 모르는 새에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도준을 빤히 응시하던 시윤은 끝내 참지 못하고 도준의 몸 위에 고개를 파묻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제발 일어나요. 깨어나면 가짜 피임약 먹은 것도 탓하지 않을게요. 네? 어떻게 저 혼자 둘 수 있어요? 우리 아이 태어나자마자 아빠 없는 애 만들 거예요? 그러니 제발 일어나요.”

너무 흐느끼다 못해 시윤은 숨이 가빴다.

“천하의 민 사장님 아니었어요? 못하는 게 없었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됐어요.”

도준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지금껏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다’는 말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

결국 시윤은 눈을 꾹 감으며 고통스러운 어조로 중얼거렸다.

“다 나 때문이야...”

만약 그녀라는 약점만 없었으면, 도준은 이런 함정에 절대 빠질 리 없다.

그런데 지금껏 항상 도준이 저에 대한 사랑을 의심만 해왔으니.

너무 총명한 사람이라 누구를 사랑하는 것도 절대 이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어왔기에, 시윤은 항상 도준을 의심해 왔다. 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맞는지, 또 일종의 목적으로 사랑하는 척하는 건 아닌지.

그러다 그날, 하늘을 찌르는 불길 속의 그를 본 순간, 시윤은 도준이 저를 생각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다 갑자기 고개를 들어 멍하니 도준을 바라봤다.

“그날 그게 꿈이 아니었어...”

시윤이 술에 취한 그날 들었던 도준의 고백은 모두 진짜였다.

하지만 하필 그걸 이제야 알아차리다니.

시윤은 도준의 손을 들어 올렸다. 의료 기기를 연결한 탓에 도준의 손은 기억 속에서처럼 뜨거운 열기를 띠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했다.

시윤은 도준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도준 씨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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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삼수니 백양 맘
감질나서 더이상 못보겟네 전개를 빨리빨리 하던지장난치는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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