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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4화

Author: 진헤이
없었다.

엔데스 현우가 소은지를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소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있는 사람이다. 엔데스 명우 밑에서 그런 일을 할 때만 해도 엔데스 현우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영주의 일에 대해 알고 난 후로부터는 그런 생각이 다 사라졌다.

“현우 씨가 자초한 일이에요. 난 어쩔 수 없이 그저 현우 씨 옆에 붙어있는 거고요.”

“...”

어쩔 수 없다.

이제 두 사람 사이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

엔데스 현우는 자리를 떠났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소은지와 말 몇 마디 나누고 간 것이다.

엔데스 현우가 떠난 뒤 남기는 가슴 아파하면서 소은지를 쳐다보았다.

“사모님, 왜 그러시는 겁니까.”

“아저씨도 제가 사모님인 걸 아시네요. 전 그저 제 권리를 찾으려고 하는 건데. 안 되나요?”

이건 소은지가 항상 바래왔던 것이다.

청하에 있을 때, 소은지는 어떻게 해야 부부 사이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겠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그 질문에 대해 정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보니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소은지가 파리를 떠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쭉 이곳에 남아있을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남아있어도 좋을 거 하나 없습니다.”

남기가 진지하게 얘기했다.

역시나, 남기는 소은지를 이익을 취하기 위해 빌붙는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엔데스 현우의 승산이 높지 않아서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가, 지금은 엔데스 현우가 엔데스 가문의 가주가 될 것이니 떠나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소은지가 기다려온 것이 바로 이것일까?

소은지는 남기가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든지 상관없었다.

“아저씨, 그렇게 보지 않으셔도 돼요.”

“하선희 사모님이 다녀가신 건 그저 시작일 뿐이에요. 잘 생각하시는 게 좋아요.”

그 뜻인즉슨 지금이라도 파리를 떠나란 뜻이다.

지금 떠나면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소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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