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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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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10화
소은지는 완전히 변했다.평소보다 많이 조용해진 편이었다.그래서 엔데스 현우와 윤아정의 관계를 안 후, 소은지는 더 뭐라고 하지 않았다. 저택의 고용인이 소은지에게 실례를 범해도 소은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남기는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눈치챘다.“아저씨, 내가 떠났으면 좋겠죠?”저녁 식사를 하던 중, 소은지가 와인 한 잔을 다 비워버린 뒤 물었다.평소에는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던 소은지는 점심부터 술을 마시더니 저녁에는 결국 약간 취했다.남기는 고개를 떨구고 얘기했다.“이제 떠나기는 어려울 겁니다.”그 말에 소은지가 고개를 홱 들고 남기를 쳐다보았다.남기는 말투만 공손했지, 눈빛만큼은 독수리처럼 날카롭고 차가웠다.엔데스 현우의 가장 측근인 남기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동안 소은지가 할리 가문의 화를 많이 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리고 그로 인해 엔데스 현우가 난감해졌다는 것도 말이다.소은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뭐라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남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소은지를 보면서 얘기했다.“사모님 때문에 할리 가문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파리의 형세가 좋지 않아요.”소은지 때문에 할리 가문의 위치가 흔들린다니.할리 가문은 파리에서 부동의 명문가였다. 하지만 소은지가 자꾸만 할리 연의 일을 방해하는 바람에 사람들은 점점 엔데스 현우가 할리 가문을 냉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신귀족이 반대하는 가문이라. 그건 아주 큰 일이었다.물론 엔데스 현우가 할리 연을 데리고 여러 파티에 참석하긴 하였지만 엔데스 저택에서 실질적으로 살고 있는 것은 소은지였다.엔데스 현우가 만약 할리 가문의 체면을 생각한다면 소은지가 있는 저택에 할리 연을 들이지는 않을 것이다.그렇다면 왜 처음부터 소은지를 저택에 들인 것일까?사람들은 할리 가문에 대한 엔데스 현우의 태도가 너무 궁금했다.아무리 해석해도 풀리지 않는 질문 같았으니까 말이다.“그러게 말이에요. 그럼 현우 씨에게 나는 죄인이겠죠?”영주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09화
엔데스 현우가 정말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윤아정 때문에 죄책감을 가진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가 소은지를 어떻게 괴롭혀도 받아들일 것이다.엔데스 신우는 그런 이유영의 걱정을 보아낸 듯 이유영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소은지의 성격대로라면 다른 사람이 아무리 소은지를 못살게 군다고 해도 그대로 당하고 있지는 않을 거야.”“그건 당신이 은지가 윤아정의 일로 얼마나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지 몰라서 그래요.”이유영이 한숨을 내쉬면서 얘기했다.이유영은 직접 그 장면을 목격한 사람이다. 그래서 소은지가 얼마나 큰 고통을 감수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그게 이유영이 소은지를 걱정하는 원인이었다.“그건 은지가 이번 생에 가장 후회하는, 가장 아쉬워하는 재판일 거예요.”“...”가장 아쉬워하는?아쉬움은 가슴 한가운데 남아있을 것이다. “그 일이 있은 다음부터는 한 번도 실수한 적 없어요.”그 정도로, 윤아정의 사건은 소은지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유영은 소은지가 그 죄책감 때문에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그 모든 얘기를 떠올린 이유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중얼거렸다.“엔데스 현우는 왜 그렇게 교활하대요? 그때 다들 윤아정의 존재를 몰랐던 거예요?”“맞아.”게다가 그들은 엔데스 현우가 엔데스 가문을 떠난 이유가 바로 송연미가 엔데스 운빈과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윤아정이 엔데스 현우의 마음속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그 여자가 엔데스 현우한테 그렇게 중요하다면 다른 남자랑 결혼하게 놔두지 않았을 거예요.”이유영이 가장 화가 났던 이유가 그것이었다.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쉽게 포기하다니...그 사건을 떠올리면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엔데스 신우가 얘기했다.“그때쯤 파리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 명우도 원래는 청하에서 설선비와 같이 있었는데 그때쯤 돌아왔을 거야.”“...”그 말을 들은 이유영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리고 그제야 생각이 났다. 설선비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08화
두 번의 삶을 살면서 결국 이것만큼은 만회할 수 없었다.결국 강이한은 파리를 떠났다. 이곳은 강이한과 이유영이 끝난 곳이라고 할 수 있다.저번 생에서, 강이한과 이유영은 파리로 여행을 왔었다. 그때 이유영이 임신하지 못해서 강씨 가문에서는 이유영을 구박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구박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가 없어서 이유영을 데리고 청하를 떠나 두 사람이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갔다.그때 그들은 파리에서 자유롭게 나돌아다니며 청하의 일을 무시해 버렸다.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달콤했는지는, 두 사람만이 알 것이다.그건 두 사람이 결혼한 후 머무를 수 있는 가장 편한 곳이었다.이유영은 그렇게 얘기했다.“이렇게 편한 곳에서 살고 싶어. 돌아가고 싶지 않아.”그때 두 사람에게 청하가 어떤 기억으로 남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유영한테는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청하는 숨 막히고 도망치고 싶은 곳이니까 말이다.지금 보니 저번 생에 이루지 못한 소원을 이번 생에야 이루는 것 같았다....결국 강이한이 떠났다.소은지의 세계는 극단적으로 갈라졌다. 소은지는 본인이 엔데스 명우, 그리고 엔데스 현우와 이렇게 지독한 악연으로 얽혔을 줄은 몰랐다.엔데스 명우의 복수에 소은지는 양심의 가책 없이 반박할 수 있었지만 엔데스 현우는...윤아정의 사건은 소은지에게 멍으로 남아있었다.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소은지는 그때의 재판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팠다.소은지는 한 여인이 잘못된 결혼 관계에서 어떻게 상처받고 절망에 빠지는지 똑똑히 지켜보았다. 윤아정을 도와주려고 했지만 결국 윤아정을 해친 것이 되었다.만약 그때... 재판이 끝난 뒤에 돈을 돌려줬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그 사람들을 방심하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그러면 윤아정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하지만 그건 모두 가설일 뿐이다.그 사건이 있고 나서 소은지는 정직이 과연 옳은 일인지 의심할 정도가 되었다....이유영은 섬에서 부드러운 풍경을 눈에 담았다.엔데스 신우는 소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07화
강이한이 어떤 사람인가.한번 물면 끝까지 쫓아가는 사람이다.시간이 지나면...과연 강이한은 시간이 지나면 이유영을 포기할 수 있을까?“네가 걱정되는데...”“걱정할 것 없어.”소은지가 모든 것을 포기한 것처럼 얘기했다.그 말투에 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이 더욱 걱정했다.“은지야...”“됐어. 먼저 끊을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말을 마친 소은지는 이유영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소은지의 세계는 다시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그 어두운 세상 속에서 소은지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수많은 사건을 담당하면서 왜 하필 엔데스 가문과 지독히 얽혀버린 것일까.어쩌면 하늘이 점 찍어준 악연일지도 몰랐다....소은지는 강이한에게 전화를 걸어 더 조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강이한은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왜?”“내가 이미 알았으니까. 고마워. 도와줘서.”물론 강이한이 도움은 되지 않았지만...소은지는 전화를 끊었다.강이한은 길가에 차를 세웠다. 익숙한 불빛과 익숙한 갈림길이었다.그동안 이유영이 이 길을 얼마나 많이 걸었던가.하지만 이제는...여진우는 강이한을 보고 정씨 가문으로 데려왔다.“한잔할래?”여진우가 강이한에게 물었다. 강이한은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여진우가 술의 병뚜껑을 열었다.그리고 넌지시 물었다.“아직도 유영이를 찾는 거야?”“...”이유영을 떠올린 강이한은 마음 한구석이 또 아려왔다.여진우는 술잔을 강이한에게 건네주면서 얘기했다.“더 찾지 마. 너한테 의미 없잖아.”의미가 없다.그건 소은지도 한 말이었다.지금 이유영의 가족인 여진우도 똑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사실 여진우가 강이한을 이렇게 부드럽게 대해주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었다.아마 강이한과 이유영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렇게 담담할 수 있는 것일 테다.강이한은 술잔을 비우고 얘기했다.“연락해 봤어?”강이한은 여전히 이유영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이한은 모순덩어리 같았다. 한편으로 이유영을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06화
“아니... 이게 정말...”그 생각에 이유영의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소은지와 엔데스 가문의 원한이 이렇게 끈질기고 넓을 줄은 몰랐다.엔데스 명우가 설선비 때문에 소은지를 증오하더니, 이제는 엔데스 현우가 윤아정 때문에...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내가 맡은 사건이 수천 개는 될 텐데, 하필이면 엔데스 가문과 연관 있는 두 사람을 만나다니... 정말 악연이야.”소은지는 정말 놀라웠다.“하지만 윤아정 씨의 사건은 네 탓이 아니잖아.”윤아정의 남편이 재력으로 밀어붙인 일이니 소은지가 막을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사람들은 윤아정의 남편이 윤아정을 한계로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소은지는 깊이 숨을 들이쉬더니 결국 한숨을 푹 내뱉었다.전화기 너머에서 소은지의 한숨을 들은 이유영은 마음이 불안해졌다.그때의 소은지는 어쩔 수가 없었다.이유영은 소은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함을 느낄 때가 가장 무서웠다.“은지야!”“윤아정 씨의 사건은 내 마음속에 가시처럼 박혀있어.”“너도 힘들잖아.”“그때 윤아정의 남편이 나한테 1억을 주면서 패소하라고 했어.”“나도 알아. 넌 그 돈을 받지 않았잖아”!이유영이 조급해진 말투로 얘기했다.이유영도 그 사건을 다 알고 있었다. 소은지는 정직한 사람이니 그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이다.그 돈을 받았을 때, 소은지는 상대방한테 계좌를 알려달라고,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다.하지만 상대방이 거절했다.그래서 소은지는 결국 현금을 뽑아 직접 가져갔다.이유영은 그런 디테일까지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기록상으로만 보면 내가 돈을 받은 거잖아.”“...”기록?“엔데스 현우가 거래 내역을 뽑아왔어?”“응.”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바로 숨이 멎었다. 지금 소은지에게 펼쳐진 것은 죽음뿐인 상황이었다.엔데스 현우는 죽어도 소은지를 믿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소은지도 변명할 수가 없었다.소은지를 위해 증명해 줄 사람도 없었다.유일하게 증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윤아정의 남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505화
지금의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가 무슨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소은지에게는 증거가 없었다.“하.”소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자 엔데스 현우는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렸다.소은지는 가슴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결국 엔데스 현우는 떠났다.소은지는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어둠 속에서 한참이나 생각했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엔데스 현우는 처음부터 소은지를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이때 이유영이 전화를 걸어왔다. 소은지를 도울 준비가 되었다는 뜻이었다.“유영아, 미안해. 나 못 갈 것 같아.”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이 멍해져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은지야?”“못 간다고!”소은지가 두 눈을 꼭 감고 이 복잡한 감정을 지우려고 애썼다.소은지는 총명한 사람이다. 파리에 들어올 때부터 소은지에게 이미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니 파리 말고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은지야, 내가 다 준비해 놓았으니까 네가...”“네가 무슨 준비를 했든지 소용없어!”엔데스 현우는 강이한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이 소은지가 도망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이제 소은지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도망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무슨 일이야?”이유영이 그렇게 묻는 순간, 소은지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심호흡으로도 이 무거운 마음을 누를 수 없었다. 소은지에게 이 일은 크나큰 충격이었다.전화기 너머의 이유영은 인내심 있게 소은지의 대답을 기다렸다. 하지만 소은지는 목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한참 있다가, 소은지가 입을 열었다.“윤아정 씨, 기억해?”윤아정은 강청시 갑부의 아내다. 그때 이혼 재판은 아주 유명했는데 자극적인 기사들이 가득 쏟아질 정도였다.그리고 그건 소은지가 패소한 유일한 재판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유영이 그 이름을 잊을 리가 없었다.윤아정이 죽었을 때, 소은지는 윤아정의 남편을 죽이겠다고 했었다. 소은지는 윤아정이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