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나나코는 몇 분 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차를 타고 도쿄의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토 그룹을 계승한 지 얼마 안 된 이토 나나코는 요즘 계속 초과 근무를 하며 빠르게 그룹의 수장이자 책임자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바쁘게 지내고 있었다. 보통 그녀는 밤 9시가 넘어야 퇴근하곤 했지만, 오늘은 저녁 6시쯤 집에 도착했다. 그 이유는 바로 오늘이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의 50번째 생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일부러 일찍 퇴근해,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려 했다.예전과 같았으면 이토 유키히코의 생일에는 이토 그룹 일가들이 모두 모여서 생일을 축하하고, 도쿄의 명문 그룹들의 수장들까지도 찾아와 축하를 전하는 큰 행사였다. 그러나, 이토 유키히코가 두 다리를 잃게 된 이후, 그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자리를 매우 꺼려하게 되었고, 올해 생일은 외부 손님을 모두 받지 않고 딸과 여동생, 충직한 집사 다나카 코이치와 함께하는 조촐한 식사 자리로 대체하기로 했다.이토 나나코가 현관으로 들어섰을 때, 그녀의 고모 이토 에미는 가정부들과 함께 거실 중앙에 풍성하게 음식을 차려놓았고, 특히 이토 유키히코를 위해 최상급 주욘다이 료센 청주 두 병도 준비해 두었다.이토 에미는 나나코가 돌아오자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나코, 얼른 아버지 방에 가서 모셔와. 음식도 다 준비됐고, 너도 돌아왔으니 이제 식사를 시작할 수 있겠네.”“네, 고모.” 나나코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조심스레 물었다. “고모, 아버지 기분은 좀 어떠세요?”“괜찮은 편이야.” 에미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점심까지만 해도 좀 우울해 보였는데, 오후에 집사님이 오셔서 네 아버지가 잉어에게 먹이도 주고, 탁구도 한 판 치더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더라. 조금 전에 피곤하다고 방에 들어가 쉬신다고, 네가 오면 깨워달라고 하셨어.”“네.” 나나코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제가 다녀올게요.”이토 에미는 덧붙였다. “먼저 기모노로 갈아입고 가렴. 너희 아버지 성격 잘 알잖니. 오늘은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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