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 숙소 중간의 큰 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안예선과 가짜 노비구니가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보자, 그는 급히 문 앞으로 나아가 공손히 인사했다.“부인, 손 선생님.”안예선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홀 안의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요.”박상철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부인.”안예선은 손을 한 번 저으며 중간에 있는 상석에 앉았고, 모자를 쓴 가짜 노비구니는 그녀의 곁에 섰다.가짜 노비구니는 아직 모자를 쓰고 있었지만, 박상철은 그녀가 이미 머리를 모두 밀었다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보고 놀라 물었다.“손 선생님, 이건 대체……?”가짜 노비구니는 미소를 지으며 모자를 아무렇지 않게 벗었다.“오늘 지리산에서 잠시 노비구니 역할을 좀 했지.”박상철은 깜짝 놀라며 급히 물었다.“손 선생님, 도련님을 만나신 겁니까?! 도련님께서 혹시 알아보시진 않았습니까? 절대 의심을 사면 안 됩니다!”가짜 노비구니는 고개를 저었다.“걱정 마세요. 도련님과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으니까.”“그렇다면 다행입니다.”박상철은 안도의 숨을 내쉰 뒤, 다시 안예선에게 공손히 물었다.“그런데 부인, 부인께서는 오랫동안 안성에 오지 않으셨습니다. 예전에는 도련님이 계신 곳이라면 절대 가지 않으셨는데, 어찌하여 이번에는 도련님과 거의 같은 시기에 안성에 오신 겁니까?”안예선은 담담히 말했다.“내가 손 선생님에게 지리산에서 시후를 막게 했어요. 원래는 안성에서 잠시 머물다가 서울로 가서 일을 볼 생각이었는데, 시후가 갑자기 항로를 바꿔 안성으로 온다고 해서 계획을 바꿨지 뭐.”박상철은 반색하며 물었다.“부인, 도련님의 지금 모습을 보셨습니까?”“아니요.” 안예선은 고개를 저었다.“나와 시후가 가장 가까웠을 때 얼마 떨어져 있지 않지만, 지금 시후의 실력이 만만치 않아서 멀리서조차 바라볼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박상철은 조심스럽게 물었다.“부인, 아직도 도련님을 만나실 생각은 없으신 겁니까?”안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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