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습니다, 도련님.” 안세진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곧바로 카톡으로 전송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 안세진은 시후에게 해당 자료 파일을 전송했다.시후는 자료를 확인하면서, 그 할머니의 배경이 매우 단순한 듯 보이면서도 어딘가 평범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그녀는 겉보기엔 평범한 노인이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비범한 구석이 느껴졌다.할머니의 성은 장, 이름은 남교였다. 경남의 깊은 산골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고, 결혼도 멀리 시집가지 않고 같은 마을의 청년과 했다.그 후로 오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녀는 아마도 그 마을을 거의 떠난 적이 없었던 듯하다. 인구조사 기록마다, 그녀는 항상 그 마을의 ‘상주 인구’로 등록되어 있었고, 본인이 직접 조사에 응한 것으로 명확히 기록되어 있다.그 마을은 전성기 때도 고작 40가구, 300여 명이 살았을 뿐이었고, 지금은 인구 유출이 심각해 남아 있는 집은 10여 채, 주민도 40여 명 남짓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중노년층이다.그런 점을 고려하면, 그녀는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산골 마을의 평범한 노인’으로만 보일 수도 있다. 삶도 단순했고, 누구에게도 크게 기억되지 않을 그런 인생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시후는 그녀에게서 뭔가 특별한 기운을 느꼈다. 바로 이름 때문이다. ‘남교’라는 이름은 시후가 어릴 적 아버지에게 배운 『시경』의 한 구절에서 유래한 것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남유교목, 불가휴사(南有喬木, 不可休思)”, 즉 “남쪽에는 높고 아름다운 나무가 있어 쉴 수 없도다”라는 문장에서 따온 것이었다.여든 살이 넘은 노인에게, 그런 시적인 이름을 지어줬다는 것은 그녀의 부모가 당시로서는 매우 드물었던 ‘글 읽는 양반’ 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80년 전이라면, 그런 이름을 붙일 수 있을 정도의 교양과 학식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이었다.시후는 문득, 멕시코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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