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보육원에서 자라났기에, 지금 이 순간 클라우디아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 역시도 과거 박상철이 준비한 모든 일들을 전혀 모른 채, 진화 보육원 기숙사의 구석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밤새 울며 동이 트기를 기다렸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의 자신이 얼마나 슬프고 절망스러웠는지, 그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지금의 클라우디아가 겪는 상황은, 그 당시 자신이 겪었던 감정과 너무도 똑같았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더욱 세심하게 관심을 쏟아주었고,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그녀의 마음속 응어리를 풀어주었으며, 앞으로의 삶을 담담하고 낙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했다.그리하여 시후는 클라우디아에게 자신이 보육원에서 자라던 시절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기 시작했다.시후 자신의 당시 심리 상태를 자세히 이야기하자, 클라우디아는 깊은 공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바로 그 순간, 그녀는 문득 깨달았다.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마 시후 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이것은, 이소분도 해내지 못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이소분은 태어날 때부터 버려진 아이로, 태어난 직후 바로 보육원에 들어왔다. 그녀는 한 번도 가족을 가져본 적이 없기에, 가족을 잃는 상실감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란 사람이었다. 하지만 시후와 클라우디아는 달랐다. 이 두 사람은 모두, 한때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믿었던 아이였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잔혹하게 빼앗겨버린 상실의 고통을 직접 겪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소분은 그런 트라우마를 겪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클라우디아의 내면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려웠다.시후와 클라우디아 두 사람은 공통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달렸다. 그리고 오늘은 시후만이 클라우디아에게 공감을 준 것이 아니라, 시후 또한 자신보다 10살 어린 이 소녀에게서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도, 두 사람 모두 비관주의자가 아니었기에, 비슷한 고통의 경험을 나누다 보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