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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1장

한편, 시후는 클라우디아와 함께 쇼핑몰에서 돌아와 이씨 아주머니의 새 집에 도착했다. 그는 이소분과 함께, 마치 보육원에서 지내던 시절처럼 부엌에서 이씨 아주머니를 도우며 한 상 가득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클라우디아의 입학 준비가 잘 마무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이씨 아주머니와 이소분은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클라우디아가 고고학과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네 사람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고, 식사를 마친 뒤 이소분이 제안했다. “시후 오빠, 오늘 오후에 시간 있어? 시간 괜찮으면 클라우디아랑 같이 유명한 곳들을 구경하러 가자!”시후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 오후는 좀 어려울 것 같아. 내가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터라, 처리해야 할 급한 일들이 좀 있어.”그는 이미 안세진에게 성도민을 통해 자신에게 봉골등을 준 노인의 국내 거주지를 알아보도록 부탁해둔 상태였다. 시후는 그 노인을 찾아가 인사를 드리는 것은 물론, 소수도와 하영수의 결혼식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했다. 미국에서 소수도가 하영수에게 청혼을 했을 때, 시후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인상도 크게 바뀌었다. 게다가 그는 소민지, 소이연의 아버지이기도 했기에 시후는 더 이상 그를 곤란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소수도가 결혼식을 빨리 치르게 하고, 결혼 후에는 자유롭게 풀어줄 계획이었다.현재 소수도와 하영수는 시후가 귀국하면 함께 날짜를 정하기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시후는 오늘 오후 그 일을 먼저 처리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이소분은 그가 바쁘다는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괜찮아. 어차피 클라우디아는 아직 개강까지 한 달이나 남았고, 시간 많으니까 나중에 시간 생기면 같이 가자.”“응.”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며칠 안으로 내가 일을 다 처리하면 그때 같이 가자.” 이후, 시후는 소이연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그녀가 저택에 있는지를 물어본 것이다.소이연은 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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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2장

시후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부모님과 외조부 하성호에게 알렸다.진주 하 씨 사람들은 몹시 흥분하여, 온 가족들을 정원에 불러내 시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후가 진주 하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주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양옆에 줄을 맞추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층 더 생기 있는 모습의 소수도 역시 환영 대열에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성호의 지휘 아래 진주 하 씨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외쳤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소수도 역시 진주 하씨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망설임 없이 하영수와 소이연의 곁에 함께 꿇어앉았다.시후는 다소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어서 일어나세요, 여러분 저랑 처음 만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인사를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가장 앞에 꿇어 있던 하성호는 공손히 대답했다. “은 선생님께서는 진주 하 씨에 크나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진주 하 씨 집안이 지금의 복을 누릴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은 선생님 덕분입니다... 부디 저희 집안 식구들 전원의 큰 절을 받아 주시길 바랍니다!”시후는 앞으로 다가가 하성호를 부축하며 단호히 말했다. “진주 하씨는 이미 제게 충성을 맹세했고, 여러분은 늘 진심으로 저를 섬겼습니다. 저 역시 그에 맞는 보답을 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는 아직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다들 어서 일어나세요. 저는 오늘 상의할 일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그럼 안으로 들어가 이야기하시죠.”하성호는 그 말을 듣고 시후가 자신의 딸과 소수도의 결혼식에 대해 논의하러 온 것임을 알아차리고 더욱 감격하여, 몸을 굽히며 손짓했다. “은 선생님, 안으로 들어가시지요!”모두가 함께 별장 1층 응접실로 들어갔고, 하성호는 다른 진주 하씨 식구들을 잠시 물리고 하영수, 소수도, 소이연만 그곳에 남겼다.네 사람이 소파에 앉자, 시후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어르신, 소수도 씨와 하영수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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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3장

한국에서는 시후가 조율하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식장, 웨딩드레스, 예식 관련 차량 등 결혼식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한국에서 가장 좋은 수준으로 소수도와 하영수에게 제공할 수 있었다.시후의 지원이 있었기에, 소수도와 하영수는 8월 16일로 결혼식 날짜를 정하는 것에 데에 걱정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었다.소수도는 무릎을 꿇고 연신 시후에게 감사 인사를 했지만, 시후는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이제부터 결혼식에 초대할 하객 명단을 정하기 시작해도 됩니다. 기본적으로 누구를 초대하든 제가 간섭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전제가 하나 있습니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입이 무거워야 할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시후는 하영수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절단된 팔이 재생되었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의학계에서는 말 그대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날 겁니다. 말기 암이 자연 치유되는 사례는 드물지만 역사상 가끔 있었던 일이긴 하죠. 하지만 절단된 사지가 재생된 일은 인류 의학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니 결혼식에 오는 사람들은 반드시 이 사실을 비밀로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하영수는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오른팔을 잃고 난 뒤 고향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이연이를 낳고, 줄곧 저희 집안의 저택에서 칩거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안과 엘에이치 그룹 식구들 외에는 제 팔이 절단된 사실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외부인과 접촉도 없었습니다.”소수도 역시도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셔도 됩니다. 결혼식에는 쓸데없는 지인은 초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과 선생님 측근 외에는 엘에이치 그룹 식구들만 초대할 계획입니다.”“좋습니다.”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면 결혼식 전에 엘에이치 그룹의 소성봉 회장과 당신의 아들 소지빈도 제가 데려오도록 하죠.” 그리고 나서 시후는 이렇게 다시 덧붙였다. “하지만 미리 못을 박아두죠. 결혼식이 끝나면, 그 둘은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마다가스카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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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4장

“나나코...” 시후는 이 말을 듣고 별다른 고민 없이 시원하게 말했다. “나나코가 그렇게 말했으면, 초대할지 말지는 알아서 결정하도록 해요.”소이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조금 이따가 바로 전화를 하는 걸로 하겠습니다.”소이연은 알고 있었다. 이토 나나코가 자신의 부모님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한 건, 아마도 시후를 다시 한 번 만나기 위한 명분일 가능성이 크다는 걸. 하지만 그녀는 동시에 분명히 자각하고 있었다. 시후가 이토 나나코에게 가지는 감정은, 자신에게 향한 감정보다 훨씬 더 깊고 특별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한 자리에서 마주친다는 이유만으로 이토 나나코를 초대하는 것을 일부러 피하는 건 자신이 할 일도, 해서도 안 되는 일이라고 소이연은 생각했다. 시후가 반대하지 않았으니, 자신 역시도 공개적으로 이토 나나코와 그녀의 아버지 이토 유키히코를 초대할 생각이었다.......그 시각, 일본 교토. 이토 유키히코는 미국에서 귀국하자마자 도쿄로 가지 않고 곧장 이토 그룹의 교토 저택으로 향했다.이 저택은 그에게도, 나나코에게도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였다. 이곳은 이토 유키히코가 인생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성공을 거둔 뒤 마련한 대저택이자, 그의 영광의 시작점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나코가 중상을 입은 뒤 다시 살아난 장소이며, 그녀가 시후에 대한 감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기도 했다.이번에 그가 두 다리를 되찾게 되면서, 그는 인생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금의 그는 과거 비즈니스 전선에서의 승부욕도, 다리가 절단된 이후의 퇴폐적이고 무기력했던 태도가 모두 사라졌고, 오로지 ‘인생은 아름답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그에게 중요한 건 오직 하나. 앞으로의 날들을 가족들과 함께 후회 없이, 즐겁게 보내는 것뿐이었다. 그 외의 모든 것들은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한편, 이토 나나코 역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녀는 그룹을 이어받은 이후, 늘 철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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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5장

이토 나나코의 말을 들은 이토 유키히코는 검을 짚고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나나코, 뭐라고 했니? 한국에 간다고?”“네!” 이토 나나코는 웃으며 말했다. “잠깐만요, 전화 좀 받을게요.”이토 유키히코는 더 놀랐다. 누군가에게서 전화를 받아 한국에 가게 된다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화도 아직 받기 전이었던 것이다.이토 나나코가 전화를 받자, 소이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나코, 갑자기 전화해서 불편한 건 아니죠?”“전혀요.” 이토 나나코는 웃으며 말했다. “별일은 없고요, 그냥 꽃꽂이를 하고 있었어요. 무슨 일인가요?”소이연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제 부모님 결혼식 이야기예요.”이토 나나코는 기쁜 듯 물었다. “드디어 두 분이 결혼하시게 되는 건가요?”“네.” 소이연은 솔직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께서 조금 전 다녀가셨고, 제 부모님의 결혼식 날짜는 8월 16일로 확정됐어요. 진심으로 나나코와 유키히코 회장님을 한국으로 초대하고 싶어요!”이토 나나코는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너무 잘됐네요! 먼저 두 분의 결혼을 미리 축하드립니다! 저와 아버지는 반드시 8월 16일 전에 한국에 도착하는 걸로 하겠습니다!”소이연은 웃으며 말했다. “정말 감사해요! 저희 부모님의 결혼식 장소는 버킹엄 호텔이에요. 괜찮으시다면 그곳에 머무르셔도 좋고, 출발 시간만 알려주시면 제가 미리 공항 픽업과 객실을 준비해 둘게요.”“좋아요!” 이토 나나코는 기쁜 마음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 한국에서 뵈어요!”소이연도 덧붙였다. “좋아요, 한국에서 뵐게요!”이때 이토 나나코가 무언가 떠오른 듯 급히 말했다. “아 참, 이연 씨. 현장에 꽃 장식이 필요하다면 제가 도와드릴게요. 저는 오랫동안 꽃꽂이를 배웠고, 이 분야에선 조금은 자신이 있어서요... 일본의 최고급 생화를 제가 구해서 준비해가면, 현장의 꽃 장식은 제가 책임지고 할 수 있어요!”소이연은 일본의 꽃꽂이 문화가 예술로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이토 나나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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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6장

이토 나나코는 기쁜 듯이 말했다. “그럼 그렇게 약속하신 거예요!”이토 유키히코는 딸에게 물었다. “나나코, 며칠 더 머무를 거라면 한국에 집을 하나 마련할까? 계속 호텔에만 있으면 금방 지루해질지도 몰라서 말이지.”이토 나나코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정말 괜찮아요, 아버지? 한국에 집을 사도 돼요?”이토 유키히코는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넌 이토 그룹의 회장이다. 돈을 어떻게 쓸지는 네가 정하는 거 아니겠니?”“와, 너무 좋아요!” 이토 나나코는 곧장 다나카 코이치에게 말했다. “다나카 씨, 특별한 일이 없다면 내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가서 적당한 주택을 먼저 알아봐 주세요!”다나카 코이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내일 아침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는 이어서 물었다. “그런데 아가씨,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으신가요?”이토 나나코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좀 넓고 조용했으면 좋겠어요. 약간 외진 곳이라도 괜찮고요. 일본식 주택은 한국에서는 찾기 어렵겠지만, 너무 호화로운 인테리어는 원하지 않아요. 그냥 소박하고 세련된 느낌이면 좋겠어요. 그리고 차도 몇 대 준비하고, 일본에서 한국어에 능숙한 직원 몇 명도 함께 보내 주세요.”다나카 코이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좋은 사람들을 선별해 같이 가겠습니다. 적당한 주택을 정하면 바로 필요한 리모델링도 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죠.”이토 나나코는 다시 지시했다. “그럼 전용기를 예약하고,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랑 선글라스를 착용하세요. 지금 같은 시기엔 최대한 노출을 줄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한국에 도착하시면 혼자 조용히 저택을 알아보도록 하세요. 시후 군에게 폐를 끼치지 말고요.”다나카 코이치는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아가씨. 유념하겠습니다.”이토 나나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신나게 말했다. “그럼 저랑 아버지는 교토에서 좋은 소식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렇게 말한 뒤 나나코는 곧장 뛰어나갔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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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7장

시후가 청년재로 돌아왔을 때, 유나는 아직도 청소부들과 함께 집 안을 정리 중이었다.1층은 술과 담배 냄새, 음식 썩은 냄새, 구토 냄새까지 뒤섞여 악취가 심각했기에, 청소 업체에서는 전문 탈취 장비까지 동원해 1층 전체를 철저히 정리하고 있었다.그 악취의 주요 근원 중 하나인 김상곤은 현재 유나의 요청으로 마당에 나와 있었다. 시후가 충격요법을 가한 덕분에 김상곤은 더 이상 술에 취해 비틀거리지 않았지만, 여전히 기운은 없고 풀이 죽은 상태였다. 그는 반바지에 농구용 민소매 티셔츠만 입은 채, 담배를 물고 마당에 앉아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시후는 그제야 장인의 몸 상태를 제대로 보게 되었다. 붓기 때문에 몸은 더욱 퉁퉁해졌고, 앉아 있을 때면 특히 배가 여러 겹으로 접혀 불뚝했고, 수염은 덥수룩해 온몸에서 기름이 뚝뚝 묻어나는 듯한 모습이었다.그는 시후를 보자 눈을 번쩍 뜨며 얼른 일어나 손을 흔들며 말했다. “은 서방! 아이고 내 착한 사위! 나 지금 자네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었어!”시후는 물었다. “아버님, 무슨 일이든 말씀하세요.”김상곤은 주변을 살피며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곤, 진지하게 말했다. “나 말이야, 변태섭 그 인간을 한번 찾아가 보려고 하는데... 같이 가줄 건가?”시후는 놀라며 물었다. “가서 무슨 얘기를 하시려는 건데요?”김상곤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 놈은 분명 겉으론 점잖은 척하잖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신사는 원래 다른 사람의 여자를 뺏지 않는다’고 하지. 그래서 그 논리를 들이밀며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미경이에게 이제 그만 다가가라고. 혹시 양심이 있으면 그 말을 듣고 죄책감을 느끼고 물러날지도 모르잖아? 그럼 미경이의 마음도 내 쪽으로 돌아올 수도 있고!”시후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버님, ‘신사는 다른 사람의 여자를 뺏지 않는다’는 말은 자체적으로 틀린 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버님께서 사랑하는 사람은 장모님이시죠, 한미경 이모님은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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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8장

홍라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멋지게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더니 말했다. “그럼 간다, 바이바이~” 그렇게 말하고는 엑셀을 밟아 차를 몰고 떠나버렸다.윤우선은 김상곤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향했고, 가는 내내 투덜대며 욕을 퍼부었다. “저 빌어먹을, 홍라연! 오늘 하루 종일 내 앞에서 자랑을 해대는 꼴을 보니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어휴 재수 없어, 하늘도 정말... 어쩌다 저런 게 돈을 벌게 내버려 두냐?!”김상곤은 태연하게 말했다. “그렇게 보기 싫으면 앞으로 안 보면 되잖아. 말도 섞지 말고, 아예 기회를 안 주면 자랑할 틈도 없을 텐데.”“네가 뭘 알아!” 윤우선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돈이 많았을 때, 홍라연이 나를 얼마나 질투했는지 알아? 그래도 맨날 내 뒤에서 ‘동서~ 동서~’ 거리면서 빌붙었어. 그게 왜 그랬을 거 같아?”김상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지. 공짜로 얻을 게 있으면 놓치지 않는 성격이잖아. 내 생각에 두 사람은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성격은 친자매나 다름없어. 원수가 밥을 사준다고 해도 둘은 기꺼이 갈 사람들이지 뭐.”윤우선은 김상곤의 말을 전혀 비꼬는 말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게 바로 처세술이라는 거야. 누구도 돈 앞에서는 허리를 굽히지 않는 사람이 없지.” 그러고는 말했다. “얼른 나 좀 안으로 데려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있단 말이야!”김상곤은 더는 말대꾸하지 않고, 윤우선을 부축해 3층까지 올렸다.윤우선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김상곤을 내쫓고, 화장품을 꺼내와 거울 앞에서 정성껏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화장을 하며 혼잣말로 이렇게 말했다. “젠장... 홍라연이 뭐 잘났다고 라이브 방송해서 돈을 벌어? 나라고 그런 거 못할 줄 알아? 나 윤우선이야! 오늘 밤부터 방송 시작한다! 얼마 안 가면 팔로워 수고 수익이고 내가 더 많을 걸!”오랜만에 화장을 하다 보니 과하게 해버렸고, 어느새 얼굴은 분장을 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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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79장

시후, 유나, 그리고 시후의 장인 김상곤이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있을 때, 윤우선은 조용히 자신의 방에서 영상 플랫폼을 켜고 있었다.요즘은 전국민이 누구나 스트리머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개조차도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그걸 봐줄 시청자가 있느냐 없느냐일 뿐이다.윤우선은 직접 자신의 라이브 방송 채널을 개설하기 위해 서툴게 채널 이름은 당당하게 라고 적어 넣었다.방송 채널이 생성되자, 윤우선은 인생 첫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방송을 켜자마자 윤우선이 한 일은 ‘쇼핑 카트 추가’ 기능을 찾는 것이었다. 예전에 홍라연의 방송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기에, 윤우선은 라이브 방송의 핵심은 바로 ‘판매’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상품을 팔기 위해선 반드시 쇼핑 카트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즉, 상품의 구매 링크를 걸어 둬야 시청자가 바로 주문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해당 기능은 보이지 않았다.한참을 헤매다 윤우선은 결국 검색창에 입력했다. 검색 결과를 본 윤우선은 멘붕에 빠졌다. 조회수 높은 답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윤우선은 울컥하며 중얼거렸다. “망할! 팔로워가 1천 명은 돼야 한다고?!”다급히 자신의 팔로워 목록을 확인해봤지만, 당연히 0명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게시물을 올려본 적 없고, 계정 닉네임도 시스템 기본 값이었던 터라 팬이나 친구가 있을 리 없었다.팔로워 1천 명이 쇼핑 카트 사용의 필수 조건이라는 사실에 분노한 윤우선은 중얼거렸다. “이 플랫폼도 너무하네. 팔로워가 많아야만 물건을 팔 수 있다니, 나더러 망하란 소리잖아?”곧바로 그녀는 다시 검색창에 입력했다. “팔로워 1천 명 안 돼도 쇼핑 카트 넣는 법?”1위에 뜬 답변은 이랬다. 팔로워가 부족하면, 인기 있는 콘텐츠 주제로 쇼츠를 계속 제작하세요. 인기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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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0장

윤우선은 광고 사이트에서 주문을 완료하자마자 다시 자신의 라이브 채널로 돌아가 첫 손님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확실히 돈을 쓴 만큼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곧 시청자 수가 0에서 1로 바뀌었던 것이다.그 순간 윤우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 “어머!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 우선 언니의 라이브입니다~!”그러자 상대는 단 한 마디를 남겼다. 그런 뒤 상대방은 곧장 나가 버렸다. 첫 번째 시청자가 한 마디만 남기고 나가버리자, 윤우선은 울컥하며 욕을 퍼부었다. “아 씨 왜 해?! 눈치도 없고 싸가지도 없네?!”윤우선이 막 말을 끝내자마자 또 한 명이 들어왔다. 윤우선은 재빨리 표정을 바꾸고 웃으며 말했다. “환영합니......” 그러나 윤우선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시청자 수는 0으로 돌아갔다.이후에도 몇 명이 더 들어왔다가 바로 퇴장했고, 아예 그들은 처음 들어왔던 사람처럼 한마디라도 남기는 경우는 없었다.같은 일이 반복되자, 윤우선은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런 미친 것들이? 개보다 빠르게 튀어나가네! 내가 홍라연보다 못 생겼냐?! 그게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노래도 진짜 듣기 역겨운데! 트로트를 그 인간이 부르고 있으면 개도 귀를 막을 걸?!” 그러다 문득 윤우선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아~ 혹시 다들 뭐 특별한 장기자랑 같은 걸 보고 싶어 하는 거 아니야? 그럼 나도 노래 한 곡 불러야지!”순간, 윤우선은 자존감이 치솟으며 혼잣말을 했다. “홍라연은 수준이 낮아. 난 그럼 고급지게 가야지. 팝송 한 곡 불러야겠어. ‘My Heart Will Go On’ 그래, 이거야! 이 정도로 감성 폭발하는 곡이면 팬들이 그냥 넘어가지 못할 걸?!”그러곤 그녀는 목을 가다듬더니, 다소 음치 같이 음정을 못 맞추었지만 열창을 하기 시작했다. “Every night in my dreams, I see you, I feel you...”노래를 부르는 도중, 마침 한 명의 시청자가 들어왔다. 그 사람은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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