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홍라연은 달랐다. 그녀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은 반품률이 유난히 낮았다. 심지어 반쯤만 채워도 새는 쓰레기 통 같은 싸구려 물건도, 거의 아무도 반품하지 않았다. 그리고 홍라연 자신도 매우 약삭빨랐는데, 그녀는 만약 자신이 개당 단가가 높은 고급 화장품과 같은 물건들을 팔게 되면, 비록 커미션은 더 높고 수익도 클 테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품질이 나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기부한 셈이라는 심리는 통하지 않을 것이며, 그땐 무조건 반품부터 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만의 장사 철학이 있었는데, 그 첫 번째 원칙은 바로 ‘라이브 방송에서 파는 상품의 단가는 절대 5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반품률을 최저로 유지할 수 있었다.왜냐하면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소비자의 ‘선의’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말이다! 예를 들어 4천 원 정도에 봉투 한 묶음을 사거나, 일회용 샤워캡을 6천 원 정도에 사거나, 1만 8천 원 정도에 진짜 면인지도 모를 수건 5장을 샀을 때, 품질이 좀 떨어지더라도 사람들은 대충은 쓸 수 있다. 봉투가 질이 떨어지면 쓰레기를 적게 넣어서 쓰면 되고, 랩이 위생적인지는 몰라도 머리를 감을 때는 쓸 수 있고, 수건은 세수용으로 못 쓰면 걸레나 행주로 쓰면 되니 문제가 없었다. 어차피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도 사고 기부도 한 셈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었다. 물론 수중에 있는 몇 만 원씩 현금으로 기부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이것은 자신이 쓸 상품도 받으니 일거양득이라고 사람들이 여기는 것이었다.게다가 반품은 귀찮은 일이었다. 반품을 신청하고, 택배 기사를 부르고, 포장을 하고, 다시 보내고, 택배비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택배비는 일반 소비자에겐 비싼 가격인데, 쿠팡과 같은 대형 시장에서는 무료 반품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적어도 3천 원이라는 배송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비자 입장에선 제품의 질이 안 좋더라도 차라리 쓰레기라도 쓰는 게 낫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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