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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1장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다급하게 말했다.“그건 상관없습니다! 시후 선생님만 저를 살릴 수 있다면, 제가 지금 당장 교도소로 돌아가겠습니다! 교도소 안에서 치료를 받아도 됩니다!”시후는 짧게 음 하고 대답한 뒤 말했다.“근데 이 치료가 좀 번거로워요. 시간도 꽤 걸리고, 치료받는 동안 옷도 다 벗어야 하죠. 무엇보다 과정 중에 통증이 꽤 심해서, 아마 소리를 안 지르긴 힘들 텐데... 교도소 사람들한테 들키는 건 괜찮습니까?”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그건 간단합니다! 제가 가장 믿는 부하를 시켜서 선생님을 조용히 감방에서 데려오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사무실로 바로 모시죠. 거긴 방음도 완벽하고 밀폐도 잘 돼 있어서, 절대 밖으로 새지 않습니다!”이 문제 자체가 너무 수치스러웠던 탓에, 브루스 웨인스타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뿐이었다. 어떻게든 이 사실을 철저히 숨겨야 한다는 생각.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물론 교도소 안의 다른 공간 하나를 비워 치료를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든 완전히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이곳은 교도소였고, 사각지대 없는 감시 카메라와 24시간 순찰이 기본이었다. 혹시라도 자신의 상태가 누군가에게 들키고, 그게 소문이나 뒷얘기로 퍼지기라도 하면, 자신의 앞날은 그대로 끝장이었다.그가 생각하기에 교도소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단 하나, 바로 자신의 사무실이었다.그 사무실 뒤편에는 극도로 보안이 철저한 비밀 통로가 있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이 통로의 존재를 완벽히 숨기기 위해, 책장 뒤에 통로를 감추는 것은 물론 사무실 전체를 최고 수준의 보안과 차폐 구조로 개조해 두었다.그렇기에 그 안에서는 어떠한 최첨단 탐지 장비로도 비밀 통로의 존재를 탐지할 수 없었고, 육안으로는 더더욱 알아볼 수 없었다.시후를 사무실로 불러 치료를 받으면, 완벽한 비밀 유지도 가능하고, 시후가 비밀 통로를 알아차릴 걱정도 없었다. 그야말로 최선의 선택이었다.시후는 목표가 달성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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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2장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친구 마크의 도움을 받아 다시 교도소로 돌아왔을 때, 이미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권총을 입에 물고 싶을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 있었다.교도소는 관리가 워낙 엄격해 원칙적으로 비직원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기에, 불필요한 문제를 피하기 위해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자신의 측근에게 부탁해 교도소 외곽에서 자신을 부축하게 했다. 그의 친구 마크는 더 이상 동행할 수 없어 병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사무실로 돌아온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이를 악물고 극심한 통증을 견디며, 측근에게 시후가 있는 수감 구역으로 가서 그를 조용히 데려오라고 지시했다.잠시 후, 한 교도관이 시후가 있는 감방 문을 열고 말했다.“누가 은시후야? 잠깐 나와.”시후는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아무 말없이 문 앞으로 걸어갔다.교도관은 감방 문을 다시 닫은 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교도 소장님이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나랑 가자.”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구역을 빠져나갔다. 교도관은 먼저 시후를 교도소 의료실로 데려갔다. 이미 의료진이 퇴근한 상태를 확인한 뒤, 의사 사무실로 들어가 교도관 제복과 신발, 모자를 건네며 말했다.“이 옷으로 갈아입어. 그러면 교도 소장님한테 데려가는 걸로 하겠다.”시후는 아무 질문도 하지 않고 곧바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자 그 교도관은 휴대전화를 꺼내 동료 한 명을 불러들였다.잠시 후 들어온 교도관은 체격과 키가 시후와 비슷했다. 처음 시후를 데려온 교도관은 그에게 낮게 당부했다. “여기서 조용히 기다려. 아무 소리도 내지 말고, 휴대전화도 절대 쓰지 마. 내가 나가면 문을 잠글 거야. 내가 돌아올 때까지 그대로 있어.”그러자 교도관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팀장님.”팀장은 안심한 듯 자신의 모자를 벗어 시후에게 건네며 말했다.“모자 써. 나가면 고개 숙이고 다녀. 얼굴이 CCTV에 찍히면 안 돼.”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모자를 눌러쓴 뒤 그와 함께 의료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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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3장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기운이요? 기운이 뭡니까?”시후는 브루스 웨인스타인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차갑게 되물었다.“내가 묻지. 당신 사무실에 비밀 통로가 있지? 피터 주를 그 통로 아래에 가둬 둔 게 맞나?”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순간 귀신이라도 본 듯, 눈을 부릅뜨고 시후를 바라봤다. 그는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중얼거렸다.“당신…… 대체 정체가 뭐야? 비밀 통로와 피터 주의 일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야?”시후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나는 피터 주 때문에 여기 왔거든.”말을 마치자마자 시후는 영기 한 줄기를 브루스 웨인스타인의 뇌로 불어 넣었고, 의심의 여지 없는 어조로 명령했다.“내 질문에 대답해!”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온몸을 떨었다. 그의 의식은 순식간에 시후를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했고, 그는 급히 입을 열었다.“맞습니다. 제 사무실 뒤에 비밀 통로가 하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샤프트인데, 그 아래에 비밀 감방이 하나 있고 피터 주는 거기에 갇혀 있습니다.”시후는 다시 물었다.“아래에 피터 주 말고 다른 사람은 없나?”“없습니다……”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사실대로 말했다.“아래에는 피터 주 하나 뿐입니다. 완전히 밀폐된 방에 가둬 두었고, 저는 하루에 한 번씩 음식과 물만 가져다주고 있습니다.”시후는 이어서 물었다.“로스차일드 가문은 왜 피터 주를 여기 가둔 거야?”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답했다.“로스차일드 가문의 물건을 훔쳤기 때문입니다.”“물건을 훔쳤다고?”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물건이지?”“저도 모릅니다.”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설명했다.“그 물건이 로스차일드 가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피터 주는 끝까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로스차일드 가문의 사람들이 매일 와서 심문했지만, 가치 있는 정보는 전혀 얻지 못했고, 그래서 저에게 잠시 잘 관리하라는 지시만 남기고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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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4장

시후는 발걸음을 옮겨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고,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바로 그를 뒤따라 들어왔다.엘리베이터 내부의 조작 패널은 극도로 단순했다. 초록색 버튼 하나만 있는 아주 단순한 구조였던 것이다. 브루스 웨인스타인은 버튼을 누르며 시후에게 설명했다.“이 버튼은 아래에 있을 때 누르면 위로 올라가고, 위에 있을 때 누르면 아래로 내려갑니다. 중간에 멈출 수는 없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사이 엘리베이터는 이미 하강을 시작했다. 그는 브루스 웨인스타인을 힐끗 보며 물었다.“아래로 얼마나 내려가지?”브루스 웨인스타인은 공손하게 답했다.“지하 60 미터 깊이입니다.”시후는 다소 의아한 듯 다시 물었다.“이렇게 깊은 엘리베이터 샤프트를 어떻게 들키지 않고 팠던 거지?”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설명했다.“브루클린 교도소는 겉으로는 여전히 연방 교도소지만, 실제로는 이미 오래전에 로스차일드 가문이 장악했습니다. 몇 년 전 로스차일드 가문이 이 교도소에 거액을 기부하며 전면 개조했는데, 그 자금의 대부분이 이 엘리베이터 샤프트와 지하 시설을 만드는 데 쓰였지요.”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덧붙였다.“정식 출입구는 이곳 하나 뿐이지만, 지하에는 외부에서만 열 수 있는 일방통행 출입구가 하나 더 있습니다.”시후는 의문을 품고 물었다.“로스차일드 가문이 이렇게까지 공을 들여 브루클린 교도소에 비밀 통로를 만든 이유가, 단순히 신분이 특수한 죄수를 가두기 위해서만은 아닐 텐데...?”브루스 웨인스타인은 숨김없이 답했다.“구스타보 산체스 같은 거물 마약왕은 로스차일드 가문과 깊은 협력 관계를 맺은 상태로 이곳에 수감되었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그들을 절대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요. 만약 특수 상황이나 불가항력이 발생하면, 이 비밀 통로를 이용해 사람을 숨기거나 조용히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외부에는 죄수가 탈옥했다고 발표하거나, 혹은 미국 법원에서 누군가 종신형을 선고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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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5장

방의 전체 면적은 대략 6평 정도였다. 바깥쪽에는 2 평 남짓한 빈 공간이 있었지만, 그곳에는 가구도 물건도 아무것도 없었다. 안쪽 역시 변기 하나와, 가느다란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는 수도꼭지 하나가 전부였다. 그 때, 변기 위에는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얼굴 반쪽을 가린 남자가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그의 목에는 단단한 금속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고, 목걸이 뒤쪽에는 엄지손가락 굵기의 쇠사슬이 연결돼 있었다. 쇠사슬의 길이는 그가 어떻게 몸을 움직이든 바깥쪽의 빈 공간으로는 절대 나갈 수 없게끔 정해져 있어, 안쪽 한정된 구역에만 묶여 있도록 되어 있었다.방 안에는 앉거나 누울 만한 곳이 전혀 없었다. 바닥은 축축하고 차가웠으며, 매트리스는 고사하고 짚으로 만든 깔개 하나조차 없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남성은 변기에 웅크린 채로 겨우 잠을 청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때, 인기척을 느낀 남자가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그의 시선이 시후와 마주친 순간, 그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굳어버렸다. 그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온몸이 멈추지 않고 주체할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시후는 혹독한 고통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피터 주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단번에 그가 예전에 예인방에서 일하던 매니저 주진운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그 순간, 시후의 마음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그는 재빨리 앞으로 다가가 주진운의 두 손을 꽉 잡고 속삭였다.“주진운 선생님… 아니, 아저씨... 괜찮으십니까? 제가 모시러 왔습니다. 여기서 나가시죠!”주진운은 그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는 시후를 바라보며 흐느끼듯 말했다.“도련님… 이미… 다 알고 계셨던 겁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아저씨와 제 아버지가 함께 찍힌 사진을 봤습니다. 그래서 미국까지 아저씨를 찾으러 온 것이고,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된 겁니다.”주진운은 얼굴 가득 부끄러움과 자책을 담은 채 말했다.“도련님, 예전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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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6장

주진운의 설명을 모두 들은 뒤, 시후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아저씨, 일단 밖으로 나가서 천천히 이야기하시죠!”“안 됩니다……”주진운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도련님, 이야기는 여기서 해야 합니다.”그는 말하며 시후의 뒤쪽, 멍하니 서 있는 브루스 웨인스타인을 가리켰다.“요즘 이곳에 오는 사람은 웨인스타인 뿐입니다. 이미 도련님께서 완전히 통제하셨으니, 당분간 이곳은 절대적으로 안전할 겁니다. 몇 가지 이야기는 가능한 한 빨리, 직접 도련님께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시후는 잠시 고민하다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럼 먼저 몸부터 좀 회복시켜 드리겠습니다. 그 다음에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시후는 말을 마치고 주진운의 손목에 손가락을 얹었다. 곧 영기가 주진운의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주진운의 몸 상태는 순식간에 완전히 회복되었을 뿐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튼튼하고 안정된 상태로 변했다.주진운은 몸에서 일어난 천지개벽 같은 변화를 느끼고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미 『구현보감』을 완전히 익히신 모양이군요. 이 사실을 아버님께서 하늘에서 아신다면, 분명 크게 기뻐하실 겁니다.”주진운의 몸 상태가 크게 호전된 것을 확인한 시후는, 브루스 웨인스타인에게 밖을 지키게 한 뒤 주진운과 함께 바닥에 그대로 앉았다.주진운이 먼저 입을 열었다.“도련님, 무엇이든 궁금하신 걸 물어보십시오. 제가 아는 한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저씨, 그럼 아저씨 이야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과의 악연은 대체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주진운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제 집안은 오랫동안 외국에서 동양 골동품을 취급해왔습니다. 이 분야가 워낙 좁다 보니, 나름대로는 이름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게 모든 일의 시작입니다.”“몇 달 전, 로스차일드 가문 사람들이 비공식적으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상당히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동양 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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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7장

“맞습니다.”주진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제가 접한 야사 기록에 따르면, 고려 말 큰 난이 일어났을 때, 한때 역리와 풍수에 능한 고수가 반란군을 도와 나라의 맥을 끊고, 그 과정에서 사방보당을 맥에서 꺼냈다고 전해집니다. 다만 그 반란의 우두머리는 하늘의 명을 받지 못한 인물이었기에, 사방보당을 손에 넣고도 끝내 패망을 면치 못했고, 이후 사방보당은 또 다른 권력자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인물 곁에는 풍수와 주역을 온전히 다룰 수 있는 인재가 없었고, 그 탓에 사방보당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 뒤로 사방보당은 기록에서 자취를 감추었고,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주진운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야사에 따르면, 사방보당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고려가 무너지고 새로운 질서가 자리 잡기까지의 긴 공백이 지난 뒤의 일이라고 합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북방에서 세력을 키우던 한 신흥 권력자가 사방보당을 손에 넣은 뒤 그 기세를 바탕으로 국운을 일으켰고, 마침 기존 왕조의 기운이 이미 쇠해 있던 시기와 맞물리며 세력이 빠르게 커졌다고 하더군요. 결국 그 흐름은 새 왕조의 성립으로 이어졌고, 사방보당은 한동안 왕실 깊숙한 곳에서 나라를 지탱하는 비밀스러운 법기로 취급되었다고 전해집니다.”시후는 자연스레 의문을 던졌다.“그렇다면 사방보당은 우리 왕실에서 나라를 지키는 보물로 여겨졌을 텐데, 어째서 로스차일드 가문의 손에 들어가게 된 겁니까?”주진운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땅은, 이 땅은 외세의 침략과 강제 개항, 그리고 식민 지배라는 비극을 겪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약탈은 서양과 중국, 일본 등을 합쳐 수 없이 많은 국가들로부터 당했었지요…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금은보화와 문화재, 그리고 국운과 관련된 유물들이 조직적으로 해외로 유출됐고요. 당시 서구 열강과 결탁한 거대 자본들은 아편과 금융, 무역을 앞세워 동아시아를 잠식했고, 그와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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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8장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시후는 주진운이 브루클린 교도소에 수감되기까지의 전말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었다.시후는 한순을 쉬며 말했다.“저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로스차일드 가문 정도의 힘이라면, 아저씨가 정말 그들의 물건을 훔쳤다 해도 굳이 법적인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요... 알고 보니 아저씨께서 먼저 신고하신 거였군요.”“그렇습니다.”주진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하게 웃었다.“미국에서 로스차일드 가문의 영향력은 법 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민심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합니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물건을 가져간 건 사실이지만, 먼저 경찰에 자수한 이상 이 일은 반드시 사법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었습니다.”“이런 상황에서는 저를 마음대로 끌고 갈 수 없지요. 저도 나름 이름이 알려진 골동품상이고, 상류 사회에 아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만약 로스차일드 가문이 저를 납치해 사적으로 처벌했다는 소문이라도 퍼지면, 미국 사법당국의 체면은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그래서 로스차일드 가문도 한발 물러나, 법원을 통해 저를 이곳에 가두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령 저를 괴롭힌다 해도 감히 죽이지는 못하고요. 저는 절도죄로 15년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니까요. 15년이 지나도 제가 이 교도소에서 나오지 못한다면, 로스차일드 가문 역시 대중 앞에서 설명할 방법이 없을 겁니다.”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아저씨, 오늘 제가 반드시 아저씨를 여기서 모시고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로스차일드 가문 쪽은 제가 직접 상대하겠습니다.”“절대 안 됩니다!”주진운은 반사적으로 외쳤다.“도련님, 저는 절도 혐의로 브루클린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입니다. 만약 오늘 여기서 빠져나가면, 로스차일드 가문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틀림없이 제 가족을 노릴 겁니다.”그는 한층 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무엇보다도, 제가 도망치면 저는 곧바로 탈옥범이 됩니다!”“사방보당이 본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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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9장

시후는 주진운이 해외에 있으면서도 이토록 고국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감동했다.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저씨, 걱정 마십시오. 제가 반드시 사방보당을 우리 나라로 돌려보내겠습니다. 마침 제게 믿을 만한 인맥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인맥을 통해 사방보당을 정식 절차로 기증하겠습니다.”시후의 머릿속에 떠오른 인물은, 바로 릴리의 양자 중 한 사람인 손주도였다.사방보당은 국운과 관련된 중대한 법기였다. 그러니 자신이 사적으로 소유할 물건이 아니었고, 공적인 절차를 거쳐 나라에 돌려보내는 것만이 진정한 의미의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이 될 것이었다.그러자 주진운 역시 감격한 기색으로 말했다.“모든 걸 도련님께 맡기겠습니다. 사방보당이 고국으로 돌아가고, 제가 이곳에서 정해진 형기를 마친다면… 이 일로 맺힌 인연도 그걸로 모두 정리되는 셈이겠지요.”하지만 시후는 고개를 저었다.“아저씨, 외세와 거대 자본이 우리 나라에서 빼앗아 간 문화재가 얼마나 많습니까? 백 년이 지났다고 해서, 천 년이 흘렀다고 해서, 빼앗은 물건이 빼앗은 게 아닌 게 되는 건 아닙니다. 사방보당은 원래 우리 나라의 것입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와야 했고, 지금이 그때일 뿐입니다. 그리고 만약 그들이 아저씨에게 끝까지 15년형을 강요한다면, 저는 결코 그냥 두지 않을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아저씨가 자유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제가 반드시 방법을 찾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더 이상 문제 삼지 못하도록 만들도록 하죠.”주진운은 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도련님, 저 때문에 굳이 그들과 다시 얽히실 필요는 없습니다. 더구나 예전에 도련님 부친과 그들 사이에도 좋지 않은 인연이 있었지 않습니까. 괜히 새 원한에 옛 원한까지 겹쳐, 도련님께 부담이 될까 걱정됩니다.”시후는 말없이 고개만 저었지만, 마음속에서는 이미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주진운은 더 말리지 못하고, 조용히 화제를 바꿨다.“도련님,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니, 아마 궁금한 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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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0장

주진운은 마치 홀린 사람처럼 격정에 휩싸여 있었고, 그 모습에 시후는 속으로 큰 충격과 경탄을 동시에 느꼈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이미 모든 것을 계산해 두었고, 아주 오래전부터 자신의 앞날까지 차근차근 준비해 두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때 주진운은 눈빛마저 뜨겁게 달아올라 있었고,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도련님 부모님께서 변을 당하신 뒤로, 저는 도련님께서 막혀 있던 운을 깨고 다시 하늘로 오르는 그날을 기다려 왔습니다, 그 기다림은 무려 20년이었지요!” “지금으로부터 대략 5년 전, 박청운 선생이 한국으로 오셨습니다, 당시 선생님께서 미국을 떠나실 때 저는 미국에 있었지요, LCS 그룹의 전용기가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이륙하던 날, 저는 활주로 끝 철조망 밖에서 그 비행기가 하늘로 사라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았습니다, 도련님께서 막혀 있던 운에서 벗어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을요.” “박청운 선생이 한국에 도착한 뒤, 수년에 걸쳐 평생 쌓아 온 학문을 쏟아부어 구름산에서 도련님의 막힌 기운을 풀어냈고, 그 소식을 들은 날 저는 단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구현보감』을 들고 한국으로 돌아와 ‘주진운’이라는 이름으로 예인방에 들어가 관리자 자리를 맡았고, 도련님께서 책을 받아야 할 가장 적절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후는 그 모든 일들이 이렇게 하나로 이어져 있었다는 사실에 깊은 전율을 느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가 떠올라 그는 의문을 품고 물었다. “아저씨, 박청운 선생은 제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기 때문에 운이 막혔다고 말했는데, 아버지는 제가 8살이 되기도 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어떻게 그 모든 걸 미리 아셨던 겁니까?” 주진운의 표정에는 짙은 슬픔이 스쳤다. “도련님, 박청운 선생은 뛰어난 풍수인이었지만, 한국에 와서야 비로소 도련님의 운이 막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뿐입니다.” 그는 차분히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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