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릴리는 안예선의 예상대로, 관음사로 향하는 도시고속도로에 차를 올리고 있었다. 지금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안예선의 추측과 같았다.가짜 비구니가 계속 시후를 주시하고 있었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시후를 보호해왔던 만큼, 지금 이 상황에서도 분명 어딘가에서 시후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 여겼다.어쩌면 상대는 지금 자신과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정말 주변에 있는 거라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은밀히 감시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 혼자 관음사로 향하는 행동 자체가, 상대에게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는 신호가 될 것이다.물론 릴리도 자신의 추측이 틀렸을 가능성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자신의 착각일 수도 있고, 상대가 애초에 자신을 주시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릴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한 번 시도해보는 데 큰 대가가 드는 것도 아니고, 아무 성과가 없으면 그대로 차를 돌려 돌아가면 그만이었다.평일 점심 시간이라도 차들은 많았다. 릴리는 차를 몰아 40분 남짓 만에 관음사 입구에 도착했다.관음사가 있는 관악산은 규모가 크고, 산을 따라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차량은 모두 입구 주차장에 주차한 뒤 도보로 입장해야 했다. 그래서 릴리는 곧장 주차장으로 들어가 차를 세운 뒤, 절 안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둘러보며 상대에게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드러내고, 상대가 먼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릴 생각이었다.점심 시간이었지만 등산객들은 많았고,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릴리는 다행히 차량이 없는 자리를 골라 차를 세웠다.차를 완전히 멈춘 뒤,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조수석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가 그대로 올라탔다.릴리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릴리는 오시연의 부하들에게 들킨 줄 알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옆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수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갈색 니트 모자를 쓴 노부인이었다.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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