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우선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이 확 뒤집혔다. 한미정이 이렇게까지 잘 살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대화에 나오는 금액만 해도 수백억 원 단위였다. 자신과는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속이 쓰리고 시기심이 치밀어 오르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만약 직접 마주쳤다면? 한미정이 웃으면서 안부라도 물었다면? 그 순간, 자신은 뭐라고 대답할 수 있었을까.한미정은 홍라연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홍라연 같은 상대라면 윤우선은 얼마든지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미정은 달랐다.외모, 성격, 학식, 지능…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심지어 몸매까지 비교가 안 됐다.자신과 한미정을 놓고 보면, 그야말로 토종닭과 공작새 수준이었다.그동안은 그래도 마음속으로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자신이 한미정의 남자를 뺏어왔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와서 보니, 자신이 승리의 증거라고 믿었던 김상곤은 상대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 더 크게 다가왔다.엄청난 열등감을 느끼고 있던 윤우선에게 시후가 한숨을 쉬며 말을 꺼냈다.“장모님, 장인어른 입장도 좀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만약 장모님이 한미정 이모님과 직접 만나셨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분이 수천만 원짜리 최고급 명품 팔찌 같은 걸 차고, 장모님 손을 잡으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하면… 장모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윤우선은 순간 멍해졌다.“나한테… 왜 고맙다고 해?”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장인어른을 데려가 줘서 고맙다고 하겠죠. 장모님이 장인어른을 선택했기 때문에, 본인은 미국에 가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고, 거기서 첫 남편을 만나고, 함께 회사를 키워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겁니다. 만약 장모님께서 그때 장인어른을 데려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한미정 이모님은 오히려 장모님처럼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시댁에서 고생하면서, 매일 스트레스 받고… 지금처럼 성공적인 삶은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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