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Kabanata 3361 - Kabanata 3370

3438 Kabanata

제3361화

“미안.”은정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유진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에, 그리고 그 역시 지금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기를 바랐던 터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이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순간에 평정심을 유지하는 남자는 아마 없을 것이다.유진은 조용히 그를 끌어안았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그저 조금 당황하고 어쩔 줄 몰랐을 뿐인데, 은정이 단 한 마디만 더 다정하게 말해줬다면, 어쩌면...유진은 눈을 감았다. 조심스러움과 후회의 감정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었다.“오늘 출근해?”은정의 물음에 유진은 여전히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그의 품에 기대어 낮게 대답했다.“네.”“그럼 조금만 더 자. 시간 되면 깨울게.”은정은 유진의 몸을 조심스레 놓고 일어섰다.“어디 가?”유진이 얼른 고개를 들어 묻자, 은정은 바닥에 떨어진 잠옷을 주우며 말했다.“아무 데도 안 가. 계속 네 옆에 있을 거야.”유진은 부끄러움에 얼굴이 더 붉어졌다. 눈을 내리깔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근데 정말 급해요?”이내 은정의 목젖이 움직였다. 그의 목소리는 더욱 낮고 거칠어졌다.“안 급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아직 때가 아니야. 난 기다릴 수 있어.”사실, 두 사람은 이제 막 연인이 된 사이였다. 유진의 부모님이나 집안 어른들 모두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유진은 은정의 어깨를 바라보다 입술을 깨물었다.“급하다면 나도 생각해 볼게요.”은정은 놀라 유진을 바라보았다. 시선은 점점 깊어지고, 은정의 손이 유진의 턱을 살며시 감쌌다.“유진아, 이런 말은 아무 남자한테나 하면 안 돼. 그 말이 어떤 결과를 부르는지 알아야지.”유진은 그를 올려다보았는데,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 그러나 그 안에는 단단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우린 결혼할 수 있을까요?”“할 거야.”단호한 은정의 대답에, 유진은 웃으며 입술을 살짝 벌렸다.“결혼 안 한다고 했으면, 계속 쫓아다녔을 거예요. 소희가 도망가 봐야 소용없다고 말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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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2화

하늘은 훤히 밝아졌고, 출근할 시간이었기에, 서성은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그런데 회사에 도착하자 비서가 다급하게 말했다.“사장님이 방금 회의 소집 공지를 내리셨어요. 일찍 오시라고 하셨어요!”그 말에 서성은 미간을 찌푸렸다. 구은정이 무슨 속셈인지 알 수 없었다. 어젯밤에 발표하지 않은 걸 보니, 오늘 아침 회의에서 사직을 발표하려는 건가?서성운 차 한 잔을 마시고, 숙취로 인한 불쾌감이 조금 가신 뒤에야 정장을 정리하고 총재실 회의실로 향했다.회의실에 들어서자, 오늘은 회사 고위 임원뿐 아니라 몇몇 주주들도 와 있는 걸 보고 마음이 놓였다. 확실히 사장의 사임 발표가 있어야 가능한 규모였다.서성은 회사에서의 지위가 높았고, 주주들조차도 그가 들어오자 모두 일어나 인사했다. 서성은 온화하고 겸손한 표정을 지으며 미소 지었고, 안경 뒤의 눈빛은 온통 자신감으로 차 있었다.오늘 이후 은정이 회사에서 쫓겨나면, 구씨 그룹은 철저히 서씨 집안의 차지가 될 터였다.서성은 자리에 안정감 있게 앉았다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문득 어제 서선영이 자신에게 열 통이 넘는 전화를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이에 은근한 불안이 기분이 서성을 휩싸였다.곁에 앉은 한 주주가 몸을 기울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갑자기 회의를 소집한 건 무슨 중대한 일 때문이죠?”서성은 아무렇지 않은 척 답했다.“저도 오늘 아침에야 급히 회의 공지를 받았어요.”주주는 놀란 듯 말했다.“아니, 이제야 아셨다니!”서성은 웃으며 말했다.“아마 사장님께서 중요하게 발표하실 내용이 있으신가 보죠. 조금 기다려 봅시다.”주주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죠!”약 십여 분이 지나자, 회의실에는 참석자들이 전원 도착했지만 은정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사람들이 의아해하고 있을 즈음, 회의실 문이 갑자기 열리며 긴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들어왔다.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며 군데군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김서나 비서, 이미 사직한 거 아니었나? 어떻게 다시 온 거지?”“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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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3화

“김서나가 서성 아이를 가졌다고? 원래 김서나가 서성 사람이었어?”“이런 일이 회사까지 와서 난리 칠 일인가?”...서나는 그 틈을 타 서성이 붙잡은 팔을 뿌리치고 경계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서성은 얼굴이 굳어진 채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김서나, 네가 잘못해 놓고 해고당한 걸 가지고 날 모함하겠다고? 명심해, 이건 불법이야.”그렇게 말하고는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김서나, 진정해. 우리 나가서 얘기하자. 오늘 바로 명의 이전 처리해 줄게.”“당신이 여기서 전화하는 걸 봐야 안심이 되죠.”서나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담담하게 말하자, 서성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음험하게 물었다.“김서나, 지금 나 일부러 엿먹이러 온 거야? 어떻게 회사에 들어온 거지? 누가 널 들여보낸 거야?”서나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내가 몰래 들어왔죠. 당신은 나를 보지도 않고 전화도 안 받고, 심지어 사람까지 붙여 감시하게 했잖아요. 내가 나를 위해서라도 설명을 들어야 하잖아요.”서성은 냉랭한 목소리로 위협했다.“지금 당장 나가. 안 그러면 가만 안 둬.”서성은 말하면서 서나의 팔을 거칠게 붙잡고 회의실 문을 열어 억지로 끌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문턱을 넘기도 전에,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서성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서성의 아내 도민숙이 문 앞에서 싸늘한 눈빛으로 둘을 노려보고 있자, 서성은 당황해하며 물었다.“당신, 여기 웬일이야?”서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사모님, 아주 잘 오셨어요. 우리 셋이 같이 얘기 좀 해요.”도민숙은 얼굴이 확 굳더니, 서나의 웃는 얼굴을 보자마자 분노로 눈빛이 번뜩였다. 그러고는 그대로 서나에게 달려들어 손을 휘둘렀다.“이 뻔뻔한 계집애!”서나는 서성 뒤로 재빨리 피하며 말했다.“당신 부인 좀 잘 붙잡아요. 저 맞는 건 괜찮은데, 혹시라도 뱃속 아이까지 잘못되면 그땐 당신이 제일 속상할걸요?”도민숙의 표정이 그 말에 확 바뀌었다.“아이?”서나는 가방에서 진단서를 꺼내 두 사람 앞에 내밀었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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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4화

은정은 넓은 회의실 테이블 앞에 서서 조용히 비서를 향해 말했다.“한경아 씨, 김서나 씨 손에 있는 USB 받아오세요.”“네!”경아는 곧장 서나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에 서성은 얼굴빛이 확 변하더니, 그 역시 재빨리 서나를 향해 달려들어 USB를 빼앗으려 했다.그러나 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서성을 바라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물병을 집어 들어 서성을 향해 내던졌다.회의실 테이블 끝에서 문 쪽까지 약 7,8미터 거리였다. 그런데도 그 물병은 정확히 서성의 머리에 날아가 박혔고, 그는 휘청이며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사람들이 일제히 놀라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서성을 부축하려 들지 않았다.결국 도민숙이 달려가 그를 부축했고, 이마가 부어오른 서성의 얼굴을 본 그녀는 놀람과 분노가 교차하며 표정을 몇 번이고 바꿨다.하지만 더는 서성을 향해 욕을 하지 않았다. 이제야 모든 상황이 명확해졌기 때문이었다.아침 일찍 누군가 도민숙에게 전화를 걸어, 서성과 얽힌 여자가 회사에 찾아와 난리를 치고 있다고 알려왔다.원래 구씨그룹 본사에 들어가려면 사전 예약이 필수이고, 특히 사장실 쪽은 출입 통제가 매우 철저한 편이다. 그런데 오늘따라 아무 제지도 없이 회의실 문 앞까지 쉽게 들어올 수 있었다.도민숙은 지금에야 깨달았다. 이 모든 게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한 계략이었다는 걸.경아는 이미 서나에게서 USB를 받아 은정에게 전달했고, 은정은 무심하게 스캔하듯 USB를 쳐다본 뒤 차분하게 말했다.“법무팀이랑 총무팀 사람들 전부 회의실로 부르세요.”“네!”경아는 곧장 나가 전화를 걸었고, 서성도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오늘따라 유독 강성 지사에 있는 주주들이 모두 본사에 모여 있는 걸 이상하게 여겼는데, 이 모든 게 은정의 사임이 아니라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철저한 판이었던 것이다.서성은 눈빛을 서늘하게 바꾸며 은정을 노려보았다.“은정아, 김서나는 회사에서 해고된 뒤 앙심을 품고 날 모함하는 거야. 너 설마 그 말을 곧이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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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5화

오직 은정만이 회의실 주석 자리에 앉아 조금도 얼굴빛이 변하지 않았다. 전화를 받고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모든 것이 질서 정연했다. 회의실 안의 다른 사람들 역시 서성의 사건이 구씨그룹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던 마음이 점차 가라앉기 시작했고, 각자 해야 할 일을 하며 침착을 되찾았다.한 시간이 지나, 몇 개 부서가 함께 조사를 마치고 구은정의 허락을 받은 후, 확인된 정보를 주주들과 회사 고위층이 지켜보는 가운데 회의실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서성은 직무상의 편의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갈취하고, 타인에게 이익을 몰아준 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았으며, 회사의 핵심 기밀과 기술을 팔아 이익을 챙긴 일이 네다섯 번에 달했다. 그로 인해 발생한 금액은 회의실에 있는 모든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마저도 확실한 증거가 있는 내용에 한한 것이고, 아직 명백한 증거가 부족한 것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 금액은 상상 이상이었다.서성은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질 정도로 얼어붙었지만, 여전히 발버둥 치듯 억지 변명을 이어갔다.“난 안 했어. 누군가가 가짜 증거로 나를 모함한 거야. 오늘 이 사건, 너무 우연하지 않아?”“김서나가 도대체 어떻게 입사했는지, 어떻게 사장실까지 들어온 건지, 그리고 내 아내도 누가 전화를 해서 부른 거야. 누가 의도적으로 함정을 판 거라고!”“억울한 일인지 아닌지는, 누군가 다시 밝혀줄 거예요.”은정은 그렇게 말한 뒤,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다른 이들을 바라보며 덧붙였다.“여기에 연루된 사람이 또 있겠지만, 당장은 책임을 묻지 않을 거예요. 각자 어떻게 행동하는지 볼 거예요.”회의 테이블 옆에 앉아 있던 몇몇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며, 속으로 서성이 자신에게 시킨 일들을 조용히 되짚어보기 시작했다.서성은 점점 더 초조해져 소리쳤다.“은정아, 지금 너 이거, 협박하는 거야!”하지만 은정은 그에게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 법무팀을 향해 말했다.“고소하세요.”“네.”법무팀은 은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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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6화

구은정이 임유진을 데리고 올 거라는 말을 미리 들은 오현빈은, 가게 문 앞에 오늘 휴업이라는 팻말을 걸고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지난번처럼, 두 사람이 도착하자마자 현빈은 직원들을 이끌고 줄지어 나와 마치 상사를 맞이하듯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유진은 일부러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가게에 손님이 없네요? 장사가 이렇게 안 돼요? 음식이 맛이 없는 거 아닌가요?”이에 현빈은 허둥지둥 손사래를 치며 설명했다.“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오늘은 영업 안 하고, 사장님하고 아, 아가씨를 모시려고 일부러 준비하고 있었어요!”그 말에 은정은 이마를 짚으며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 유진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둘러보더니, 손가락으로 테이블 위를 쓱 문질러보고는 먼지가 없는 걸 확인하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저는 이런 조그마한 가게에서 잘 안 먹어요. 지난번도 성연희 씨 체면 봐서 온 거였지. 근데 오늘 음식 맛없으면, 사장님한테 말해서 다 자르라고 할 거예요!”현빈은 비위를 맞추며 활짝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희가 만든 음식은 분명히 만족하실 거예요!”“흠.”이에 유진은 못 이기는 척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사장님 체면 한 번 더 봐줄게요! 근데 저 위가 좀 예민하니까, 음식은 깨끗하게 만들어요. 더러운 건 못 먹으니까.”“특별히 신경 썼어요. 고기도 오늘 막 들여온 거고, 채소도 세 번 씻었어요!”현빈이 서둘러 설명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얼른 가서 준비해요. 난 배고파서 먹을 것만 기다리니까!”현빈은 은정을 힐끔 바라보고, 바로 이문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준비를 지시했다. 유진과 은정이 앉은 자리에만 한 명의 직원이 남아 차와 물을 챙겼다.“당신도 가서 도와요. 여긴 신경 안 써도 되니까!”유진이 말을 하자, 젊은 직원은 바로 물러났다.“네!”사람들이 다 빠져나가자, 유진은 눈웃음을 지으며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나 좀 잘했죠?”은정은 오래 참았던 웃음을 드디어 터뜨리며 말했다.“오스카 여우주연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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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7화

잠시 분주한 시간이 흐르고, 오현빈과 이문이 직접 음식을 들고 나왔다. 모두 임유진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준비한 것들이었다.유진은 바른 자세로 앉아 두 사람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무심히 바라보다가, 컵을 들고 한 번 살펴보며 물었다.“깨끗한 거 맞아요?”이문이 재빨리 대답했다.“네! 새 거예요! 소독도 했어요!”현빈은 생수박주스를 들고 와서 물었다.“아가씨, 뭐 드시겠어요? 이건 직접 착즙한 수박주스고요, 이건 맞은편 카페에서 산 밀크티랑 과일차예요.”유진은 차갑고 도도한 눈빛으로 훑어보더니 말했다.“수박주스 줘요.”“네!”이문은 유진의 컵에 조심스럽게 주스를 따랐다. 그런데 유진이 그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왜 계속 나를 보는 거죠?”“네?”이문은 당황해서 무의식적으로 구은정을 바라봤다.그 순간, 자기가 주스를 따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말았고, 주스는 컵 밖으로 넘쳐흘러 테이블을 타고 유진의 옷 위로 흘러들었다.유진은 즉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이문은 얼이 빠진 채 손에 들고 있던 주스를 내려놓고 급하게 휴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유진은 얼굴을 붉히며 화가 난 표정으로 소리쳤다.“왜 이런 사람을 고용한 거예요? 주스도 제대로 못 따라서 내 치마 다 염색됐잖아요!”현빈은 서둘러 변명했다.“아가씨, 이문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 평소엔 주방에서만 일하다 보니 홀에서 손님 응대는 잘 못 해요. 너무 심하게 화내지 마세요!”“변명은 필요 없어요!”유진은 오만하게 턱을 들며 말을 자르자, 은정이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되겠어?”“둘 다 잘라요. 당장 내보내라고요!”유진은 재벌3세 싸가지 없는 아가씨 모드가 발동됐고, 현빈과 이문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이문은 억울하고 부끄러움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지만, 감히 화도 내지 못했다.“아가씨, 저, 저 진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일부러 아니면 다예요?”유진이 콧방귀를 뀌듯 말하자, 현빈이 재빨리 말했다.“그러면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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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8화

갑작스러운 말에 멍한 현빈과 이문은 얼이 빠진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진, 진짜 불러야 하나요?”“불러.”은정이 가볍게 기침하며 말했다.“아가씨가 조건을 한껏 낮춰주셨잖아. 부르기 싫으면 나가고, 부를 거면 당장 불러. 선택은 너희 몫이야.”현빈은 운명을 받아들이듯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노래하자.’어차피 사장님 마음이 이미 유진이 쪽으로 완전히 기운 이상, 자신들을 지켜줄 리 없었다.한참 가사를 되뇌던 현빈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했다.“야 뽀로로다! 노는 게 제일 좋아.”현빈이 한 소절 부르고 나자 이문이 이어받았다.“친구들 모여라!”“언제나 즐거워!”이문은 순간 머리를 굴렸다. 단골손님 중 하나가 아이를 데리고 와 자주 이 노래를 부르곤 했는데, 다음 가사가 뭐였더라?모두의 시선이 그르 향했고, 당황한 이문은 급하게 말을 이었다.“모르겠어 뽀로로!”현빈은 이문이 엉뚱하게 부른 걸 들으면서도 멈추지 않고 받았다.“나도 몰라 뽀로로!”“어떡해요 뽀로로!”유진은 웃느라 그대로 테이블에 엎드렸다. 배를 잡고 웃는 어깨가 덜덜 떨렸다. 가게 뒷문에 몰려 있던 다른 직원들도 몰래 이 광경을 구경하다가 모두 웃음이 터졌고, 가게 안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다.웃기고도 민망한 분위기였지만, 그래도 다들 즐거워하고 있었다. 심지어 평소 냉철하고 날카롭기만 했던 구은정조차도 얼굴에 웃음기가 떠올랐다.그때, 직원 중 새로 들어온 젊은 청년 하나가 목소리를 높였다.“아가씨! 저도 부를 줄 알아요! 제가 불러드릴게요!”직원은 마치 무대 위 사회자처럼 당당하게 노래를 시작했다.“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언제나 즐거워! 개구쟁이 뽀로로!”그 옆의 동료도 따라 불렀다.“눈 덮인 숲속 마을!”“꼬마 펭귄 나가신다! 언제나 즐거워!”“오늘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뽀로로를 불러봐요.”유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빈과 이문 사이로 걸어가며 활짝 웃었다.“다들 시범도 보여줬는데,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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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9화

“흥!”이문은 억울한 듯 씩씩댔다.“분명 석 달만 누워 있었어! 그것도 사장님이 억지로 오래 누우라고 해서 그런 거지!”유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유진아, 언제 기억난 거야? 어떻게 다시 떠올린 거야?”이문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구은정 역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궁금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유진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나중에 알려줄게요.”그녀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야옹이는 잘 지내요?”“아주 잘 지내! 요즘은 살도 더 붙었어!”이문이 급히 대답했다.“나 좀 보고 올게요.”유진은 말하자마자 뒷마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고, 구은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밥부터 먹고 가.”“나 안 배고파요!”유진은 손을 휘휘 저으며 이미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금은 오직 야옹이를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은정도 따라가려 했지만, 현빈과 이문이 앞을 가로막았다.“사장님, 유진이 진짜 기억난 거예요?”“혹시 다시 잘되신 거예요?”“둘이 지금 사귀는 중이에요?”은정은 간신히 둘을 떼어놓고 뒷마당으로 향했다. 유진은 그곳에서 반쯤 쭈그리고 앉아, 야옹이 앞에서 빗을 들고 부드럽게 털을 빗겨주고 있었다.야옹이는 바닥에 엎드린 채 꼬리를 살랑이며, 이문처럼 잇몸을 드러내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해가 저물고, 어스름한 저녁 빛 아래서, 유진의 이마와 눈매는 맑고 투명했으며, 그 모습은 마치 성스럽기까지 했다. 하늘 끝자락에 남아 있던 마지막 노을조차 그녀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샤브샤브 가게에서 돌아온 후, 은정은 이 뒷마당에 여러 번 찾아왔었다. 유진이 키우던 꽃을 보고, 아끼던 야옹이를 바라보며, 유진이 바꿔놓은 이 모든 걸 떠올렸다. 그리고 매번 생각했다.‘유진인 언제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까?’이제 은정은 정말로 유진을 데려왔다. 그리고 이 순간, 이곳이 비로소 집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유진은 뒤를 돌아보며 은정에게 다가왔다. 은정의 탄탄한 허리를 끌어안고, 살짝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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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0화

유진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달콤했으며, 살짝 투정 섞인 어조에는 맑고도 천진한 매력이 묻어 있었다. 붉어진 눈꼬리에는 순수한 듯 은근한 유혹이 어렸다. 그 모습에 은정은 무의식적으로 침을 한 번 삼켰고, 숨이 조금 거칠어졌다. 유진은 한 발 앞으로 다가서며 그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러고는 가슴에 볼을 살짝 기대며 속삭였다.“같이 자요, 응?”은정의 피가 들끓기 시작했다. 그의 눈빛은 폭풍 직전의 고요함처럼 깊고 어두워졌고, 그녀의 진심이 어디까지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그저 술에 취해 투정 부리는 걸까, 아니면 자신이 바라는 바로 그 마음일까?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은정은 이 순간 유진을 밀어낼 수 없었다.곧 은정은 유진의 손을 떼어내자마자 꼭 잡고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집에 들어오자, 유진은 애옹이를 품에 안은 채 소파에 기댄 자세로 킥킥거리며 웃고 있었다.애옹이는 원래 잠들어 있었지만, 유진의 장난에 깨어났고,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이리저리 몸을 비볐다.은정은 곧바로 꿀물을 타서 가져왔다.“이거 마셔.”유진은 고개를 저었다.“싫어요, 너무 달아요.”“이거 마셔야 내일 머리 안 아파.”은정이 낮은 목소리로 다정히 설득했다. 하지만 유진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애옹이 눈을 억지로 뜨게 하며 계속 장난을 쳤다.은정은 결국 차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물었다.“샤워할래?”유진은 고개를 돌려 촉촉한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물었다.“같이 씻을래요?”은정의 눈빛은 더 짙게 가라앉았고, 목소리도 쉰 듯 낮아졌다.“유진아, 지금 일부러 그러는 거야?”유진은 여전히 순진한 얼굴로 되물었다.“혹시 자제 못 할까 봐서요? 그러면 어떻게 할 건데요?”은정은 할 말을 잃었고, 유진은 낄낄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샤워 물 좀 받아줘요. 나 혼자 씻을게요.”은정은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일어나 욕실로 향했고, 유진은 애옹이를 안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우리 같이 씻자.”그러나 애옹이는 슉 하고 도망쳐버렸다. 유진은 애옹이를 붙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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