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림이 유정을 한번 데려갔었던 그 식당에 도착한 유정은 주차를 마치고 천천히 걸어갔다.우중충한 날씨 속, 유정은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자를 한눈에 알아보았다.지붕 아래 선 백림은 검은색 롱코트를 입고 있었고, 키가 크고 체격이 컸으며 이목구비가 또렷했다.날이 추워서인지 붉은빛이 감도는 입술은 더욱 도드라졌고, 백림은 고풍스러운 벽돌벽에 몸을 기댄 채 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고 느긋하게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차가운 비 속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백림을 더욱 고귀하고 신비롭게 보이게 했고, 마치 민국 시절의 유유자적한 부잣집 도련님 같았다.백림은 지붕 아래서 머물며, 젖은 머리칼로 보아 꽤 오래 기다렸던 듯했지만, 전혀 성가신 기색은 없었다.유정이 다가가자, 백림은 여자를 바라보았다.비안개 속에서도 백림의 눈동자는 달처럼 빛났고, 목소리는 빗줄기를 뚫고 더 부드럽고 낮게 들려왔다.“왔어?”“안 추워?”이에 유정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이렇게 추운데 안에 들어가서 기다릴 것이지.”백림은 손에 든 담배를 끄고, 손을 들어 유정의 얼굴을 만졌다.유정의 얼굴은 차갑고 매끄러워 마치 옥을 만지는 듯해, 눈썹을 찌푸렸다.“차 타고 왔다며? 그런데 왜 이렇게 차가워?”유정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겨울엔 원래 그래.”백림은 유정의 얼굴을 감싸 안고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춘 후 손을 잡고 안으로 이끌었다.유정은 한 발 뒤에 서서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렇게 추운 날에도 남자의 입술은 여전히 따뜻했고, 그 따뜻함이 자기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온몸이 데워지는 듯했다.가벼운 입맞춤이었지만, 평소 뜨겁게 키스하던 백림과는 완전히 달랐다. 하지만 그런 가벼운 뽀뽀에도 유정은 괜히 수줍어졌다.식당에서 음식을 고를 때 백림은 일부러 요청 사항을 하나 더 추가했다.“오늘 음식은 다 담백하게 해 주세요.”유정이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자, 주인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고, 여자는 살짝 당황했는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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