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3521 - Bab 3530

3542 Bab

제3521화

진기호는 성격이 밝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면서도, 예의와 선을 잘 지켰다.유정이나 소강희에게도 다정했지만, 전소은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로 소은의 존재를 인식하게 해줬다.덕분에 식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모두 기분 좋게 식사를 마쳤다.다음번에도 꼭 또 만나자며 자연스럽게 다음 약속까지 잡았다.이번에는 소은도 이전처럼 망설이지 않고 흔쾌히 동의했다. “아, 유정 씨께서 이미 결제하셨어요.”계산하려던 기호는 직원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당황해, 곧바로 유정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말했다.“이번엔 제가 모신 자리인데, 괜히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네요. 꼭 제 돈을 받으셔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그러자 유정은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소은이 남자친구면 앞으로 우리 친구기도 하잖아요. 이런 건 따지지 말아요. 앞으로 볼 일 많을 텐데요.”기호는 유정을 보며 미소 지었다.“그러면 다음엔 꼭 제가 대접하는 걸로 하죠.”유정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소은이 기호 팔에 기댄 채 말했다.“다들 너무 예의 차리지 마. 누가 내는 게 뭐가 중요해.”이에 기호는 그런 소은을 다정히 감싸 안으며 말했다.“첫 만남인데 원래 내가 내는 게 맞지. 이번엔 유정 씨가 냈으니까, 다음엔 꼭 내가 낼게요.”소은은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들며 말했다.“마침 이번에 프로젝트 성과금 나온다며? 그걸로 유정이랑 강희 밥 사줘.”소은의 말에 강희가 재치 있게 거들었다.“와, 소은아 너 진짜 사람 잘 골랐다. 나 좀 질투 나는데?”소은은 웃음꽃을 터뜨리며 한껏 행복해 보였다.식사를 마친 유정은 자기 아파트에 도착해 주차를 마친 뒤, 기호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유정 씨, 오늘 입으신 원피스 정말 예쁘셨어요. 유정 씨 분위기랑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그 메시지를 보고 유정은 순간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곧 이어진 두 번째 메시지를 보고 긴장을 풀었다.[그래서 말인데, 그 옷을 소은이에게도 선물해 주고 싶어서요. 혹시 어디 브랜드인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Baca selengkapnya

제3522화

진기호는 사람들을 피해 몇 걸음에 유정 앞으로 다가왔다고, 부서진 스포츠카를 흘끗 본 남자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이 차 유정 씨 차예요?”유정은 고개를 끄덕이자, 기호는 그녀를 위아래로 살피며 말했다.“얼굴에 피가 나네요. 다른 데는 괜찮아요?”유정은 손으로 얼굴을 만져보다 핏자국을 느끼고는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에어백 터지면서 살짝 긁힌 거예요.”기호는 자신의 차로 달려가 티슈를 챙겨오고, 다시 돌아와 우산을 펼쳐 유정 머리 위로 씌워주었다.“그래도 병원은 가봐야 해요. 혹시 모를 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유정은 약간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 정도로 응급한 건 아니라는 판단에 고개를 저었다.“내가 병원 갈 정도면, 저기 더 심하게 다친 사람들은 어쩌겠어요. 괜찮아요.”기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정을 바라보며, 손을 들어 유정의 얼굴에 흐른 피를 닦아주려 했다.갑작스러운 손길이 다가오자, 유정은 본능적으로 몸을 살짝 피했다.“기호야!”그때 들려온 건 전소은의 목소리였다. 놀란 듯 뛰어온 소은은 기호와 유정을 번갈아 바라보며 물었다.“진짜 너였어? 너희 둘, 왜 같이 있어?”유정은 곧바로 해명했다.“그게 아니라, 방금 교통사고가 났는데 내 차가 그 안에 있었어. 네 남자친구가 근처에 있다가 도와준 거야.”기호도 서둘러 티슈와 우산을 접으며 말했다.“맞아, 내 차는 저기 있어.”기호는 손으로 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가리켰다.그리고 그 질문이 유정은 못마땅한 지 소은을 바라보며 말했다.“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소은은 자신이 오해한 걸 깨닫고 눈을 굴리며 웃었다.“아니, 유정이 너무 예쁘니까 그렇지. 내가 내 남자친구 걱정돼서 그런 거야. 유정이야 뭐, 기호 같은 스타일 안 좋아하잖아.”기호가 유정을 힐끗 바라보며 소은에게 말했다.“농담도 정도껏 해. 유정 씨 지금 다쳤잖아.”소은은 눈을 깜박이며 유정 쪽으로 윙크를 했다.“봐봐, 얼마나 걱정해 주는지. 내 말 맞지?”기호는 어
Baca selengkapnya

제3523화

전소은이 다가오며 놀란 듯 물었다.“어? 아니 미스터 임, 어떻게 여기 있어요?”전에 술집에서 유정이 소강희와 전소은에게 조백림의 성을 임씨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백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방금 전 유정이 사고를 당한 터라 그날처럼 여유로운 분위기는 없었다. 그저 공손하게 인사만 할 뿐이었다.경찰이 도착하고, 이어서 보험사 직원들도 현장에 도착해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시작했다.유정의 사고 처리 역시 백림이 직접 나서서 도맡았다. 백림의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옷차림에 말투나 태도까지 단정하자, 진기호는 그를 유심히 살폈다.기호는 소은 쪽으로 몸을 숙이며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저 남자, 유정이 약혼자야?”소은은 백림이 유정 곁에서 이것저것 챙기는 걸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우리 예전에 술집에서 만난 사람이야.”기호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술집에서? 그런데 꽤 가까운 사이처럼 보이네.”소은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약혼자는 밖에 여자가 따로 있다던데. 유정이는 아마 이에 대한 보복이지 않을까?”기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각자 즐기는 거야?”그 말에 소은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유정은 사고 차량에 부딪힌 쪽이라 책임이 명확했고, 사고 처리도 금세 마무리되었다.소은과 기호는 먼저 떠났고, 유정은 백림의 차를 타고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도착하자 백림은 불을 켜고 유정을 위아래로 살펴봤다. 그리고 유정의 젖은 머리카락을 만지며 말했다.“일단 샤워해. 씻고 나면 얼굴 상처에 약 발라야 해.”“응.”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향했다.“잠깐.”백림은 방 안에서 응급약 상자를 꺼내 방수 밴드를 찾아 그녀의 얼굴에 붙여주었다. 그러자 그런 유정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였는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녀와. 따뜻한 물로만 간단히 씻어. 오래 하진 말고.”유정은 백림이 웃는 게 자신을 놀리는 것임을 눈치채고 눈을 흘기며 돌아섰다.샤워 가운과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간 유정은 뜨거운
Baca selengkapnya

제3524화

저녁 시간이 되자 백림이 음식 포장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유정을 불렀다.“밥 먹자.”식사를 시작하고 음식을 삼키는 순간, 유정은 가슴 부위에서 묘한 통증을 느꼈다. 얼굴을 찌푸리자 백림이 곧바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어디 아파?”유정은 가슴을 살짝 문지르며 말했다.“좀 아파. 에어백에 세게 부딪혀서 그런 것 같아.”“병원 가보자. 내상이면 위험할 수도 있어.”곧바로 병원부터 가자는 백림에 유정은 단호한 목소리로 고개를 저었다.“싫어. 가면 또 이것저것 찍고 검사하느라 새벽까지 걸릴 거야. 그냥 집에서 자고 나면 나아질 수도 있어.”이에 백림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그럼 내가 같이 갈게. 검사만 받고 바로 나오자. 오래 걸리지 않아.”하지만 유정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그 정도는 아니야. 그냥 가슴 한번 세게 맞은 느낌이야. 어쨌든 병원은 안 가.”유정이 생각보다 완강하자 백림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하지만 상태 더 심해지면 꼭 말해. 이건 그냥 넘어갈 게 아니야.”“알겠어.”부드럽게 웃어 보이는 유정에 백림은 슬쩍 물었다.“오늘 전소은 씨랑 약속이 있던 거였어?”오늘 유정은 가슴 통증 때문인지, 평소보다 얌전하게 식사하고 있었다.그러나 백림의 질문에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 우연히 마주쳤어. 걔 남자친구도 같이 있었고.”백림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소은 씨가 나를 보는 눈빛이 이상하던데. 혹시 우리 관계 아직 몰라?”유정은 그제야 기억났다는 듯 말했다.“말 하는 거 까먹었네.”백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미심장하게 물었다.“까먹은 거야, 아니면 일부러 말 안 한 거야? 내가 창피해서 숨긴 거 아냐?”유정은 장난스럽게 말했다.“맨날 이런저런 스캔들 터지고, 솔직히 좀 창피하긴 해.”원래라면 백림이 즉각 받아쳐 장난으로 넘겼을 법한데, 이번에는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앞으론 조심할게.”유정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아니, 절대 그러지 마. 너답지 않잖아.
Baca selengkapnya

제3525화

창문을 닫고 커튼까지 내린 유정은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이메일을 열고 데이터 표를 확인했다. 하지만 채 절반도 보지 못한 채 온몸이 나른해지고 머리까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유정은 등을 돌려 조명을 끄고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다.한밤중, 백림은 갑자기 잠에서 깼다.시계를 확인하니 새벽 한 시 반. 다시 잠들려던 백림은 문득 무언가 떠올라 자리에서 일어났다.남자는 조심스레 유정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백림은 밖에서 새어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을 따라 침대 쪽으로 다가갔다. 유정의 이마에 손을 얹는 순간, 열이 심하게 올랐음을 알게 되었고,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백림은 곧장 거실로 나가 약상자에서 해열제와 감기약을 챙기고, 물 한 잔까지 준비해 방으로 돌아왔다.“유정아.”백림은 머리맡에 조명을 켜고 부드럽게 유정을 흔들었다.“일어나봐. 약부터 먹고 자자.”그러나 유정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채 눈썹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무슨 약이야?”백림은 다정하게 말했다.“너 지금 열나. 해열제라도 먹어야지. 안 그러면 병원 가야 해.”그 말에 유정은 겨우 눈을 떴다.희미하게 초점을 맞춘 유정은 백림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금 정신이 든 듯 말했다.“조백림?”백림은 손으로 유정의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응. 약부터 먹자.”유정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마를 짚으며 중얼거렸다.“언제부터 열이 난 거지?”유정의 잠긴 목소리에 백림은 속이 쓰라렸다.“비 맞고 추위 타서 감기 걸린 거야.”유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약을 받아 들고 삼켰다.쓴 맛에 인상을 살짝 찌푸리자, 백림은 잔을 유정의 입술에 대주며 말했다.“물 좀 더 마셔. 그러면 쓴맛 없어질 거야.”유정은 고분고분 물을 들이켰고, 컵을 건네주었다. 이윽고 백림은 컵을 내려놓고 그녀의 옆에 누워 팔로 감쌌다.“자자.”하지만 유정은 온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기운이 빠져 있어, 눈을 감은 채 말했다.“그냥 가.”“내가 같이 있어줄게!”백
Baca selengkapnya

제3526화

비가 멎은 고요한 새벽, 방 안은 어둡고 적막했다. 하지만 조백림의 눈동자는 구름 너머 별처럼 은은하게 빛났다.남자의 얼굴은 꽤나 편해 보였고, 뚜렷한 이목구비엔 나른한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이윽고 그는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도 아까 한 말 취소할게. 넌 전혀 바보 아니야. 오히려 아주 눈썰미가 좋아.”유정은 백림이 또 자화자찬하는 걸 보고 웃으려 했지만, 갑작스레 가슴에 통증이 밀려와, 본능적으로 가슴팍을 눌렀다.백림은 곧바로 다급히 물었다.“또 아파?”“조금.”“내가 마사지해 줄게.”백림은 손바닥으로 유정의 옷자락을 살짝 들쳤다.감기약이 퍼지며 유정의 몸은 땀에 젖어 있었고, 차가우면서도 매끄러운 살결이 밤공기처럼 시원하게 닿았다.유정은 반쯤 잠든 듯, 반쯤 깨어 있는 상태였지만, 백림의 손이 닿자 본능적으로 거부 반응을 보였다.얇은 옷 사이로 남자의 손을 막으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백림의 눈동자는 어두우면서도 깊었다. 그는 조심스레 여자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아프게 하진 않아.”유정은 키스를 받으며 점점 더 정신이 흐릿해졌고, 힘이 빠진 손끝이 조용히 내려앉았다....다음 날 아침, 비가 그치고 맑은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햇살은 유정의 부드럽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비추며 눈꺼풀을 간질였다. 길고 검은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이내 천천히 눈이 떠졌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바로 앞에 서 있던 백림이었다. 남자는 침대 옆에 기대서 유정의 이마에 손을 얹고는 환하게 웃었다.“열 내렸네.”조금 흐릿한 정신 속에서 유정은 백림의 잘생긴 얼굴과 눈동자에 담긴 다정한 표정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마치 마음속 어딘가가 톡 하고 눌리는 듯, 불현듯 가슴이 따끔거렸다.이때 백림은 더 가까이 다가와 유정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눈 뜨자마자 나를 보니까 너무 좋아서 멍했어?”유정은 얼굴에 열이 확 오르는 걸 느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 왜 또 내 방에 있어?”이에 백림은
Baca selengkapnya

제3527화

생각할수록 수상했다지만 이미 선수는 백림이 쳤기 때문에, 유정은 이제 와서 뭐라 해도 마치 부끄러워 말 바꾸는 것처럼 보일 게 뻔했다.유정은 잠옷을 움켜쥐고 욕실로 들어갔다. 거울 앞에서 옷을 들춰본 순간, 가슴 아래로 퍼져 있는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이에 유정은 숨을 들이마시며 속으로 외쳤다.‘이 미친놈이 대체 어젯밤 나한테 뭘 한 거야?’거실로 나왔을 땐, 백림이 아침 식사를 세팅하고 있었다. 유정이 나오자 남자는 자연스럽게 의자를 당겨주며 말했다.“감기 걸렸으니까 오늘은 좀 담백한 걸로 준비했어.”이윽고 백림이 내민 건 따뜻한 야채죽이었다.유정은 말없이 자리에 앉아 조용히 수저를 들었고, 여자의 분위기가 묘하게 기운 걸 느낀 백림이 물었다.“어디 불편해?”이에 유정은 짧게 대답했다.“콧물 좀 나는 것 빼면 괜찮아.”“가슴은 아직 아파?”백림의 질문에, 유정의 볼은 금세 붉게 물들었다. 그러나 애써 무심한 척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젠 좀 나아졌어.”그러나 백림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회사 가지 말고 푹 쉬어. 몸 다 낫고 나서 일해.”남자의 어조는 협의가 아니라 통보였고, 유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식사를 마친 뒤, 백림은 출근 준비를 했다. 남자는 집을 나서기 전 유정의 체온을 다시 체크하고, 약 먹는 것도 확인했다.“푹 쉬어. 뭐든 필요하면 바로 연락해.”유정은 시큰둥하게 말했다.“나 이제 어리지도 않고, 내가 알아서 잘 챙겨.”그러자 백림은 유정을 가볍게 안으며 말했다.“예전엔 네가 너를 챙겼지만, 앞으로는 내가 챙길 거야.”남자의 진지한 말에 유정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럼에도 여자는 일부러 시큰둥한 말투로 받아쳤다.“감기 걸린 사람한테 장난치는 거야? 양심 어디 갔어?”백림은 웃으며 대답했다.“양심? 어젯밤에 팔았지. 177만원에.”이에 유정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너무 싸게 넘겼네.”“그럼 유정 사장님이 가격 좀 올려보던지. 내가 몸도 마음도 몽땅 드릴 수 있
Baca selengkapnya

제3528화

한 시간쯤 지나자, 배달원이 점심을 가져왔다.역시나 팔진식당의 김치찜, 금옥식당의 족발, 소금게장이 있었고, 그 외에도 신선한 야채볶음 몇 가지와 담백한 죽 한 그릇까지 세심하게 챙겨져 있었다.이때, 백림에게서 전화가 왔다.[야채 많이 먹고, 나머지는 맛만 봐.]유정은 아까 백림의 농담이 떠올라 아직도 살짝 기분이 상해 있었기에, 말없이 한 마디만 내뱉었다.“응.”백림은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화났어?]유정은 짧게 대답했다. “아니.”절대, 양심의 가책 따윈 없었고, 백림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사실 난 정말 좋았어.]그 목소리에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유정은 말없이 전화를 끊었다.오후, 낮잠을 자고 일어난 유정은 딱히 할 일도 없어, 창가에 앉아 스케치북을 펼쳤다.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고, 유정은 별생각 없이 펜을 들었다. 창밖으로 지는 햇살의 마지막 한 줄기를 그 종이 위에 남겼다.그러다 문득 아래쪽 거리로 시선을 옮겼을 때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차에서 내린 키 큰 남자가 검은색 코트를 입은 채로 곧은 자세로 걸어오고 있었다.남자의 손엔 붉은 장미꽃다발이 들려 있었고, 황혼 속에서 그 모습만은 유독 또렷하게 빛났다.유정은 한참동안 시선을 떼지 못하다가, 다시 스케치북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고는 붉은 색을 조심스레 종이 위에 덧그렸다.백림이 집 안으로 들어오며 꽃을 내밀었다.“집에만 있으면 지루하잖아. 꽃이라도 있으면 기분 나아질까 해서.”유정은 장미를 품에 안으며 생각했다.‘얘,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잘해주면 정말 치명적이겠네.’“꽃은 나중에 꽂고, 먼저 약부터 바르자.”백림은 외투를 벗고 화장실로 들어갔다.몇 분 후, 약이 들어있는 통을 들고 돌아온 남자는 유정의 얼굴 상처를 정성스럽게 닦아냈다. 또한 백림의 시선은 오로지 유정의 상처에 집중되어 있었다.“당분간은 얼굴에 물 닿지 않게 조심해. 오늘 밤 세수할 때도 안 닿게 하고.”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응.”백림의 손끝에서
Baca selengkapnya

제3529화

유정이 막 반박하려던 순간 입 밖으로 말을 꺼내기도 전에 문득 깨달았다.‘분명히 내 침대에서 자놓고 무슨 소리야!’결국 유정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입을 다물었다.한집에서 지내다 보면, 별일도 아닌 걸로 트러블이 생길 수 있었기에 유정은 조심스레 말했다.“오늘 아침에 어머님이랑 조식 먹는다면서? 며칠째 안 들어갔잖아. 걱정하실 텐데.”“안 그래도 말하려고 했는데 딱 맞춰 말하네.”백림은 유정 뒤로 다가와 여자의 가방을 챙겨주며, 익살스럽게 웃었다.“우리 엄마가 요즘은 안 와도 된대. 너랑 시간 많이 보내래.”유정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어머님이 우리가 같이 있는 거 알아?”“응. 너희 어머님께서 전화하셔서 고맙다고 하셨거든.”유정은 말문이 막혔다.사고 난 후 어머니와 가족들 모두 유정이 다쳤다는 걸 알고 있었다.유정은 조용히 지내고 싶어 상처는 가볍고, 백림이 잘 챙겨주고 있다고만 말했던 거였다. 그런데 진짜로 주윤숙에게 연락할 줄은 몰랐다.유정은 옆으로 고개를 돌리며, 차분하고 또렷한 얼굴선에 살짝 도도한 미소를 지었다.“그동안 고마웠어. 하지만 이제 괜찮으니까, 안 챙겨도 돼.”백림은 살짝 웃으며 유정에게 몸을 기울였다. 그러고는 입술에 자연스럽게 입을 맞추고, 나직하게 속삭였다.“강을 건넜다고 다리를 부수는 거야? 근데 아직 앞엔 물살이 세. 넌 나 아직 필요하고.”유정은 아무 생각 없이 있었는데, 백림의 눈빛과 목소리가 너무나도 의미심장해서,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유정은 말로 되받아쳐 봐야 본인만 손해일 것 같아, 그냥 현관문을 열고 먼저 나가버렸다. 이윽고 뒤에서 백림이 웃으며 여자를 따라 나왔다.엘리베이터 안에는 한 여성이 먼저 타고 있었다. 그 여자는 두 사람을 보자 한발 물러서며 해맑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저는 노영인이라고 해요. 바로 위층에 살아요, 막 이사 왔어요.”영인은 로리타 스타일의 원피스를 입고, 큰 눈에 푸른 렌즈를 낀 채 하얀색 고양이를 안고 있는,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Baca selengkapnya

제3530화

백림은 유정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너 SNS 하잖아. 올려. 내가 데리러 간 그 스캔들 상대가 바로 약혼녀, 유정이라고.”유정은 씩 웃으며 받아쳤다.“그럼 바로 다음 기사 제목은 이거겠네. 유정 또다시 희생, 두 집안 이익을 위해 스스로 뒤처리하는 불쌍한 희생양.”유정의 자조 어린 말에 백림은 가슴이 들썩일 만큼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에 유정은 손가락으로 남자의 가슴을 툭툭 쳤다.“내가 뒤집어쓴 게 몇 개나 되는지 세어 봐. 조백림, 약혼녀 좀 불쌍하게 여겨줄래?”“당연하지.”백림은 그녀에게 성큼 다가왔다.“어떻게 위로해 주면 될지 말만 해. 넌 말하고, 난 다 듣고 그대로 할게.”백림의 깊고 진지한 눈빛을 마주한 순간, 유정의 심장이 또 한 번 요동쳤다.바로 옆으로 차 한 대가 지나가자,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장난스러운 분위기를 정리했다.“나 아침 회의 있어. 늦으면 안 돼.”이에 백림은 살짝 물러서며 유정을 놓아줬다.“운전 조심해.”유정은 무심한 듯 손을 흔들며 고개도 돌리지 않고 걸어갔다. 차에 올라탄 그녀는 시동도 걸지 못한 채 몇 초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러운 경적에 놀라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백림의 차가 유정의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백림이 유정을 향해 고개를 돌려 바라보던 시선은, 깊고 의미심장했다.이에 유정은 무언가 들킨 듯한 기분에 부끄러워, 재빨리 시동을 걸고 차를 몰았다.유씨 저택아침 식사를 마친 후, 유지태가 물었다.“방금 들었는데, 유정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지금은 어때?”서은혜는 곧바로 설명했다.“다른 차량이 유정이 차를 살짝 긁었어요. 다행히 큰 부상은 없고, 이미 회복해서 오늘 출근했어요.”서은혜는 조엄화가 듣는 앞에서 일부러 덧붙였다.“며칠 동안 백림이 옆에서 간호해 줬어요.”이윽고 조엄화는 비웃듯 코웃음을 치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지만 유지태는 두 사람 사이가 괜찮은 듯해 기분이 좋아져 흐뭇한 미소로 말했다.“조만간 유정이한테 백림이 데려와서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350351352353354355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