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4361 - Chapitre 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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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1화

흰색 롱스커트를 입은 도연유는 가녀린 체구에 검은 머리칼을 어깨 위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모습이었다. 맑고 산뜻한 분위기가 사람 눈길을 단숨에 끌어당겼다.그러자 희유의 미소가 순간 굳어가며 천천히 들어 올린 팔을 내렸다.수호가 학교 앞길만 한 시간이나 걸렸다며 투덜거리다가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네며 웃었다.“희유야, 졸업 축하해. 앞으로 꽃길이 환하게 열릴 거야.”희유는 선물을 받아 들며 낮게 중얼렀다.“고마워요.”희문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소개 안 해줄 거야?”수호가 옆의 여자의 손을 잡고는 정식으로 소개했다.“내 여자친구 도연유라고 해.”예상했음에도 희유의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수호는 이어서 우행과 화영 등에게도 연유를 소개했다.“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야.”연유는 이름처럼 부드럽고 단정한 인상으로 모두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그러자 희문이 툭 건드리듯 말했다.“그래도 우리가 네 베프인 건 기억했네. 여자친구 생긴건 지금까지 숨기더니.”이에 수호는 연유의 어깨를 자연스럽게 감으며 웃었다.“내가 반년이나 쫓아다녔어. 사귀기로 하자마자 바로 데려왔는데 뭘 더 바라?”옆에서 화영은 슬쩍 고개를 돌렸다.희유가 눈을 떨구고 창백해진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화영은 미세하게 눈살을 찌푸렸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그때 누군가 희유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전화받고는 희유는 조용히 말했다.“친구들이랑 단체 사진 찍기로 해서 먼저 갈게요.”수호는 다정하게 답했다.“다녀와. 저녁엔 우리끼리 축하하자.”하지만 목소리는 동생 챙기듯 가벼웠고 이에 희유는 억지로 미소를 짓고 말했다.“저녁엔 친구들이랑 약속 있을지도 모르니까 다음에 봐요.”인사를 나누고 돌아서서 손을 흔들며 걸어가던 순간, 미소는 입가에 붙은 채 굳어버렸다.눈물이 한순간에 차올랐지만 이를 꼭 깨물고 겨우 참아냈다.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진 뒤, 다들 각자 할 일을 하러 흩어졌다.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우행이 운전하다 화영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밥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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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2화

그날 밤, 희유는 친구들과 모임을 마친 뒤 함께 노래방으로 이동했다.졸업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 떠들썩하게 웃고 떠들었지만, 그 열기 속에는 씁쓸한 여운이 가늘게 깔려 있었다.우한이 옆으로 와 앉으며 말했다.“희유야, 오늘 계속 혼자 있는 것 같아서.”희유는 노래하고 술잔을 부딪치는 친구들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이상하게 그냥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졸업이야. 뭔가 많이 놓친 느낌이 들어.”잠깐의 혼수상태였을 뿐인데 희유에게는 마치 긴 시간을 건너뛴 것처럼 느껴졌다.눈을 뜨자마자 졸업이었고 친구들은 각자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고, 좋아하던 사람은 이미 여자친구가 생겼다.세상과 한참 멀어져 있었다 돌아온 사람처럼 마음은 어딘가 이상한데 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우한도 살짝 눈시울이 붉어졌다.“맞아. 이후엔 다 같이 모이기도 어려울 거야.”그러고는 희유에게 물었다.“너는 졸업하고 뭐 할 거야?”희유는 이미 본교 대학원 진학이 정해져 있었고, 지정된 기간에 등록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그래서 그전까지는 자유로운 시간이 많았지만 마음은 어딘가 텅 비어 있었다.“글쎄 아직 생각 없어.”예전 같으면 잔뜩 기대했을 텐데, 지금은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았다.이에 우한이 손을 잡아끌 듯 말했다.“우리 여행 갈까? 이번 주에.”“어디로?”“중성 가자. 전에 갔을 때 제대로 못 놀았잖아. 이번엔 완전 즐기면서 놀자!”두 사람은 한참을 이야기했다.그 사이 누군가 이별 노래를 예약했고, 곡이 흐르자 시끌시끌하던 분위기는 천천히 가라앉았다.그러다 모두 목소리를 맞춰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별곡 특유의 분위기는 말없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노랫말이 스크린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갔다.[처음 세상을 만났던 날엔][모든 게 빛나고 참 아쉬워서][저기 먼 하늘도 손 닿을 듯해][불꽃도 물결도 난 기꺼이 걸어갔어][지금 이 세상을 지나온 나도][왜 이렇게 많은 게 마음에 남을까][불쑥 스며든 너의 웃는 얼굴에][넓은 세상 속 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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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3화

“네가 모르는 사람이야.”희유는 시선을 내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수호를 떠올리면 그날 그의 손을 잡고 나타난 여자친구의 모습이 함께 떠올랐고, 가슴 안쪽이 조용하게 욱신거렸다.두 사람 사이에 갑작스러운 침묵이 흘렀다.호영은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고, 희유도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잠시 후, 희유는 고개를 들었고 얼굴에 환한 것 같으면서도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마 내가 거절했다고 해서 원망하는 건 아니지?”이에 호영은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너만 괜찮다면 앞으로도 친구 하고 싶어.”희유는 살짝 웃고 호영의 팔을 손끝으로 톡 치며 말했다.“좋네.”호영은 머쓱하게 웃자 희유는 먼저 복도 쪽으로 걸어갔다.“이제 들어가자. 다들 거의 취해서 슬슬 집 갈 시간이야.”호영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고 뒤따라 걸음을 옮겼다.방으로 돌아오니, 우한이 다른 여자애 도혜경과 함께 이야기 중이었다. 그리고 둘은 희유를 발견하자마자 손짓했다.“혜경이가 내일 본가로 내려간대. 그래서 우리도 같이 가서 놀자고 했어!”혜경은 중성 출신이었고 친구가 직접 안내하는 여행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곧 여행을 떠날 거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속에 남아 있던 묵직한 슬픔이 조금씩 걷혀갔다.곧 희유의 얼굴에도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다음 날, 화영이 희유에게 전화를 걸어 경성에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수호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희유가 마음고생할 것이라 생각했고, 졸업하며 친구들과 흩어지는 것도 분명 외로움으로 이어지리라 느꼈다.그래서 화영은 경성에 데려가 잠시라도 기분 전환을 시켜주고 싶었다.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희유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가볍고 또렷했다.[고마워요, 언니. 근데 친구들이랑 여행 가기로 했어요. 내일 바로 출발할 거라서, 이번엔 같이 못 가요.]“여행 가요? 어디로요?” 화영이 물었다.[중성이요. 친구 본가가 그쪽이라서 직접 안내해 준대요.]여행을 갈 마음이 생겼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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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4화

세 시간이 조금 넘는 비행 끝에, 희유와 두 친구는 중성에 도착했다.혜경은 먼저 집에 들러 짐을 내려놓고 오후에 다시 합류했다. 이후 세 사람은 중성의 유명한 관광지를 하나씩 돌아보았다.중성은 세 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한 면은 바다와 맞닿아 있었고, 공기도 맑고 경치도 수려했다.그 풍경 속에서 희유는 잠시나마 수호를 떠올리지 않았다. 그저 여행에 집중하며 그대로 마음을 비웠다.세 사람은 취향도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았다. 함께 웃고 사진을 찍고 걷다 보니, 어느새 사흘이 훌쩍 지나 있었다.그날 오후, 조금 지쳐 쉬고 있던 셋은 간단히 먹을 것을 시켜놓고 테이블 위에 핸드폰을 올려두고 사진들을 넘겨보았다.희유는 마음에 드는 사진 몇 장을 골라 주강연에게 보내며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했다.그러던 중 혜경의 휴대전화가 울리자 여자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조금 떨어진 조용한 곳으로 가 전화받았다.희유는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주스를 크게 한 모금 마신 뒤 송우한에게 말했다.“혜경이 우리 챙기느라 돈도 꽤 썼을 거야. 우리도 뭐라도 사서 선물하자.”중성에서의 여행은 거의 마무리되어, 다음 날 오후면 공성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우한은 혜경이 통화하는 방향을 힐끔 보고 나서 고개를 돌렸다.“좋아.”그러고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근데 너도 느꼈지? 혜경이, 요 며칠 좀 신경이 다른 데 있는 것 같아.”희유는 빨대를 입에 물고 눈썹을 살짝 올렸다.“왜?”“몰라. 돌아오면 한번 슬쩍 물어보자.”셋 모두 막 졸업한 20대 초반이었다. 딱히 감출 것도 없고, 친구가 무슨 일 있는 것 같으면 걱정해 주는 게 당연하다고 여겼다.잠시 후 혜경이 돌아오자 우한은 주문해 둔 음료를 밀어주고 곧장 물었다. “혜경아, 요즘 무슨 일 있어?”희유도 조심스레 말을 보탰다.“우리 둘만 놀아도 돼. 너 바쁘면 가서 볼일 봐.”혜경은 입술을 깨물고 컵을 들었지만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잠시 망설인 끝에 겨우 미소를 지어 보였다.“별거 아니야. 윤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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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5화

혜경은 잠시 눈빛이 흔들리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우리 집은 언니든 나든 다 엄하게 키워. 부모님은 둘 다 가능하면 타지로 시집가지 않았으면 하셔.”희유는 그제야 혜경이 며칠째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그날은 이미 밤이 깊었고 세 사람은 택시를 잡아 호텔로 돌아갔다.희유와 우한이 예약한 객실은 커다란 침대 하나와 넓은 소파가 있는 구조라 셋이서 자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셋은 아예 잠자리에 들 생각을 접어두었다.혜경은 또다시 야식을 배달시켰고, 셋은 씻고 나와 앉아 먹으며 수다를 이어가기로 했다.희유가 먼저 샤워실로 들어가자 밖에서 혜경이 문틈 너머로 물었다.“희유야, 네 휴대전화 비밀번호 뭐야? 오늘 찍은 셋 사진 좀 보내려고.”희유는 숨길 게 없었다.친구 앞에서는 경계심도 없었기에 비밀번호를 바로 알려주었다.곧 혜경은 휴대폰을 들고 방을 나섰다.잠시 후 야식이 도착했고, 셋은 테이블 위에 펼쳐놓고 먹으며 한껏 들뜬 분위기를 이어갔다.혜경은 술까지 몇 병 주문했다.졸업한 뒤 처음 맞는 해방감이었다.숙소도 안전했고 셋 모두 여자였기 때문에 더 이상 걱정도 없었고 부담 없이 마음껏 술을 마셨다.희유는 원래 술을 거의 못 마셨다.몇 모금만 마셔도 머리가 핑 돌기 시작했고, 이후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다음에 눈을 뜬 건 무려 이틀 뒤였다.눈을 떴을 때 사방은 깊은 어둠이었다.의식이 서서히 돌아오자 희유는 자신이 안대를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양손과 양발은 묶여 있었고 온몸은 힘이 빠져 움직일 수 없었다.입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어 목구멍에서 아주 약한 신음만 허용된 상태였다.그리고 몸 아래로 미세한 흔들림이 전해지는 것을 보니 이는 차 안이었다.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희유의 심장은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왜? 어떻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그러나 확실한 건 단 하나뿐이었다.‘이건 꿈이 아니야.’머릿속이 순식간에 새하얘지며 수많은 의문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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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6화

희유는 남자들이 내뱉는 어눌한 지방 사투리를 들으면서 얼굴이 사색으로 질렸고 공포감으로 휩싸였다. 바로 옆에 있던 우한도 그 말을 들었는지 절망에 가까운 흐느낌을 냈다.갑자기 누군가가 두 사람의 머리에 씌워져 있던 자루를 벗기고, 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을 거칠게 뜯어냈다. 갑작스러운 빛에 눈이 따가워진 희유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앞에는 총 다섯 명의 남자가 서 있었다.생김새부터 자신과 같은 사람은 아니었고 그중 세 명은 총을 들고 있었다. 다들 표정은 모두 사납고 서늘한 기운을 뿜고 있자 겁에 질린 희유는 주변을 둘러봤다. 우한이 희유에게서 겨우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손발이 묶인 채 입도 막혀 있었고, 온몸으로 버티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앞줄에 서 있던 남자는 휴대폰을 꺼내 두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화면 속 사진과 대조하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틀림없어. 사진이랑 똑같아.”남자는 말은 어눌하게 해도 그 눈빛은 차갑고 냉혹했다.“조금 후에 먹을 걸 줄 거니까 도망갈 생각도 하지 말고 소리도 지르지 마. 소리 질러봤자 소용없어.”말을 끝낸 남자는 몸을 굽혀 두 사람의 입에 붙어 있던 테이프를 뜯고, 이어서 묶여 있던 끈도 풀었다.자유가 되자마자 우한은 완전히 정신이 나간 듯 곧장 밖으로 뛰어가며 크게 도움을 요청했다.그 순간, 뒤에 서 있던 총 든 남자가 우한의 얼굴을 힘껏 후려쳤다. 이어서 머리와 어깨를 무자비하게 걷어차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어질 듯한 폭력이었다.우한은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질렀고 희유는 비틀거리며 몸을 던져 여자의 앞을 막아섰다.“제발 그만하세요. 우리 말 잘 들을게요. 소리 지르지 않을게요.”앞장서 있던 남자는 두 사람을 노려보며 비웃듯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이내 사람들을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갔다.완전히 떠난 건 아니었고 문 앞에 총을 든 두 명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희유와 우한은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희유는 급히 옷을 뒤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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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7화

희유는 문득 또 하나의 사실을 떠올렸다. 밤에 샤워하러 들어갔을 때, 혜경이 사진을 본다며 휴대폰 비밀번호를 물어갔던 일이었다.지금 돌이켜보면 그 행동 역시 수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혜경이 혹시 내 휴대폰으로 매일 가족에게 안부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그렇다면 가족들은 희유가 실종되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도 없이 생수 두 병과 빵 두 개를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나갔다.희유는 시판 빵을 들고 하나를 송우한에게 건넸다.“우선 조금이라도 먹어두자. 힘을 비축해야 해.”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는 게 최선이었다.우한은 떨리는 손으로 빵을 받아들었다. 희유가 먹는 것을 보자 체념한 듯이 자신도 조심스레 빵을 베어 물었고 먹으면서도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우리 어디로 끌려가는 거야?”희유는 빵을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둘을 기다리는 종착지가 어떤 곳일지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혔다.두 사람이 빵을 다 먹을 즈음, 다시 사람들이 들어왔다.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의 손발을 다시 결박하고 눈과 입에도 다시 테이프를 붙였다.옆에서 우한이 억눌린 듯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고, 그 떨림이 그대로 전해져 희유도 몸을 떨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이곳은 단지 거쳐 가는 장소일 뿐이었고 실제로 끌려갈 목적지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두 사람은 개조된 승합차 뒤쪽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졌다.우한은 절박하게 몸을 움직여 희유에게 몸을 붙였다.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서로 기댄 채 버티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도망칠 틈은 단 하나도 없었다.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곧장 폭력이 날아들었고 화장실을 갈 때조차 문밖에서 총든 남자가 지키고 있었다.어느 순간 누군가 희유에게 손을 뻗어오려 하자 여자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하지만 그 손은 바로 옆에서 들린 날카로운 외침에 멈췄다.이곳 중간 책임자처럼 보이는 남자가 D국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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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8화

“걱정하지 마. 난 네가 죽도록 두지 않아.”홍서라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죽더라도 본전은 뽑고 나서 죽여야지. 그 전에, 네가 말 안 들으면 어떤 꼴이 나는지 똑똑히 알아야 해.”말을 마치자, 홍서라는 뒤편에 서 있던 남자에게 눈짓을 보냈다.남자는 고개를 아주 살짝 끄덕이고 앞으로 나와 여자의 손목을 거칠게 붙잡았다.그리고 힘을 조금만 주자마자 가볍게 힘만 주는듯한 동작으로 그대로 어깨 위에 메고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여자는 몸부림치려 했지만, 남자의 손이 크게 휘둘러 뺨을 때린 순간 온몸의 힘이 빠졌다.그 뒤로 또 두 명의 남자가 침실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희유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고 그 뒤에서 벌어질 일을 이미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문은 반쯤만 닫혀 있었고 그 틈 사이로 들리는 여자의 찢어질 듯한 비명과 절규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남아 있던 여자 7명들은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누군가는 이미 울음을 터뜨렸다.우한은 희유의 손을 꽉 붙잡았다.입술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렸고 덜덜 떨리는 몸을 통제할 수 없이 떨렸다.홍서라는 일부러 그 비명과 상황을 듣게 하고 보게 했다.분명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똑똑히 보여주는 본보기 같은 것이었다.희유는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그리고 여자의 어깨는 사시나무 떠는 듯했다.한 시간이 지나, 침실에서 남자 3명이 나왔다.그 뒤로 홍서라가 들어가 확인하고 나서 인상을 씰룩이며 말했다.“오늘은 쓸 수가 없겠네. 유변학 님 쪽에 넘기고 버려.”곧 누군가 그 여자를 질질 끌어내어 데리고 갔고 희유는 눈을 꼭 감고 외면했다.심장이 식어버릴 듯한 공포가 끝없이 번졌고 이들은 사람을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는 괴물이었다.지금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운명도, 방금 끌려 나간 여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홍서라는 여자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천천히 물었다.“아직도 안 입을 사람 있나?”다들 극한의 공포로 동공이 흔들리고 벌벌 떨 뿐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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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9화

복도를 지나자, 정교하게 조각된 넓은 나무문이 모습을 드러났다. 문 앞을 지키던 경비들은 홍서라가 일행을 데리고 오자마자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는 순간, 귀를 때리는 소음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눈앞에는 거대한 불법 카지노가 펼쳐져 있었다.형형색색의 조명, 뒤엉킨 담배 냄새와 술 냄새, 사람들이 들끓는 테이블까지.곳곳에서 고함과 욕설, 환호가 섞여 요란하게 울렸다.각 테이블은 이미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사람이 몰려 있었고, 모두 얼굴이 달아오른 채 딜러의 손에서 떨어질 카드에 눈이 꽂혀 있었다.딜러들은 전부 몸에 달라붙는 노출 의상을 입은 젊은 여자들이었고, 능숙하게 카드를 나누고 있었다.일행은 사람들 틈을 가르며 계속 안쪽으로 이동했고 우한이 떨리는 목소리로 희유에게 속삭였다.“우리 여기서 딜러 하라는 건가?”희유는 고개를 아주 미세하게 저었다.그럴 리 없었다.둘이 입은 옷은 이곳 딜러들의 스타일과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보아 더 위험하고, 더 노골적으로 노출된 의상이었다.손님 중 한 명이 밝게 웃으며 홍서라에게 말을 걸었다.“누님, 또 새 상품 데려오셨나 보네요? 저한테 줄 건 없나요?”이에 홍서라는 입꼬리를 비틀며 대답했다.“양 사장님, 레벨을 세 단계만 더 올리세요. 그때부터는 이 애들 마음껏 고르셔도 돼요.”양 사장이라고 불린 남자는 여자들을 음흉하게 훑어보며 말했다.“올해 말이면 반드시 위로 올라가요.”“그때까지 기다리죠, 양 사장님.”홍서라는 사람들을 데리고 이층으로 향했다.이층은 아래층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형태였고 장식은 더 호화롭고 고급스러웠다.딜러도 이층의 손님도 모두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중앙에는 커다란 회전 장치가 있었는데 회전목마처럼 생겼지만 의자는 단 하나였다.그 앞에는 열 개의 VIP 좌석이 줄지어 있었고, 뒤편에는 유리로 만든 방 세 개가 줄지어 있었다.쇠창살 없는 투명한 우리 같았고 역할은 알 수 없지만, 분위기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일행 전체의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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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0화

의자가 다시 회전해 정면을 향하자, 맞은편 좌석의 40대 되어 보이는 한 백인 남자가 감탄을 터뜨렸다.“천사 같은 아이군, 이 아이는...”말이 끝나기도 전에 가운데 앉아 있던 남자가 손을 들어 그 말을 끊었다.“로버트 씨, 조금만 기다리지? 이 아이는 유변학에게 줄 거라서.”남자는 바로 뒤에 서 있는 유변학을 돌아보았다.“요즘 고생이 많았어. 이 아이는 네 수고에 대한 보상이다.”검은색 상의를 입은 유변학은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짙은 밤색의 눈동자는 아무 감정도 비치지 않았다.그러고는 짧게 감사 인사를 하고 묵묵히 유리방 중 하나로 걸어갔다.곧 사람들이 다가와 희유를 끌어내려 두 번째 유리방으로 밀어 넣었다.문이 잠기자, 희유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며 유변학을 바라봤다.작게 떨리는 목소리가 새나왔다.“저, 저는 속아서 끌려온 거예요. 제발, 제발 보내주세요.”눈물이 가득 고여 흘러내렸고 두 팔은 본능적으로 몸을 감쌌다.“부탁드릴게요.”그러나 유변학은 등을 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손을 들어 천천히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낯선 남자의 어깨와 등이 드러나는 순간, 희유는 공포에 질려 유리 벽에 바짝 붙으며 재차 애원했다.“제발요. 제 집은 돈도 많아요. 전화 한 통만 해주세요. 정말 돈은 원하시는 만큼 드릴 수 있어요!”그제야 유변학이 고개를 돌렸고 냉담하고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옷 벗어. 여기 들어온 이상 나갈 수 없어.”희유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고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외쳤다.“싫어요!”그러자 유변학은 짜증을 숨기지 않은 채 다가와 희유를 거칠게 붙잡고는 그대로 바닥의 얇은 카펫 위로 내던졌다.머리가 바닥에 부딪히며 눈앞이 어지럽게 흔들렸다.남자가 몸을 기울이자 희유는 필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절망에 잠긴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우린 같은 나라 사람이잖아요. 제발, 제발 도와주세요.”그런 절규에도 유변학의 표정은 단 한 치도 흔들리지 않았다.그저 손을 뻗어 희유의 옷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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