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321 - Chapter 4328

4328 Chapters

제4321화

우행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의사 선생님이랑 얘기 좀 하고 올 테니까 희유 곁에 있어요.”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우행이 나가고 간병인도 자리를 비우자 병실 안에는 화영과 진희유만 남았다.화영은 희유의 손을 감싸며 낮게 속삭였다.“희유 씨, 정말 혼자서 산에서 떨어진 거예요? 아니라면 마음에 쌓인 억울함이 분명 있을 텐데.”“그러니까 빨리 일어나서 알려줘요. 누구보다 본인이 직접 말해줘야 해요.”그 말을 끝낸 순간, 희유의 손가락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했다.화영은 놀라 이름을 부르며 몸을 앞으로 숙였지만 희유는 여전히 그대로였다.호흡도 평온했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아까의 움직임은 자신이 손을 너무 세게 잡은 탓으로 생긴 착각처럼 보였다.화영은 잠시 실망스레 이마를 매만지다가 천천히 희유의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그리고 마음속으로 희유는 반드시 깨어날 거라고 단단히 믿었다.‘반드시 깨어날 거야.’병원을 나온 뒤, 두 사람은 함께 우행의 본가로 향했는데 신서란을 뵙기 위해서였다.희유의 일이 생긴 뒤로, 신서란은 눈에 띄게 쇠약해졌고 늘 평온하던 얼굴에도 잔잔한 수심이 어려 있었다.하지만 화영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만큼은 오랜만에 은은한 미소가 떠올랐다.“집안일이 다 해결된 거야?”신서란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깊게 배어 있었고 화영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걱정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이제 괜찮아요.”신서란은 마치 이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다는 듯 더 묻지 않고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도 많이 힘들었겠네.”화영은 신서란의 손을 잡아 따듯하게 웃었다.“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었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다들 제 걱정해 주시는데 저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어요.”그동안 울리던 우행의 전화가 다시 진동했고 화영은 남자에게 다녀오라고 눈짓해 보냈다.그렇게 화영은 혼자 남아 신서란의 곁에서 담담히 대화를 이어갔다.신서란은 화영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를 보면 자꾸 희유가 떠올라.사고 나기 전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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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2화

이틀 뒤, 오후에 출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엠의 오랜 고객인 임수향이 화영에게 전화를 걸어왔다.[화영 씨, 오늘 저녁 시간 괜찮아요? 같이 밥이나 먹어요.]그 요청에 화영은 부드럽게 거절했다.“오늘 밤은 남자친구랑 할머님 뵈러 가야 해서요. 다음에 제가 대접할게요, 여사님.”[남자친구라고요?]임수향은 끝말을 길게 늘이며 은근한 재미를 감추지 못했다.[지난번 말한 그 사람인가요?]이에 화영은 담담하게 인정했다.“네.”[언제 결혼할 거예요?]임수향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기대가 섞여 있었다.“좋은 소식 있으면 바로 알려드릴게요.”[꼭이에요, 꼭이요.]“네.”[그러면 데이트 방해하지 않을게. 시간 되면 지엠에 들를 테니까 얼굴 봐요.]“네.”전화를 끊은 뒤, 화영은 휴대폰 화면을 내려다보며 가볍게 입꼬리를 올렸다.그러다가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퇴근 무렵, 세라는 사장실로 향했다.“사장님, 임씨그룹 협업 프로젝트 제안서 완성했어요. 오늘 저녁에 진우행 부사장님 뵙는 게 어떨까요?”입사한 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도 세라는 빠르게 승진해 이미 사장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는 위치가 되였다.그러자 문세윤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이렇게 빨리 끝냈어요?”그러고는 시계를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근데 지금 연락드리면 퇴근 시간이라 부사장님이 안 받으실 수도 있어요.”그러자 세라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진우행 부사장님은 효율적인 사람을 선호하세요. 사장님이 제안서가 완성됐다고 직접 말씀드리면 분명 좋게 보실 거예요.”“그리고 업무에 정말 성실하신 분이니까, 저녁 시간에 여유만 있으시면 반드시 만나주실 거예요.”문세윤은 이미 세라를 우행의 연인이라 믿고 있었기에 그 말이 곧 확신으로 들렸고 더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지금 바로 전화해 보죠.”전화를 누르며 문세윤이 세라에게 말했다.“만약 진 사장님이 오늘 저녁에 보자고 하시면, 같이 가서 제안 설명 좀 해줘야 하니, 오늘은 고생 좀 해야겠어요.”세라는 상냥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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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3화

“좋아요. 그렇게 하죠.”문세윤은 활짝 웃은 채 고개를 끄덕이자 세라는 가볍게 인사만 남기고 먼저 자리를 떴다.저녁 7시, 세라와 문세윤은 약속된 레스토랑에 도착했다.고급 서양식 레스토랑의 룸은 벽 한쪽이 와인 셀러로 채워져 있었고, 새하얀 테이블보와 은빛 촛대가 은은하게 빛이 났다. 따뜻한 색감의 샹들리에가 내려앉은 공간은 절제된 고급스러움으로 가득했다.문세윤은 소파에 앉아 시간을 확인했다.실례가 되지 않도록 10분 먼저 도착해 준비할 시간을 넉넉히 확보해 둔 터였다.“세라 씨.”문세윤이 다정한 목소리로 불렀다.“솔직히 말해서 이번 임씨그룹과의 협력 건은 우리 회사가 오래전부터 여러 번 시도해 온 일이에요. 이번에 성사될 수 있을지 전적으로 세라 씨에게 달려 있고요.”그러자 세라는 흐트러짐 없이 앉아 차분히 대답했다.“입사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큰 일을 맡겨 주셔서 부담도 되지만,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요.”세윤은 이미 확신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진우행 부사장님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은 일이죠. 나는 세라 씨 능력을 믿어요.”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던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그러자 세라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마 부사장님께서 오신 것 같아요. 문은 제가 문을 열게요.”문세윤도 급히 일어서 셔츠 매무새를 정리하며 미소를 띠고 뒤를 따랐다.문이 열리자 그곳에 서 있는 두 사람을 본 이세라는 얼굴이 굳어졌다. 방금까지 입가에 걸려 있던 잔잔한 미소도 순식간에 사라졌다.곧 화영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세라 씨?”우행도 당황한 듯 물었다.“너 여기서 뭐 해?”“부사장님!”문세윤이 잽싸게 앞으로 나와 환한 웃음으로 손을 내밀었다.“저는 문세윤이라고 해요. 드디어 뵙게 되었네요.”우행도 간단히 손을 맞잡았다.“반갑습니다.”세윤은 손을 거두고 이번엔 화영을 바라보았다.“그럼 이분은?”그저 우행이 데려온 비서나 직원쯤으로 짐작했지만 분위기에서 그런 느낌은 전혀 없었다.이에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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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4화

문세윤은 어색하게 웃으며 손을 거두고 세라를 향해 말했다.“빨리 그 제안서 가져와서 부사장님께 보여드려요.”세라는 기다렸다는 듯 준비해 둔 자료를 꺼내 우행에게 건넸고, 남자는 서류를 받아 들고 화영을 향해 돌아섰다.아까의 차가운 업무 태도와는 전혀 다른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에 스쳤다.“잠깐만 기다려요. 배고프면 먼저 디저트 조금 먹어요.”테이블 위에 놓인 웰컴 디저트를 본 문세윤은 화영에게 접시를 밀어주며 직접 과일주스까지 따라주었다.“그래서 제가 아까 먼저 주문하자고 했던 거죠. 화영 씨를 이렇게 기다리게 하면 실례니까요.”화영은 단정하고 우아한 분위기로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건네고는 잔잔히 웃으며 우행을 바라봤다.“편하게 해요. 난 오후에 티타임을 가져서 아직 배고프진 않거든요.”우행은 그 시선을 받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제안서를 꼼꼼하게 읽기 시작했다.맞은편에 앉은 세라는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을 보며 속이 타들어 갔다.우행이 화영에게 다정하게 굴며 과하게 배려하는 모습까지 겹치자, 알 수 없는 질투와 불편함이 뒤섞여 치밀어 올랐다.테이블 아래에 둔 손이 저절로 힘을 주며 움켜쥐었다.세라는 우행이 일부러 자신 앞에서 화영과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확신했다이에 우행은 몇 장 넘기지도 않고 바로 질문을 던졌다.문세윤과 세라는 최대한 자세히 설명했지만 우행의 표정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그리고 결국 단단하게 잘린 목소리가 떨어졌다.“문세윤 사장님, 효율을 운운하시면서 이런 부실한 자료를 가져오시면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는 거 아닌가요?”문세윤은 재빨리 세라를 흘끗 보고는 반박은커녕 바로 고개를 숙였다.“부사장님 말씀 맞지만 이번엔 전체적인 방향이 맞는지 먼저 여쭤보려고 초안만 가져왔어요.”“방향만 문제없다면 훨씬 디테일하고 완성도 높은 안을 다시 드릴 예정이고요.”우행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의도는 이해합니다만 이 정도 수준이면 저희 쪽에서는 볼 가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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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5화

세라는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말했다.“부사장님도 이 제안서를 부정하신 건 아니잖아요.”“더 세밀하게 다듬으라는 뜻이었고, 제가 부사장님과 일로 마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업무 스타일을 정확히 몰랐을 뿐이에요.”세라는 가볍게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부사장님은 일에서 아주 철저하고 효율적인 분이에요. 오늘 사장님도 충분히 잘하셨어요. 그렇지 않았다면 두 번째 기회를 주지도 않았을 거니까요.”세라의 말에 문세윤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씁쓸하게 말했다.“차라리 이렇게 말하지 그래요? 두 번째 기회를 준 건 본인 덕이라고.”이에 세라는 즉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사장님과 회사의 신뢰도 그리고 포트뉴그룹의 실력이 있으니까요. 그게 부사장님을 움직인 이유죠.”문세윤의 시선은 날카롭게 세라를 꿰뚫었고 말끝에는 묘한 의미가 배어 있었다.“세라 씨는 앞으로 더 잘될 사람이에요. 그러니 그 재주를 헛되게 쓰지 마세요.”세라는 고개를 떨구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앞으로도 많이 가르쳐 주시길 바랄게요.”문세윤은 짧게 웃었다.“다른 말은 필요 없고 제안서는 제대로 만들어 오세요. 부사장님이 두 번째 기회를 주셨지만 세 번까지는 절대 없을 거예요.”“최선을 다할게요.”세라가 바로 대답하자 문세윤은 여자를 한번 훑어보고는 아무 말없이 방을 나섰다.문이 닫히자, 세라의 입가에 남아 있던 미소는 천천히 사라졌다.이윽고 눈빛이 어둡고 차갑게 가라앉았다.오늘 화영을 본 순간 바로 떠오른 것이 있었다.예전에 지엠의 VIP 채팅방을 통해 화영의 동선을 몰래 파악하던 일이 들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오늘 이 자리 자체가 화영이 짠 판일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그렇다면 차라리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멍청한 사람은 애초에 우행 같은 남자 옆에 설 자격이 없을 테니까.지금 상황은 단순했다.화영은 그곳에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하면 됐다.말하지 않아도, 굳이 행동하지 않아도 이미 세라를 누른 완승이었다.그리고 우월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듯 바라보기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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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6화

레스토랑의 다른 프라이빗 룸에서 화영과 우행은 이미 주문을 마친 상태였다.“세라 씨가 면접 본 회사가 포트뉴그룹이었어요?”화영의 질문에 우행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이에 화영은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그럼 승진이 꽤 빠르네요.”입사한 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사장님 바로 옆에서 임씨그룹 협업 프로젝트를 맡고 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우행도 화영의 의도를 알고 있었기에 설명하듯 담담하게 말했다.“희유가 떨어진 사고를 조사할 때, 그 회사에 면접 본 사실을 알게 된 것뿐이에요.”“협력 건은 회사 간 업무일 뿐이고, 그 프로젝트를 걔가 맡은 줄은 나도 오늘 알았어요.”우행 역시 세라가 이 정도의 속도로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이에 화영은 우행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나는 당신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그 문세윤이라는 사장님이 속고 있을까 봐 걱정되는 거예요.”말 한마디만으로도 의중이 전부 드러나자 우행은 짧게 웃었다.“혹시 속고 있었다고 해도 오늘은 충분히 알았을 거예요. 만약 아직도 모른다면 그건 의도가 있는 거겠죠. 누구 탓을 할 문제는 아니니까요.”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문세윤도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고 서로 필요해서 붙어 있는 건 뻔한 사실이었다.이틀 뒤, 화영은 다시 희유를 보러 병원에 갔다.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희유와 함께 등산했던 친구 네 명이 모두 와 있었다.침대 옆에는 송우한이라는 여학생이 앉아 있었고 붉어진 눈가를 보아하니 평소 얼마나 가까웠는지 짐작이 갔다.화영이 들어서자 친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툴고 긴장된 모습으로 인사를 건넸다.화영은 희유의 친구들에게 종종 찾아와 준 것에 대해 고맙다고 인사했다.그러다 문득 한 남학생에게 눈길이 머물렀고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었다.“하생은 이름이 뭐예요?”남학생은 곧장 대답했다.“전 설호영이라고 해요.”‘설호영?’순간 기억이 번쩍 이어졌다.절친한 고객 정석화가 자랑하듯 보여주던 아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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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7화

정석화가 두 번이나 화영을 불렀지만 여자는 얼이 빠져있었는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화영 씨?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놀란 목소리가 들려오자 화영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아니에요. 저 먼저 끊을게요.”화영은 전화를 끊고 나서야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걸 느꼈다.휴대폰을 쥔 손끝까지 차갑게 굳어 있었고 가슴 안쪽에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올랐다.지금 당장 세라를 찾아가 따지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1분 1초도 늦추지 않고 달려가 그 여자를 붙잡고 모든 것을 캐묻고 싶었지만 화영은 오래 걸리지 않아 자신을 억눌렀다.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이 상황에 지금 가봤자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 뻔했다.세라는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었고 이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범인으로 지목할 수 있는 증거는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그저 등산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점 외에는 정말 없었다.그날 세라가 면접을 봤던 건 맞았고 하루 종일 회사에 있었다는 건 회사 기록으로도 증명됐다.그러니 설령 중간에 잠시 나갔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지는 않는다.아무도 직접적으로 세라가 희유를 밀어 떨어뜨리는 것을 본 사람이 없었으니까.희유는 아직도 깨어나지 못했고, 다른 모든 정황 증거는 어디까지나 정황일 뿐 직접적인 증거는 아니었다.이러한 상황에서 화영은 다시 처음부터 모든 흐름을 되짚었다.정석화는 지엠의 모든 VIP 채팅방에 있지는 않았지만 채팅방끼리 서로 이야기를 퍼 나르고 다른 모임에서 들은 소문도 쉽게 돌았다.그렇기에 세라는 분명히 그 어느 방에서 정석화의 아들이 강성과학기술대학 4학년 학생이라는 정보를 들었을 것이었다.그리고 그 루트로 설호영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희유와 같은 학과, 같은 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희유는 며칠 전 화영 때문에 세라에게 몇 마디 따끔하게 말한 적이 있다.세라는 그걸 마음에 담아두었고, 그동안 수집했던 정보를 활용해 정석화에게 접근했다.설마 그 자리에서 바로 다음 날 등산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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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8화

세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사실은요. 며칠 뒤에 저희 대학에서 개교기념행사가 열리는데 학교에서 초대장을 보내왔어요. 그 행사 때문에 돌아온 것도 맞고요.”“그날 화영이도 저와 함께 갈 예정인데 신수 씨가 강성에 한 번 오셔서 화영에게 깜짝선물을 해주면 어떨까 해서요.”“약혼식 때 못 챙겨 드린 축하를 대신 전해드리고 싶었거든요.”신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고 잠시 생각하듯 눈을 내리깔고는 곧 미소를 지었다.“좋아요. 저도 보고 싶었어요. 강성에 가겠다고 하면 일 때문에 바쁘다며 계속 말리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가보면 되겠네요.”그 말에 세라는 확신했다.화영이 강성에서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일부러 신수에게 숨기고 있다는 것.세라는 더 환하게 웃었다.“화영이 정말 좋아할 거예요.”신수도 예의 바르게 말했다.“이렇게까지 우리 화영을 신경 써 주시니 제가 감사하죠.”“친구 사이에 당연한 일이죠.”세라는 휴대폰을 꺼내며 자연스럽게 물었다.“번호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강성에 오시면 미리 연락드리고 준비도 해야 하니까요.”“물론이죠.”신수는 번호를 불러주었고 세라는 저장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빨리 강성으로 돌아가야 해서요.”“그래요. 그러면 강성에서 뵙죠.”신수의 미소는 온화하고 겉보기에 아무런 경계도 없어 보였다.“안녕히 계세요.”세라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신수는 세라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보다가, 테이블 위에 남겨진 전화 기록을 다시 확인하고는 입가에 흥미로운 미소가 서서히 번졌다.“재밌네.”강성과학기술대학의 개교 기념일.우행은 이미 한 달 전 초대장을 받았고, 행사에 앞서 학교 측에서도 다시 전화를 걸어 참석 여부를 확인해 왔다.저녁 식탁에서 우행이 화영에게 말했다.“나랑 같이 가요.”이에 화영은 바로 고개를 들었다.우청아도 강성과학기술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좋아요. 어쩌면 청아 씨랑 장시원 사장님도 볼 수 있겠네요.”“청아 씨는 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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