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Chapter 4861 - Chapter 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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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1화

희유는 자기 생각에 스스로 웃음이 나왔는데 참지 못하고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이에 명우는 고개를 숙여 희유의 머리 위에 입을 맞추며,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뭐가 그렇게 웃겨요?”희유는 엉뚱한 생각을 말했다가 유치하다고 놀림받을까 봐 입을 다물었다.“이제 집에 가야 해요.”명우는 손으로 희유의 얼굴을 감싸고 눈을 마주 보며 물었다.“다음에도 또 피할 거예요?”그러자 희유는 잠깐 눈을 마주치다가 곧 시선을 피하고 고개를 숙였다.“조금 생각해 볼게요.”명우는 잠시 말이 없었다가 천천히 말했다.“괜찮아요. 천천히 생각해요.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요.”희유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체념과 장난스러움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저는 아무리 해도 못 도망칠 것 같아요.”D국에서 명우의 손에 붙잡힌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그럼 둘 다 도망치지 않으면 되죠.”명우는 희유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붙잡힌 건 희유 씨만이 아니니까요.”뜻밖의 말에 희유의 마음이 순간 흔들리며 눈을 감았다가 곧 다시 떴다.“오늘 엄마랑 약속해서 꼭 집에 가야 해요. 더 늦으면 전화 올 거예요.”명우는 짧게 대답했다.“그래요. 그럼 내가 데려다줄게요.”희유는 거절하려던 말을 삼키고는 결국 웃으며 말했다.“좋아요.”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은 너무나 조용했는데 확실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아버님은 어디 가셨어요?”희유가 둘러보며 묻자 명우는 휴대폰을 켰다.메시지가 여러 개 쌓여 있었는데 다 윤정겸에게서 온 메시지였다.[희유랑 잘 있어, 나는 옆집 가서 밥 먹을게. 명빈이도 밖으로 내보냈어. 아무도 방해 안 할 거야!]한 시간 전, 명빈이 남긴 메시지도 있었다.[형, 내가 레스토랑 예약해 놨으니까 희유 씨 데리고 가요.][그리고 희유 씨한테 전해줘요. 회사랑 민래 쪽은 내가 다 정리했다고요. 이제 석유 씨 괴롭히는 일 없을 거라고요. 전에 일은 내가 책임지고 보상한다고요.]명우는 휴대폰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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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2화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명우도 차에서 내려 다가왔다.“올라가진 않을 테지만 대신 부모님께 안부 전해줘요.”가로등 아래, 희유는 물기 어린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 집에 조심히 가세요.”말을 마친 뒤 돌아서 마당 안으로 걸어 들어가다가, 문득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뒤를 돌아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여인도 거의 다 복원됐어요.”“알고 있어요.”명우의 목소리는 낮았고 희유는 웃으며 말했다.“제 말은 이제 매일 박물관에 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에요. 다 끝나면 그때 와서 가져가시면 돼요.”이에 명우는 희유를 바라봤다.“같이 끝내요. 시작한 김에 끝까지 갈이 해요.”희유는 잠시 멈칫했다가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명우의 또렷한 이목구비에 부드러운 기색이 스쳤다.“내일 봐요.”“내일 봐요.”희유는 입꼬리를 올리고,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돌아섰다.위층으로 올라가자, 주강연이 다가와 코트를 받아주며 부드럽게 물었다.“데려다준 사람, 명우 씨지?”베란다에서 어둠 속이라 잘 보이진 않았지만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희유는 고개를 숙인 채 신발을 갈아 신었다.표정은 보이지 않았고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네, 오늘 윤정겸 국장님 집에 하루 있었어요.”주강연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하지만 더 묻지는 않았다.“국장님 건강은 괜찮으시니?”“괜찮으세요.”희유는 고개를 들어 웃었다.“저 옷 갈아입고 올게요.”“그래.”주강연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눈에는 옅은 걱정이 담겨 있었다....다음 날, 석유가 출근하자마자 사무실 분위기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전에는 선을 긋던 동료들이 먼저 다가와 인사를 했고, 커피를 타 주거나 아침 회의 자료를 대신 복사해 주기까지 했다.석유는 이유를 알 수 없어 의아했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다.일을 시작하려던 순간, 나언이 그날 가장 크게 소리치던 동료를 데리고 다가왔다.두 사람 모두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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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3화

회의 시작하기 몇 분 전, 김하운은 그제야 명빈이 회사에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최근 명빈이 석유를 겨냥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회의 자리에서 또 공개적으로 석유를 곤란하게 만들까 봐 걱정됐다.이에 김하운은 미리 메시지를 보내 알려줬다.[사장님 오셨어요.]석유는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무표정하게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망할 놈의 사장, 오늘 회의에서 일부러 시비를 걸기만 해봐.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대로 뺨을 갈겨버리고 바로 사직서 내고 나가버릴 테니까.’그러나 가벼운 명빈의 몸놀림을 떠올리자 혹시 제대로 때리지 못할까 걱정이 됐다.그래서 회의 전에 일부러 보온병 하나를 찾아,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가득 담았다.나간다고 해도 이렇게 비참하게 나갈 수는 없었고, 이 억울함은 반드시 풀고 가야 속이 후련할 것 같았다.회의가 시작되자 많은 사람이 석유가 보온병을 들고 회의실로 들어오는 걸 봤다.그 모습이 어딘가 이상하긴 했지만 뭐가 이상한지는 콕 집어 말할 수 없었다.곧 석유는 회의실에 들어와 김하운 옆자리에 앉아 보온병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김하운이 물었다.“물은 준비돼 있지 않나요?”석유는 담담하게 답했다.“날씨가 쌀쌀해서 따뜻한 물이 마시고 싶어서요.”김하운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어제까지만 해도 석유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걸 봤기 때문이다.곧 명빈이 들어오자 회의실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대화를 멈추고는 행동을 단정하게 했다.명빈은 문을 들어서자마자 석유 앞에 놓인 보온병을 눈치챘는데, 아마도 그 보온병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왜냐하면 탁자 위에는 다 구비된 생수만 가지런히 놓여 있었는데 검은색 보온병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어 시선을 자꾸 강탈했다.명빈은 쭉 한 번 훑어본 뒤 시선을 거두고 자리에 앉아 회의를 시작했다.회의 내내 김하운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명빈의 표정을 살피며 언제 석유에게 시비를 걸지 몰라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반면 석유는 침착하게 회의록을 작성하고 있었다.회의의 마지막 안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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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4화

그 말에 석유의 몸이 순간 굳었다.명빈이 싫긴 했지만 뒤에서 험담하던 말을 들킨 건 역시 조금은 민망했다.곧 김하운이 급히 돌아보며 말했다.“사장님, 석유 씨는 그런 뜻이 아니고요. 그게 아니라...”“됐어요.”명빈이 말을 끊었다.“굳이 대신 설명할 필요 없어요. 석유 씨가 무슨 생각하는지는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명빈은 서류 뭉치를 손에 든 채 다가왔고, 차가운 눈으로 석유를 내려다보며 말했다.“내가 좋은 사람은 아닐지 몰라도 굳이 음흉한 짓까지 할 필요는 없어요.”“이번 책임자는 내가 직접 정한 거예요. 누가 석유 씨를 괴롭히면, 바로 나한테 와요.”말을 마친 뒤, 서류를 석유 앞에 내밀었다.“유민래 일로 마음 상한 건 알겠어요. 그건 신경 쓰지 말아요.”석유는 손을 들어 서류를 받았다.민래 이야기가 나오자 순간 고개를 번쩍 들었지만 명빈은 이미 등을 돌린 뒤였다.김하운은 긴장이 풀린 듯 웃으며 말했다.“이런 거였네요.”“사장님이 직원들 사이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방치할 리 없죠.”“이번에 새 프로젝트를 맡긴 것도, 석유 씨가 겪은 일을 보상해 주려는 거였던 거네요.”김하운의 명빈에 대한 존중이 한층 더 깊어진 순간이었다.석유는 표정이 싸늘하게 식은 채, 손에 든 서류만 내려다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에 집에 돌아온 뒤, 희유와 이야기를 나누던 석유가 일부러 물었다.“명빈 씨 또 만났어?”희유는 고개를 돌리며 바로 대답했다.“언니, 어떻게 알았어요?”석유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역시 그래서 그랬네.”‘그 인간이 갑자기 태도를 바꿀 리가 없지.’희유는 머쓱하게 웃으며 물었다.“언니, 무슨 일 있었어요?”“좀 이상해.”석유가 담담하게 말하자 희유가 눈을 크게 떴다.“또 괴롭힌 거 아니에요?”석유는 눈썹을 가볍게 치켜올렸다.“나랑 부딪혀야 정상인데 지금은 오히려 이상해.”알쏭달쏭한 말을 하는 석유에 희유는 완전히 혼란스러워졌다.“걱정하지 마. 별일 없어.”석유가 가볍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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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5화

석유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그리고 마침 우한이 다가오자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오랫동안 준비해 온 신규 프로젝트였기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순조롭게 진행될 예정이었다.하지만 석유가 맡고 나서는 생각처럼 순탄하지 않았다.첫 번째로 협력사를 방문했을 때였다.상대측 책임자는 40대 중반의 전무였는데, 석유를 맞이하는 태도부터 거만하고 차가웠다.“이 회사에는 사람이 없나요? 정 안 되면 김하운 본부장이라도 있잖아요.”“이렇게 큰 프로젝트를 왜 석유 씨한테 맡긴 거죠? 감당은 할 수 있어요? 경험은 있고요?”상대는 석유가 단정하게 차려입긴 했지만, 얼굴은 아직 앳된 신입으로 보였기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았다.상대측에서 그저 아무나 보냈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이에 석유는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말했고, 태도는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았다.“제가 책임자를 맡을 수 있는지는 협업을 해보시면 자연스럽게 아시게 될 거예요.”“혹시 제가 부족하거나 실수가 있으면, 전무님께서 저희 사장님께 직접 연락해서 책임자를 교체하셔도 돼요.”황영상은 석유가 명빈을 들먹이며 자신을 압박한다고 생각했는지 건조하게 웃으며 말했다.“석유 씨 같은 아가씨는 사장님 옆에서 비서나 하는 게 적당해요. 이런 큰 프로젝트는 꽤 힘들거든요. 괜히 끼어들지 말고 김하운 본부장 부르세요.”황영상 옆에 앉아 있던 몇몇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슬며시 웃었다.모두 그 뜻을 알아들었다.석유를 도와주는 비서도 그 말을 이해했다.석유가 외모로 명빈을 홀려서 이 자리를 얻었다는 의미였다.이에 비서는 화가 나서 말했다.“전무님, 그 말씀은 좀 지나치신 것 같아요.”황영상은 석유가 준비해 온 협력 제안서를 손에 들었으나, 한 번도 보지 않고 그대로 밀어냈다.“사장님께서 협력 의지를 제대로 보여주셔야죠. 이 프로젝트는 양쪽 모두 오랫동안 준비한 일이고, 회사의 향후 방향이 걸려 있어요.”“저희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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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6화

그 말에 잠깐 망설였지만, 결국 석유가 블루드에 황영상을 만나러 간 일을 털어놓았다.“황 전무님이 석유 씨를 안 좋게 보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블루드 같은 데로 부른 거 보면, 분명 좋은 의도는 아니에요.”명빈은 미간을 찌푸렸다.석유는 술이 아주 약하다는 게 떠올랐다.괜히 욱해서 술이라도 마셨다간 큰일이었다.또한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희유가 가만있지 않을 게 뻔했다.이러한 생각이 든 명빈은 바로 몸을 돌렸다.“김하운 본부장은 회의 중이죠. 내가 직접 가보죠.”명빈의 말에 비서의 얼굴이 밝아졌다.“감사드려요, 사장님.”명빈은 내키지 않는 얼굴로 차에 올라 블루드로 향했다.회사에서 나올 때 이미 퇴근 시간이라 길이 막혔고, 하늘은 금세 어두워졌다.시간을 확인한 뒤, 앞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을 바라보며 짜증이 올라왔다.괜히 그 시간에 회사에 갈 게 아니었다.안 갔으면 이런 일도 몰랐을 테고, 이렇게 길에서 시간 낭비할 일도 없었다.하지만 만약 가지 않았고 석유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면 그건 더 큰 문제였다.겨우 신호가 바뀌고 도로 상황이 괜찮아 지자 명빈은 곧바로 차를 비집어 넣듯 앞으로 치고 나갔다....석유는 서류를 들고 황 전무가 있는 룸을 찾아갔다.안에는 다섯, 여섯 명이 앉아 있었고 블루드 여직원도 세 명 있었다.방안에는 연기와 술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찔렀다.거기에 번쩍이는 조명까지 더해지자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황영상은 석유가 혼자 온 걸 보고 의외라는 듯 웃었다.“사장님께서 혼자 보내도 괜찮다고 생각했나 보네요.”석유는 단호하게 말했다.“사장님은 바쁘세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어요. 제가 감당 못 하면 굳이 말씀 안 하셔도 제가 먼저 물러날 거예요.”황영상은 석유의 말에 대수롭지 않다는 듯 눈썹을 치켜떴다.“오셨으니까 몇 분 소개해 드리죠.”황영상은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소개했다.눈짓을 주자,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어설픈 표준어로 웃으며 말했다.“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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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7화

명빈은 석유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눈썹을 살짝 올렸다.“가죠.”석유가 자신한테도 이렇게까지 말 길게 해본 적 없는데, 황영상이 뭐가 대단해서 이 난리를 치는 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아, 아니, 잠깐만요.”황영상이 급히 석유를 붙잡았다.아까의 거만한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얼굴에는 비위를 맞추는 기색으로 가득했다.“제가 아까 술을 좀 많이 마셔서 그런지 말을 제대로 못 했네요. 제가 직접 회사로 가서 서명하려고 했던 거예요.”그러고는 곧장 명빈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혔다.“사장님, 제가 감히 협업을 망칠 리가 있겠나요? 그건 제 앞길도 같이 망치는 거잖아요.”명빈은 눈을 가늘게 뜨고 황영상을 바라보며 비웃었다.“이제야 정신이 드셨나 보네요. 전 또 몇 잔 마셨다고 자기 위치도 모르고 설치는 줄 알았어요.”꽤 묵직한 돌직구에 황영상는 억지웃음을 지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제 잘못이에요. 사장님, 부디 노여워하지 마세요.”주변 사람들도 하나둘 다가와 명빈에게 인사를 건넸고, 황영상을 두둔하며 분위기를 수습하려 애썼다.결국 명빈과 석유를 소파 쪽으로 모셔 앉혔다.명빈은 느긋하게 소파에 기대앉아 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했다.“저도 일정이 있어서요. 서명부터 빨리 진행하시죠.”황영상은 명빈에게 담배를 붙여주며 서둘러 설명했다.“서명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도장도 필요해서요. 지금 사람을 보내 회사에서 가져와라고 했으니 곧 도착할 거예요.”“사장님께서 바쁘시면 먼저 가셔도 돼요. 도장 찍고 나서 석유 씨께 전달하죠.”명빈은 석유를 한 번 바라봤다.“그러면 여기서 기다리죠.”이 한마디로 석유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자 황영상은 어색하게 웃으며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훔쳤다.석유는 이런 사람들의 태도 변화가 익숙했고, 굳이 상대할 생각도 없었다.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 명빈에게 말했다.“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이에 명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석유가 자리를 뜨자 황영상 일행은 명빈을 둘러싸, 담배를 권하고 술을 따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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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8화

석유가 화장실에서 나왔을 때, 복도에서 누군가가 뒤따라왔다.석유는 뒤를 돌아 한 번 쳐다봤다가 바로 시선을 거뒀다.하지만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몸도 긴장감으로 굳었다.도철민은 몇 걸음 빠르게 다가와 금세 석유와 나란히 걸었다.술기운이 섞인 거친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비웃음이 담겨 있었다.“아까부터 너인 것 같았는데 진짜일 줄은 몰랐네. 어쩐지 이 몇 년 동안 안 보이더라니 강성에 있었구나!”“네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유학 갔다고 하던데? 둘이서 나 속인 거지? 일부러 나 피한 거 아니야?”도철민이 무슨 말을 하든 석유는 전혀 대꾸하지 않고 걸음을 더 재촉했다.“석유야, 몇 년 만에 보니까 더 예뻐졌네, 몸매도 더 좋아졌고!”도철민의 목소리에는 묘하게 불쾌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석유의 얼굴이 순간 싸늘하게 가라앉더니 곧바로 손을 들어 옆에 있는 도철민의 얼굴을 향해 그대로 휘둘렀다.도철민은 놀라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결국 석유의 주먹이 눈가를 스치고 지나갔다.갑작스러운 공격에 도철민은 손으로 눈가를 만지며 얼굴을 굳혔다.“이제 나한테 손까지 대네? 좀 컸다고 이러는 거야?”석유는 어두운 눈빛으로 도철민을 노려봤다.“이번 생에 다시는 제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그 말에 도철민은 벽에 기대어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내가 가지고 있는 건? 그것도 신경 안 쓸 거야?”그 말이 뭔지 잘 알고 있는 석유는 공허하면서도 싸늘한 눈빛으로 도철민을 바라봤다.눈에는 증오와 혐오,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까지 뒤섞여 있었고, 예전의 침착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도철민은 석유의 이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손을 들어 가볍게 어깨를 털며 능글맞게 말했다.“요즘 나도 강성에 있으니까 한번 보자. 번호 안 바꿨지? 내가 연락할게.”그 말을 마친 도철민은 돌아서서 떠났다.석유는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룸으로 돌아갔다.황영상이 회사에 도장을 가지러 보낸 사람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도철민은 사람들과 함께 명빈을 둘러싸며 아부와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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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9화

명빈은 석유의 어깨를 한 번 더 밀어봤다.석유는 깊이 잠든 상태였고 깨어날 기미는 전혀 없었다.게다가 안색도 창백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아까 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이 상태였고 이는 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왜 갑자기 자신을 이렇게까지 취하게 만든 걸까?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명빈은 석유를 내려다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이때 황영상이 다가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사장님, 석유 씨는 어디가 안 좋은 거예요?”명빈은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틀어 뒤에 있는 석유를 가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몸이 좀 안 좋은가 봐요.”목소리에는 약간 짜증이 섞여 있었다.“도장 가지러 간 사람은 언제 오죠?”그러자 황영상은 서둘러 말했다.“곧 올 거예요! 곧 와요!”명빈은 뒤를 돌아 한 번 더 잠든 석유를 바라봤다.“서류는 여기에 두죠. 사인하고 도장 찍어두시면 나중에 사람이 와서 가져갈 거예요. 석유 씨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먼저 데리고 갈게요.”“네, 네!” 황영상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말투로 묻자 명빈은 대충 넘기듯 대답했다.“석유 씨 어디가 안 좋은 건가요? 병원이라도 가보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괜찮아요.”그러나 막상 석유를 데리고 나가려니 난감했다.‘이 상태로 어떻게 데리고 가지?’황영상이 석유 쪽을 힐끔 보는 걸 보자, 명빈은 이를 악물고 손을 뻗어 석유를 그대로 안아 올리고는 큰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걸음은 마치 누가 뒤에서 쫓아오는 것처럼 빠르고 급했다.석유는 본능적으로 한 번 몸을 비틀어 하마터면 명빈의 팔에서 떨어질 뻔했다.이에 명빈은 손으로 석유의 허리를 단단히 잡아 더 꽉 끌어안았다.일단은 여기서 빨리 나가는 게 먼저였다.두 사람이 나가자마자 주변 사람들이 몰려와 황영상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연인끼리 싸운 것 같네요.” 황영상이 의미심장하게 웃자 한 사람이 물었다.“그 여자 진짜 명빈 사장님 여자친구예요?”“저렇게 안고 나가는데 아니면 뭐겠어요?”황영상은 오늘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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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0화

주차장에 도착하자 명빈은 석유를 안은 채 자신의 차를 찾았다.차를 찾아 뒷좌석에 석유를 내려놓고서야 한숨 돌렸다.석유는 좌석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얼굴을 팔 사이에 파묻고 있었다.“이 와중에 창피한 건 알아요?”명빈은 한마디 툭 던지고 문을 닫으려다, 문득 뭔가 떠올린 듯 잠시 망설였다.결국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석유 위에 덮어줬다.평소에 서로 눈에 거슬려도 어쨌든 남자인데 이 정도 매너는 있어야 했다.덮어준 뒤 명빈은 운전석에 올라앉았지만 다시 고민에 빠졌다.‘이제 어떻게 하지? 어디로 데려가야 하지?’‘희유 씨에게 전화하면, 일부러 석유에게 술 먹였다고 오해하지 않을까?’‘희유 씨가 또 아버지나 형한테 가서 말하면...’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픈 명빈은 호텔로 데려가기로 했다.차에 시동을 켜고 블루드 근처에 있는 호텔을 찾아갔다.방을 따로 잡을 필요도 없이 VIP 카드로 바로 체크인했다.반쯤 끌고 반쯤 안다시피 해서 석유를 위층까지 데려갔다.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봤지만 명빈은 속에서 올라오는 짜증을 꾹 눌렀다.겨우 방에 들어와 석유를 침대 위에 내려놓고 나서야 완전히 숨을 돌렸다.“엄마...”잠든 석유가 또 중얼거리자 명빈은 이불을 끌어와 덮어주며 비꼬듯 말했다.“오늘 진짜 엄마 노릇까지 다 하게 하네.”그렇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이유가 없었다.“그 사람 무슨 일이 있어도 죽여버릴 거야.”석유는 눈을 감은 채, 창백한 얼굴로 갑자기 중얼거렸다.이에 명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몸을 숙여 물었다.“누구를 죽인다는 거예요?”‘설마 나 죽이겠다는 건 아니겠지? 둘 사이에 좀 껄끄러운 건 있어도, 목숨까지 노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이 여자, 설마 성격 문제 있는 거 아닌가?’명빈이 대답을 기다리는 순간, 석유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차갑고 부드러운 입술이 그대로 명빈의 뺨을 스쳤고, 남자는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리고 누가 뺨을 때린 것처럼 놀라 뒤로 물러나다가 거의 넘어질 뻔했다.얼굴은 순식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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