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4891 - 챕터 4900

5026 챕터

제4891화

명우를 보자마자 휘훈은 담배를 권하고 차를 따르며 부산스럽게 움직였다.“사장님, 이렇게 뵙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해성에 있을 때부터 이미 유명하다는 얘기 많이 들었어요.”“앞으로 강성으로 오게 되면 많이 챙겨주세요. 사장님 덕분에 온 거니까, 앞으로는 무조건 사장님만 따를게요. 절대 배신 같은 건 없을 거예요!”백하는 더는 듣고 있기 힘들다는 듯 말을 끊었다.“그만 좀 해. 네가 배운 그 번지르르한 말투, 명우 씨한테 쓰지 마. 그런 거 안 통하는 사람이야. 그냥 묵묵히 일이나 잘해. 그게 제일이야.”그러자 휘훈은 전혀 개의치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좋은 인상 남기고 싶어서 그래요. 제가 여기로 올 수 있었던 것도 다 사장님 덕분이고 아까 한 말도 전부 진심이에요.”“너무 느끼해서 못 듣겠어.”백하가 질색하며 말하자 명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내 밑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니까, 자기 일만 제대로 하면 돼요.”“네, 그럴게요!”휘훈이 겸손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명우 옆에 서 있던 희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휘훈이 느끼하다기보다 오히려 귀엽게 느껴졌다.“이렇게 선녀처럼 예쁘신 분은 누구세요?”휘훈이 웃으며 희유를 바라보자 백하가 대신 소개했다.“내 동료야, 진희유 씨. 그리고 명우 씨 여자친구이기도 해. 네가 여기로 올 수 있었던 것도 사실 가장 고마워해야 할 사람은 희유 씨야.”희유는 여자친구라는 말에 순간 멈칫하며 본능적으로 명우를 바라봤다.이에 명우는 바로 희유의 손을 잡았다.자신이 시킨 말은 아니라는 듯한 의미였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와, 그럼 완전 은인이네요!”휘훈이 과장된 표정을 지었다.“앞으로 누나라고 부를게요. 저를 동생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누나가 한마디만 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갈게요!”결국 희유는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웃으며 입을 가렸다.그 반응에 주휘훈은 머리를 긁으며 웃었다.“제가 뭐 잘못 말했어요? 누나 왜 웃어요?”“창피하네, 진짜!”백하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탄식했다.
더 보기

제4892화

희유는 앞쪽 도로 상황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등받이에 기대서 좀 쉬어요. 도착하면 제가 깨워줄게요.”명우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등받이에 기대면서도, 여전히 짙은 눈으로 희유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러다가 입술을 살짝 다문 채 갑자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희유야, 나 원망해?”예전처럼 자신에게 반말하는 명우에 희유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마치 둘이 사귀던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반짝이는 네온사인이 희유의 또렷한 이목구비 위로 스쳐 지나가며 몽환적인 빛을 드리웠다.불빛이 지나가고 따뜻한 노란빛으로 바뀌었을 때도, 그녀는 여전히 맑고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개를 돌려 명우를 바라봤다.“정말 많이 마셨네요.”명우는 눈을 내리깔고 옅게 웃으며 천천히 눈을 감더니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항상 내가 뒤에서 따라갔잖아. 네가 앞에서 운전하고. 근데 오늘은 드디어 네 차를 타네.”희유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어때요?”“기분이 아주 좋아.”명우의 낮고 거친 목소리가 이어졌다.희유의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며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였다.무엇보다도...“이젠 놓칠 걱정 안 해도 되잖아.”그 말에 희유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고 옅은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가 굳어지더니 조용히 말했다.“눈 감고 좀 자요. 말하지 말고요.”명우가 다시 물었다.“내가 잠들면 나 두고 가버릴 거야?”희유가 피식 웃었다.“내가 가면 누가 운전해요? 걱정 마요. 아무리 제가 못돼도 길바닥에 두고 가진 않아요.”명우는 그런 희유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약속해.”그 진지한 말투에 희유는 더 이상 농담을 이어갈 수 없었다.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 안의 온도를 몇도 더 올리고는 신호 대기 중에 옆을 바라봤다.명우는 고개를 기울인 채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미 잠든 것처럼 보였다.하지만 늘 경계심을 유지하는 습관이 몸에 배서 그런지 깊이 잠들지는 않았다.희유는 명우의 또렷한 옆모습을 바라보다가 문득 마음이 아려왔다.곧
더 보기

제4893화

“내일 시간 있으면 우리 집에 놀러 와요.”여자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요리해서 줄게요. 같이 먹어요.”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가 난처한 듯 웃었다.“요즘 젊은 사람들은 주말에 자기 일정이 있어. 너무 부담 주지 마.”여자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위아래 층에 살아서 자주 보는 게 뭐가 문제야? 그리고 나 안 젊어? 지금 나 늙었다고 생각하는 거야?”“아니야. 당신도 젊고 예뻐.”남자가 급히 말했다.“그러면 아까 말은 무슨 뜻인데?”여자는 물러서지 않았다.체구가 작고 귀여운 외모라 투정을 부리는 모습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사랑스러웠다.희유는 둘이 다툴 것 같자 얼른 말했다.“네, 시간 되면 꼭 갈게요.”그 말에 여자가 바로 희유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희유 씨, 정말 착하네요.”희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오늘 다들 술에 취한 건가?’명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희유의 손을 더 꽉 잡고 담담하게 말했다.“우리 집에도 놀러 오세요.”그 말에 희유는 놀란 눈으로 명우를 바라봤다.명우는 원래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아니었다.정말로 술을 마시니 정말 사람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이에 맞은편 여자가 기뻐하며 대답했다.“좋아요! 좋아요!”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부부는 인사를 나누고 먼저 내렸다.희유는 그런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부러움을 느꼈다.여자는 밝고 활발했고 남자는 차분했다.겉으로는 여자의 적극적인 태도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지만, 눈빛과 말투에는 애정과 포용이 가득 담겨 있었다.아마 가장 이상적인 결혼이 이런 모습이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부러워할 필요 없어.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어.”명우가 갑자기 말하자 희유는 놀라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명우의 깊고 또렷한 눈과 마주치자 얼굴이 붉어졌다.그래서 손을 빼려고 했지만 오히려 더 꽉 잡혔다.다행히도 엘리베이터가 곧 도착했고 희유는 먼저 밖으로 나갔다.희유는 명우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바로 돌
더 보기

제4894화

희유는 잠을 자는 내내 편하지 않았다.온몸이 쑤시고 아팠고 몸은 계속 붙잡혀 있는 상태였다.하지만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었다.꿈 속에서 가끔 벗어나려 했지만 오히려 더 꽉 끌어안겼다.그러자 희유는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며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커튼이 드리워져 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얼마나 잤는지도 몰랐고 무거운 눈꺼풀을 겨우 들어 올렸을 때 방 안은 어둑하고 흐릿했다.곧 명우의 손이 희유의 얼굴을 감싸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깼어?”희유는 몽롱한 눈으로 명우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더니 재빨리 이불을 끌어 올려 머리까지 뒤집어썼다.그러나 명우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에 힘을 주었다.그러자 희유의 몸이 그대로 끌려가 남자의 품에 부딪혔다.같은 침대 위에서 어디로 도망칠 수 있겠는가?어둠 속에서 희유는 명우의 쇄골 아래로 번져 있는 짙은 붉은 흔적을 보았다.그 순간 머리가 멍해지며 온몸에 힘이 풀렸다.그때 갑자기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고 고요한 방 안의 적막을 깨뜨렸다.희유는 이불을 살짝 들추고 휴대폰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명우는 이미 몸을 돌려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발신자를 확인하자마자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러고는 곧 전화를 희유의 귀에 가져다 댔다.그러나 희유는 누가 전화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눈을 크게 뜨고 명우를 바라보고 있었다.명우는 희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고, 전화기 너머에서 윤정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희유야, 방금 식당에서 점심 먹다가 옆집 아들 봤어. 너도 한 번 봤잖아. 어땠어?]희유는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누구 아들이라고? 어디서 봤다고? 뭐가 어떻다는 거지?’명우의 눈썹이 더 깊이 찌푸려졌다.‘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아, 네.”희유는 뭐라 답해야 할지 몰라 대충 얼버무렸다.[승일이는 아버지를 닮아서 외모도 괜찮고 무엇보다 집안이 확실해. 어릴 때부터 내가 지켜봤는데 인성은 걱정할
더 보기

제4895화

“기다려.”명우가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답하자 희유는 숨을 들이켰다.‘그런 뜻이 아니었는데.’하지만 남자는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큰 체격이 그대로 희유에게 덮쳐버리며 여자의 입을 막아버렸다.정신없이 입맞춤을 당하던 중, 희유는 갑자기 윤정겸의 말을 떠올렸다.집에서 이미 점심을 먹었다고 했던 말.이미 낮이었지만 명우에게 그런 것 따위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석유는 야근을 늦게까지 한 바람에 다음 날에 늦게 일어났다.그리고 아래층에 내려와서야 희유가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우한도 없었고 집 안은 조용하기만 했다.이에 석유는 휴대폰을 들어 희유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동안 벨이 울린 뒤에야 희유가 전화받았다.[언니!]목소리에 약간의 다급함이 묻어 있었고 석유는 눈을 가늘게 떴다.“어디야?”[저, 저...]희유는 한참을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석유는 이미 짐작하고 있었는지 눈빛이 어두워지며 담담하게 말했다.“됐어. 끊어.”[언니!]희유가 갑자기 부르자 석유는 곧바로 대답했다.“왜?”방금의 차가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걱정이 묻어 있었다.이에 희유가 천천히 말했다.[저 그 사람 많이 사랑해요.]그 한마디를 직접 듣자 석유의 가슴은 순간 아려왔다.“알아.”석유는 낮게 대답했고 희유는 뭔가 더 말하려다가 멈췄다.잠시 후, 평소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언니 평소에 너무 바쁘잖아요. 주말인데 좀 쉬어요. 저녁에 돌아갈 거니까 같이 밥 먹어요.”“응. 기다릴게.”전화를 끊고 나서 석유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손끝이 희미하게 하얗게 질렸다.소파에 앉아 익숙한 공간을 바라보았는데 늘 보던 광경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다.오늘을 기점으로 이제 희유는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그렇다면 내가 이 도시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저녁이 되자 희유는 우한도 불러냈고, 세 사람이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건 오랜만이었다.밤의 영롱각은 불
더 보기

제4896화

두 사람이 돌아왔을 때, 주황색 외투를 입은 한 남자가 우한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누나, 혼자예요? 이렇게 낭만적인 밤에 같이 있는 사람이 없다니. 저랑 같이 있을래요?”“노래도 하고 춤도 출 수 있는데. 누나 즐겁게 해줄 자신 있어요!”“지금 바로 하나 보여줄까요? 뭐 보고 싶은지 말만 해요!”우한은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저 친구 있어요.”“친구 있어도 서로 알아가는 데엔 문제없잖아요.”남자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 몸을 느슨하게 기대며 능글맞게 웃었다.“누나, 눈이 정말 예쁘네요. 오늘 밤 별처럼 반짝여요!”느끼한 작업 멘트에 우한은 결국 눈을 굴렸다.그러다가 고개를 들자 희유와 석유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고, 곧바로 옆의 남자에게 말했다.“관심 없어요. 친구 왔어요.”“누나 왜 이렇게 화를 내요? 친구 소개 좀 해줘요. 이따 같이 노래방 가도 좋고, 아니면 여기서 제가 불러도 되고요.”남자는 강 쪽을 등지고 있어 뒤에서 다가오는 사람을 보지 못한 채 여전히 집요하게 우한을 괴롭혔다.“도대체 왜 이래요?”우한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노래 듣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가요!”“제가 어때서요? 누나가 원하는 거 한번만 말해보라니까요.”남자가 능글맞게 웃던 순간, 의자째로 걷어차이며 그대로 땅바닥에 엎어졌다.“악!”남자는 바닥으로 굴러떨어져 꽤 많이 고통스러워했고 더 이상 웃지도 못했다.희유는 석유가 다리를 드는 순간 불길함을 느꼈지만, 말릴 틈도 없이 발차기 한번에 남자를 날려버리는 걸 보고 말았다.남자는 바닥에 앉은 채 놀란 눈으로 석유를 올려다봤다.석유는 원래도 또래 여자들보다 키가 컸고, 검은 외투를 입은 채 짧은 머리 아래 드러난 얼굴은 날카롭고 냉정했다.그 분위기 자체가 사람을 압도하고 있었다.석유가 다가오자 남자는 얼굴이 굳으며 급히 말했다.“저, 영상 찍는 거예요! 진짜예요! 그냥 숏폼 하나 찍은 거예요!”말을 마치고는 뒤를 가리켰다.“저기 친구 있어요!”뒤쪽에서 휴대폰을 든 사람이 뛰어와 바닥
더 보기

제4897화

우한은 술을 마셔서인지 더 수다스러워졌고, 얼굴에는 취기가 어린 기색이 감돌았다.비가 내린 뒤의 강성은 평소보다 훨씬 고요해 보였다.석유는 차를 몰며 뒷자리에서 장난치는 두 사람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그 소리를 듣자 마음이 오랜만에 잔잔하게 가라앉았다.석유는 누군가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었고, 이 도시 역시 석유에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소속감을 주고 있었다....월요일 오전, 석유는 일을 하던 중, 갑자기 어머니인 백나라의 전화받았다.[석유야, 얼른 집으로 와. 외할머니가... 지금 많이 위독하셔.]울음을 참는 목소리에 석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알았어요.”전화를 끊은 뒤, 석유는 침착하게 본인이 하던 일을 정리해 비서에게 넘겼다.그리고 김하운에게 가서 휴가를 요청한 뒤, 곧바로 공항을 향해 성주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희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집에 일이 있어 잠깐 다녀온다는 내용이었고 희유는 혹시라도 본인이 도와줄 만한 일이 있냐며 걱정했다.[필요 없어. 처리하고 바로 돌아갈게.]석유는 희유가 성주에 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자신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외할머니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 질 무렵이었다.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손주들이 모두 와 있었지만, 저택 전체에는 무겁고 답답한 공기가 감돌고 있었다.석유의 외가는 백씨 집안이였고, 성주에서도 이름 있는 집안이었다.도우미가 석유가 왔다고 알리자 강옥자의 방에서 나온 백나라는 눈이 퉁퉁 부은 채 여자를 바라봤다.그리고 손을 뻗으며 말했다.“석유야...”그러나 석유는 한 걸음 물러서며 그 손을 피했고 눈빛은 담담하게 식어 있었다.“지금 상태는 어떠세요?”백나라는 그 차가운 태도에 가슴이 무너진 듯 입을 막고 울었다.“들어가 봐. 할머니가 너랑 단둘이 이야기하고 싶대...”석유는 백나라를 지나쳐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옥자는 침대에 누운 채 눈을 감고 있었다
더 보기

제4898화

다음 날, 명빈은 회사에 출근했다가 김하운이 와서 HM그룹과의 협력 건을 보고하는 것을 보고는 무심하게 물었다.“하석유 씨는요? 이거 원래 하석유 씨 담당 아니었어요?”‘또 황 전무한테 괴롭힘당한 건가?’그러자 김하운이 답했다.“본가에 일이 있어서 며칠 휴가 내고 내려갔어요.”‘성주로 돌아갔다고?’명빈은 갑자기 도철민이 떠올라 고개를 들며 눈살을 찌푸렸다.“언제 갔어요?”“어제요.”‘아무 이유 없이 성주에 갈 리가 없는데, 설마 도철민이 또 찾아간 건가?’‘이 바보 같은 여자가 또 무슨 충동적인 짓을 할지 모르겠네.’김하운이 나가자 명빈은 휴대폰을 들어 석유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세 번 울리자마자 끊겼다.이에 명빈은 욕을 내뱉고 다시 전화를 걸었고, 석유는 또 전화를 끊고 메시지를 보냈다.[일 있으면 김하운 본부장님을 찾아가세요.][전화받아요.][집안일 때문에 통화 어려워요.][무슨 일인데요?]명분의 질문에 석유는 답하지 않았다....석유의 아버지인 하호훈은 출장 중이었다가, 강옥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다음 날 밤에야 돌아왔다.집에 들어오자 석유를 보고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도 왔구나. 그래, 와야지. 외할머니가 어릴 때부터 널 많이 아꼈잖아.”하호훈은 늘 사업 때문에 바빴고 오랫동안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 석유와 함께하는 시간은 적었다.그래서 부녀 사이도 평범한 집처럼 깊지는 않았다.게다가 어머니와 도철민의 일을 알게 된 뒤로. 석유는 아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늘 어려웠다.그래서 그저 담담하게 고개만 끄덕였다.하호훈 역시 석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저녁도 함께하지 않고 급히 말했다.“백씨 저택에 잠깐 다녀올게. 오늘 밤은 거기서 네 엄마랑 같이 있을 거야. 너는 몸 잘 챙기고, 내일 기사 보내줄게.”“괜찮아요. 제가 직접 운전해서 갈게요.”“그래.”두 사람의 대화에는 어딘가 예의만 남아 있고 거리감이 있어 보였다.이에 하호훈은 더 말하지 않고 곧바로 떠났다.밤이 되자 석
더 보기

제4899화

석유는 세수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강옥자 장례식에 갈 준비를 했다.집에는 차가 세 대 있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한 대씩 끌고 나갔고, 석유의 차는 오랫동안 운전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이에 석유는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가기로 했다.막 집을 나서자마자 차 한 대가 앞으로 와 멈춰 섰다.정장을 입은 도철민이 차에서 내려서는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석유야, 엄마가 너 데리러 오라고 해서 왔어. 장례식 가야 하잖아.”“엄마가요?”석유가 차갑게 되물었다.“당연히 네 엄마지.”도철민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아니면 내가 네가 집에 온 걸 어떻게 알겠어?”석유의 얼굴은 더 차갑게 식었다.가을바람처럼 싸늘한 눈빛이 도철민을 스쳤는데 마치 갈기갈기 찢겨버릴 듯한 시선이었다.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빠르게 앞으로 걸어갔다.“석유야!”도철민이 뒤에서 따라오며 말했다.어른인 척하는 관용과 체념이 섞인 목소리였다.“지금은 택시 잡기 어려워. 애처럼 굴지 말자. 시간 놓치면 어떡해.”석유는 도철민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순간 몸을 돌려 차갑고 혐오스러운 눈으로 남자를 노려봤다.“지난번 교훈으로 부족해요? 가까이 오지 마요.”“왜 부족하겠어? 석유야, 그때 너 진짜 세게 때렸잖아. 나 열흘이나 누워 있었어.”도철민은 웃으며 말했고, 전혀 민망해하는 기색도 없었다.“오늘은 다른 뜻 없어. 진짜 네 엄마가 보내서 온 거야. 네 엄마는 움직일 수가 없고 또 너 걱정돼서 그런 거야.”“꺼져요.”석유가 차갑게 내뱉었다.“석유...”도철민이 손을 뻗어 석유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옆에서 누군가 빠르게 걸어왔다.키 큰 남자가 몇 걸음 만에 다가와 곧장 주먹을 들어 도철민의 얼굴을 가격했다.동작은 빠르고 거칠었기에 도철민은 반응할 틈도 없이 비틀거리다 바닥에 세게 넘어졌다.석유는 놀란 눈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다.명빈이었다.명빈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검고 길게 찢어진 눈에는
더 보기

제4900화

길 위에서 명빈은 차를 몰며 말했다.“그 도철민이 한 말, 꼭 사실일 거라고는 생각 안 해요. 석유 씨 어머니가 그 사람을 보내서 데리러 오게 했을 리 없잖아요. 한 번 물어보는 게 좋지 않아요?”“안 물어봐요.”석유는 창밖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좀 고집 그만 부려요! 혹시 오해일 수도 있잖아요, 도철민이 이간질한 거면 어떡해요?”명빈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석유는 그런 명빈을 한 번 흘겨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명빈은 점점 답답해졌다.“말 좀 해요. 생각이 있으면 말로 해야지, 왜 계속 입 다물고 있어요!”석유가 낮게 말했다.“할 일 없어요? 왜 남 일까지 다 신경 써요.”명빈은 이를 꽉 물었다.“희유 씨가 석유 씨 좀 챙겨달라고 해서 이러는 거지, 아니었으면 내가 왜 신경 쓰겠어요?”할 일 다 미루고 성주까지 왔는데, 석유는 고마워하긴커녕 계속 냉랭한 태도만 보이고 있었다.“이건 제 집안일이에요. 일하고는 상관없어요. 무슨 일이 생겨도 명우 씨 책임 아니에요. 그리고 희유는 그런 걸로 판단이 흐려질 사람이 아니고요.”석유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다.“그리고 저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명빈은 고개를 돌려 석유의 가늘고 마른 옆모습을 바라보더니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고집 세고 괜히 차갑게 구는 거라고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다.‘아직 어려서 그런 거겠지. 오늘이 외할머니 장례식이니 마음도 좋지 않을 테고.’그런 생각이 든 명빈은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장례식장에 도착하자 석유는 감사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그런데 명빈도 함께 차에서 내려 같이 들어갈 기세였다.“이제 돌아가셔도 돼요.”석유가 말했다.“온 김에 들어가죠.”명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직원 외할머니 돌아가셨는데, 가서 인사 정도는 해야죠.”말을 마치고 먼저 걸어가며 뒤를 재촉했다.“빨리 와요. 이런 것도 고민할 일이에요?”석유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명빈을 따라 걸어갔다.장례식장 안에서는
더 보기
이전
1
...
488489490491492
...
503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