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빈이 손에 힘을 풀고 희현을 풀어주자, 여자는 비틀거리며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머리카락은 헝클어져 있었고 눈물은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눈가에 맺혀 있었다.그리고 온몸은 처참할 만큼 엉망이었다.“희현아!”래영이 황급히 달려갔다.명빈의 긴 눈매에는 차갑고 사나운 기색이 서려 있었으며 작게 흐느끼는 임희현을 무심하게 바라봤다.“인내심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때 말해요.”“제가, 제가 직접 말할게요.”희현은 벽을 짚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는 입술을 깨문 채 명빈을 바라봤다.“제가 한 일은 전부 명빈 사장님을 위해서였어요.”명빈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비웃었다.“나를 위해서라고요?”그러자 희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어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을 닦았다.그 모습은 어딘가 억울하면서도 고집스러워 보였다.“누군가 뒤에서 몰래 페르난도 씨에게 접근하고 있어요. 목적은 임씨그룹을 대체하려고 하는 거죠.”“페르난도 씨가 강성에 오기 전부터 상대는 이미 페르난도 씨와 연락하고 있었어요.”이어 희현은 명빈조차 예상하지 못한 말을 꺼냈다.“상대는 명빈 사장님 쪽 협력 관계의 내막을 아주 자세히 알고 있어요.”명빈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희현은 한 번 훌쩍였다.“페르난도 씨를 빼내려는 그 회사가 마침 임씨그룹과도 협력하고 있어요. 제가 그쪽에 제안서를 전달하러 갔다가 우연히 페르난도 씨와 통화하는 걸 들었고요.”“전화에서 명빈 사장님 이야기도 나왔고, 임씨그룹 이야기도 나왔어요.”“이상하다고 생각해서 계속 페르난도 씨를 주시하고 있었어요.”“페르난도 씨가 강성에 온 첫날, 정말 전시를 보러 갔다고 생각했어요? 아니에요. 상대 회사 사람을 만나러 간 거예요. 자동차 전시는 그저 핑계였어요.”“페르난도 씨는 아직도 저울질하고 있었을 거예요.”“명빈 사장님과 척지고 싶지 않았고, 임씨그룹과의 협력도 잃고 싶지 않았겠죠. 그래서 만남도 몰래 진행한 거예요.”“제가 래영이를 보낸 건 우연히 페르난도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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