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왜 이렇게 부자지: Chapter 11 - Chapter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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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백이겸은 그녀가 말한 사진이 자신을 위한 핑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는 양하나와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는 한때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 여자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다.양하나의 말을 들은 백이겸은 마음이 약해져 그만 동의하고 말았다.몸을 일으킨 백이겸은 자신의 서랍에서 소중히 간직해온 사진을 꺼냈다. 양하나와 백이겸이 캠퍼스 호수에서 찍은 사진이다.이때의 양하나는 자신의 팔에 팔짱을 끼고 있었고, 백이겸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렇게 된 지금, 백이겸의 마음이 너무 아팠다.그때, 백이겸의 눈에는 아침에 은행에서 인출한 현금 2000만 원이 들어왔다.백이겸은 2000만 원으로 마음껏 쇼핑을 하려고 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에게는 현금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나 카드로 무엇이든 할 수 있잖아!이렇게 많은 돈을 기숙사에 보관하는 것도 말이 안 돼. 만약 양휘성에게 들킨다면 어떻게 둘러대지?그동안 불쌍하게 자라온 자신의 환경 덕에 진심으로 된 친구들도 사귈 수 있었다.이제 와 진실을 말하게 된다면 백이겸은 무언가를 잃게 될 것 같았다!“양하나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돈을 다시 입금하면 돼! 이야!”마땅한 쇼핑백을 찾지 못한 백이겸은 기숙사에서 찾은 까만 비닐봉지에 돈을 넣은 후 양하나의 사진을 손에 쥐고 기숙사를 나섰다!캠퍼스 호수.“이겸아, 여기!”백이겸이 호수 입구에 들어선 모습을 본 양하나가 백이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마치 뜨겁게 사랑했던 그때처럼.사실 오늘, 마음이 제일 안 좋은 사람은 양하나다.오늘 아침 백이겸이 70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7000만 원!보통 사람이 얼마나 오랫동안 벌어야 하는 돈일까?자신이 금방 차버린 백이겸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다니! 양하나는 너무 아쉬웠다.그래서 백이겸에게 사진 핑계를 대고 만나자고 한 것이다.“무슨 일이야?”백이겸은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양하나의 얼굴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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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양하나가 바닥에 흩어진 돈을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백이겸의 손에 쥐어진 비닐봉지 안에 돈뭉치가 있을 줄 그녀는 꿈에도 몰랐다.“어? 이렇게 많은 돈이...”양하나의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백이겸, 너 이렇게 많은 돈 어디서 났어?”백이겸은 양하나를 상대하지 않고 몸을 굽혀 2000만 원을 줍기 시작했다.“네가 알아서 뭐 하게? 네가 말한 것처럼 나 같은 거지새끼는 너와 어울리지 않아!”말을 마친 백이겸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양하나는 마음이 조급해졌다.만약 백이겸에게 돈이 없다고 해도 헤여졌을 것이다. 일회용 쇼핑 카드로 구매한 가방을 남에게 선물로 줬을 때 아쉽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양하나는 후회하지 않았다!그러나 백이겸에게 현금 2000만 원이 있다니...“백이겸, 너 거기서. 지금 당장 설명해. 그렇지 않으면 나 당장 소리 지를 거야!”양하나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그녀는 일의 자초지종을 꼭 알아야 했다.왜 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백이겸에게 돈이 많아지는 것을 매우 두려워했다!소리 지르겠다고?허허.백이겸이 썩소를 지었다.“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아! 도와주세요, 사람 살려!”양하나가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이미 늦은 저녁이었지만 캠퍼스에는 산책하는 커플이 적지 않았다.사람들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빌어먹을!”백이겸은 속으로 울부짖었다. 양하나가 진짜 살려달라고 소리 지를 줄 몰랐기 때문이다.“양하나, 대체 어쩌려고 이러는 거야? 내가 졌다 됐어?”재빨리 돌아온 백이겸이 양하나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흥, 백이겸. 2000만 원이 어디서 나왔는지 빨리 말 하란 말이야! 지금 당장!”양하나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녀에게 아무런 기대도 남지 않은 백이겸은 그녀와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았다.계속 거짓말을 해서 마음을 접게 만들어?“어, 이 2000만 원은 다른 사람이 준거야. 내가 구한 여자애 집에서 쇼핑카드 외에 200만 원을 주려고 했는데 실수로 0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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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양하나가 아침에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진짜 에르메스라니! 7000만 원 가방, 세상에!”“빈털터리 백이겸, 학자금 대출로 생활해 왔는데 이렇게 좋은 운으로 쇼핑 카드를 얻게 될 줄은 몰랐어!”“젠장, 백이겸이 나에게 이 가방을 선물한다면, 나 하룻밤은 같이 보낼 수 있어!”“하룻밤? 백이겸에 7000만 원 가방을 선물한다면 한 달은 사귀어줄 수도 있어!”“뭐야 부끄럽잖아!”백이겸의 쇼핑 카드가 일회용이라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7000만 원의 에르메스가 주는 충격은 작지 않았다.이 가방을 팔면 적어도 5000만 원은 할 것이다..이게 다 얼마야!조가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백이겸이 구은혜 생일 선물로 70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사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자신이 백이겸에게 했던 경멸, 이 순간 모든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에르메스 가방. 조가현은 마치 놀림을 당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더 화가 났다.“흠, 7000만 원 가방이 뭐라고. 그런 쇼핑카드를 팔면 더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을 텐데. 백이겸이 지금 쇼핑카드를 한 번에 써버리다니. 진짜 미친 거 맞잖아! 흥!”조가현이 말했다.양하나도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백이겸 진짜 미쳤어!”“하하 부러워하지 마. 어찌 되었든 간에 이 7000만 원의 가방은 백이겸이 구은혜에게 선물한 거잖아! 구은혜 한턱 쏴, 7000만 원이래!”한미니가 웃으며 말했다. 한미니는 얼굴만 예쁘게 생긴 것이 아니다. 그녀는 인터넷에서 막 떠오르는 신인 인플루언서이기도 했다.평소에도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맞아 맞아. 구은혜 크게 한턱 쏴야지!”“은혜야, 이 가방 나 하루만 빌려줘. 하루만!”친구들이 연달아 애원하며 말했다.구은혜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가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카드의 기능을 잘 모르는 백이겸이 사기를 당한 것 같았다.이런 사치품을 백이겸은 가까이한 적 없기 때문이다.“안돼, 백이겸에게 이 가방을 돌려주러 가야겠어. 5000만 원에 팔면 남은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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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최호와 하동하가 아프리카TV에서 마음껏 날뛰고 있을 때.“평민 별 풍선 1000개 선물!”“평민 별 풍선 1000개 선물!”“평민 별 풍선 1000개 선물!”“……”10세트의 별 풍선이 모니터에 반짝거렸다.“와!!!”방송을 하고 있던 한미니는 순간 너무 놀라서 입을 막았다.“평민 오빠, 쪽 쪽! 평민 오빠 사랑해요!”한미니가 휴대폰을 들고 팔짝팔짝 뛰었다.기숙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모니터를 보았다. 110만 원???????? 누가 이렇게 돈이 많아?조가현과 양하나도 멍한 표정으로 있었다.라이브 방송을 하면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는 진작부터 들었지만 오늘 그 장면을 직접 본 셈이다.“평민 오빠, 우리 학교 학생이에요? 어느 과에 다니세요?”이때 많은 여자들이 몰려와 물었다. 최호와 하동하의 말은 채팅창에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한 달에 용돈 500만 원을 타는 그들에게 110만 원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별 풍선 만개를 한 번에 선물하면 평민은 몇 배의 돈을 던져 그들의 체면만 깎아내릴 것이다.한미니는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설렜다.“평민 오빠, 저도 오빠가 어느 학과에 다니는지 알고 싶어요. 어느 학과세요?”평민: “국어국문학과.”“네? 국어국문학과요? 저도 그 학과에 다니고 있어요!”“우리 과에 최호, 하동하 그들 외에 누가 이렇게 잘 살아?”“나도 모르겠어!”기숙사에 모인 그녀들도 깜짝 놀라 말했다.만약 진짜 우리 학과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학교에서 예쁘게 하고 다녀야지. 평민 오빠가 나에게 고백이라도 하게 되면 어떡하지?“평민 오빠, 몇 반이에요? 여자친구 있어요? 없으면 제가 소개팅해 줄게요!”양하나도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예쁘게 생긴 얼굴에 긴 다리, 호감형 얼굴. 라이브 방송으로 돈을 벌고 싶었던 참에 거물을 잡고 재벌 며느리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물었다.평민: “여자친구 없어!”“평민 별 풍선 1000개 선물!”“평민 별 풍선 1000개 선물!”“…….”쿵 쿵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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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백이겸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몸에 달라붙는 청바지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여자가 백이겸의 앞을 가로막았다. 팔짱을 낀 그녀는 백이겸을 벌레보듯 보며 말했다.“백이겸, 너 진짜 대단해. 학교 장학금 받으면서 7000만 원 사치품을 산다는 게 말이 돼? 내가 말하는데 너 이번 학기 장학금은 꿈도 꾸지 마!”그녀가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장시유 네가 무슨 자격으로 백이겸 장학금을 취소한다고 하는 건데? 백이겸이 사람을 구해서 당당하게 가진 거야. 네가 학생회 회장이면 다야?”양휘성이 백이겸의 편을 들어주며 말했다.“넌 좀 빠져. 백이겸 장학금은 여태껏 우리 학생회에서 신청해 줬어. 착하고 성실해서 신청해 줬더니 7000만 원 가방을 사고. 온 학교에서 우리 국어국문학과에 멍청이가 있다고 소문났잖아!””우리 국어국문학과의 명예를 훼손한 죄로 넌 장학금 받을 자격이 없어!”장시유가 눈에 불을 켜고 백이겸을 바라보았다. 어제저녁, 한미니의 라이브 방송에서 백이겸이 7000만 원 상당의 가방을 산 사실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학교 학생회 회장인 그녀는 학교에서 몇 안 되는 여성 회장이기도 했다. 가정환경이 매우 훌륭한 그녀는 일도 잘해서 돈 많고 권력 있는 집 자녀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평판이 매우 우수한 그녀는 엄친딸 그 자체였다. 백이겸 처럼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학생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우수한 사람이었다. 백이겸은 말을 아주 잘 듣는 학생이었다. 장시유가 장학금 핑계로 그에게 잡다한 일을 시키는 횟수도 많았다. 다른 가난한 학생들도 장시유에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일을 해주고 있었다. 양휘성이 장시유를 싫어하는 원인 중의 하나였다.“흥, 백이겸 네가 말해봐.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어?”거만한 태도로 팔짱을 낀 장시유가 물었다.눈살을 찌푸린 백이겸은 속으로 이제 장학금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동안 장시유가 자신을 무시한 건 맞지만 장학금도 그녀가 지원해 준 것이 맞다.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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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백이겸이 손에 든 빗자루가 여학생의 발을 쓸었다.그녀가 신고 있는 하얀 신발에 얼룩덜룩 얼룩이 졌다. 왕지훈이 차를 샀다는 말에 집중을 하고 있던 백이겸은 자신의 빗자루가 그녀의 신발을 더럽게 만든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여학생의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장시유와 왕지훈이 백이겸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소나현, 무슨 일이야?”장시유가 한달음에 달려와 물었다.왕지훈도 빠른 걸음으로 달려왔다.“괜찮아 괜찮아!”소나현은 허리를 굽혀 물티슈로 신발에 묻은 얼룩을 지워냈다.얼룩은 닦으면 닦을수록 점점 번져갔다. 결벽증이 있는 소나현의 미간이 자연스럽게 찌푸러졌다.“백이겸 너 일부러 소나현 신발 더럽게 만든 거지?”장시유가 백이겸을 노려보며 말했다.왕지훈은 장시유보다 더욱 화가 난 얼굴이었다.“하, 이 거지새끼야. 너 이 신발이 얼마인 줄 알기나 해? 너를 팔아도 못 사는 신발이야!”왕지훈이 백이겸의 멱살을 잡았다.“괜찮아! 얘가 한거 아니야!”소나현은 왕지훈이 싸우려는 것을 보고 다급하게 일어나 말렸다.소나현은 백이겸을 한참 관찰해 보았다. 그녀는 그에게서 특유의 아우라가 풍기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그가 매운 가난한 학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왕지훈에게 이리저리 불려 다녔던 것이다.그러나 소나현은 그의 눈밑에서 가난 때문에 열등감을 느끼는 기색을 전혀 보지 못했다. 그는 매우 평온해 보였다.백이겸 그의 진지한 얼굴에 소나현은 화를 내고 싶어도 내지 않았다.백이겸이 왕지훈의 휘두르는 주먹에 맞으려는 그때, 소나현이 제지했다. “나현아, 넌 저리 가. 이 거지새끼에게서 신발값은 돌려받아야지!”왕지훈이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소나현은 국어국문확과 옆 건물에 있는 방송연예학과 학생이었다.그녀와 장시유는 같이 자란 친한 친구다. 오늘도 장시유의 리허설을 보러 강당에 온 것이다.왕지훈은 장시유도 좋았지만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소나현을 더욱 마음에 들어 했다.“괜찮아, 진짜 괜찮아. 기숙사에 가서 바꿔 신으면 돼!”소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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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백이겸은 예쁘고 당돌한 조가현의 사치한 생활이 싫었다.은혜가 왜 자신과 조가현 사이를 엮으려고 하는지 의도를 알 수 없었다.어색한 사이가 싫은 백이겸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양휘성과 친구들의 흥을 깨고 싶지 않아 가겠다고 약속했다.약속 장소는 별빛 레스토랑이었다.양휘성은 재벌 2세인 하동하와 최호처럼 그녀들을 호텔 레스토랑에 데려가지 못했다.이번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은 조가현과 서태호 외 기숙사 친구들과 백이겸의 기숙사 친구들, 구은혜가 전부였다.기숙사에 다녀온 백이겸은 양휘성과 함께 출발하지 못했다.“은혜 너와 양휘성 기숙사에 있는 5명과, 우리 12명이 함께 놀러가면 좋겠다!”자리에 앉아 주스를 마시며 말하는 조가현의 말에는 다른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그녀는 양휘성이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의 부모님이 일반 중학교 선생님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에 대한 인상은 아주 좋았다.“음음, 맞아. 백이겸은 오지 말라고 해! 백이겸만 보면 그가 한 일들이 생각나서 웃겨 죽겠어!”서태호도 농담처럼 덧붙였다.“그만해. 너희 자꾸 이겸이 미워하지 마. 오래 지내보면 너희도 이겸이가 얼마나 좋은애인지 알게 될 거야!”구은혜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백이겸 진짜 좋은 사람이야...”양휘성도 백이겸의 편을 들어주며 말했다.“좋은 사람? 진짜 좋은 사람이면 우리 12명이 지금 백이겸 한 사람을 기다린다는 게 말이 돼? 태호야 안 그래?”조가현이 쌀쌀맞게 말했다.“어! 이겸이 왔다!”그때, 구은혜가 레스토랑에 들어오는 이겸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미안해. 기숙사에서 통화하느라 조금 늦었어!”백이겸이 웃으며 말했다.구은혜는 조가현이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것을 보고 백이겸을 자신의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했다.“백이겸, 너 여기 앉아.”구은혜의 뜻을 알아차린 백이겸은 구은혜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임윤하, 네가 내 자리에 앉아!”백이겸이 자리에 앉자 조가현이 자신의 옆에 있는 친구를 보며 말했다.“가현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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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가현아 기분이 안 좋아 보이네. 무슨 일 있어?”강윤이 호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계단에서 내려오며 물었다.2년 전보다 훨씬 예뻐진 조가현의 모습을 본 강윤은 그녀에게 반해버렸다.“아니야. 그냥 어떤 사람이 너무 징그러웠어!”조가현이 백이겸을 흘겨보며 말했다.“그러니까. 말이면 다인 줄 아나 봐!”임윤하와 그녀의 친구들도 백이겸을 보며 말했다.강윤이 백이겸을 쳐다보았다.레스토랑에 들어설 때 그는 백이겸과 조가현 두 사람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 것 같았으나 이제 와 보니 조가현이 백이겸에게 삐진 것 같았다.설마... 저 새끼랑 그렇고 그런 사이인 건 아니겠지?하하, 그럴 리가?백이겸을 훑어본 강윤은 그가 걸친 옷을 다 합해도 10만 원도 안 되는 것을 발견했다. 조가현이 어떻게 이런 남자랑 사귀어!“오해가 있으면 풀어나가면 되지! 친구잖아 사이좋게 지내야지!”강윤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백이겸을 바라보았다.“친구, 난 강윤이야. 조가현과는 어릴 때부터 친구였어. 반가워!”백이겸을 향해 악수를 청한 그의 손목 위로 롤렉스 금 시계가 나왔다.못해도 2000만 원이나 하는 시계를 발견한 여자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백이겸은 그런 강윤이 좋은 뜻으로 다가오는 것 같지 않았다.강윤이 내민 손을 잡으려고 한 그때, 강윤이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와! 친구야 이 옷은 어느 브랜드야? 금방 귀국해서 그런가 처음 보는 옷이네?”강윤은 백이겸이 입은 옷을 보며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비웃고 있었다.그는 조가현과 백이겸의 사이가 매우 안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몇 마디로 두 사람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허허, 그냥 일반 브랜드야!”강윤의 의도를 알아차린 백이겸은 그냥 모르는 척 지나가려 했다.백이겸은 누나가 준 쇼핑카드로 옷을 사고 싶었지만 5000만 원이나 되는 옷은 너무 사치하다고 생각했다.“아, 일반 브랜드? 이혁아 넌 그냥 여기에 있었으니까 알 거 아니야. 무슨 브랜드야?”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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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양휘성은 백이겸이 소탈하고 성실한 친구라고 믿고 있었다.허영심에 밀쳐 날뛰더라도 그들이 떠난 후 전화를 걸어 친구들을 속이는 짓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그들은 백이겸만 바라보고 있었다.백이겸에게 진짜 능력이라도 생겨 자신들을 데리고 온천에 가려고 하는 걸까? 그럴 리가!양휘성과 친구들의 물음에도 백이겸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후면 알게 될 거야!“손님, 실례하겠습니다. 더 주문하실 음식이 있으십니까?”그때 레스토랑의 종업원이 다가와 그들에게 예의 바르게 물었다.그녀의 예의 바른 목소리에도 경멸이 담긴 태도를 감출 수가 없었다.종업원은 음식을 결산할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조금 전 여자들이 두 명의 재벌집 도련님들과 함께 레스토랑을 나간 모습을 확인한 그녀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도 백이겸과 양휘성의 무리를 웃고 있었다.마치 자신의 여자친구를 빼앗기는 장면과도 같았다. 종업원은 그들에게 밥을 안 먹을 거면 빨리 계산해 달라고 재촉하는 것 같았다.“아니요. 다 포장해 주세요. 온천에 가서 먹을게요!”그녀의 눈에 담긴 경멸의 시선을 눈치챈 백이겸이 말했다.양휘성도 밥을 먹을 기분이 아닌 것 같았고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웠다.종업원과 그들과 가까이에 앉은 사람들은 백이겸의 말을 듣고 빵 터졌다.“진짜 미친놈 아니야?”“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몰라 저러는 거야? 포장해서 온천에 가서 먹겠다고?”“프리미엄 온천 회관 가격을 잘 모르나 봐? 하하..”“여자들을 다 빼앗겨서 정신이 나갔나 봐. 지금의 대학생들은 허풍 떨 줄밖에 모르나봐!”주위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리는 소리에 양휘성과 그의 일행들은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종업원이 백이겸을 아니꼬운 시선으로 보며 물었다.“알겠습니다 손님. 계산은 어느 분께서 하시는 거죠?”“제가 할게요!”양휘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양휘성은 오늘 이 자리에 무려 15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였다.15만 원은 양휘성의 반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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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와! 설마 담 넘고 몰래 들어온 거 아니야?”이 말을 한 사람은 강윤의 친구 이혁이다.그들은 백이겸의 무리를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조가현과 그녀의 친구들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프리미엄 온천 회관처럼 고급 진 곳에 아무 사람이나 들어올 수 있을까?강윤과 그녀들도 회관 밖에서 아버지에게 여러 통의 전화를 걸어서야 경호원들이 그들을 온천 외곽에 들여보내주었다.“하, 진짜 몰래 들어온 거면 너무 쪽팔려!”“쪽팔리기만 하겠어? 보안요원들에게 들켜 우리와 아는 사이라고 말하면 우리도 함께 쫓겨나는 거 아니야?”백이겸의 무리를 경멸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그녀들이 중얼거리며 말했다.“양휘성, 어떻게 들어왔어?”서태호가 걸어오는 양휘성을 향해 걱정하는 목소리로 작게 물었다.“우리 정문으로 들어왔어!”백이겸이 말했다.양휘성도 서태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하하? 정문 보안요원들 눈이 썩어서 너희를 들여보냈겠어?”임윤하가 백이겸을 향해 소리쳤다.그녀는 오늘 만약 백이겸 때문에 쫓겨나게 된다면 백이겸의 따귀를 열 대 때려주겠다고 맹세했다!아주 심하게!조가현도 몰래 들어온 뒷감당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백이겸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백이겸 지금이라도 솔직하게 말해. 진짜 몰래 들어온 거면 지금이라도 강윤에게 말하면 방법이 있을 거야!”“그래. 빨리 말해야 곤란한 상황까지 가지 않게 돼!”강윤도 한마디를 보탰다.그는 마음속으로 가현이는 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과 친구가 된 거지?“음...”그들의 끝없는 말에 백이겸은 가슴이 답답했다.분명히 정문으로 들어왔는데 사실대로 말하라고 하면 개구멍으로 들어왔다고 해야 만족할까?“진짜 사실대로 한 말이야. 너희들이 원한다면 함께 안으로 들어가서 밥도 먹고 온천도 갈 수 있어!”곁에서 백이겸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자신이 화를 입을까 걱정하는 구은혜를 보며 백이겸이 말했다.좋은 의도로 하는 백이겸의 말은 미친 사람을 보는 듯한 눈총을 받았다.“뭐라는 거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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