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게요, 당장 갈게요.”여운별은 더는 입을 함부로 놀리지 못했고 가게에 머무를 생각도 하지 않았다.전이진의 “꺼져!”라는 말에 그녀는 몸을 돌려 차 쪽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재빨리 차에 올랐다.곧바로 차는 꽃 가게를 떠났다.여운초의 꽃가게 이름은 ‘꽃필무렵'으로 예쁘게 지었지만 정작 여운초가 있는 이곳은 전혀 즐겁지 않았다. 더 오래 머물렀다가는 이빨까지 다 뽑힐 것 같았다.여운별이 떠나자 용씨 사모님도 오래 머물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여운초에게 말을 건넸다.“사모님, 그럼 저도 먼저 갈게요. 주문한 꽃다발은 내일 다시 가지러 올게요.”“네.”여운초가 대답했다.용씨 사모님은 전이진을 슬쩍 한 번 흘겨보고는 두 경호원을 데리고 사라졌다.여운초는 가게 문 앞으로 나와 용씨 사모님을 배웅했고 그녀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그제야 가게 안으로 돌아왔다.“어떻게 왔어? 안 바빠? 태윤 오빠가 출장 가셔서 당신도 바쁘잖아.”여운초는 남편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물으며 물 한 잔을 따라주려 했다.외부에 출장 간다고 알렸지만 사실 전태윤은 강성으로 가야 했다.하예정이 걱정하지 않도록 그녀에게도 출장 간다고만 말할 뿐 강성으로 간다는 사실은 일부러 빼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태윤은 아직 하예정에게 출장 계획을 말하지 않은 상태였다.“아무리 바빠도 밥은 먹어야지. 지금이 몇 시인지나 봐봐.”전이진은 여운초의 볼을 가볍게 꼬집고는 이내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보, 다음에 그 년이 또 당신을 욕하면 그때는 제대로 응징해. 오늘처럼 함부로 넘어가면 안 돼. 예전에 너에게 한 짓들을 생각해봐. 나는 그때 일만 생각하면 지금도 죽도록 패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살인이 범죄가 아니었으면 그 년은 내 손에 벌써 몇 번이고 죽었을 거야.”여운초가 웃으며 말했다.“살인이 범죄가 아니었다면 아마 나도 벌써 몇 번씩 죽었을걸.”여운초를 보호하던 경호원들은 전이진이 오자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자리를 비켰다.“나를 욕하던 그 여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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