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선우민아는 짧게 답했다.“언니가 항상 바쁜 건 알지만 저녁에 잠깐이라도 전화 한 통 못해요? 가족들 모두 언니 생각에 잔뜩 기다리고 있단 말이에요. 특히 우리 민기가 매일 누나가 언제 돌아오냐고 묻고 있거든요.”그들은 사실 전창빈의 요리 솜씨가 그리웠다.선우민아가 출장을 가면서 전창빈을 데려간 사실이 어린 선우민기에게는 천지가 무너지는 일이었다. 전창빈은 친근한 매력이 넘쳤고 요리 실력도 매우 뛰어났기에 선우씨 가문의 두 아들놈은 특히 그를 좋아했다.물론 이런 진심은 선우민아에게 말할 수 없으니 그냥 그녀가 보고 싶다고 둘러댈 뿐이었다.동생들이 무슨 심보인지 모를 리 없는 선우민아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창빈 씨가 만든 요리가 그리운 거겠지.”집에는 전창빈 외에 다른 요리사들도 있었다.엄밀히 말하면 전창빈은 선우민아의 전속 요리사였다. 가족들은 그녀 덕분에 전창빈의 요리를 맛볼 수 있었을 뿐이다. 다른 요리사들은 전창빈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5성급 호텔 셰프에 버금가는 실력이었다.선우씨 가문 사람들도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선우민아만큼 입이 짧지는 않았다.“창빈 씨가 그리운 건 사실이에요. 그분이 만든 디저트도, 푹 고은 국물도, 볶음 요리까지... 언니, 어떻게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렇게 잘할 수 있대요?”선우민아가 대답했다.“어렸을 때부터 요리를 좋아했다잖아. 취미로 시작한 일이지. 취미가 아니었다면 우리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거야.”그는 매일 새로운 도전에 열정을 쏟았다. 다양한 요리법을 연구하며 같은 메뉴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다.하여 비슷한 메뉴가 나와도 매번 새로운 맛을 선사했기 때문에 전혀 질리지 않았다.전창빈이 그녀의 전속 요리사가 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전의 어떤 요리사보다 훨씬 만족스러웠다.적어도 지금까지는 그의 요리에 싫증 난 적이 없었고 오히려 매일 어떤 새로운 맛을 선사할지 기대되는 정도였다.“그 사람 자체가 생각나는 건 아니고?”선우민아가 동생을 놀리듯 말했다.“언니, 또 시작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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