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인은 이제 우빈이가 유일한 자식이다.아이가 아직 이 아빠를 인정해주고 있었고 비록 사이가 가깝지는 않지만 적어도 멀어지지는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주형인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통화를 마친 우빈은 휴대폰을 하예정에게 돌려주며 말했다.“아빠가 저를 아빠 집으로 가서 며칠 있으라고 했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내일 용정이랑 놀러 갈 거예요. 정한 형이랑 놀고 싶지 않아요. 정한 형은 항상 저를 괴롭히거든요. 하지만 이제 정한 형이 안 무서워요. 저는 이제 무술도 할 줄 알거든요.”비록 무술에 특별한 재능은 없었지만 오래 연습하니 몸이 튼튼해지고 힘도 세졌다. 무술 코치는 계속 연습하면 몇 년 혹은 십 년이 지면 자기방어 정도는 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우빈은 별 욕심이 없어 이모 정도의 실력만 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응,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이제 늦었으니 자러 가자. 내일 일찍 출발해야지.”하예정은 우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이모, 안녕히 주무세요.”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누었고 우빈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하예정은 따라가서 아이가 침대에 올라가 스스로 이불을 덮는 것을 지켜보고는 불을 끄고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작은 등만 남겨두었다.한편, 주형인은 차 안에서 잠시 가만히 앉아 있다가 더 이상 운전할 마음이 없어 퇴근하기로 했다.익숙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하예진과 이혼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한때는 퇴근만 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다.언제부터일까. 아침 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며 하예진을 점점 더 싫어하게 되었던 때가...승진하고 급여가 오른 때부터, 서현주라는 비서가 생긴 때부터였을 것이다.흔들리지 말아야 했는데 주형인은 그곳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게다가 그는 부유하다고 할 수도 없는 처지였다. 단지 소득이 조금 늘었을 뿐인데 마음이 들뜨기 시작한 것이다.이 아파트 동네에서 주형인은 이제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었다.하예진이 사람들을 데려와 그들 집안의 실내장식을 다 부수던 날,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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