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훈 부부가 고개를 끄덕였다.“잘 생각해 봐. 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고 네 평생의 행복을 결정하는 문제니까. 네 아내가 우리에게 잘해 주는 것은 사실 그리 중요한 게 아니야. 어차피 너희 부부가 살아갈 일인데. 너는 결혼하면 당연히 도시에 남아 살 거고 가끔 고향에 들르는 정도지. 나와 네 엄마는 늙어서도 고향에만 머물 생각이야. 걸음도 못 할 정도로 늙으면 네 형제들이 돌볼 테니까 너에게 너무 폐 끼치지는 않을 거다. 그러니까 너는 우선 자신의 행복만 생각해. 서로 사랑할 수 없다면 너를 가장 사랑하는 이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맞는 거야. 너를 사랑해야만 너를 짐심으로 아껴주고 네 모든 것을 감싸 줄 테니까. 네가 사랑하지만 널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고른다면 고생하고 서럽기만 할 거야.”임도준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이었다.김아라는 설거지를 마치고 주방까지 말끔히 정리한 뒤 앞치마를 벗어 걸고 나왔다.“아라 씨, 정말 고생 많았어요. 장을 보고 밥 하고 심지어 설거지까지 한다니.”이주영이 김아라를 불러 소파에 앉아 쉬라고 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김아라가 다가오자 이주영이 남편의 옆구리를 슬쩍 찔러 자리를 비키라는 신호를 보내 김아라가 아들 곁에 앉을 수 있도록 했다.“아저씨, 아주머니, 과일 드세요.”김아라는 자연스럽게 임도준 곁에 자리 잡으며 과일 한 접시를 들어 임영훈 부부 앞으로 내밀었다.과일은 정교하게 잘려 있었다.이주영이 접시를 받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아라 씨도 드세요. 오전 내내 너무 고생하셨어요. 아라 씨가 올 때마다 이렇게 수고하는 걸 보니 우리 부부가 정말 미안할 따름이에요.”“당연히 할 일이에요. 별것도 아닌데요. 그냥 장 보고 밥하는 일인데 저는 늘 하는 일이라서요.”임영훈과 이주영이 오지 않았을 때도 김아라는 대부분 손수 요리를 해 먹을 뿐 배달 음식을 시키는 일은 거의 없었다.요리를 자주 하다 보니 실력이 갈수록 늘어갔고 임도준도 점점 그녀가 차려 주는 밥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김아라의 어머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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