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국림이 아내를 한번 보더니 다시 시선을 전유림 쪽으로 돌렸다.이정자가 바로 진소아에게 말을 건넸다.“도준이가 너랑 유림 씨 사이를 오해하는 게 분명해. 네가 자기 마음을 안 받아주는 이유가 유림 씨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유림 씨가 잘생기고, 집안도 좋고, 능력도 있고, 돈도 더 많이 버니까. 자기는 못 따라잡으니까 네가 안 사랑하는 걸 전부 유림 씨 탓으로 돌리는 걸 거야.”진소아가 고개를 돌려 전유림을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유림 씨, 죄송해요. 제 탓에 선배가 오해하게 됐네요. 제가 다 설명했는데도 선배가 잘 믿질 않아요.”“소아야, 그럼 차라리 너희 둘이 커플인 척 좀 해 봐. 그래야 도준이가 완전히 마음을 접고 새 연애를 시작하지. 더는 너를 괴롭히지도 않고. 굳이 원수질 필요까지야 있겠어? 만약 도준이가 너희 둘이 함께 있는 걸 견디지 못하고 우리랑 인연을 끊겠다면 그럼 우리도 할 수 없지.”두 집안 모두 진료소를 운영하는 처지라 사실 경쟁 관계나 다름없다.하지만 진씨 가문은 인심 좋기로 소문났다.임도준이 자주 의술을 묻기 위해 찾아와도 진국림은 성심껏 가르쳐 주고 경험도 전수해 주었고 심지어 가끔 진소아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집에 계실 때도 임도준이 질문하러 오면 흔쾌히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진국림 부부는 임도준의 진료소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고 해서 견제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오히려 모두 같은 의사로서 사람을 살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여겼다.젊은 의사가 경험이 부족해 묻는 건 배우려는 자세니까 기꺼이 가르쳐 주는 게 정확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그래야 젊은 의사의 실력이 좋아지고 그 혜택은 결국 많은 사람에게 돌아갈 테니까.그게 그들이 의술을 배운 초심이었고 환자를 치료하는 일이었다.진소아는 잠시 멍했다.전유림의 입꼬리가 슬쩍 올라갔다.‘이거... 나도 소아 씨랑 한번 커플 연기나 해 볼 수 있겠네. 그런데 나는 가짜 연기를 진짜로 만들어 버릴지도 모르는데?’“작은어머니, 그건 저와 선배 사이의 개인적인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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