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끊은 임도준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는 힘없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멍하니 창밖의 어둑한 풍경을 응시했다.알고 보니 전유림은 이 도시 최고 부자 전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다.그가 몇째이든 전씨 가문의 아들로서 임도준이 평생을 바쳐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경지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전유림의 타고난 복이었다. 그것도 이 도시에서 가장 큰 부를 가진 집안에.그래서 전유림이 민심 아파트에 집을 사겠다고 마음먹자마자 바로 전액 지불하고 한 채를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그와 동시에 전유림에게서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고귀함의 실체를 떠올리며 임도준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마음속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전유림의 외적 조건은 자신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났다.그 때문에 임도준은 전유림을 보기만 하면 비아냥거리며 형수한테 붙어먹는 무능한 인간으로 몰아가고 싶었다.그러나 정작 가장 우스운 사람은 자신이었다.전유림이 몰고 다니던 고급 외제 차는 굳이 묻지 않아도 전유림이 직접 산 것이다.그런 사람이 무슨 필요로 형제나 형수에게 붙어먹겠는가.그에게는 이미 재산이 엄청났다.한참 뒤에야 임도준은 정신을 차리고는 곧바로 진소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 진소아가 퇴근하여 전기자전거를 타고 병원을 나서는 길이었다.핸드폰이 울리자 진소아는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발신자를 확인했다.또 임도준이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왜 자꾸 그가 전화하는 거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는데... 아라 씨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바다에 놀러 간 게 아니었어? 무슨 일로 또 전화한 거야?’잠시 망설이다가 진소아는 결국 전화를 받았다.“선배, 무슨 일이세요?”“소아야, 그놈이 너를 속였어! 그놈은 사기꾼이야!”임도준은 급히 전화를 건 이유가 바로 전유림의 잘못을 알리기 위해서였다.전유림이 고자질할 수 있다면 자신도 못 할 것이 없었다.그가 전유림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보다 전유림의 속임수가 진소아에게 더욱 분노를 일으킬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