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하기로는 소문난 여자였다.원하는 게 생기면 온갖 수를 다 써서라도, 체면 따위는 내던지고 반드시 손에 넣고야 마는 성격이다.주우빈이 말했다.“이모,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제가 아는 젊은 여자들 중에는 아직 마음이 가는 사람이 없어요.”“큰고모가 여자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고 하긴 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한테까지 부탁해서 시간 나면 집에 돌아오라고, 자기가 맞선을 주선해 주겠다고 했죠. 하지만 전 큰고모 말 안 들어요.”“할아버지, 할머니한테도 말했어요. 제 결혼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큰고모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요.”주우빈은 어릴 때부터 고모에게 휘둘리지 않았다. 이제는 서른을 넘겼고, 두 대기업의 경영진으로 일하며 사회 경험도 어린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쌓였다.그런 그가 주서인에게 휘둘릴 리 없었다.주서인이 그토록 열심히 그의 맞선을 주선하는 것도 결국 결혼을 이용해 주우빈을 손아귀에 넣으려는 속셈일 뿐이었다. 정말 큰고모 뜻대로 결혼이라도 했다가는 앞으로 고모네 가족의 현금인출기가 되고 말 것이다.“넌 사리 분별도 할 줄 알고 선도 잘 지키는 아이니까, 이모는 네가 고모한테 휘둘릴까 봐 걱정하진 않아. 우빈아, 윤서는 어떻게 생각해?”한참을 돌려 이야기하던 하예정이 마침내 본론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양윤서를 마음에 들어 했다.물론 조카의 짝으로 말이다.주우빈도 이제 서른을 넘겼으니 슬슬 결혼을 생각할 때가 됐다. 반면 아들 전시우는 이제 20대가 조금 넘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서두른다고 될 일도 아니었다. 결혼 이야기를 조금만 꺼내도 전시우는 돌아서 가 버리며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다.조금만 더 말하면 사촌 형도 자기보다 몇 살이나 많은데 아직 솔로라며 자기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도 있는데 왜 나한테 그러냐는 식이었다.주우빈은 잠시 멈칫하더니 곧 물었다.“이모가 양 대표님을 마음에 들어 한 거예요? 저랑 엮으려고요?”하예정이 웃었다.“난 그 아가씨가 꽤 괜찮아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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